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냐, 대구 육상 첫 날 ‘메달 싹쓸이’

여자 마라톤·10,000m서 금·은·동 독식

김국영 100m서 실격..한국 선수들 부진



제13회 대구세계육상선수권대회 첫날의 메달은 아프리카 대륙의 케냐가 모두 가져갔다.



케냐는 9일간의 열전이 시작된 27일 여자 마라톤과 여자 10,000m에서 금·은· 동메달 6개를 모두 휩쓸었다.



이날 오전 9시 이번 대회 첫 경기로 시작된 여자 마라톤에서 케냐의 철각 에드나 키플라갓(32)은 대구 시내를 도는 42.195㎞ 풀코스에서 2시간28분43초의 기록으로 결승선을 통과해 생애 처음 메이저대회에서 우승하는 기쁨을 누렸다.



경찰관인 키플라갓은 주로 트랙 장거리나 하프마라톤에서 활약하다가 마라톤으로 전향한 뒤 두 번째 풀코스 완주에서 정상에 오르는 기량을 뽐냈다.



키플라갓의 팀 동료인 프리스카 제프투(27·2시간29분00초)와 샤론 체로프(27·2시간29분14초)도 은메달과 동메달을 목에 걸어 육상 강국 케냐의 위용을 과시했다.



이날 오후 9시 대구 스타디움에서 열린 여자 10,000m에서도 케냐의 비비안 체루이요트(28)가 30분48초98의 개인 최고기록으로 가장 먼저 결승선을 통과했다.



체루이요트는 지난 대회 이 종목 금메달리스트였던 팀 동료 리넷 마사이(22·30분53초59)를 3위로 밀어내고 새로운 장거리 여왕으로 등극했다.



2위와 4위도 각각 케냐의 샐리 킵예고(26·30분50초04)와 프리스카 체로노(31·30분56초43)가 차지해 케냐가 이 종목 1~4위를 독식했다.



세계 대회에서 여자 10,000ｍ를 한 나라가 석권하기는 에티오피아(2001년·2005년)에 이어 케냐가 두 번째다.



반면 개최국 한국은 대회 첫날부터 우울한 하루를 보냈다.



한국 육상 남자 100ｍ의 자존심 김국영(20·안양시청)은 100m 자격 예선 레이스에서 부정출발로 실격돼 제대로 달려보지도 못하고 눈물을 흘렸다.



김국영은 출발 총성이 울리기 전 다리가 떨리듯 약간 움직여 국제육상경기연맹(IAAF) 규정에 따라 실격처리됐다.



여자 마라톤에서는 정윤희(28)·최보라(20)·박정숙(31·이상 대구은행), 김성은(22)·이숙정(20·이상 삼성전자)이 출전해 번외 종목인 단체전 메달을 기대했지만 모두 중하위권으로 떨어져 목표 달성에 실패했다.



남자 장대높이뛰기 예선에 출전한 김유석(29·대구시청)도 자신의 최고기록인 5ｍ66에 한참 모자란 5ｍ35를 넘지 못하고 조기 탈락했다.



지난해 광저우 아시안게임 여자 멀리뛰기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던 정순옥(28·안동시청)과 남자 해머던지기의 이윤철(29·울산시청)도 결선 진출의 벽을 넘지 못했다.



그나마 여자 100ｍ 자격예선에 출전했던 정혜림(24·구미시청)이 11초90을 찍고 조 1위로 본선 1라운드에 진출해 한국선수단의 체면을 가까스로 살렸다.



한국은 대회 둘째 날인 28일 오전 9시 김현섭(26·삼성전자)이 대구 국채보상운동기념공원을 출발해 한일극장, 공평네거리를 돌아 출발점으로 다시 돌아오는 남자 20㎞ 경보에 출전해 톱10 진입을 노린다.



이번 대회 최고의 스타 우사인 볼트(25·자메이카)는 남자 100ｍ 1라운드에서 10초10의 기록으로 가볍게 1위를 차지해 준결승에 진출했다.



준결승은 대회 둘째 날인 28일 오후 6시30분, 결승전은 오후 8시45분 열린다.



한편 대회 조직위는 27일 오후 6시30분부터 1시간15분 동안 성대한 개회식을 열어 전 세계 202개국에서 온 선수단을 환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