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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막에서 영그는 골퍼의 꿈
입력 2011.08.14 (11:02) 특파원 현장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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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골프 하면, 푸른 잔디밭 위에서 멋진 샷을 날리는 모습이 먼저 생각나는데요.. 그런데 황량한 모래 사막에서 골프를 연습하며 미래의 골퍼를 꿈꾸는 아이들이 있다구요?

네, 남부 아프리카 나미비아의 나미브 사막에서 벌어지는 모습인데요.. 이 지역의 가난한 청소년들이 오로지 골퍼로 성공할 꿈을 꾸며 모래 위에서 땀흘리고 있다고 하네요..

사막의 모래 바람도 꺾지 못하는 골퍼의 꿈... 이충형 특파원이 이들을 만나봤습니다.

<리포트>

가도 가도 끝이 없는 모래밭. 황혼이 깃들 무렵, 어디선가 바람에 실려오는 듯 태고의 숨결이 조금씩 들려올 무렵, 붉은 사막은 서서히 그 속살을 드러냅니다. 지구 상에서 가장 오래됐다는 나미브 사막.. 마치 피라미드를 연상케 하는 크고 작고, 높고 낮은 수많은 모래 언덕들이 포물선을 그리며 이어집니다. 나무도 풀도 없는 팍팍한 대지.

이 드넓은 황야에 줄지어 늘어서서 골프를 연습하는 청소년들이 있습니다. 얕으막한 언덕 위에 티 박스를 만들고 호쾌한 드라이버 샷을 날립니다. 한쪽에서는 모래밭에 고랑을 만들어 목표가 되는 그린을 만들고, 가운데를 깊이 파서 홀을 만든 뒤 깃대도 꽂습니다. 다들 프로 골퍼가 되는게 꿈입니다.

<인터뷰> 샬리거: “골프를 치는 것은 매우 흥분되는 일이에요.왜냐면 경기에 출전할수 있기 때문이죠.저는 골프 선수가 되고 싶어요.”

풀밭이 없기 때문에 두,세번째 샷은 낮은 티 받침 위에 공을 올려놓고 목표 지점을 향해 칩니다. 그 어렵다는 벙커 샷에는 다들 달인이 됐습니다. 잔디가 아니라 모래로 된 그린이지만 퍼팅 감각도 일품입니다.

<인터뷰> 스테파니: “저는 사막에서 골프를 하는데 매우 익숙해 있어요.저희 집 근처에서도 골프를 하곤 하는데 거기도 마찬가지로 사막이에요.”

중학교에 다니는 스테파니는 나미비아에서 골프 랭킹 3위에 오른 유망주입니다. 매일 학교를 마치면 곧바로 집으로 돌아와 운동복으로 옷을 갈아입습니다. 넉넉지 않은 살림. 가족들이 운동을 하는 스테파니를 뒷바라지하는게 쉽지는 않지만, 이미 많은 대회에 나가 좋은 성적을 올리고 있는 스테파니는 가난한 집안의 희망입니다.

<인터뷰> 마리아 요아나(스테파니 어머니): “예전에는 우리 아들이 특수부대에 들어가는게 꿈이었지만 바뀌었어요.이제는 스테파니가 나미비아에서 가장 훌륭한 골퍼가 되어 국가 대표 챔피언이 되길 바라는 소망이 있어요.”

골프를 시작한지 벌써 5년째. 아직은 어렵지만 열심히 훈련을 하다보면 언젠가 프로골퍼의 길이 열릴 거란 부푼 기대로 마음은 늘 뿌듯합니다. 때문에 골프 연습을 하러 집을 나설 때가 가장 설레는 순간입니다.

<인터뷰> 스테파니(나미비아 골프랭킹 3위): “저는 골프를 치러 가서 흥분돼요.오늘은 제가 취약한 부분을 향상시키기 위해 노력할 거에요. 저는 특히 치핑이 약해요.”

매일 오후, 가난한 마을의 버스 정류장에는 동네 아이들이 하나둘씩 몰려듭니다. 손에 손에 골프채 하나씩 들고, 철 지난 골프 전문 잡지지만, 표지가 닳도록 돌려보며 이론을 익히고, 세계적인 프로 선수들의 소식도 접합니다. 동네 어귀 어디에서나 골프 연습을 하는 소년들을 쉽게 볼수 있습니다. 한때는 남의 물건을 훔치는 등 범죄에 빠져들기도 했던 빈민가의 말썽꾸러기, 불량 청소년들이 이제는 신사들의 스포츠,골프를 배우는 착실한 청소년들이 됐습니다.

<인터뷰> 게브리아 안드레아: “골프를 치면서 저는 불량 소년의 삶에서 벗어날수 있었죠.저는 더이상 거리의 소년이 아니에요.이제는 좋은 아이가 됐어요.”

미래의 골프 유망주를 키우겠다는 지역 사회의 배려로 이들은 매일 버스를 함께 타고 골프 연습을 하러 갑니다. 천진난만한 소년들은 골프 선수가 될수 있다는 자부심에 마냥 즐겁기만 합니다. 버스에서 내리면 또다시 사방에 끝이 보이지 않는 모래 언덕. 다함께 연습 스윙을 하며 모래를 날려 보냅니다. 보통 12살에서 16살 까지의 청소년들. 게중에는 이제 막 골프를 시작한 소녀도 있습니다.

끝없는 모래 언덕과 뜨거운 태양. 이 척박한 환경이 이들을 더 강인하게 만들고 있습니다. 모래 위에서의 훈련이 힘든 일이지만 오히려 기량 향상에 도움이 되고 있습니다.

골프는 곤경에서 탈출하는 스포츠. 환경이 열악할수록 실력은 부쩍부쩍 늘어갑니다. 남에게 빌린 중고 골프채에다 더러는 슬리퍼를 신기도 하는 등 제대로 갖춘 장비는 하나도 없습니다. 하지만 골프채를 움켜진 작은 손, 진지한 눈빛이 예사롭지 않습니다.

<인터뷰> 에디안 골라: “골프는 아이들에게 자기 관리와 다른 사람 감정에 대한 동요,그리고 정직함을 가르쳐 줘요.만약 골프에서 부정행위를 한다면 거리에 나가 물건을 훔칠 수도 있기 때문이죠.그러나 골프는 그렇게 하지 말라고 가르치죠.”

모두가 세계 프로 골프 무대를 향한 꿈을 키웁니다. 지금은 모래밭에서 골프를 하지만 언젠가는 푸른 잔디밭이 펼쳐진 유명 골프장에서 세계인의 주목을 받으며 플레이할 수 있는 날이 올거라 믿습니다.

<인터뷰> 본 데렝가: “언젠가는 타이거우즈처럼 훌륭한 선수가 돼서 국내와 해외 경기에 출전하고 싶어요.그리고 더 많은 돈을 벌고 싶어요.”

나미브 사막. 원주민들 말로 '아무 것도 없다'는 뜻.. 그렇게 텅빈 지평선 위에 마치 섬처럼 신기루가 떠오릅니다. 위대한 자연이 빚어내는 붉은 빛 모래 언덕마다 소년들의 땀방울들이 모이고 있습니다. 아직은 보잘 것 없지만 미래의 푸른 꿈들도 보이지 않게 영글어 갑니다.
  • 사막에서 영그는 골퍼의 꿈
    • 입력 2011-08-14 11:02:34
    특파원 현장보고
<앵커 멘트>

골프 하면, 푸른 잔디밭 위에서 멋진 샷을 날리는 모습이 먼저 생각나는데요.. 그런데 황량한 모래 사막에서 골프를 연습하며 미래의 골퍼를 꿈꾸는 아이들이 있다구요?

네, 남부 아프리카 나미비아의 나미브 사막에서 벌어지는 모습인데요.. 이 지역의 가난한 청소년들이 오로지 골퍼로 성공할 꿈을 꾸며 모래 위에서 땀흘리고 있다고 하네요..

사막의 모래 바람도 꺾지 못하는 골퍼의 꿈... 이충형 특파원이 이들을 만나봤습니다.

<리포트>

가도 가도 끝이 없는 모래밭. 황혼이 깃들 무렵, 어디선가 바람에 실려오는 듯 태고의 숨결이 조금씩 들려올 무렵, 붉은 사막은 서서히 그 속살을 드러냅니다. 지구 상에서 가장 오래됐다는 나미브 사막.. 마치 피라미드를 연상케 하는 크고 작고, 높고 낮은 수많은 모래 언덕들이 포물선을 그리며 이어집니다. 나무도 풀도 없는 팍팍한 대지.

이 드넓은 황야에 줄지어 늘어서서 골프를 연습하는 청소년들이 있습니다. 얕으막한 언덕 위에 티 박스를 만들고 호쾌한 드라이버 샷을 날립니다. 한쪽에서는 모래밭에 고랑을 만들어 목표가 되는 그린을 만들고, 가운데를 깊이 파서 홀을 만든 뒤 깃대도 꽂습니다. 다들 프로 골퍼가 되는게 꿈입니다.

<인터뷰> 샬리거: “골프를 치는 것은 매우 흥분되는 일이에요.왜냐면 경기에 출전할수 있기 때문이죠.저는 골프 선수가 되고 싶어요.”

풀밭이 없기 때문에 두,세번째 샷은 낮은 티 받침 위에 공을 올려놓고 목표 지점을 향해 칩니다. 그 어렵다는 벙커 샷에는 다들 달인이 됐습니다. 잔디가 아니라 모래로 된 그린이지만 퍼팅 감각도 일품입니다.

<인터뷰> 스테파니: “저는 사막에서 골프를 하는데 매우 익숙해 있어요.저희 집 근처에서도 골프를 하곤 하는데 거기도 마찬가지로 사막이에요.”

중학교에 다니는 스테파니는 나미비아에서 골프 랭킹 3위에 오른 유망주입니다. 매일 학교를 마치면 곧바로 집으로 돌아와 운동복으로 옷을 갈아입습니다. 넉넉지 않은 살림. 가족들이 운동을 하는 스테파니를 뒷바라지하는게 쉽지는 않지만, 이미 많은 대회에 나가 좋은 성적을 올리고 있는 스테파니는 가난한 집안의 희망입니다.

<인터뷰> 마리아 요아나(스테파니 어머니): “예전에는 우리 아들이 특수부대에 들어가는게 꿈이었지만 바뀌었어요.이제는 스테파니가 나미비아에서 가장 훌륭한 골퍼가 되어 국가 대표 챔피언이 되길 바라는 소망이 있어요.”

골프를 시작한지 벌써 5년째. 아직은 어렵지만 열심히 훈련을 하다보면 언젠가 프로골퍼의 길이 열릴 거란 부푼 기대로 마음은 늘 뿌듯합니다. 때문에 골프 연습을 하러 집을 나설 때가 가장 설레는 순간입니다.

<인터뷰> 스테파니(나미비아 골프랭킹 3위): “저는 골프를 치러 가서 흥분돼요.오늘은 제가 취약한 부분을 향상시키기 위해 노력할 거에요. 저는 특히 치핑이 약해요.”

매일 오후, 가난한 마을의 버스 정류장에는 동네 아이들이 하나둘씩 몰려듭니다. 손에 손에 골프채 하나씩 들고, 철 지난 골프 전문 잡지지만, 표지가 닳도록 돌려보며 이론을 익히고, 세계적인 프로 선수들의 소식도 접합니다. 동네 어귀 어디에서나 골프 연습을 하는 소년들을 쉽게 볼수 있습니다. 한때는 남의 물건을 훔치는 등 범죄에 빠져들기도 했던 빈민가의 말썽꾸러기, 불량 청소년들이 이제는 신사들의 스포츠,골프를 배우는 착실한 청소년들이 됐습니다.

<인터뷰> 게브리아 안드레아: “골프를 치면서 저는 불량 소년의 삶에서 벗어날수 있었죠.저는 더이상 거리의 소년이 아니에요.이제는 좋은 아이가 됐어요.”

미래의 골프 유망주를 키우겠다는 지역 사회의 배려로 이들은 매일 버스를 함께 타고 골프 연습을 하러 갑니다. 천진난만한 소년들은 골프 선수가 될수 있다는 자부심에 마냥 즐겁기만 합니다. 버스에서 내리면 또다시 사방에 끝이 보이지 않는 모래 언덕. 다함께 연습 스윙을 하며 모래를 날려 보냅니다. 보통 12살에서 16살 까지의 청소년들. 게중에는 이제 막 골프를 시작한 소녀도 있습니다.

끝없는 모래 언덕과 뜨거운 태양. 이 척박한 환경이 이들을 더 강인하게 만들고 있습니다. 모래 위에서의 훈련이 힘든 일이지만 오히려 기량 향상에 도움이 되고 있습니다.

골프는 곤경에서 탈출하는 스포츠. 환경이 열악할수록 실력은 부쩍부쩍 늘어갑니다. 남에게 빌린 중고 골프채에다 더러는 슬리퍼를 신기도 하는 등 제대로 갖춘 장비는 하나도 없습니다. 하지만 골프채를 움켜진 작은 손, 진지한 눈빛이 예사롭지 않습니다.

<인터뷰> 에디안 골라: “골프는 아이들에게 자기 관리와 다른 사람 감정에 대한 동요,그리고 정직함을 가르쳐 줘요.만약 골프에서 부정행위를 한다면 거리에 나가 물건을 훔칠 수도 있기 때문이죠.그러나 골프는 그렇게 하지 말라고 가르치죠.”

모두가 세계 프로 골프 무대를 향한 꿈을 키웁니다. 지금은 모래밭에서 골프를 하지만 언젠가는 푸른 잔디밭이 펼쳐진 유명 골프장에서 세계인의 주목을 받으며 플레이할 수 있는 날이 올거라 믿습니다.

<인터뷰> 본 데렝가: “언젠가는 타이거우즈처럼 훌륭한 선수가 돼서 국내와 해외 경기에 출전하고 싶어요.그리고 더 많은 돈을 벌고 싶어요.”

나미브 사막. 원주민들 말로 '아무 것도 없다'는 뜻.. 그렇게 텅빈 지평선 위에 마치 섬처럼 신기루가 떠오릅니다. 위대한 자연이 빚어내는 붉은 빛 모래 언덕마다 소년들의 땀방울들이 모이고 있습니다. 아직은 보잘 것 없지만 미래의 푸른 꿈들도 보이지 않게 영글어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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