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적 파문’ 사샤, 잡음 씻어낸 속죄포

입력 2011.08.24 (2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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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축구 성남 일화의 외국인 주장 사샤 오그네노프스키(32·호주)가 이적 파문으로 빚은 잡음을 한 번에 씻어낸 '속죄포'로 팀의 FA컵 결승행을 이끌었다.

사샤는 24일 성남 탄천종합운동장에서 열린 포항 스틸러스와의 2011 하나은행 FA컵 준결승에서 풀타임을 뛰면서 전반 39분 선제 결승골을 뽑아내 팀의 3-0 완승에 주인공이 됐다.

이날은 팀의 영웅이 됐지만 최근 몇 주간 사샤는 성남에 있어 '애증' 그 자체였다.

K리그 최초로 외국인으로 주장 완장을 찰 정도로 팀에서 신뢰가 두터웠던 그가 지난달 FC서울로 이적을 시도했다가 불발된 사건 때문이다.

2009년 신태용 감독이 직접 영입해 성남 유니폼을 입은 사샤는 용병 선수 중에서 K리그에서 연착륙한 선수로 손꼽혔다.

지난해에는 성남을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정상으로 이끌며 AFC 올해의 선수로 뽑히는 등 만개한 기량을 뽐냈다.

신 감독도 사샤의 헌신적인 플레이에 만족하며 그가 2012년 12월 이전에 유럽으로 이적하면 바이아웃 금액도 낮춰줄 계획까지 세웠다.

하지만 사샤가 FC서울로 이적을 시도하자 팀은 충격에 빠졌다.

신 감독은 "사샤를 보기도 싫다"며 불편한 심기를 감추지 않았고, 팬들도 경기장에서 사샤에 야유를 보냈다.

결국 사샤는 지난 18일 구단 페이스북을 통해 "이적 문제로 팬들께 실망을 안겨 드려 죄송하다. FA컵에서 우승해 팬들이 주신 사랑에 보답하겠다"며 직접 손으로 쓴 사과 편지를 공개했다.

사샤의 각오는 말로만 끝나지 않았다.

이날 FA컵 준결승에 나선 사샤는 무실점 수비와 함께 전반 39분 상대 골키퍼가 쳐낸 조동건의 슈팅을 재차 밀어 넣어 팀의 첫 골까지 빚어내는 등 최고의 활약을 펼쳤다.

한동안 사샤에 대해서는 별다른 언급을 하지 않던 신 감독도 사샤의 이런 활약에 만족을 표했다.

신 감독은 "사샤가 그동안 승승장구하면서 '나는 최고'라는 생각에 다소 건방진 모습도 있었는데 이적 문제를 겪으면서 그런 태도가 쑥 들어갔다. 흔들리던 경기력도 다시 좋아지고 훈련할 때도 헌신적인 모습을 보여주는 등 정말 잘 해주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오늘도 마지막까지 집중해서 이길 수 있도록 선수들을 이끌라고 여러 가지 주문을 했는데 자기 임무를 완벽하게 소화해냈다"고 칭찬했다.

뒤를 이어 인터뷰장에 들어선 사샤는 "최근 이적 문제로 불미스러운 일이 있긴 했지만 프로 선수로서 운동장에서는 100%의 기량을 발휘하려고 했다"며 "성남이라는 팀을 정말 사랑한다. 남은 계약기간까지 온 힘을 다해 노력하는 모습을 보이겠다"고 강조했다.

인터뷰 도중 FA컵 결승 상대가 수원으로 전해졌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사샤는 "2009년 대회 때 결승에서 수원에 당한 패배를 반드시 되갚겠다"고 의지를 다졌다.

그는 "시즌 초반에는 팀에 젊은 선수가 많다 보니 75분간 잘하다가 막판 15분에 패하는 경우가 잦았는데 이제는 경험이 쌓여 90분 내내 집중할 수 있다"며 "반드시 FA컵에서 우승해 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출전권을 따내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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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적 파문’ 사샤, 잡음 씻어낸 속죄포
    • 입력 2011-08-24 23:16:54
    연합뉴스
프로축구 성남 일화의 외국인 주장 사샤 오그네노프스키(32·호주)가 이적 파문으로 빚은 잡음을 한 번에 씻어낸 '속죄포'로 팀의 FA컵 결승행을 이끌었다. 사샤는 24일 성남 탄천종합운동장에서 열린 포항 스틸러스와의 2011 하나은행 FA컵 준결승에서 풀타임을 뛰면서 전반 39분 선제 결승골을 뽑아내 팀의 3-0 완승에 주인공이 됐다. 이날은 팀의 영웅이 됐지만 최근 몇 주간 사샤는 성남에 있어 '애증' 그 자체였다. K리그 최초로 외국인으로 주장 완장을 찰 정도로 팀에서 신뢰가 두터웠던 그가 지난달 FC서울로 이적을 시도했다가 불발된 사건 때문이다. 2009년 신태용 감독이 직접 영입해 성남 유니폼을 입은 사샤는 용병 선수 중에서 K리그에서 연착륙한 선수로 손꼽혔다. 지난해에는 성남을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정상으로 이끌며 AFC 올해의 선수로 뽑히는 등 만개한 기량을 뽐냈다. 신 감독도 사샤의 헌신적인 플레이에 만족하며 그가 2012년 12월 이전에 유럽으로 이적하면 바이아웃 금액도 낮춰줄 계획까지 세웠다. 하지만 사샤가 FC서울로 이적을 시도하자 팀은 충격에 빠졌다. 신 감독은 "사샤를 보기도 싫다"며 불편한 심기를 감추지 않았고, 팬들도 경기장에서 사샤에 야유를 보냈다. 결국 사샤는 지난 18일 구단 페이스북을 통해 "이적 문제로 팬들께 실망을 안겨 드려 죄송하다. FA컵에서 우승해 팬들이 주신 사랑에 보답하겠다"며 직접 손으로 쓴 사과 편지를 공개했다. 사샤의 각오는 말로만 끝나지 않았다. 이날 FA컵 준결승에 나선 사샤는 무실점 수비와 함께 전반 39분 상대 골키퍼가 쳐낸 조동건의 슈팅을 재차 밀어 넣어 팀의 첫 골까지 빚어내는 등 최고의 활약을 펼쳤다. 한동안 사샤에 대해서는 별다른 언급을 하지 않던 신 감독도 사샤의 이런 활약에 만족을 표했다. 신 감독은 "사샤가 그동안 승승장구하면서 '나는 최고'라는 생각에 다소 건방진 모습도 있었는데 이적 문제를 겪으면서 그런 태도가 쑥 들어갔다. 흔들리던 경기력도 다시 좋아지고 훈련할 때도 헌신적인 모습을 보여주는 등 정말 잘 해주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오늘도 마지막까지 집중해서 이길 수 있도록 선수들을 이끌라고 여러 가지 주문을 했는데 자기 임무를 완벽하게 소화해냈다"고 칭찬했다. 뒤를 이어 인터뷰장에 들어선 사샤는 "최근 이적 문제로 불미스러운 일이 있긴 했지만 프로 선수로서 운동장에서는 100%의 기량을 발휘하려고 했다"며 "성남이라는 팀을 정말 사랑한다. 남은 계약기간까지 온 힘을 다해 노력하는 모습을 보이겠다"고 강조했다. 인터뷰 도중 FA컵 결승 상대가 수원으로 전해졌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사샤는 "2009년 대회 때 결승에서 수원에 당한 패배를 반드시 되갚겠다"고 의지를 다졌다. 그는 "시즌 초반에는 팀에 젊은 선수가 많다 보니 75분간 잘하다가 막판 15분에 패하는 경우가 잦았는데 이제는 경험이 쌓여 90분 내내 집중할 수 있다"며 "반드시 FA컵에서 우승해 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출전권을 따내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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