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도서 고교농구, 첫 스포츠 행사

입력 2011.08.24 (1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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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영토 동쪽 끝인 독도에서 사상 최초의 스포츠 행사가 열렸다.

대한농구협회는 24일 독도 내 선박 접안지에서 '독도 사랑 우수고교 농구대회'를 열었다.

대회는 용산고, 광신정보산업고, 경복고, 동아고 등 4개 학교가 참가해 반코트 3대3 토너먼트 경기로 진행됐다.

독도 경비부대장을 맡고 있는 강봉구 경위는 "독도 육상에서 스포츠 대회가 열린 것은 처음"이라며 "이달에 울릉도와 독도를 잇는 철인 3종 경기가 열릴 예정이었으나 날씨가 좋지 않아 취소됐다"고 설명했다.

오전 8시께 배편으로 울릉도를 출발한 선수단과 농구협회 관계자들은 2시간가량 후에 독도에 내리는 데 성공했으나 비가 내리고 바람까지 거세게 불어 경기를 진행할 수 있을지 불투명했다.

강봉구 경위에 따르면 배를 독도에 댈 수 있는 날씨는 1년에 평균 50~70일에 그칠 정도로 기상 변화가 심해 독도에 접근하는 자체가 쉽지 않다.

이날 다행히 접안에 성공했으나 독도 경비대 관계자들은 기상악화로 독도에 발이 묶일 수 있다며 우려하는 표정을 감추지 않았다.

3년 전에도 독도 농구대회를 계획됐다가 날씨가 좋지 않아 독도 해상에서 선상경기를 연 바 있는 농구협회 관계자들은 그런 우려에도 이날 경기를 강행했다.

배에 싣고온 조립식 반코트와 농구 골대를 설치하고 경기를 시작했다.

그러나 바람이 워낙 거세 선수들이 던진 슛은 허공만 가르기 일쑤였다.

선수들은 결국 골밑 슛 위주로 경기를 풀어갈 수밖에 없었고, 자유투를 얻는 것이 오히려 불리한 요인이 될 정도였다.

간간이 흩뿌린 비 때문에 코트 바닥도 미끄러웠지만 다행히 다친 선수는 나오지 않았다.

독도에서 사상 처음으로 열린 이번 농구대회에서 우승팀의 영예는 용산고가 안았다.

이종걸 농구협회장은 "그동안 몇 차례 독도에 왔는데 독도에서 할 수 있는 스포츠는 농구밖에 없겠다는 생각을 했다"며 "오늘 행사가 독도에 대한 생각을 다시 한 번 해 보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그는 "참가한 선수들도 아주 즐거운 마음으로 의미 있는 대회를 마쳤다"고 평가했다.

광신정보산업고의 이동엽 선수는 "요즘 독도 문제로 일본과의 갈등이 있는데 독도에 와서 이런 행사를 하게 돼 의미가 있었다"고 소감을 전했다.

강봉구 경위는 "독도에 부대원만 30여 명이 있는 데 모처럼 스포츠를 즐길 수 있어 좋았다"며 "기상상황이 좋지 않은데도 열심히 뛰는 선수들의 열정이 많은 힘이 됐다"고 말했다.

이번 행사에는 4개 학교 선수단과 협회 임원, 방송 기술팀 등 74명이 참가했다.

대한체육회 인터넷 방송(Ksports)이 인터넷으로 생중계했다.

농구협회는 이날 행사에 사용한 조립식 반코트와 농구 골대를 울릉도 해군부대에 기증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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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독도서 고교농구, 첫 스포츠 행사
    • 입력 2011-08-24 15:14:54
    연합뉴스
대한민국 영토 동쪽 끝인 독도에서 사상 최초의 스포츠 행사가 열렸다. 대한농구협회는 24일 독도 내 선박 접안지에서 '독도 사랑 우수고교 농구대회'를 열었다. 대회는 용산고, 광신정보산업고, 경복고, 동아고 등 4개 학교가 참가해 반코트 3대3 토너먼트 경기로 진행됐다. 독도 경비부대장을 맡고 있는 강봉구 경위는 "독도 육상에서 스포츠 대회가 열린 것은 처음"이라며 "이달에 울릉도와 독도를 잇는 철인 3종 경기가 열릴 예정이었으나 날씨가 좋지 않아 취소됐다"고 설명했다. 오전 8시께 배편으로 울릉도를 출발한 선수단과 농구협회 관계자들은 2시간가량 후에 독도에 내리는 데 성공했으나 비가 내리고 바람까지 거세게 불어 경기를 진행할 수 있을지 불투명했다. 강봉구 경위에 따르면 배를 독도에 댈 수 있는 날씨는 1년에 평균 50~70일에 그칠 정도로 기상 변화가 심해 독도에 접근하는 자체가 쉽지 않다. 이날 다행히 접안에 성공했으나 독도 경비대 관계자들은 기상악화로 독도에 발이 묶일 수 있다며 우려하는 표정을 감추지 않았다. 3년 전에도 독도 농구대회를 계획됐다가 날씨가 좋지 않아 독도 해상에서 선상경기를 연 바 있는 농구협회 관계자들은 그런 우려에도 이날 경기를 강행했다. 배에 싣고온 조립식 반코트와 농구 골대를 설치하고 경기를 시작했다. 그러나 바람이 워낙 거세 선수들이 던진 슛은 허공만 가르기 일쑤였다. 선수들은 결국 골밑 슛 위주로 경기를 풀어갈 수밖에 없었고, 자유투를 얻는 것이 오히려 불리한 요인이 될 정도였다. 간간이 흩뿌린 비 때문에 코트 바닥도 미끄러웠지만 다행히 다친 선수는 나오지 않았다. 독도에서 사상 처음으로 열린 이번 농구대회에서 우승팀의 영예는 용산고가 안았다. 이종걸 농구협회장은 "그동안 몇 차례 독도에 왔는데 독도에서 할 수 있는 스포츠는 농구밖에 없겠다는 생각을 했다"며 "오늘 행사가 독도에 대한 생각을 다시 한 번 해 보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그는 "참가한 선수들도 아주 즐거운 마음으로 의미 있는 대회를 마쳤다"고 평가했다. 광신정보산업고의 이동엽 선수는 "요즘 독도 문제로 일본과의 갈등이 있는데 독도에 와서 이런 행사를 하게 돼 의미가 있었다"고 소감을 전했다. 강봉구 경위는 "독도에 부대원만 30여 명이 있는 데 모처럼 스포츠를 즐길 수 있어 좋았다"며 "기상상황이 좋지 않은데도 열심히 뛰는 선수들의 열정이 많은 힘이 됐다"고 말했다. 이번 행사에는 4개 학교 선수단과 협회 임원, 방송 기술팀 등 74명이 참가했다. 대한체육회 인터넷 방송(Ksports)이 인터넷으로 생중계했다. 농구협회는 이날 행사에 사용한 조립식 반코트와 농구 골대를 울릉도 해군부대에 기증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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