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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금체불↑상여금↓…근로자들 ‘추석이 괴롭다’
입력 2011.08.28 (09:23) 연합뉴스
두둑한 상여금 챙겨주는 대기업은 '딴나라 얘기'

체감경기 악화에 따른 기업들의 실적 저조로 추석을 앞둔 근로자들의 시름이 깊다.

임금을 제때 받지 못하는 것은 물론 상여금 사정도 예년만 같지 못하기 때문이다.

특히 지갑이 얇아진 근로자들은 부모님 선물 구입은 커녕 고향 갈 엄두조차 나지 않는다고 푸념하고 있다.

◇체불 임금에 시달리는 근로자들

임금 지급이 몇 달째 밀리면서 명절이 반갑지 않은 근로자들이 많다.

밀린 월급을 달라고 외쳐보지만, 회사는 자금 사정이 좋지 않다며 기다려달라는 말만 되풀이하고 있다.

대전 대덕구 문평동의 선박부품 제조회사에 다니던 A(30)씨는 추석을 앞두고 우울하기만 하다.

지난 7월 업체의 부도로 일자리를 잃은 그는 엎친 데 덮친 격으로 3개월간 밀린 임금 500여만 원까지 받지 못하게 된 것이다.

혼자 끙끙 앓던 A씨는 대전고용노동청에 'SOS'를 요청했다.

A씨는 28일 "고향(충남 서산)에 내려갈 엄두도 나지 않아 도움을 청하게 됐다"고 말했다.

올해 대전ㆍ충청지역에서는 지난달 말까지 모두 1만 6천여 명이 임금 587억여 원을 받지 못한 것으로 집계됐다.

올 들어 7월까지 인천지역에서 발생한 체불 임금 규모는 총 422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303억 원보다 39.2%(119억원) 늘었다.

피해 근로자 수는 8천721명에서 1만 872명으로 24.6%(2천151명)가 늘었다.

지난달 말 현재 광주와 나주, 화순, 영광, 함평, 구례, 곡성 등 광주고용노동청 관할 지역 체불 임금은 10억 6천만 원이며, 근로자 276명이 급여를 받지 못하고 있다.

김모(43)씨는 광주의 한 농산물 인증업체에서 지난해 1월부터 일을 했지만, 급여가 4개월 이상 밀리자 금년 3월 일을 그만뒀다. 그가 받지 못한 임금은 5개월치 급여와 상여금, 퇴직금을 포함해 1천600여만 원에 달한다.

김씨는 "운영 중인 회사에서 계속 급여를 안 주니 야속하다. 월급을 언제 받을지 몰라 항상 생활비 불안에 시달리고 있다. 추석에 고향에 갈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한숨을 쉬었다.

또 올해 들어 지난 7월까지 울산지역에서 발생한 체불 임금은 1천561개 사업장에 총 129억원(체불 근로자 3천486명)으로 지난해 125억원(3천130명) 보다 늘었다.

추석을 앞두고 임금 체불 관련 민원이 늘어나면서 각 지방노동청은 체불임금 청산 전담반을 꾸려 '추석맞이 체불임금 청산 집중지도'에 나선다.

김동주 울산노동지청 근로감독관은 "추석 직전에 직장을 그만두고 밀린 임금을 받지 못하는 어려운 사정에 처한 근로자들도 있어 안타깝다"며 "사업주들에게는 적은 돈일 수 있지만 근로자들에게는 소중하고 큰돈"이라고 말했다.

각 지방노동청은 고의로 재산을 숨기고 도주하는 등의 악덕ㆍ상습 임금 체불 사업주에 대해서는 엄정하게 처벌할 방침이다.

◇상여금 예년보다 줄 듯

기업들의 자금 사정이 어려워지면서 일부 잘 나가는 대기업을 제외하곤 올해 근로자들의 상여금도 예년 수준에 못 미칠 것이라는 게 기업 관계자들의 얘기다.

기업들은 추석 상여금을 지급하지 못하는 이유로 대부분 지급 여력 부족, 회사 경영난을 꼽고 있다.

상여금을 주지 못하는 기업들은 원자재 가격 상승, 매출 감소, 판매대금 회수 지연 등으로 자금 사정이 넉넉하지 못하다며 근로자들에게 `고통 분담'을 주문하고 있다.

경기도 부천지역은 추석 상여금을 지급하는 중소기업 숫자가 작년보다 감소했다.

부천상공회의소가 지역 내 144개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상여금 지급 기업은 작년(69.8%) 보다 3.1% 감소한 66.7%로 나타났다.

인천의 모 제조업체 대표 김모(45)씨는 "경기가 어려워 월급을 제때 챙겨주기도 바쁘다. 넉넉하게 챙겨주고 싶은 마음이야 늘 굴뚝같지만, 올해 추석 상여금 지급은 힘들 것 같다"고 말했다.

울산의 경우 대기업은 상여금 지급 규모가 줄어들거나 중단되지는 않겠지만 중소기업은 상여금 지급 상황이 여의치 않을 것으로 업계는 예상했다.

그나마 여유가 있는 기업이 최소 50∼100% 수준의 상여금을 지급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백재효 울산상공회의소 경제조사팀장은 "대기업은 성과가 좋아 추석 격려금 등도 많이 지급할 것 같지만 중소기업은 경기 영향을 받아 지난해보다 상황이 못한 것 같다"고 전했다.

실제 현대자동차 노사는 올해 임금과 단체협약 합의안에 따라 추석 전에 1인당 역대 최대 성과ㆍ격려금(통상급 기준 100%+700만원)인 900만∼1천만 원을 챙긴다.

이종길 중소기업중앙회 울산지부장은 "중소기업들의 대출이 늘고 이자연체 등의 사례가 잇따르고 있어 상황이 좋지 않은 것 같다"며 "2,3차 협력업체 중소기업 사정이 더 어려운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 임금체불↑상여금↓…근로자들 ‘추석이 괴롭다’
    • 입력 2011-08-28 09:23:16
    연합뉴스
두둑한 상여금 챙겨주는 대기업은 '딴나라 얘기'

체감경기 악화에 따른 기업들의 실적 저조로 추석을 앞둔 근로자들의 시름이 깊다.

임금을 제때 받지 못하는 것은 물론 상여금 사정도 예년만 같지 못하기 때문이다.

특히 지갑이 얇아진 근로자들은 부모님 선물 구입은 커녕 고향 갈 엄두조차 나지 않는다고 푸념하고 있다.

◇체불 임금에 시달리는 근로자들

임금 지급이 몇 달째 밀리면서 명절이 반갑지 않은 근로자들이 많다.

밀린 월급을 달라고 외쳐보지만, 회사는 자금 사정이 좋지 않다며 기다려달라는 말만 되풀이하고 있다.

대전 대덕구 문평동의 선박부품 제조회사에 다니던 A(30)씨는 추석을 앞두고 우울하기만 하다.

지난 7월 업체의 부도로 일자리를 잃은 그는 엎친 데 덮친 격으로 3개월간 밀린 임금 500여만 원까지 받지 못하게 된 것이다.

혼자 끙끙 앓던 A씨는 대전고용노동청에 'SOS'를 요청했다.

A씨는 28일 "고향(충남 서산)에 내려갈 엄두도 나지 않아 도움을 청하게 됐다"고 말했다.

올해 대전ㆍ충청지역에서는 지난달 말까지 모두 1만 6천여 명이 임금 587억여 원을 받지 못한 것으로 집계됐다.

올 들어 7월까지 인천지역에서 발생한 체불 임금 규모는 총 422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303억 원보다 39.2%(119억원) 늘었다.

피해 근로자 수는 8천721명에서 1만 872명으로 24.6%(2천151명)가 늘었다.

지난달 말 현재 광주와 나주, 화순, 영광, 함평, 구례, 곡성 등 광주고용노동청 관할 지역 체불 임금은 10억 6천만 원이며, 근로자 276명이 급여를 받지 못하고 있다.

김모(43)씨는 광주의 한 농산물 인증업체에서 지난해 1월부터 일을 했지만, 급여가 4개월 이상 밀리자 금년 3월 일을 그만뒀다. 그가 받지 못한 임금은 5개월치 급여와 상여금, 퇴직금을 포함해 1천600여만 원에 달한다.

김씨는 "운영 중인 회사에서 계속 급여를 안 주니 야속하다. 월급을 언제 받을지 몰라 항상 생활비 불안에 시달리고 있다. 추석에 고향에 갈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한숨을 쉬었다.

또 올해 들어 지난 7월까지 울산지역에서 발생한 체불 임금은 1천561개 사업장에 총 129억원(체불 근로자 3천486명)으로 지난해 125억원(3천130명) 보다 늘었다.

추석을 앞두고 임금 체불 관련 민원이 늘어나면서 각 지방노동청은 체불임금 청산 전담반을 꾸려 '추석맞이 체불임금 청산 집중지도'에 나선다.

김동주 울산노동지청 근로감독관은 "추석 직전에 직장을 그만두고 밀린 임금을 받지 못하는 어려운 사정에 처한 근로자들도 있어 안타깝다"며 "사업주들에게는 적은 돈일 수 있지만 근로자들에게는 소중하고 큰돈"이라고 말했다.

각 지방노동청은 고의로 재산을 숨기고 도주하는 등의 악덕ㆍ상습 임금 체불 사업주에 대해서는 엄정하게 처벌할 방침이다.

◇상여금 예년보다 줄 듯

기업들의 자금 사정이 어려워지면서 일부 잘 나가는 대기업을 제외하곤 올해 근로자들의 상여금도 예년 수준에 못 미칠 것이라는 게 기업 관계자들의 얘기다.

기업들은 추석 상여금을 지급하지 못하는 이유로 대부분 지급 여력 부족, 회사 경영난을 꼽고 있다.

상여금을 주지 못하는 기업들은 원자재 가격 상승, 매출 감소, 판매대금 회수 지연 등으로 자금 사정이 넉넉하지 못하다며 근로자들에게 `고통 분담'을 주문하고 있다.

경기도 부천지역은 추석 상여금을 지급하는 중소기업 숫자가 작년보다 감소했다.

부천상공회의소가 지역 내 144개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상여금 지급 기업은 작년(69.8%) 보다 3.1% 감소한 66.7%로 나타났다.

인천의 모 제조업체 대표 김모(45)씨는 "경기가 어려워 월급을 제때 챙겨주기도 바쁘다. 넉넉하게 챙겨주고 싶은 마음이야 늘 굴뚝같지만, 올해 추석 상여금 지급은 힘들 것 같다"고 말했다.

울산의 경우 대기업은 상여금 지급 규모가 줄어들거나 중단되지는 않겠지만 중소기업은 상여금 지급 상황이 여의치 않을 것으로 업계는 예상했다.

그나마 여유가 있는 기업이 최소 50∼100% 수준의 상여금을 지급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백재효 울산상공회의소 경제조사팀장은 "대기업은 성과가 좋아 추석 격려금 등도 많이 지급할 것 같지만 중소기업은 경기 영향을 받아 지난해보다 상황이 못한 것 같다"고 전했다.

실제 현대자동차 노사는 올해 임금과 단체협약 합의안에 따라 추석 전에 1인당 역대 최대 성과ㆍ격려금(통상급 기준 100%+700만원)인 900만∼1천만 원을 챙긴다.

이종길 중소기업중앙회 울산지부장은 "중소기업들의 대출이 늘고 이자연체 등의 사례가 잇따르고 있어 상황이 좋지 않은 것 같다"며 "2,3차 협력업체 중소기업 사정이 더 어려운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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