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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용등급 하락, 미국의 앞날은?
입력 2011.08.14 (11:02) 특파원 현장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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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8월 둘째 주 특파원현장보고, 흔들리는 슈퍼파워 미국의 앞날과 오스트리아의 탈원전 도전을 취재했습니다.

척박한 사막에서 골퍼의 꿈을 키워가는 청소년들의 이야기와 미 공군의 공중 급유 작전 모습도 카메라에 담았습니다.

전 세계 금융시장이 2008년 금융 위기 때로 돌아간 듯한 공포의 한 주를 보냈습니다. 발단은 세계 제일의 경제대국 미국의 신용등급 하락이었습니다.

이 사상 초유의 사태가 왜 벌어졌는지, 해법은 있는 것인지, 미국은 이대로 서서히 침몰하는 것인지, 많은 질문들도 쏟아지고 있습니다.

미국 경제 흐름을 가까이서 지켜보고 있는 뉴욕 임장원 특파원 연결해 자세한 내용 알아봅니다.

<질문> 임 특파원, 신용등급 강등이 과도한 부채 때문이라는 데 미국이 어쩌다 빚을 그렇게 많이 지게 된 거죠?

<답변>

미국의 나라 빚은 우리 돈으로 1경 5천조 원을 넘습니다. 숫자가 워낙 커서 감이 잘 안 잡히죠? 미국민 한 사람이 1억8천만 원 정도 빚지고 있다고 생각하면 됩니다.

미국이 달러를 찍어내는 나라만 아니라면 신용등급이 진작, 몇 단계씩 떨어졌어도 이상할 게 없을 겁니다. 이렇게 빚이 많아진 건 이라크, 아프가니스탄과의 두 차례 전쟁, 그리고, 2008년 금융위기 극복 과정에서 엄청난 돈을 쏟아부었기 때문입니다. 이 두 사건으로 생긴 부채가 미국 총 부채의 40%에 육박합니다.

<질문> 그런데, 신용등급이 하락하면 미국 채권과 달러 가치도 떨어져야 할텐데, 실제로는 그렇지 않은 것 같아요?

<답변>

그렇습니다. 이번 한 주간의 흐름을 보면, 미국 국채와 달러 모두 오히려 인기가 높아져서 가격이 올라가는 '역설'이 생겼습니다. 공포감이 그렇게 만든 것이죠. 미국 국채와 달러, 누가 들고 있습니까?

우리나라 한국은행을 비롯해 세계 각 국의 금고가 대부분 달러와 미국채로 채워져있으니, 이거 흔들리면 다 망한다 싶어 팔지를 못하는 것이구요, 민간 투자자들도 주식시장이 불안하니 안전 자산으로 갈아타야 하는데, 금, 달러, 미국 국채 말고는 믿을 만한 걸 찾지 못한 겁니다.

결국, 금융시장이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미국 국채와 달러를 신용등급 강등 이전과 똑같이 대접할 수 밖에 없게 된 겁니다.

<질문> 그렇다면, 신용등급 강등으로 미국과 달러의 위상이 하락할 거라는 예측도빗나가는 겁니까?

<답변>

그렇진 않을 겁니다. 지금 나타나는 건 단기적인 현상이구요, 중장기로는 달러 약세와 미 국채 값의 하락이 불가피할 겁니다. 많은 나라들이 알게 모르게 외환보유고의 달러를 허물어서 금도 사고 유로화, 위안화도 사고 있거든요. 달러가 아예 '기축 통화' 자리에서 내려오려면 아직도 긴 시간이 필요해 보입니다만, 이번 신용등급 강등이 그 시기를 앞당길 거라는 관측이 우세합니다.

미국이 신용등급을 회복하려면 허리띠를 더 졸라매야 하고, 그러면, 돈 많이 드는 국방과 우주 같은 분야의 예산이 많이 깎여서, 경제 외적으로도 초강대국의 위상에 타격을 입을 겁니다. 미국이 신용등급 하락을 우려하는 주된 이유가 바로 이런 장기적 충격에 있습니다.

<녹취> 맥브라이드(증권 전문 변호사): "신용등급 강등은 장기적인 재앙이라고 봅니다. 미국은 수 천 억 달러의 비용을 치르게 될 겁니다."

<질문> '더블 딥', 즉 이중 침체에 대한 우려가 큰 상황에서 신용등급까지 떨어졌으니, 실물 경제에도 영향이 크겠죠?

<답변>

신용등급이 떨어지면 모기지 금리나 대출 금리가 소폭 올라가며 실물 경제에도 부담을 줄텐데요, 더 큰 문제는 '심리'입니다.

사상 초유의 사태라는 상징성이 경제 주체인 소비자를 위축시키고, 기업도 위축시킬 겁니다. 기업은 직원 10명 뽑으려다가 5명만 뽑고 관망할 것이고, 소비자는 지갑을 더 닫고 집 사는 것도 미룰 거라는 얘깁니다.

<녹취> 허바드(전 백악관 경제 고문): “모기지 금리 등이 높아질 겁니다만, 주택시장에 더 큰 악재는 신용등급 하락으로 소비 심리가 흔들린다는 점입니다."

이젠 미국 정부가 풀 돈도 없고, 미 중앙은행이 내놓을 카드도 마땅치 않은 상황에서, 이런 심리 위축의 악순환이 경기 재침체 가능성을 더 높일 거라는 우려가 만만치 않습니다.

<질문> 미국 경제, 거대한 배에 여기저기 구멍이 생긴 것처럼 보이는데요.. 예전의 위상을 되찾을 해법은 있는 겁니까?

<답변>

미국 경제를 둘러싼 문제는 말 그대로 '구조적'이고 '총체적'이어서 해법을 찾기가 쉽지 않습니다. 제조업이 쇠퇴하고 금융산업은 비대하게 커지면서 일자리 창출 능력이 떨어졌구요, 기업들은 현금이 넘쳐나는데, 국민은 빈곤층이 넘쳐나는, 양극화도 심각합니다.

금융 위기 이후로 달러를 찍어내 뿌리다시피 했는데도, 소비와 일자리는 옆걸음이어서 마치 '신용카드 돌려막기' 같은 형국입니다.

단기적으로는 부채 협상 과정을 삐걱거리게 해서 신용등급 강등의 빌미를 만들어낸 '정치의 위기'부터 풀어야 하구요, 장기적으로 보면 일자리 만들어내는 제조업체들 많이 키우고, 나라나 개인이나 빚 중독에서 벗어나 분수에 맞게 살아가는 체질 개선을 해야만 예전의 위상을 되찾을 수 있을 겁니다. 지금까지 뉴욕에서 전해드렸습니다.
  • 신용등급 하락, 미국의 앞날은?
    • 입력 2011-08-14 11:02:33
    특파원 현장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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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8월 둘째 주 특파원현장보고, 흔들리는 슈퍼파워 미국의 앞날과 오스트리아의 탈원전 도전을 취재했습니다.

척박한 사막에서 골퍼의 꿈을 키워가는 청소년들의 이야기와 미 공군의 공중 급유 작전 모습도 카메라에 담았습니다.

전 세계 금융시장이 2008년 금융 위기 때로 돌아간 듯한 공포의 한 주를 보냈습니다. 발단은 세계 제일의 경제대국 미국의 신용등급 하락이었습니다.

이 사상 초유의 사태가 왜 벌어졌는지, 해법은 있는 것인지, 미국은 이대로 서서히 침몰하는 것인지, 많은 질문들도 쏟아지고 있습니다.

미국 경제 흐름을 가까이서 지켜보고 있는 뉴욕 임장원 특파원 연결해 자세한 내용 알아봅니다.

<질문> 임 특파원, 신용등급 강등이 과도한 부채 때문이라는 데 미국이 어쩌다 빚을 그렇게 많이 지게 된 거죠?

<답변>

미국의 나라 빚은 우리 돈으로 1경 5천조 원을 넘습니다. 숫자가 워낙 커서 감이 잘 안 잡히죠? 미국민 한 사람이 1억8천만 원 정도 빚지고 있다고 생각하면 됩니다.

미국이 달러를 찍어내는 나라만 아니라면 신용등급이 진작, 몇 단계씩 떨어졌어도 이상할 게 없을 겁니다. 이렇게 빚이 많아진 건 이라크, 아프가니스탄과의 두 차례 전쟁, 그리고, 2008년 금융위기 극복 과정에서 엄청난 돈을 쏟아부었기 때문입니다. 이 두 사건으로 생긴 부채가 미국 총 부채의 40%에 육박합니다.

<질문> 그런데, 신용등급이 하락하면 미국 채권과 달러 가치도 떨어져야 할텐데, 실제로는 그렇지 않은 것 같아요?

<답변>

그렇습니다. 이번 한 주간의 흐름을 보면, 미국 국채와 달러 모두 오히려 인기가 높아져서 가격이 올라가는 '역설'이 생겼습니다. 공포감이 그렇게 만든 것이죠. 미국 국채와 달러, 누가 들고 있습니까?

우리나라 한국은행을 비롯해 세계 각 국의 금고가 대부분 달러와 미국채로 채워져있으니, 이거 흔들리면 다 망한다 싶어 팔지를 못하는 것이구요, 민간 투자자들도 주식시장이 불안하니 안전 자산으로 갈아타야 하는데, 금, 달러, 미국 국채 말고는 믿을 만한 걸 찾지 못한 겁니다.

결국, 금융시장이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미국 국채와 달러를 신용등급 강등 이전과 똑같이 대접할 수 밖에 없게 된 겁니다.

<질문> 그렇다면, 신용등급 강등으로 미국과 달러의 위상이 하락할 거라는 예측도빗나가는 겁니까?

<답변>

그렇진 않을 겁니다. 지금 나타나는 건 단기적인 현상이구요, 중장기로는 달러 약세와 미 국채 값의 하락이 불가피할 겁니다. 많은 나라들이 알게 모르게 외환보유고의 달러를 허물어서 금도 사고 유로화, 위안화도 사고 있거든요. 달러가 아예 '기축 통화' 자리에서 내려오려면 아직도 긴 시간이 필요해 보입니다만, 이번 신용등급 강등이 그 시기를 앞당길 거라는 관측이 우세합니다.

미국이 신용등급을 회복하려면 허리띠를 더 졸라매야 하고, 그러면, 돈 많이 드는 국방과 우주 같은 분야의 예산이 많이 깎여서, 경제 외적으로도 초강대국의 위상에 타격을 입을 겁니다. 미국이 신용등급 하락을 우려하는 주된 이유가 바로 이런 장기적 충격에 있습니다.

<녹취> 맥브라이드(증권 전문 변호사): "신용등급 강등은 장기적인 재앙이라고 봅니다. 미국은 수 천 억 달러의 비용을 치르게 될 겁니다."

<질문> '더블 딥', 즉 이중 침체에 대한 우려가 큰 상황에서 신용등급까지 떨어졌으니, 실물 경제에도 영향이 크겠죠?

<답변>

신용등급이 떨어지면 모기지 금리나 대출 금리가 소폭 올라가며 실물 경제에도 부담을 줄텐데요, 더 큰 문제는 '심리'입니다.

사상 초유의 사태라는 상징성이 경제 주체인 소비자를 위축시키고, 기업도 위축시킬 겁니다. 기업은 직원 10명 뽑으려다가 5명만 뽑고 관망할 것이고, 소비자는 지갑을 더 닫고 집 사는 것도 미룰 거라는 얘깁니다.

<녹취> 허바드(전 백악관 경제 고문): “모기지 금리 등이 높아질 겁니다만, 주택시장에 더 큰 악재는 신용등급 하락으로 소비 심리가 흔들린다는 점입니다."

이젠 미국 정부가 풀 돈도 없고, 미 중앙은행이 내놓을 카드도 마땅치 않은 상황에서, 이런 심리 위축의 악순환이 경기 재침체 가능성을 더 높일 거라는 우려가 만만치 않습니다.

<질문> 미국 경제, 거대한 배에 여기저기 구멍이 생긴 것처럼 보이는데요.. 예전의 위상을 되찾을 해법은 있는 겁니까?

<답변>

미국 경제를 둘러싼 문제는 말 그대로 '구조적'이고 '총체적'이어서 해법을 찾기가 쉽지 않습니다. 제조업이 쇠퇴하고 금융산업은 비대하게 커지면서 일자리 창출 능력이 떨어졌구요, 기업들은 현금이 넘쳐나는데, 국민은 빈곤층이 넘쳐나는, 양극화도 심각합니다.

금융 위기 이후로 달러를 찍어내 뿌리다시피 했는데도, 소비와 일자리는 옆걸음이어서 마치 '신용카드 돌려막기' 같은 형국입니다.

단기적으로는 부채 협상 과정을 삐걱거리게 해서 신용등급 강등의 빌미를 만들어낸 '정치의 위기'부터 풀어야 하구요, 장기적으로 보면 일자리 만들어내는 제조업체들 많이 키우고, 나라나 개인이나 빚 중독에서 벗어나 분수에 맞게 살아가는 체질 개선을 해야만 예전의 위상을 되찾을 수 있을 겁니다. 지금까지 뉴욕에서 전해드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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