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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출 추가 규제 움직임에 은행권 ‘반발’
입력 2011.08.31 (06:19) 수정 2011.08.31 (15:57) 연합뉴스
가계대출이 `비정상적으로' 급증하면서 금융당국이 추가적인 규제를 검토하자 은행들이 반발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당국의 추가 규제에 대한 부정적 의견이 나오고 있다. 급증한 가계대출에 대한 단기 처방은 필요하지만, 은행의 자금중개 기능을 위축시킬 수 있는 예대율 규제 강화는 신중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가계대출 규제 강화‥은행권 불만 여전

31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금융감독당국은 은행들의 가계대출 축소 노력에도 불구하고 가계자금 비수기인 이달 가계대출이 눈에 띄게 급증하자 추가대책을 검토하고 있다.

여러 금융기관에서 주택담보대출을 중복해서 받은 경우 등을 고위험 대출로 간주, 이에 대한 위험가중치를 상향 조정함으로써 충당금을 더 쌓도록 해 공급 측면에서 간접적으로 규제하는 방안이 가장 유력시된다.

이와 함께 가계대출 증가율의 적절한 기준(가이드라인)을 설정한 뒤 기준치 이상의 가계대출 증가분 가운데 일부를 대손준비금 외에 추가 준비금으로 쌓도록 하는 방안도 고려된다.

다만 예대율(예수금 대비 대출금 비율) 한도를 90%대로 낮추는 방안은 현재로선 전혀 고려되지 않고 있다는 게 당국의 설명이다. 예대율을 섣불리 낮추면 자칫 기업대출마저 위축돼 부작용이 발생할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최근 신동규 은행연합회장이 "(가계대출 증가액 가이드라인인) 0.6%가 만고강산의 진리냐"라며 유연한 대책을 요구하고 각 금융지주사 회장들도 가계대출 대책을 은행 자율에 맡기라고 요구하는 등 추가 규제에 대해 은행권이 반발할 기미를 보이고 있다.

가계대출 증가분 중 일부에 대해 추가 준비금을 쌓는 방안에 대해서도 준비금 확대로 비용 부담이 늘어나면 가계에 전가될 수 있어 신중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은행권 관계자는 "일부 은행의 총수신이 200조원을 넘어선 상태에서 추가로 수신을 큰 폭으로 늘리기는 어렵다"며 "억지로 예대율을 낮추려고 수신 금리를 낮추고 대출 금리를 높이면 서민 가계와 중소기업의 이자 부담이 커질 수 있으며, 준비금 확대 역시 서민 부담을 가중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미시대응 바람직" vs "가계부채 우려 과도"

전문가들은 가계대출이 단기적으로 급증한 만큼 우선 당국의 미시적인 처방이 필요하다는 견해를 보였다.

장기적으로는 전세난 해결과 함께 기준금리 인상 등도 검토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삼성경제연구소 전효찬 수석연구원은 "금융당국이 당장 비정상적인 대출 증가세를 억제하겠다는 미시적 대응 방향은 맞지만 항상 쓸 수 있는 카드가 아니다"라며 "중장기적으로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과 전세난 해결도 방법이지만 경제 전반에 미칠 파장이나 단기적인 효과 등을 고려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금융연구원 이병윤 연구위원도 "중소기업 자금공급을 위축시킬 수 있는 예대율 규제보단 가계대출에 대한 위험가중치를 높이거나 준비금을 추가 적립하는 방안 등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지나친 대출 규제가 은행의 자금중개 기능을 위축시킬 수 있다는 우려도 있었다.

금융연구원에 따르면 작년말 명목 국내총생산(GDP) 대비 일반은행의 총대출과 중소기업대출 비중은 각각 64.5%와 23.7%로 2007∼2009년보다 크게 하락해 자금중개 기능이 약화됐다. 총대출 증가율은 2009년에 명목 GDP 증가율 아래로 떨어졌고 작년에는 격차가 커졌다.

해외 투자은행(IB) 사이에서는 당국의 가계부채에 대한 우려가 과도하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BNP파리바는 최근 한 보고서에서 "총 고용에서 약 25%를 차지하는 자영업에 대한 은행 대출이 기업대출이 아닌 가계대출로 분류되는 점을 감안할 때 한은이 발표한 가계대출 규모는 과대평가됐다"며 "가계의 금융부채 대비 자산비율이 높은 점과 잉여현금 흐름 등을 고려하면 국내 가계의 자산건전성은 여전히 견조한 상태"라고 주장했다.

BNP파리바는 "1분기말 가계의 금융자산이 2천220조원으로 급증해 금융부채 대비 금융자산 비율이 221%를 기록했으며, 실물 자산까지 포함하면 비율은 640%에 달했다"며 "가처분소득 대비 잉여현금 비율이 2002년 신용카드 사태를 제외하고 대체로 플러스를 기록했고 작년에는 9.7%에 달해 장기 평균치에 수렴했다"고 설명했다.

씨티그룹은 "최근 은행의 가계대출 증가율을 전월의 0.6%에 맞추도록 권고한 당국의 조치로 인해 제2금융권 대출이 증가하는 등 풍선효과가 발생하면 당국이 가계대출 억제조치를 전체 금융기관으로 확대하는 등 적극적인 대응, 향후 가계대출 증가세가 둔화할 것으로 기대된다"며 "부동산경기 부진도 가계대출 증가세 둔화에 일조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앞서 골드만삭스도 지난 6월 가계봉사형 민간비영리단체와 자영업자를 제외하면 총가계부채 규모가 작년말 기준 937조원에서 795조원과 425조∼526조원으로 각각 축소되는 점을 근거로 가계부채에 대한 일각의 우려가 과도하다고 지적했다.

골드만삭스는 주가와 부동산가격이 각각 40%와 10% 하락하는 등 심각한 경제충격에도 전반적인 가계부채 상환 여력은 크게 악화하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 대출 추가 규제 움직임에 은행권 ‘반발’
    • 입력 2011-08-31 06:19:08
    • 수정2011-08-31 15:57:27
    연합뉴스
가계대출이 `비정상적으로' 급증하면서 금융당국이 추가적인 규제를 검토하자 은행들이 반발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당국의 추가 규제에 대한 부정적 의견이 나오고 있다. 급증한 가계대출에 대한 단기 처방은 필요하지만, 은행의 자금중개 기능을 위축시킬 수 있는 예대율 규제 강화는 신중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가계대출 규제 강화‥은행권 불만 여전

31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금융감독당국은 은행들의 가계대출 축소 노력에도 불구하고 가계자금 비수기인 이달 가계대출이 눈에 띄게 급증하자 추가대책을 검토하고 있다.

여러 금융기관에서 주택담보대출을 중복해서 받은 경우 등을 고위험 대출로 간주, 이에 대한 위험가중치를 상향 조정함으로써 충당금을 더 쌓도록 해 공급 측면에서 간접적으로 규제하는 방안이 가장 유력시된다.

이와 함께 가계대출 증가율의 적절한 기준(가이드라인)을 설정한 뒤 기준치 이상의 가계대출 증가분 가운데 일부를 대손준비금 외에 추가 준비금으로 쌓도록 하는 방안도 고려된다.

다만 예대율(예수금 대비 대출금 비율) 한도를 90%대로 낮추는 방안은 현재로선 전혀 고려되지 않고 있다는 게 당국의 설명이다. 예대율을 섣불리 낮추면 자칫 기업대출마저 위축돼 부작용이 발생할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최근 신동규 은행연합회장이 "(가계대출 증가액 가이드라인인) 0.6%가 만고강산의 진리냐"라며 유연한 대책을 요구하고 각 금융지주사 회장들도 가계대출 대책을 은행 자율에 맡기라고 요구하는 등 추가 규제에 대해 은행권이 반발할 기미를 보이고 있다.

가계대출 증가분 중 일부에 대해 추가 준비금을 쌓는 방안에 대해서도 준비금 확대로 비용 부담이 늘어나면 가계에 전가될 수 있어 신중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은행권 관계자는 "일부 은행의 총수신이 200조원을 넘어선 상태에서 추가로 수신을 큰 폭으로 늘리기는 어렵다"며 "억지로 예대율을 낮추려고 수신 금리를 낮추고 대출 금리를 높이면 서민 가계와 중소기업의 이자 부담이 커질 수 있으며, 준비금 확대 역시 서민 부담을 가중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미시대응 바람직" vs "가계부채 우려 과도"

전문가들은 가계대출이 단기적으로 급증한 만큼 우선 당국의 미시적인 처방이 필요하다는 견해를 보였다.

장기적으로는 전세난 해결과 함께 기준금리 인상 등도 검토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삼성경제연구소 전효찬 수석연구원은 "금융당국이 당장 비정상적인 대출 증가세를 억제하겠다는 미시적 대응 방향은 맞지만 항상 쓸 수 있는 카드가 아니다"라며 "중장기적으로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과 전세난 해결도 방법이지만 경제 전반에 미칠 파장이나 단기적인 효과 등을 고려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금융연구원 이병윤 연구위원도 "중소기업 자금공급을 위축시킬 수 있는 예대율 규제보단 가계대출에 대한 위험가중치를 높이거나 준비금을 추가 적립하는 방안 등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지나친 대출 규제가 은행의 자금중개 기능을 위축시킬 수 있다는 우려도 있었다.

금융연구원에 따르면 작년말 명목 국내총생산(GDP) 대비 일반은행의 총대출과 중소기업대출 비중은 각각 64.5%와 23.7%로 2007∼2009년보다 크게 하락해 자금중개 기능이 약화됐다. 총대출 증가율은 2009년에 명목 GDP 증가율 아래로 떨어졌고 작년에는 격차가 커졌다.

해외 투자은행(IB) 사이에서는 당국의 가계부채에 대한 우려가 과도하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BNP파리바는 최근 한 보고서에서 "총 고용에서 약 25%를 차지하는 자영업에 대한 은행 대출이 기업대출이 아닌 가계대출로 분류되는 점을 감안할 때 한은이 발표한 가계대출 규모는 과대평가됐다"며 "가계의 금융부채 대비 자산비율이 높은 점과 잉여현금 흐름 등을 고려하면 국내 가계의 자산건전성은 여전히 견조한 상태"라고 주장했다.

BNP파리바는 "1분기말 가계의 금융자산이 2천220조원으로 급증해 금융부채 대비 금융자산 비율이 221%를 기록했으며, 실물 자산까지 포함하면 비율은 640%에 달했다"며 "가처분소득 대비 잉여현금 비율이 2002년 신용카드 사태를 제외하고 대체로 플러스를 기록했고 작년에는 9.7%에 달해 장기 평균치에 수렴했다"고 설명했다.

씨티그룹은 "최근 은행의 가계대출 증가율을 전월의 0.6%에 맞추도록 권고한 당국의 조치로 인해 제2금융권 대출이 증가하는 등 풍선효과가 발생하면 당국이 가계대출 억제조치를 전체 금융기관으로 확대하는 등 적극적인 대응, 향후 가계대출 증가세가 둔화할 것으로 기대된다"며 "부동산경기 부진도 가계대출 증가세 둔화에 일조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앞서 골드만삭스도 지난 6월 가계봉사형 민간비영리단체와 자영업자를 제외하면 총가계부채 규모가 작년말 기준 937조원에서 795조원과 425조∼526조원으로 각각 축소되는 점을 근거로 가계부채에 대한 일각의 우려가 과도하다고 지적했다.

골드만삭스는 주가와 부동산가격이 각각 40%와 10% 하락하는 등 심각한 경제충격에도 전반적인 가계부채 상환 여력은 크게 악화하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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