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보르친, ‘경보 황제’ 입지 재확인

입력 2011.08.28 (11:53)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러시아의 경보 최강자 발레리 보르친(25)이 세계선수권대회 2연패를 달성하며 '경보 황제'의 입지를 다시 확인했다.

 


보르친은 28일 대구 시내에서 열린 남자 경보 20㎞에서 1시간19분56초의 기록으로 블라디미르 카나야킨(러시아·1시간20분27초)을 멀찍이 따돌리고 우승했다.



보르친은 2008년 베이징 올림픽과 2009년 세계선수권대회를 연달아 제패해 세계 최강자로 군림하는 선수다.



특히 남미의 경보 강국인 에콰도르에 잠시 빼앗겼던 남자 경보 20㎞의 자존심을 러시아에 되찾아줬다는 평가를 듣는다.



보르친은 여러 차례 종목을 바꾼 끝에 경보에 정착한 선수다.



열 살이 될 무렵 역도를 시작한 보르친은 100일도 채 지나지 않아 손에서 역기를 놓고 육상 트랙으로 발을 옮겼다.



지구력과 인내력이 뛰어나 3,000m와 5,000m에 집중했던 보르친은 2002년 뜻밖의 무릎 부상을 겪으면서 달리기에서 걷기로 다시 방향을 틀었다.



달리기보다 통증이 덜한 종목으로 옮겨가자 비로소 선수 생활의 황금기가 찾아왔다.



보르친은 17세의 늦은 나이에 뒤늦게 경보에 입문했음에도 3년 만인 2006년 유럽선수권에서 2위에 오르며 '경보 지존'의 탄생을 알렸다.



그해 러시아선수권에서는 우승을 차지해 단숨에 유망주로 떠오른 보르친은 2년 뒤 베이징 올림픽에서 살인적인 무더위를 이겨내고 마침내 세계 정상에 섰다.



특히 제퍼슨 페레스(에콰도르)와 프란시스코 페르난데스(스페인) 등 보르친 이전에 20㎞ 경보 우승을 다투던 이들을 모두 물리치고 조국 러시아에 '경보 강국'의 명예를 되돌려줬다.



페레스와 페르난데스는 패배를 깨끗이 인정하고 각각 은퇴와 50㎞ 전향을 선언했고, 보르친은 완벽한 '독주 체제'를 갖출 수 있었다.



이듬해 베를린 세계선수권대회에서 가볍게 정상에 오르는 등 2008년 5월 이후 한 차례도 패하지 않고 연승 행진을 달렸다.



보르친은 지난해 잔 부상과 컨디션 난조에 시달려 대회에 출전하지 않은 채 재활에 집중했다.



올해 4월 챌린지 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해 부활을 알리긴 했으나 여전히 전성기의 기록까지 성적을 끌어올리지는 못한 상태였다.



그러나 이런 악조건에도 불구하고 보르친은 2연패에 성공해 '황제'의 실력이 건재하다는 것을 알렸다.



보르친은 "예상보다 습도가 높아 어려운 레이스를 했다"면서 "최대한 편하게 걸으면서 선두권과 차이가 벌어지지 않도록 신경을 썼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해 부상을 딛고 공식적인 복귀전이었기에 조심스러웠다. 하지만 러시아 속담에 '위험을 감수하지 않으면 마지막에 샴페인을 들이켤 수 없다'고 했다"며 챔피언의 자존심을 드러냈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러 보르친, ‘경보 황제’ 입지 재확인
    • 입력 2011-08-28 11:53:28
    연합뉴스

 러시아의 경보 최강자 발레리 보르친(25)이 세계선수권대회 2연패를 달성하며 '경보 황제'의 입지를 다시 확인했다.
 

보르친은 28일 대구 시내에서 열린 남자 경보 20㎞에서 1시간19분56초의 기록으로 블라디미르 카나야킨(러시아·1시간20분27초)을 멀찍이 따돌리고 우승했다.

보르친은 2008년 베이징 올림픽과 2009년 세계선수권대회를 연달아 제패해 세계 최강자로 군림하는 선수다.

특히 남미의 경보 강국인 에콰도르에 잠시 빼앗겼던 남자 경보 20㎞의 자존심을 러시아에 되찾아줬다는 평가를 듣는다.

보르친은 여러 차례 종목을 바꾼 끝에 경보에 정착한 선수다.

열 살이 될 무렵 역도를 시작한 보르친은 100일도 채 지나지 않아 손에서 역기를 놓고 육상 트랙으로 발을 옮겼다.

지구력과 인내력이 뛰어나 3,000m와 5,000m에 집중했던 보르친은 2002년 뜻밖의 무릎 부상을 겪으면서 달리기에서 걷기로 다시 방향을 틀었다.

달리기보다 통증이 덜한 종목으로 옮겨가자 비로소 선수 생활의 황금기가 찾아왔다.

보르친은 17세의 늦은 나이에 뒤늦게 경보에 입문했음에도 3년 만인 2006년 유럽선수권에서 2위에 오르며 '경보 지존'의 탄생을 알렸다.

그해 러시아선수권에서는 우승을 차지해 단숨에 유망주로 떠오른 보르친은 2년 뒤 베이징 올림픽에서 살인적인 무더위를 이겨내고 마침내 세계 정상에 섰다.

특히 제퍼슨 페레스(에콰도르)와 프란시스코 페르난데스(스페인) 등 보르친 이전에 20㎞ 경보 우승을 다투던 이들을 모두 물리치고 조국 러시아에 '경보 강국'의 명예를 되돌려줬다.

페레스와 페르난데스는 패배를 깨끗이 인정하고 각각 은퇴와 50㎞ 전향을 선언했고, 보르친은 완벽한 '독주 체제'를 갖출 수 있었다.

이듬해 베를린 세계선수권대회에서 가볍게 정상에 오르는 등 2008년 5월 이후 한 차례도 패하지 않고 연승 행진을 달렸다.

보르친은 지난해 잔 부상과 컨디션 난조에 시달려 대회에 출전하지 않은 채 재활에 집중했다.

올해 4월 챌린지 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해 부활을 알리긴 했으나 여전히 전성기의 기록까지 성적을 끌어올리지는 못한 상태였다.

그러나 이런 악조건에도 불구하고 보르친은 2연패에 성공해 '황제'의 실력이 건재하다는 것을 알렸다.

보르친은 "예상보다 습도가 높아 어려운 레이스를 했다"면서 "최대한 편하게 걸으면서 선두권과 차이가 벌어지지 않도록 신경을 썼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해 부상을 딛고 공식적인 복귀전이었기에 조심스러웠다. 하지만 러시아 속담에 '위험을 감수하지 않으면 마지막에 샴페인을 들이켤 수 없다'고 했다"며 챔피언의 자존심을 드러냈다.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