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이렇게 터무니없는 거짓말로 사람들에게 돈을 가로챌 수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재계 서열 최고순위 재벌 그룹 회장 부인과 보통 사이가 아니라며 사람들을 속여서 십억 원대 금품을 가로챈 혐의로 50대 여성이 경찰에 구속됐습니다.
정수영 기자, 피해자들을 어떤 수법으로 속였길래 이런 허황된 얘기에 돈을 내놓게 된 건가요?
<리포트>
장기간에 걸쳐 치밀하게 꾸민 사기였기 때문이 가능한 일이었습니다.
이름만 대면 다 아는 최고 재벌그룹 회장 부인과 언니 동생 하는 사이다,
재산과 미술품은 전부 내가 관리한다고 속삭였습니다.
회장 부인이 준 선물이라며 고가 악어가죽 핸드백을 들이밀고,
회장 일가족 이름으로 거액이 입금된 통장을 보여줬습니다.
사업가며 교수까지 모두 속아넘어가 수억 원씩을 뜯겼습니다.
경찰이 붙잡고 보니 회장 부인과는 일면식도 없었고, 통장이며 핸드백 이야기 모두 새빨간 거짓말이었습니다.
자영업자 62살 임모 씨는 지난 2009년 지리산 자락 한 사찰에서 여성 사업가 55살 김모 씨를 만나게 됐습니다.
김 씨를 소개한 지인은 김 씨가 보통 사람이 아니라고 귀띔했습니다.
우리나라 재계 서열 최고 수위인 재벌그룹 회장 부인과 언니 동생 호칭이 자연스러울 정도로 막역한 사이라는 얘기였습니다.
<인터뷰> 임 00(사기 피해자) : "옛날에는 0씨 (재벌 회장 부인) 하고 녹차밭 사러 다닐 때도 같이 다니고 이랬다..저는 야 정말 이 사람이 대단한 사람이구나 정말 0여사하고 절친한 관계이구나..."
지리산에서 고급 녹차 재배 사업을 한다던 김 씨는 자신이 재배한 녹차는 모두 재벌 회장 부인에게만 납품한다며 친분을 과시했습니다.
<인터뷰>임 00(사기 피해자) : " 자기는 차를 생산 하면 무조건 외부인에게는 한 사람에게도 팔지 않고, 0씨 (재벌 회장부인)이 재벌그룹 회장 부인들 한 200명 소개시켜주어서 자기가 만든 차는 전량 그 분들에게만 판매가 되고..."
녹차 대금 명목 등으로 재벌 회장 일가가 송금한 돈이라며 통장까지 눈앞에 들이밀었습니다.
<인터뷰> 임 00(사기 피해자) : "00은행 통장에 2000년도 1월1일인가 3일 사이에..(재벌 회장가) 이름으로 1억,1억3천만원씩 들어간 통장 보여주고.."
김 씨와 재벌 회장 부인이 보통 사이가 아니라는 사실을 굳게 믿게 됐을 무렵 임 씨는 뜻밖의 제안을 받게 됐습니다.
자신이 보유한 땅을 비싼 가격에 매입하겠다는 얘기였습니다.
<인터뷰> 임 00(사기 피해자) : "참 좋은 땅 가지고 계십니다. 그러면서 이 땅을 제가 살게요 그래 가지고 평당 100만원씩 사기로 해서.. 1135평이니까 11억 3천 5백만원.."
김 씨를 깊이 신뢰하던 임 씨는 선뜻 매매계약에 동의했고 약속한 토지대금 11억 원도 채 받기 전에 등기마저 넘겨줬습니다.
어찌된 일인지 김 씨는 대금 지급을 차일피일 미뤘고 연락마저 두절됐습니다.
뒤늦게 임 씨는 자신의 땅을 담보로 김 씨가 4억5천만 원을 대출받고 종적을 감춘 사실을 알게 됐습니다.
<인터뷰> 임 00(사기 피해자) : "4억 5천만원 대출을 받아가지고 자기가 그 돈 가져다 쓰고 갚지도 않고 자기가 쓴 돈에 대한 이자를 안내서 (땅은) 경매처분 당하게 될 이런 지경에 와있고.."
대학교수 50살 고모 씨 역시 지난 2005년 모 은행 지점장 소개로 김 씨를 알게 됐습니다.
국내 최고 재벌그룹 회장 부인과 보통 친분이 깊은 게 아니라는 얘기에 이내 마음을 빼앗겼습니다.
<인터뷰> 김대동 수사관(마포경찰서 지능팀) : "녹차사업 관련해서 납품 문제라던가 이런 문제에 대해서 (재벌그룹)하고 친분 관계가 있다. 저쪽 (재벌그룹)에서 돈도 보내준 통장도 보여주고 하니까 투자를 해도 되겠다..."
자신이 재벌 회장 부인 재산과 미술품을 관리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면서 이 모든 사실을 비밀로 해 줄 것을 당부하기까지 했습니다.
재벌회장 부인이 직접 준 선물이라며 시가 천만 원 짜리라는 악어가죽 핸드백을 눈앞에 들이밀었습니다.
수시로 재벌그룹 사옥을 드나들며 회의에 참석하는 모습을 과시하기도 했습니다.
<인터뷰> 고 00씨(사기 피해자) : "(재벌 그룹) 사옥에서 매일 아침 6시에 회의를 해요.(피의자)가 운전을 못해요. 저는 너무나 많이(차를) 태워줬어요 (재벌그룹) 사옥에다가. 그리고 뭐든 얘기. 앉으면 (재벌그룹) 얘기 뿐이에요."
두 사람 사이 친분이 깊어질 무렵 김 씨는 커피전문점 분야 세계 1위 브랜드가 자신과 녹차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고 귀띔했습니다.
엄청난 얘기에 들뜬 고 씨는 미국 샌프란시스코 출장을 함께 가자는 고 씨 제안에 응해 여행비용을 고스란히 쏟아부었습니다.
<인터뷰> 고 00(사기 피해자) : "0000(유명 커피 체인) 5천 억 짜리 왔다갔다 하는거요. 미주 투자건. 0000 (유명 커피 체인) 음료사업을 녹차 사업을 같이 한다고 저도 미국에 같이 갔어요."
그게 전부가 아니었습니다.
자신이 관여하는 재벌기업에 돈을 맡기면 수십 배로 불릴 수 있다는 달콤한 말로 유혹하기 시작했습니다.
<인터뷰> 김영일 팀장(마포경찰서 지능 팀) : "그 쪽 (재벌기업)에서 관리하는 비자금, 재무전략팀에 투자를 하면 2 년 후에 배로 늘려주겠다고 했기 때문에 투자를 한 것이다. 10억 원을 투자를 하면 20억 원으로 늘려서 주겠다고.."
빚까지 내 가며 10억 원을 마련해 김 씨에게 건넸지만 약속한 만기 2년이 지나도록 원금은커녕 이자조차 돌려받지 못했습니다.
<인터뷰> 김대동 수사관(마포경찰서 지능팀) : "피해자한테 (원금을) 준다 하고 차일피일 미뤄 왔던것이 이제 3년 정도 됬죠. 부동산을 처분해서 (변제) 한다고 하는 것도 믿을 수가 없다고 해서..."
피해가 잇따르면서 경찰이 수사에 착수했고 잠적했던 김 씨가 경찰에 붙잡히면서 사기 행각 전모가 드러났습니다.
지리산에서 녹차 사업체를 운영하던 김씨는, 근처 유명 사찰에 부유층이 드나든다는 사실을 우연히 알아내고 사기극을 꾸미기 시작했습니다.
사찰에 출입하는 사람들에게 접근해, 자신이 국내 최대 재벌기업 회장 일가족과 절친한 사이라는 소문을 퍼뜨렸습니다.
<인터뷰> 김영일 팀장(마포경찰서 지능 팀) : "실질적으로는 00그룹하고는 전혀 관계가 없는 허무맹랑한 사기사건 이었습니다."
재벌회장이 줬다는 핸드백은 물론 회장 일가족 이름으로 입금된 통장도 모두 조작한 가짜였습니다.
<인터뷰> 김대동 수사관(마포경찰서 지능팀) : "녹차사업 관련해서 납품 문제라던가 이런문제에 대해서 (재벌기업)하고 친분 관계가 있다 저쪽 (재벌기업)에서 돈도 보내준 통장도 보여주고 하니까 투자를 해도 되겠다..."
김 씨에게 속아넘어가 피해자들이 쏟아부은 거액의 금품은 주택 구입과 자녀 유학비 등에 흥청망청 탕진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인터뷰> 임 00(사기 피해자) : "이렇게 사기 친 돈으로 자기 아들 셋은 중국 유학보내고 중국에 25억 짜리 집이 있느니.. 남의 피눈물 나는 돈 다 뺏어가지고 말이야..."
경찰 조사에서 김 씨는 자신이 정상적인 투자를 받았을 뿐이며 재벌가와 친분이 있다는 말은 전혀 언급한 적이 없다고 혐의를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경찰은 재벌 회장부인과 거짓 친분을 미끼로 투자자들로부터 10억 원을 가로챈 혐의로 김 씨를 구속하고 여죄를 추궁하고 있습니다.
재계 서열 최고순위 재벌 그룹 회장 부인과 보통 사이가 아니라며 사람들을 속여서 십억 원대 금품을 가로챈 혐의로 50대 여성이 경찰에 구속됐습니다.
정수영 기자, 피해자들을 어떤 수법으로 속였길래 이런 허황된 얘기에 돈을 내놓게 된 건가요?
<리포트>
장기간에 걸쳐 치밀하게 꾸민 사기였기 때문이 가능한 일이었습니다.
이름만 대면 다 아는 최고 재벌그룹 회장 부인과 언니 동생 하는 사이다,
재산과 미술품은 전부 내가 관리한다고 속삭였습니다.
회장 부인이 준 선물이라며 고가 악어가죽 핸드백을 들이밀고,
회장 일가족 이름으로 거액이 입금된 통장을 보여줬습니다.
사업가며 교수까지 모두 속아넘어가 수억 원씩을 뜯겼습니다.
경찰이 붙잡고 보니 회장 부인과는 일면식도 없었고, 통장이며 핸드백 이야기 모두 새빨간 거짓말이었습니다.
자영업자 62살 임모 씨는 지난 2009년 지리산 자락 한 사찰에서 여성 사업가 55살 김모 씨를 만나게 됐습니다.
김 씨를 소개한 지인은 김 씨가 보통 사람이 아니라고 귀띔했습니다.
우리나라 재계 서열 최고 수위인 재벌그룹 회장 부인과 언니 동생 호칭이 자연스러울 정도로 막역한 사이라는 얘기였습니다.
<인터뷰> 임 00(사기 피해자) : "옛날에는 0씨 (재벌 회장 부인) 하고 녹차밭 사러 다닐 때도 같이 다니고 이랬다..저는 야 정말 이 사람이 대단한 사람이구나 정말 0여사하고 절친한 관계이구나..."
지리산에서 고급 녹차 재배 사업을 한다던 김 씨는 자신이 재배한 녹차는 모두 재벌 회장 부인에게만 납품한다며 친분을 과시했습니다.
<인터뷰>임 00(사기 피해자) : " 자기는 차를 생산 하면 무조건 외부인에게는 한 사람에게도 팔지 않고, 0씨 (재벌 회장부인)이 재벌그룹 회장 부인들 한 200명 소개시켜주어서 자기가 만든 차는 전량 그 분들에게만 판매가 되고..."
녹차 대금 명목 등으로 재벌 회장 일가가 송금한 돈이라며 통장까지 눈앞에 들이밀었습니다.
<인터뷰> 임 00(사기 피해자) : "00은행 통장에 2000년도 1월1일인가 3일 사이에..(재벌 회장가) 이름으로 1억,1억3천만원씩 들어간 통장 보여주고.."
김 씨와 재벌 회장 부인이 보통 사이가 아니라는 사실을 굳게 믿게 됐을 무렵 임 씨는 뜻밖의 제안을 받게 됐습니다.
자신이 보유한 땅을 비싼 가격에 매입하겠다는 얘기였습니다.
<인터뷰> 임 00(사기 피해자) : "참 좋은 땅 가지고 계십니다. 그러면서 이 땅을 제가 살게요 그래 가지고 평당 100만원씩 사기로 해서.. 1135평이니까 11억 3천 5백만원.."
김 씨를 깊이 신뢰하던 임 씨는 선뜻 매매계약에 동의했고 약속한 토지대금 11억 원도 채 받기 전에 등기마저 넘겨줬습니다.
어찌된 일인지 김 씨는 대금 지급을 차일피일 미뤘고 연락마저 두절됐습니다.
뒤늦게 임 씨는 자신의 땅을 담보로 김 씨가 4억5천만 원을 대출받고 종적을 감춘 사실을 알게 됐습니다.
<인터뷰> 임 00(사기 피해자) : "4억 5천만원 대출을 받아가지고 자기가 그 돈 가져다 쓰고 갚지도 않고 자기가 쓴 돈에 대한 이자를 안내서 (땅은) 경매처분 당하게 될 이런 지경에 와있고.."
대학교수 50살 고모 씨 역시 지난 2005년 모 은행 지점장 소개로 김 씨를 알게 됐습니다.
국내 최고 재벌그룹 회장 부인과 보통 친분이 깊은 게 아니라는 얘기에 이내 마음을 빼앗겼습니다.
<인터뷰> 김대동 수사관(마포경찰서 지능팀) : "녹차사업 관련해서 납품 문제라던가 이런 문제에 대해서 (재벌그룹)하고 친분 관계가 있다. 저쪽 (재벌그룹)에서 돈도 보내준 통장도 보여주고 하니까 투자를 해도 되겠다..."
자신이 재벌 회장 부인 재산과 미술품을 관리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면서 이 모든 사실을 비밀로 해 줄 것을 당부하기까지 했습니다.
재벌회장 부인이 직접 준 선물이라며 시가 천만 원 짜리라는 악어가죽 핸드백을 눈앞에 들이밀었습니다.
수시로 재벌그룹 사옥을 드나들며 회의에 참석하는 모습을 과시하기도 했습니다.
<인터뷰> 고 00씨(사기 피해자) : "(재벌 그룹) 사옥에서 매일 아침 6시에 회의를 해요.(피의자)가 운전을 못해요. 저는 너무나 많이(차를) 태워줬어요 (재벌그룹) 사옥에다가. 그리고 뭐든 얘기. 앉으면 (재벌그룹) 얘기 뿐이에요."
두 사람 사이 친분이 깊어질 무렵 김 씨는 커피전문점 분야 세계 1위 브랜드가 자신과 녹차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고 귀띔했습니다.
엄청난 얘기에 들뜬 고 씨는 미국 샌프란시스코 출장을 함께 가자는 고 씨 제안에 응해 여행비용을 고스란히 쏟아부었습니다.
<인터뷰> 고 00(사기 피해자) : "0000(유명 커피 체인) 5천 억 짜리 왔다갔다 하는거요. 미주 투자건. 0000 (유명 커피 체인) 음료사업을 녹차 사업을 같이 한다고 저도 미국에 같이 갔어요."
그게 전부가 아니었습니다.
자신이 관여하는 재벌기업에 돈을 맡기면 수십 배로 불릴 수 있다는 달콤한 말로 유혹하기 시작했습니다.
<인터뷰> 김영일 팀장(마포경찰서 지능 팀) : "그 쪽 (재벌기업)에서 관리하는 비자금, 재무전략팀에 투자를 하면 2 년 후에 배로 늘려주겠다고 했기 때문에 투자를 한 것이다. 10억 원을 투자를 하면 20억 원으로 늘려서 주겠다고.."
빚까지 내 가며 10억 원을 마련해 김 씨에게 건넸지만 약속한 만기 2년이 지나도록 원금은커녕 이자조차 돌려받지 못했습니다.
<인터뷰> 김대동 수사관(마포경찰서 지능팀) : "피해자한테 (원금을) 준다 하고 차일피일 미뤄 왔던것이 이제 3년 정도 됬죠. 부동산을 처분해서 (변제) 한다고 하는 것도 믿을 수가 없다고 해서..."
피해가 잇따르면서 경찰이 수사에 착수했고 잠적했던 김 씨가 경찰에 붙잡히면서 사기 행각 전모가 드러났습니다.
지리산에서 녹차 사업체를 운영하던 김씨는, 근처 유명 사찰에 부유층이 드나든다는 사실을 우연히 알아내고 사기극을 꾸미기 시작했습니다.
사찰에 출입하는 사람들에게 접근해, 자신이 국내 최대 재벌기업 회장 일가족과 절친한 사이라는 소문을 퍼뜨렸습니다.
<인터뷰> 김영일 팀장(마포경찰서 지능 팀) : "실질적으로는 00그룹하고는 전혀 관계가 없는 허무맹랑한 사기사건 이었습니다."
재벌회장이 줬다는 핸드백은 물론 회장 일가족 이름으로 입금된 통장도 모두 조작한 가짜였습니다.
<인터뷰> 김대동 수사관(마포경찰서 지능팀) : "녹차사업 관련해서 납품 문제라던가 이런문제에 대해서 (재벌기업)하고 친분 관계가 있다 저쪽 (재벌기업)에서 돈도 보내준 통장도 보여주고 하니까 투자를 해도 되겠다..."
김 씨에게 속아넘어가 피해자들이 쏟아부은 거액의 금품은 주택 구입과 자녀 유학비 등에 흥청망청 탕진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인터뷰> 임 00(사기 피해자) : "이렇게 사기 친 돈으로 자기 아들 셋은 중국 유학보내고 중국에 25억 짜리 집이 있느니.. 남의 피눈물 나는 돈 다 뺏어가지고 말이야..."
경찰 조사에서 김 씨는 자신이 정상적인 투자를 받았을 뿐이며 재벌가와 친분이 있다는 말은 전혀 언급한 적이 없다고 혐의를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경찰은 재벌 회장부인과 거짓 친분을 미끼로 투자자들로부터 10억 원을 가로챈 혐의로 김 씨를 구속하고 여죄를 추궁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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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뉴스 따라잡기] “내가 회장 사모님 자금 관리하는데…”
-
- 입력 2011-08-19 09:07:27
어떻게 이렇게 터무니없는 거짓말로 사람들에게 돈을 가로챌 수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재계 서열 최고순위 재벌 그룹 회장 부인과 보통 사이가 아니라며 사람들을 속여서 십억 원대 금품을 가로챈 혐의로 50대 여성이 경찰에 구속됐습니다.
정수영 기자, 피해자들을 어떤 수법으로 속였길래 이런 허황된 얘기에 돈을 내놓게 된 건가요?
<리포트>
장기간에 걸쳐 치밀하게 꾸민 사기였기 때문이 가능한 일이었습니다.
이름만 대면 다 아는 최고 재벌그룹 회장 부인과 언니 동생 하는 사이다,
재산과 미술품은 전부 내가 관리한다고 속삭였습니다.
회장 부인이 준 선물이라며 고가 악어가죽 핸드백을 들이밀고,
회장 일가족 이름으로 거액이 입금된 통장을 보여줬습니다.
사업가며 교수까지 모두 속아넘어가 수억 원씩을 뜯겼습니다.
경찰이 붙잡고 보니 회장 부인과는 일면식도 없었고, 통장이며 핸드백 이야기 모두 새빨간 거짓말이었습니다.
자영업자 62살 임모 씨는 지난 2009년 지리산 자락 한 사찰에서 여성 사업가 55살 김모 씨를 만나게 됐습니다.
김 씨를 소개한 지인은 김 씨가 보통 사람이 아니라고 귀띔했습니다.
우리나라 재계 서열 최고 수위인 재벌그룹 회장 부인과 언니 동생 호칭이 자연스러울 정도로 막역한 사이라는 얘기였습니다.
<인터뷰> 임 00(사기 피해자) : "옛날에는 0씨 (재벌 회장 부인) 하고 녹차밭 사러 다닐 때도 같이 다니고 이랬다..저는 야 정말 이 사람이 대단한 사람이구나 정말 0여사하고 절친한 관계이구나..."
지리산에서 고급 녹차 재배 사업을 한다던 김 씨는 자신이 재배한 녹차는 모두 재벌 회장 부인에게만 납품한다며 친분을 과시했습니다.
<인터뷰>임 00(사기 피해자) : " 자기는 차를 생산 하면 무조건 외부인에게는 한 사람에게도 팔지 않고, 0씨 (재벌 회장부인)이 재벌그룹 회장 부인들 한 200명 소개시켜주어서 자기가 만든 차는 전량 그 분들에게만 판매가 되고..."
녹차 대금 명목 등으로 재벌 회장 일가가 송금한 돈이라며 통장까지 눈앞에 들이밀었습니다.
<인터뷰> 임 00(사기 피해자) : "00은행 통장에 2000년도 1월1일인가 3일 사이에..(재벌 회장가) 이름으로 1억,1억3천만원씩 들어간 통장 보여주고.."
김 씨와 재벌 회장 부인이 보통 사이가 아니라는 사실을 굳게 믿게 됐을 무렵 임 씨는 뜻밖의 제안을 받게 됐습니다.
자신이 보유한 땅을 비싼 가격에 매입하겠다는 얘기였습니다.
<인터뷰> 임 00(사기 피해자) : "참 좋은 땅 가지고 계십니다. 그러면서 이 땅을 제가 살게요 그래 가지고 평당 100만원씩 사기로 해서.. 1135평이니까 11억 3천 5백만원.."
김 씨를 깊이 신뢰하던 임 씨는 선뜻 매매계약에 동의했고 약속한 토지대금 11억 원도 채 받기 전에 등기마저 넘겨줬습니다.
어찌된 일인지 김 씨는 대금 지급을 차일피일 미뤘고 연락마저 두절됐습니다.
뒤늦게 임 씨는 자신의 땅을 담보로 김 씨가 4억5천만 원을 대출받고 종적을 감춘 사실을 알게 됐습니다.
<인터뷰> 임 00(사기 피해자) : "4억 5천만원 대출을 받아가지고 자기가 그 돈 가져다 쓰고 갚지도 않고 자기가 쓴 돈에 대한 이자를 안내서 (땅은) 경매처분 당하게 될 이런 지경에 와있고.."
대학교수 50살 고모 씨 역시 지난 2005년 모 은행 지점장 소개로 김 씨를 알게 됐습니다.
국내 최고 재벌그룹 회장 부인과 보통 친분이 깊은 게 아니라는 얘기에 이내 마음을 빼앗겼습니다.
<인터뷰> 김대동 수사관(마포경찰서 지능팀) : "녹차사업 관련해서 납품 문제라던가 이런 문제에 대해서 (재벌그룹)하고 친분 관계가 있다. 저쪽 (재벌그룹)에서 돈도 보내준 통장도 보여주고 하니까 투자를 해도 되겠다..."
자신이 재벌 회장 부인 재산과 미술품을 관리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면서 이 모든 사실을 비밀로 해 줄 것을 당부하기까지 했습니다.
재벌회장 부인이 직접 준 선물이라며 시가 천만 원 짜리라는 악어가죽 핸드백을 눈앞에 들이밀었습니다.
수시로 재벌그룹 사옥을 드나들며 회의에 참석하는 모습을 과시하기도 했습니다.
<인터뷰> 고 00씨(사기 피해자) : "(재벌 그룹) 사옥에서 매일 아침 6시에 회의를 해요.(피의자)가 운전을 못해요. 저는 너무나 많이(차를) 태워줬어요 (재벌그룹) 사옥에다가. 그리고 뭐든 얘기. 앉으면 (재벌그룹) 얘기 뿐이에요."
두 사람 사이 친분이 깊어질 무렵 김 씨는 커피전문점 분야 세계 1위 브랜드가 자신과 녹차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고 귀띔했습니다.
엄청난 얘기에 들뜬 고 씨는 미국 샌프란시스코 출장을 함께 가자는 고 씨 제안에 응해 여행비용을 고스란히 쏟아부었습니다.
<인터뷰> 고 00(사기 피해자) : "0000(유명 커피 체인) 5천 억 짜리 왔다갔다 하는거요. 미주 투자건. 0000 (유명 커피 체인) 음료사업을 녹차 사업을 같이 한다고 저도 미국에 같이 갔어요."
그게 전부가 아니었습니다.
자신이 관여하는 재벌기업에 돈을 맡기면 수십 배로 불릴 수 있다는 달콤한 말로 유혹하기 시작했습니다.
<인터뷰> 김영일 팀장(마포경찰서 지능 팀) : "그 쪽 (재벌기업)에서 관리하는 비자금, 재무전략팀에 투자를 하면 2 년 후에 배로 늘려주겠다고 했기 때문에 투자를 한 것이다. 10억 원을 투자를 하면 20억 원으로 늘려서 주겠다고.."
빚까지 내 가며 10억 원을 마련해 김 씨에게 건넸지만 약속한 만기 2년이 지나도록 원금은커녕 이자조차 돌려받지 못했습니다.
<인터뷰> 김대동 수사관(마포경찰서 지능팀) : "피해자한테 (원금을) 준다 하고 차일피일 미뤄 왔던것이 이제 3년 정도 됬죠. 부동산을 처분해서 (변제) 한다고 하는 것도 믿을 수가 없다고 해서..."
피해가 잇따르면서 경찰이 수사에 착수했고 잠적했던 김 씨가 경찰에 붙잡히면서 사기 행각 전모가 드러났습니다.
지리산에서 녹차 사업체를 운영하던 김씨는, 근처 유명 사찰에 부유층이 드나든다는 사실을 우연히 알아내고 사기극을 꾸미기 시작했습니다.
사찰에 출입하는 사람들에게 접근해, 자신이 국내 최대 재벌기업 회장 일가족과 절친한 사이라는 소문을 퍼뜨렸습니다.
<인터뷰> 김영일 팀장(마포경찰서 지능 팀) : "실질적으로는 00그룹하고는 전혀 관계가 없는 허무맹랑한 사기사건 이었습니다."
재벌회장이 줬다는 핸드백은 물론 회장 일가족 이름으로 입금된 통장도 모두 조작한 가짜였습니다.
<인터뷰> 김대동 수사관(마포경찰서 지능팀) : "녹차사업 관련해서 납품 문제라던가 이런문제에 대해서 (재벌기업)하고 친분 관계가 있다 저쪽 (재벌기업)에서 돈도 보내준 통장도 보여주고 하니까 투자를 해도 되겠다..."
김 씨에게 속아넘어가 피해자들이 쏟아부은 거액의 금품은 주택 구입과 자녀 유학비 등에 흥청망청 탕진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인터뷰> 임 00(사기 피해자) : "이렇게 사기 친 돈으로 자기 아들 셋은 중국 유학보내고 중국에 25억 짜리 집이 있느니.. 남의 피눈물 나는 돈 다 뺏어가지고 말이야..."
경찰 조사에서 김 씨는 자신이 정상적인 투자를 받았을 뿐이며 재벌가와 친분이 있다는 말은 전혀 언급한 적이 없다고 혐의를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경찰은 재벌 회장부인과 거짓 친분을 미끼로 투자자들로부터 10억 원을 가로챈 혐의로 김 씨를 구속하고 여죄를 추궁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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