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BA 직장폐쇄로 속 타는 중국 선전

입력 2011.08.19 (1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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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니버시아드센터 주체육관 사후 활용 문제로 고심

중국 선전에서 열리는 제26회 하계 유니버시아드는 올림픽 수준 이상의 경기장 시설을 자랑한다.

그중 가장 압권은 농구 경기장으로 쓰이는 유니버시아드센터 주체육관(Main Gymnasium)이다.

지난 15일 한국과 미국 농구 대표팀의 D조 예선 3차전이 열린 이 체육관은 모든 면에서 미국프로농구(NBA) 경기장을 방불케 했다.

우선 이 경기장은 지상 4층 규모로 1만8천 명의 관중을 수용할 수 있다.

NBA에서 사용하는 대형 육각 전광판이 설치돼 하이라이트 영상 등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했고 조명과 음향 시설도 완벽했다.

버스가 지하를 자유롭게 오갈 수 있을 정도로 지하공간도 널찍하다.

선수들을 태운 전용버스는 외부 사람들과의 접촉 없이 대기실로 선수들을 안전하게 안내한다.

하드웨어뿐만만 아니라 소프트웨어 측면에서도 곳곳에 NBA적 요소를 가미했다.

장내 아나운서는 미국팀이 덩크슛에 성공할 때마다 '쇼타임(showtime)'을 연발했다.

또 미국 선수가 한국 수비수보다 더 높이 뛰어올라 림에 공을 꽂아 넣을 때는 NBA 경기에서나 들을법한 '페이셜(facial)'이라는 용어를 구사했다.

작전타임에는 치어리더들이 등장해 시원한 의상과 역동적인 율동으로 경기장 분위기를 띄웠다.

당장 NBA 경기를 치러도 손색이 없는 이 경기장은 실제로도 NBA 경기를 유치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유니버시아드를 치르는 선전시(市)는 경기장 완공 후 NBA 구단주들을 대거 초청해 시범경기 초청 의사를 타진하기도 했다.

선전시가 NBA 경기 유치에 열을 올리는 것은 NBA에 진출한 야오밍의 활약에 농구가 중국의 최고 인기스포츠로 부상했기 때문이다.

흥행 보증수표와 같은 NBA 시범경기 유치에 성공하기만 하면 NBA 규격에 맞춰 경기장을 건설하는 데 들인 천문학적인 비용을 충분히 뽑을 수 있을 것이라는 계산이 선 것이다.

여기에다 '개혁·개방의 1번지'로서의 도시 이미지를 전 세계에 널리 알리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판단도 과감한 예산 집행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NBA는 직장폐쇄에 들어간 지 한 달이 넘었지만 좀처럼 사태 해결의 실마리를 찾지 못하고 있다.

그러면서 NBA의 2011-2012 시즌 경기가 정상적으로 진행되기 어려워졌고, 선전시의 계산도 함께 어그러지고 말았다.

설상가상으로 야오밍이 올해 은퇴하면서 예전과 같은 NBA의 인기를 기대할 수 없게 됐다.

손님을 맞을 채비를 단단히 해 놓았지만 정작 칼자루를 쥔 NBA가 꿈쩍도 하지 않으면서 선전시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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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NBA 직장폐쇄로 속 타는 중국 선전
    • 입력 2011-08-19 15:23:32
    연합뉴스
유니버시아드센터 주체육관 사후 활용 문제로 고심 중국 선전에서 열리는 제26회 하계 유니버시아드는 올림픽 수준 이상의 경기장 시설을 자랑한다. 그중 가장 압권은 농구 경기장으로 쓰이는 유니버시아드센터 주체육관(Main Gymnasium)이다. 지난 15일 한국과 미국 농구 대표팀의 D조 예선 3차전이 열린 이 체육관은 모든 면에서 미국프로농구(NBA) 경기장을 방불케 했다. 우선 이 경기장은 지상 4층 규모로 1만8천 명의 관중을 수용할 수 있다. NBA에서 사용하는 대형 육각 전광판이 설치돼 하이라이트 영상 등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했고 조명과 음향 시설도 완벽했다. 버스가 지하를 자유롭게 오갈 수 있을 정도로 지하공간도 널찍하다. 선수들을 태운 전용버스는 외부 사람들과의 접촉 없이 대기실로 선수들을 안전하게 안내한다. 하드웨어뿐만만 아니라 소프트웨어 측면에서도 곳곳에 NBA적 요소를 가미했다. 장내 아나운서는 미국팀이 덩크슛에 성공할 때마다 '쇼타임(showtime)'을 연발했다. 또 미국 선수가 한국 수비수보다 더 높이 뛰어올라 림에 공을 꽂아 넣을 때는 NBA 경기에서나 들을법한 '페이셜(facial)'이라는 용어를 구사했다. 작전타임에는 치어리더들이 등장해 시원한 의상과 역동적인 율동으로 경기장 분위기를 띄웠다. 당장 NBA 경기를 치러도 손색이 없는 이 경기장은 실제로도 NBA 경기를 유치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유니버시아드를 치르는 선전시(市)는 경기장 완공 후 NBA 구단주들을 대거 초청해 시범경기 초청 의사를 타진하기도 했다. 선전시가 NBA 경기 유치에 열을 올리는 것은 NBA에 진출한 야오밍의 활약에 농구가 중국의 최고 인기스포츠로 부상했기 때문이다. 흥행 보증수표와 같은 NBA 시범경기 유치에 성공하기만 하면 NBA 규격에 맞춰 경기장을 건설하는 데 들인 천문학적인 비용을 충분히 뽑을 수 있을 것이라는 계산이 선 것이다. 여기에다 '개혁·개방의 1번지'로서의 도시 이미지를 전 세계에 널리 알리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판단도 과감한 예산 집행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NBA는 직장폐쇄에 들어간 지 한 달이 넘었지만 좀처럼 사태 해결의 실마리를 찾지 못하고 있다. 그러면서 NBA의 2011-2012 시즌 경기가 정상적으로 진행되기 어려워졌고, 선전시의 계산도 함께 어그러지고 말았다. 설상가상으로 야오밍이 올해 은퇴하면서 예전과 같은 NBA의 인기를 기대할 수 없게 됐다. 손님을 맞을 채비를 단단히 해 놓았지만 정작 칼자루를 쥔 NBA가 꿈쩍도 하지 않으면서 선전시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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