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스트리아의 ‘탈원전’ 도전

입력 2011.08.14 (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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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일본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독일과 이탈리아, 스위스가 원자력발전 포기를 결정했는데요, 이보다 한참 앞서서 세계에서 가장 먼저 원전 폐쇄를 결정한 나라가 있죠?

네, 유럽의 오스트리아죠. 1970년대에 원자력발전소를 지었지만 안전성을 이유로 폐쇄했는데요.. 대신에 재생에너지를 개발하는 데 적극적으로 나서서 지금은 그 분야의 강국이 됐습니다.

깨끗하고 안전한 에너지를 향한 오스트리아의 도전을 구경하 순회특파원이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2천년 역사를 지닌 오스트리아의 수도 비엔나. 서양 고전음악과 예술의 본고장으로, 당시의 영화를 보여주는 풍경들이 고스란히 남아있습니다. 오늘날에는 유엔산하기구와 석유수출국기구, 국제원자력기구의 본부가 있는 국제회의의 중심지로 그 명성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원자력 이용에 관한 주요 정책이 결정되는 곳이지만. 정작 오스트리아에는 가동중인 원자력 발전소가 없습니다. 원자력 발전을 법으로 금지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오스트리아가 원자력 발전을 처음부터 반대한 건 아닙니다. 비엔나에서 30km 거리에 있는 츠벤텐도르프 발전소. 1978년 완공된 이 발전소는 오스트리아의 첫 원자력 발전소입니다. 750메가와트 용량의 원자로 2기로, 180만 가구가 사용할 전기를 생산할 계획이었습니다.

<녹취> 안톤 베냐(연방의회 의장/1977년): “원전이 가동되면 수 십억 실링의 경제효과를 내면서 정체된 경제를 활성화시키고, 소비 지출도 늘게 될 것입니다.”

그러나 가동을 앞두고 안전성 문제가 불거졌고, 격렬한 원전 반대 시위가 벌어졌습니다. 원전의 가동 여부는 사상 첫 국민투표에 부쳐졌고, 개표 결과 2만 표, 불과 0.9% 차이로 반대 여론이 앞섰습니다. 결국 원자로에서 핵연료가 분리되고 원전은 한번 가동되지 못한 채 기능을 상실했습니다.

시간이 멈춘 듯 원전은 당시 모습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습니다. 핵연료의 반응을 조절하는 제어봉을 비롯해 주요 시설도 해체되지 않았습니다.

<인터뷰> 코바릭(EVN 츠벤텐도르프 발전소 담당): “원자력 발전소를 해체하는 것이 새로 짓는 것보다 비용이 많이 들기 때문입니다.”

국민 투표 뒤에도 멀쩡한 새 원전을 폐쇄하는 일은 쉽지 않았습니다. 폐쇄 결정 석달 뒤 발생한 미국 스리마일섬 원전사고에도 불구하고, 막대한 투자비를 들인 원전 운영회사는 가동에 대비해왔습니다.

<인터뷰> 코바릭(EVN 츠벤텐도르프 발전소 담당): “1978년에서 대략 1985년도까지 200여 명의 세계 각지의 기술자들이 재가동에 대비해 준비하고 있었습니다.”

1986년 체르노빌 사고가 터진 뒤에야, 원전 폐쇄는 돌이킬 수 없는 일이 됐습니다. 그때까지 원전 건설과 보수 유지에 든 비용은 10억 2천만 유로, 우리돈으로 1조 5천억 원이 넘습니다. 2009년 원전 단지는 태양광 단지로 탈바꿈해 전기를 생산하기 시작했습니다. 이런 결정에 대해 주민들은 어떻게 생각할까.

<인터뷰> 차흐(44세): “제 아버지는 원전 가동에 반대 투표하셨습니다. 오스트리아에 원자력발전소가 없는 것이 매우 자랑스럽습니다.”

<인터뷰> 젤후버(64세): “지금 다시 투표한다면, 원전 가동에 찬성하지 않겠습니다. 원자력 발전 기술은 완전하지 않으니까요. 사고가 일어날 경우 핵물질의 반감기를 생각해보면, 다음세대에겐 그야말로 미친 짓이죠.”

이런 자신감의 바탕에는 한 세대간 진행해 온 성공적인 재생에너지 개발 경험이 있습니다. 오스트리아는 강과 지하수가 풍부한 자연 환경을 활용해 수력발전 기술을 발전시켜왔습니다. 도나우 강변에 세워진 프로이데나우 발전소. 인구 백만 명이 넘는 대도시 안에 세워진 최초의 대형 수력발전소입니다. 강을 가로막은 높은 댐이나 거대한 저수지는 찾아볼 수 없습니다. 낙차가 8.6미터로 발전에 필요한 낙차의 절반에 불과하지만 댐을 쌓아올려 낙차를 높이는 대신 일찍이 프로펠러 형태의 카플란 터빈을 개발해낸 덕분입니다. 이 발전소에서 비엔나 가정의 절반이 쓸 수 있는 전기가 생산됩니다.

<인터뷰> 바그너(페어분트 프로이데나우 수력발전소): “빈과 근교지역에서 지하수로 사용되기 때문에, 수질기준을 충족하기 위해서도 노력했습니다.”

오스트리아는 이처럼 환경 피해를 최소화한 수력발전으로 국내 전력의 60%를 생산해내고 있습니다. 특히 자연조건을 그대로 활용해 환경을 파괴하지 않는 소수력 발전은 2600여 곳에 이릅니다.

에너지 소비를 줄이는 것도 에너지 정책의 핵심 목표입니다. 최대 공업도시 린츠에 위치한 주거단지 솔라시티. 이 도시는 이름 그대로 태양에너지를 생산하는 동시에 에너지 소비를 줄이는 기술을 설계에 도입했습니다. 외관이 유리로 된 학교 건물은 공간을 띄우고 가림막을 설치했습니다.

태양의 움직임을 따라 가림막이 전자동으로 움직이면서 열은 차단하고 빛은 받아들입니다. 자연채광을 극대화한 설계 덕분에 인공조명 없이도 건물 안은 환합니다. 부족한 냉난방은 지열을 이용합니다. 건물의 지하는 땅 속에 묻힌 거대한 파이프와 연결돼 있습니다.

<인터뷰> 라인탈러(린츠 시 솔라시티 프로젝트 매니저): “파이프에서 나오는 공기를 환풍기가 빨아들이고, 압력으로 다시 이 관으로 들어갑니다. 파이프의 길이만큼 들어 있는 공기가 여름에는 시원하게 하고, 겨울에는 따뜻하게 해주죠.”

땅 속 공기가 여름에는 서늘하고 겨울엔 따뜻한 점을 이용하는 겁니다. 이와 동시에 모든 건물이 자체적으로 태양에너지를 생산해냅니다.

건물 옥상마다 설치된 이 태양전지판 통해 나머지 냉난방수요의 에너지 절반을 자체 생산해 공급하고 있습니다.

이처럼 에너지 효율을 크게 높인 덕분에 건물별 연간 에너지소비량은 일반 건물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합니다.

<인터뷰> 라인탈러(린츠 시 솔라시티 프로젝트 매니저): “태양에너지로 전체 에너지의 절반을 공급하는 것이 계획한 목표였습니다. 에너지 생산기술을 통해서가 아니라 소비량을 줄여서 말이죠.”

신도시 뿐만 아니라 구도심에도 에너지효율 높인 주택, 패시브 하우스가 속속 들어서고 있습니다. 냉난방비가 절약될 뿐만 아니라 불편함도 없기 때문에, 시민들은 에너지를 절약하는 생활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게 됐습니다.

<인터뷰> 패시브 하우스 거주자 : “살아보니 무척 쾌적하고 경제적으로도 절약돼서 주변 사람들에게도 입주를 권하고 있습니다.”

이 같은 노력 덕분에 오스트리아의 재생에너지 사용 비율은 세계 최고 수준입니다.

전력의 62%는 재생에너지로 생산해냅니다. EU 국가 가운데 가장 높은 비율이고 평균치의 4배 수준입니다. 난방과 교통수단의 연료 등 최종에너지 소비량 가운데 재생에너지 비율은 27%로, 역시 EU 국가 가운데 선두에 속합니다.

2020년까지는 이 비율을 34%까지 높인다는 데 오스트리아의 목표입니다.

<인터뷰> 카세러(경제부 대변인): “석유에서 독립적인 경제구조를 만드는 것이 에너지 정책의 목표입니다.”

그러나 재생에너지원으로 생산한 친환경 전기만을 쓰겠다는 오스트리아의 전략이 늘 순조로웠던 건 아닙니다. 2000년대 들어 도나우강은 가뭄으로 유량이 줄었고 경제발전으로 에너지 수요는 급증했습니다. 결국 2001년부터 오스트리아는 독일의 원자력발전소에서 전력을 수입하기 시작했습니다. 첫 해 수입 비율은 10%, 30%까지 늘어날 것이라는 일부의 전망과 달리, 오스트리아는 그 비율을 6%까지 낮춰왔습니다.

<인터뷰> 카세러(경제부 대변인): “2015년까지 원자력 발전으로 생산된 전기는 오스트리아에서 사용하지 않고 친환경 전기만 사용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석탄과 석유 등 화석연료의 고갈과 온난화의 위협은 경제적이고 효율적인 에너지인 원자력 발전의 확산으로 이어졌습니다. 그러나 후쿠시마 사고 이후 원전의 안전성이 시험대 위에 올랐습니다. 나라마다 사정은 다르지만, 지난 30여 년 오스트리아의 경험은 원자력 없는 사회가 가능하다는 점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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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스트리아의 ‘탈원전’ 도전
    • 입력 2011-08-14 11:02:34
    특파원 현장보고
<앵커 멘트> 일본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독일과 이탈리아, 스위스가 원자력발전 포기를 결정했는데요, 이보다 한참 앞서서 세계에서 가장 먼저 원전 폐쇄를 결정한 나라가 있죠? 네, 유럽의 오스트리아죠. 1970년대에 원자력발전소를 지었지만 안전성을 이유로 폐쇄했는데요.. 대신에 재생에너지를 개발하는 데 적극적으로 나서서 지금은 그 분야의 강국이 됐습니다. 깨끗하고 안전한 에너지를 향한 오스트리아의 도전을 구경하 순회특파원이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2천년 역사를 지닌 오스트리아의 수도 비엔나. 서양 고전음악과 예술의 본고장으로, 당시의 영화를 보여주는 풍경들이 고스란히 남아있습니다. 오늘날에는 유엔산하기구와 석유수출국기구, 국제원자력기구의 본부가 있는 국제회의의 중심지로 그 명성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원자력 이용에 관한 주요 정책이 결정되는 곳이지만. 정작 오스트리아에는 가동중인 원자력 발전소가 없습니다. 원자력 발전을 법으로 금지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오스트리아가 원자력 발전을 처음부터 반대한 건 아닙니다. 비엔나에서 30km 거리에 있는 츠벤텐도르프 발전소. 1978년 완공된 이 발전소는 오스트리아의 첫 원자력 발전소입니다. 750메가와트 용량의 원자로 2기로, 180만 가구가 사용할 전기를 생산할 계획이었습니다. <녹취> 안톤 베냐(연방의회 의장/1977년): “원전이 가동되면 수 십억 실링의 경제효과를 내면서 정체된 경제를 활성화시키고, 소비 지출도 늘게 될 것입니다.” 그러나 가동을 앞두고 안전성 문제가 불거졌고, 격렬한 원전 반대 시위가 벌어졌습니다. 원전의 가동 여부는 사상 첫 국민투표에 부쳐졌고, 개표 결과 2만 표, 불과 0.9% 차이로 반대 여론이 앞섰습니다. 결국 원자로에서 핵연료가 분리되고 원전은 한번 가동되지 못한 채 기능을 상실했습니다. 시간이 멈춘 듯 원전은 당시 모습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습니다. 핵연료의 반응을 조절하는 제어봉을 비롯해 주요 시설도 해체되지 않았습니다. <인터뷰> 코바릭(EVN 츠벤텐도르프 발전소 담당): “원자력 발전소를 해체하는 것이 새로 짓는 것보다 비용이 많이 들기 때문입니다.” 국민 투표 뒤에도 멀쩡한 새 원전을 폐쇄하는 일은 쉽지 않았습니다. 폐쇄 결정 석달 뒤 발생한 미국 스리마일섬 원전사고에도 불구하고, 막대한 투자비를 들인 원전 운영회사는 가동에 대비해왔습니다. <인터뷰> 코바릭(EVN 츠벤텐도르프 발전소 담당): “1978년에서 대략 1985년도까지 200여 명의 세계 각지의 기술자들이 재가동에 대비해 준비하고 있었습니다.” 1986년 체르노빌 사고가 터진 뒤에야, 원전 폐쇄는 돌이킬 수 없는 일이 됐습니다. 그때까지 원전 건설과 보수 유지에 든 비용은 10억 2천만 유로, 우리돈으로 1조 5천억 원이 넘습니다. 2009년 원전 단지는 태양광 단지로 탈바꿈해 전기를 생산하기 시작했습니다. 이런 결정에 대해 주민들은 어떻게 생각할까. <인터뷰> 차흐(44세): “제 아버지는 원전 가동에 반대 투표하셨습니다. 오스트리아에 원자력발전소가 없는 것이 매우 자랑스럽습니다.” <인터뷰> 젤후버(64세): “지금 다시 투표한다면, 원전 가동에 찬성하지 않겠습니다. 원자력 발전 기술은 완전하지 않으니까요. 사고가 일어날 경우 핵물질의 반감기를 생각해보면, 다음세대에겐 그야말로 미친 짓이죠.” 이런 자신감의 바탕에는 한 세대간 진행해 온 성공적인 재생에너지 개발 경험이 있습니다. 오스트리아는 강과 지하수가 풍부한 자연 환경을 활용해 수력발전 기술을 발전시켜왔습니다. 도나우 강변에 세워진 프로이데나우 발전소. 인구 백만 명이 넘는 대도시 안에 세워진 최초의 대형 수력발전소입니다. 강을 가로막은 높은 댐이나 거대한 저수지는 찾아볼 수 없습니다. 낙차가 8.6미터로 발전에 필요한 낙차의 절반에 불과하지만 댐을 쌓아올려 낙차를 높이는 대신 일찍이 프로펠러 형태의 카플란 터빈을 개발해낸 덕분입니다. 이 발전소에서 비엔나 가정의 절반이 쓸 수 있는 전기가 생산됩니다. <인터뷰> 바그너(페어분트 프로이데나우 수력발전소): “빈과 근교지역에서 지하수로 사용되기 때문에, 수질기준을 충족하기 위해서도 노력했습니다.” 오스트리아는 이처럼 환경 피해를 최소화한 수력발전으로 국내 전력의 60%를 생산해내고 있습니다. 특히 자연조건을 그대로 활용해 환경을 파괴하지 않는 소수력 발전은 2600여 곳에 이릅니다. 에너지 소비를 줄이는 것도 에너지 정책의 핵심 목표입니다. 최대 공업도시 린츠에 위치한 주거단지 솔라시티. 이 도시는 이름 그대로 태양에너지를 생산하는 동시에 에너지 소비를 줄이는 기술을 설계에 도입했습니다. 외관이 유리로 된 학교 건물은 공간을 띄우고 가림막을 설치했습니다. 태양의 움직임을 따라 가림막이 전자동으로 움직이면서 열은 차단하고 빛은 받아들입니다. 자연채광을 극대화한 설계 덕분에 인공조명 없이도 건물 안은 환합니다. 부족한 냉난방은 지열을 이용합니다. 건물의 지하는 땅 속에 묻힌 거대한 파이프와 연결돼 있습니다. <인터뷰> 라인탈러(린츠 시 솔라시티 프로젝트 매니저): “파이프에서 나오는 공기를 환풍기가 빨아들이고, 압력으로 다시 이 관으로 들어갑니다. 파이프의 길이만큼 들어 있는 공기가 여름에는 시원하게 하고, 겨울에는 따뜻하게 해주죠.” 땅 속 공기가 여름에는 서늘하고 겨울엔 따뜻한 점을 이용하는 겁니다. 이와 동시에 모든 건물이 자체적으로 태양에너지를 생산해냅니다. 건물 옥상마다 설치된 이 태양전지판 통해 나머지 냉난방수요의 에너지 절반을 자체 생산해 공급하고 있습니다. 이처럼 에너지 효율을 크게 높인 덕분에 건물별 연간 에너지소비량은 일반 건물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합니다. <인터뷰> 라인탈러(린츠 시 솔라시티 프로젝트 매니저): “태양에너지로 전체 에너지의 절반을 공급하는 것이 계획한 목표였습니다. 에너지 생산기술을 통해서가 아니라 소비량을 줄여서 말이죠.” 신도시 뿐만 아니라 구도심에도 에너지효율 높인 주택, 패시브 하우스가 속속 들어서고 있습니다. 냉난방비가 절약될 뿐만 아니라 불편함도 없기 때문에, 시민들은 에너지를 절약하는 생활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게 됐습니다. <인터뷰> 패시브 하우스 거주자 : “살아보니 무척 쾌적하고 경제적으로도 절약돼서 주변 사람들에게도 입주를 권하고 있습니다.” 이 같은 노력 덕분에 오스트리아의 재생에너지 사용 비율은 세계 최고 수준입니다. 전력의 62%는 재생에너지로 생산해냅니다. EU 국가 가운데 가장 높은 비율이고 평균치의 4배 수준입니다. 난방과 교통수단의 연료 등 최종에너지 소비량 가운데 재생에너지 비율은 27%로, 역시 EU 국가 가운데 선두에 속합니다. 2020년까지는 이 비율을 34%까지 높인다는 데 오스트리아의 목표입니다. <인터뷰> 카세러(경제부 대변인): “석유에서 독립적인 경제구조를 만드는 것이 에너지 정책의 목표입니다.” 그러나 재생에너지원으로 생산한 친환경 전기만을 쓰겠다는 오스트리아의 전략이 늘 순조로웠던 건 아닙니다. 2000년대 들어 도나우강은 가뭄으로 유량이 줄었고 경제발전으로 에너지 수요는 급증했습니다. 결국 2001년부터 오스트리아는 독일의 원자력발전소에서 전력을 수입하기 시작했습니다. 첫 해 수입 비율은 10%, 30%까지 늘어날 것이라는 일부의 전망과 달리, 오스트리아는 그 비율을 6%까지 낮춰왔습니다. <인터뷰> 카세러(경제부 대변인): “2015년까지 원자력 발전으로 생산된 전기는 오스트리아에서 사용하지 않고 친환경 전기만 사용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석탄과 석유 등 화석연료의 고갈과 온난화의 위협은 경제적이고 효율적인 에너지인 원자력 발전의 확산으로 이어졌습니다. 그러나 후쿠시마 사고 이후 원전의 안전성이 시험대 위에 올랐습니다. 나라마다 사정은 다르지만, 지난 30여 년 오스트리아의 경험은 원자력 없는 사회가 가능하다는 점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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