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대5종 샛별 ‘부전자전 올림픽 꿈’

입력 2011.08.31 (07:26) 수정 2011.08.31 (07: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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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안게임, 나아가 올림픽에서 메달을 따는 게 우리 부자의 목표입니다."



최근 터키 이스탄불에서 막을 내린 2011 근대5종 세계유소년(U-18) 선수권대회에서 개인전 은메달과 단체전 금메달을 목에 건 최민규(18·충북체고)가 밝힌 당찬 각오다.



최민규는 이번 대회를 통해 ’한국 근대5종의 차세대 간판’으로 급부상했다.



사격, 펜싱, 수영, 승마, 크로스컨트리 등 전혀 다른 다섯 종목을 묶은 근대5종은 고대 올림픽의 5종 경기 정신을 계승한 종합 스포츠다.



한국 근대5종은 지난 광저우 아시안게임 남자 단체전에서 금메달을 따내는 등 아시아 정상에 올라섰지만 올림픽에서는 1996년 애틀랜타대회에서 김미섭이 11위를 차지한 것이 역대 최고 성적이다.



최민규는 30일 연합뉴스와의 전화인터뷰에서 "세계무대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고 싶다"고 말했다.



지난 3년간 최민규를 직접 지도하면서 키운 아버지 최용석(42) 씨도 같은 마음을 내보였다.



최 씨는 1988년부터 15년 동안 국군체육부대 상무와 실업팀 등에서 근대5종 선수 생활을 했다.



지금은 충북지역 근대5종 전무이사로 활약하면서 14년째 체육고와 중학교 선수들을 가르치는 근대5종계의 ’원로’다.



어릴 적부터 아버지를 보며 운동선수의 꿈을 키워온 최민규는 부친의 권유로 고교 1학년 때 본격적으로 근대5종을 배우기 시작했다.



국내의 크고 작은 대회에서 개인전 은메달, 계주 금메달을 딴 것 외에 별다른 활약상을 보여주지 못했던 최민규는 터키에서 열린 이번 세계대회에서 뛰어난 성적을 거두면서 주목을 받았다.



부친은 자연스럽게 훌륭한 재목을 키운 ’숨은 공로자’로서 조명을 받았다.



최민규는 세계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었던 것은 "아버지와 함께했던 이미지 트레이닝 덕분"이라며 "한국은 펜싱 종목이 약하고 나 또한 자신이 없었는데 아버지가 개인레슨을 통해 실력을 키워줬다"고 말했다.



그는 "아버지한테 배우면서 좋은 점도 많았지만 힘든 점도 많았다"고 했다.



"아들이니까 더 화도 많이 내시고 다그치기도 하셨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그런 게 도움이 많이 됐던 것 같아요."



아버지는 아들이 다니는 충북체고의 코치로 근무하면서 학교와 집을 가리지 않고 부족한 부분을 끊임없이 훈련시켰다.



원봉중학교로 근무지를 옮긴 지금도 아버지는 아들을 계속 지도하고 있다.



아버지 최 씨는 "이렇게 좋은 성적을 내주니 아들이 나보다 낫다는 생각이 든다"고 소감을 전했다.



그러면서 "자식을 가르치는 일은 정말로 어렵다. 두 번은 못할 것 같다"며 웃었다.



올 10월 열리는 전국체전을 준비 중인 최민규는 아버지에게 이렇게 말했다.



"아시안게임 같은 세계무대에서 메달을 딸 수 있도록 열심히 할 테니 쭉 지켜봐 주시고 더 많은 것을 가르쳐 주세요. 사랑해요. 아빠!"



아버지의 대답은 근엄했다.



"좋은 성적을 냈다고 자만하지 말아야 한다. 우리나라에서 근대5종 최초로 올림픽 금메달을 따는 선수가 돼 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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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근대5종 샛별 ‘부전자전 올림픽 꿈’
    • 입력 2011-08-31 07:26:59
    • 수정2011-08-31 07:46:06
    연합뉴스
"아시안게임, 나아가 올림픽에서 메달을 따는 게 우리 부자의 목표입니다."

최근 터키 이스탄불에서 막을 내린 2011 근대5종 세계유소년(U-18) 선수권대회에서 개인전 은메달과 단체전 금메달을 목에 건 최민규(18·충북체고)가 밝힌 당찬 각오다.

최민규는 이번 대회를 통해 ’한국 근대5종의 차세대 간판’으로 급부상했다.

사격, 펜싱, 수영, 승마, 크로스컨트리 등 전혀 다른 다섯 종목을 묶은 근대5종은 고대 올림픽의 5종 경기 정신을 계승한 종합 스포츠다.

한국 근대5종은 지난 광저우 아시안게임 남자 단체전에서 금메달을 따내는 등 아시아 정상에 올라섰지만 올림픽에서는 1996년 애틀랜타대회에서 김미섭이 11위를 차지한 것이 역대 최고 성적이다.

최민규는 30일 연합뉴스와의 전화인터뷰에서 "세계무대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고 싶다"고 말했다.

지난 3년간 최민규를 직접 지도하면서 키운 아버지 최용석(42) 씨도 같은 마음을 내보였다.

최 씨는 1988년부터 15년 동안 국군체육부대 상무와 실업팀 등에서 근대5종 선수 생활을 했다.

지금은 충북지역 근대5종 전무이사로 활약하면서 14년째 체육고와 중학교 선수들을 가르치는 근대5종계의 ’원로’다.

어릴 적부터 아버지를 보며 운동선수의 꿈을 키워온 최민규는 부친의 권유로 고교 1학년 때 본격적으로 근대5종을 배우기 시작했다.

국내의 크고 작은 대회에서 개인전 은메달, 계주 금메달을 딴 것 외에 별다른 활약상을 보여주지 못했던 최민규는 터키에서 열린 이번 세계대회에서 뛰어난 성적을 거두면서 주목을 받았다.

부친은 자연스럽게 훌륭한 재목을 키운 ’숨은 공로자’로서 조명을 받았다.

최민규는 세계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었던 것은 "아버지와 함께했던 이미지 트레이닝 덕분"이라며 "한국은 펜싱 종목이 약하고 나 또한 자신이 없었는데 아버지가 개인레슨을 통해 실력을 키워줬다"고 말했다.

그는 "아버지한테 배우면서 좋은 점도 많았지만 힘든 점도 많았다"고 했다.

"아들이니까 더 화도 많이 내시고 다그치기도 하셨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그런 게 도움이 많이 됐던 것 같아요."

아버지는 아들이 다니는 충북체고의 코치로 근무하면서 학교와 집을 가리지 않고 부족한 부분을 끊임없이 훈련시켰다.

원봉중학교로 근무지를 옮긴 지금도 아버지는 아들을 계속 지도하고 있다.

아버지 최 씨는 "이렇게 좋은 성적을 내주니 아들이 나보다 낫다는 생각이 든다"고 소감을 전했다.

그러면서 "자식을 가르치는 일은 정말로 어렵다. 두 번은 못할 것 같다"며 웃었다.

올 10월 열리는 전국체전을 준비 중인 최민규는 아버지에게 이렇게 말했다.

"아시안게임 같은 세계무대에서 메달을 딸 수 있도록 열심히 할 테니 쭉 지켜봐 주시고 더 많은 것을 가르쳐 주세요. 사랑해요. 아빠!"

아버지의 대답은 근엄했다.

"좋은 성적을 냈다고 자만하지 말아야 한다. 우리나라에서 근대5종 최초로 올림픽 금메달을 따는 선수가 돼 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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