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상팬들, 금빛 번개 세리머니 만끽

입력 2011.09.03 (22:36) 수정 2011.09.03 (22: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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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대구 세계육상선수권대회 남자 200m 결승에서 19초40의 역대 4위 기록으로 우승한 우사인 볼트가 최강자의 여유를 뽐냈다.

대회 첫날인 지난달 28일 남자 100m 결승에서 부정출발로 어이없는 실격을 당하고 나서 긴장했을 법한데도 이날 볼트는 전혀 그런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200m 결승에 출전하기 위해 대구 스타디움 트랙에 나타난 볼트는 자원봉사자와 주먹을 마주치면서 장난스러운 표정을 짓는 등 자신감을 발산했다.

이뿐만이 아니었다.

선수 소개가 시작되자 볼트는 카메라를 똑바로 바라보며 혓바닥을 내밀고 손가락에 침을 발라 눈썹을 다듬고 손가락으로 V자를 그리는 익살을 떨어댔다.

결승 출발 직전 장내의 관중이 불필요한 소리를 내지 않도록 안내하는 영상이 나오자 볼트는 손가락을 입술에 갖다 대는 공식 캐릭터의 몸짓을 따라 하기도 했다.

그러나 막상 경기가 시작된 후 볼트는 누구보다 진지했다.

출발 신호가 울리고 8명 중에 가장 느린 0.193초 만에 스타팅블럭을 차고 나간 볼트는 곡선 주로를 돌 때 이미 선두로 앞서 있었다.

예선 준결승에서는 레이스 막판에 힘을 아꼈던 볼트는 이날 결승선을 통과할 때까지 집중력을 흩트리지 않고 전력을 다했다.

결과는 단연 1위였다.

그가 세운 19초40의 기록은 올 시즌만 놓고 본다면 세계에서 가장 빠른 것이었다.

경기를 마치자 볼트의 표정에는 다시 장난기가 올라왔다.

1위를 확정 지은 볼트는 트랙에 주저앉아 잠깐 숨을 고르고는 자신의 전매특허인 '번개 세리머니'를 선보였다.

전 세계 육상팬들이 기다렸던 그 세리머니였다.

볼트는 관중석에서 자메이카 국기를 받아 들고는 손에 말아 들고 트랙을 돌기 시작했다.

조금이라도 더 가까이서 볼트의 사진을 찍으려는 취재진 때문에 트랙 주변의 광고판이 넘어지는 소동이 벌어지기도 했다.

볼트는 급기야 광고판을 넘어 관중석 가까이 다가갔다.

당황한 사진기자들이 그의 얼굴을 찍으려고 움직이자 갑작스레 방향을 바꾸는 등 짓궂은 장난을 치기도 했다.

몇몇 관중과는 직접 악수까지 하면서 트랙을 한 바퀴 돌았다.

자메이카 국기를 마치 슈퍼맨의 망토처럼 몸에 두른 볼트는 장내 아나운서와 인터뷰를 하면서도 장난을 멈추지 않았다.

볼트는 인터뷰 중에 웃옷 속으로 손을 집어넣고 은색 신발을 벗어 관중을 향해 다시 한 번 '번개 세리머니'를 보여주는 등 도무지 가만히 있지를 않았다.

인터뷰를 마치고는 음악이 나오자 춤을 추기 시작했다.

관중은 세계 챔피언을 향해 끊임없는 환호성을 질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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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육상팬들, 금빛 번개 세리머니 만끽
    • 입력 2011-09-03 22:36:25
    • 수정2011-09-03 22:37:30
    연합뉴스
3일 대구 세계육상선수권대회 남자 200m 결승에서 19초40의 역대 4위 기록으로 우승한 우사인 볼트가 최강자의 여유를 뽐냈다. 대회 첫날인 지난달 28일 남자 100m 결승에서 부정출발로 어이없는 실격을 당하고 나서 긴장했을 법한데도 이날 볼트는 전혀 그런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200m 결승에 출전하기 위해 대구 스타디움 트랙에 나타난 볼트는 자원봉사자와 주먹을 마주치면서 장난스러운 표정을 짓는 등 자신감을 발산했다. 이뿐만이 아니었다. 선수 소개가 시작되자 볼트는 카메라를 똑바로 바라보며 혓바닥을 내밀고 손가락에 침을 발라 눈썹을 다듬고 손가락으로 V자를 그리는 익살을 떨어댔다. 결승 출발 직전 장내의 관중이 불필요한 소리를 내지 않도록 안내하는 영상이 나오자 볼트는 손가락을 입술에 갖다 대는 공식 캐릭터의 몸짓을 따라 하기도 했다. 그러나 막상 경기가 시작된 후 볼트는 누구보다 진지했다. 출발 신호가 울리고 8명 중에 가장 느린 0.193초 만에 스타팅블럭을 차고 나간 볼트는 곡선 주로를 돌 때 이미 선두로 앞서 있었다. 예선 준결승에서는 레이스 막판에 힘을 아꼈던 볼트는 이날 결승선을 통과할 때까지 집중력을 흩트리지 않고 전력을 다했다. 결과는 단연 1위였다. 그가 세운 19초40의 기록은 올 시즌만 놓고 본다면 세계에서 가장 빠른 것이었다. 경기를 마치자 볼트의 표정에는 다시 장난기가 올라왔다. 1위를 확정 지은 볼트는 트랙에 주저앉아 잠깐 숨을 고르고는 자신의 전매특허인 '번개 세리머니'를 선보였다. 전 세계 육상팬들이 기다렸던 그 세리머니였다. 볼트는 관중석에서 자메이카 국기를 받아 들고는 손에 말아 들고 트랙을 돌기 시작했다. 조금이라도 더 가까이서 볼트의 사진을 찍으려는 취재진 때문에 트랙 주변의 광고판이 넘어지는 소동이 벌어지기도 했다. 볼트는 급기야 광고판을 넘어 관중석 가까이 다가갔다. 당황한 사진기자들이 그의 얼굴을 찍으려고 움직이자 갑작스레 방향을 바꾸는 등 짓궂은 장난을 치기도 했다. 몇몇 관중과는 직접 악수까지 하면서 트랙을 한 바퀴 돌았다. 자메이카 국기를 마치 슈퍼맨의 망토처럼 몸에 두른 볼트는 장내 아나운서와 인터뷰를 하면서도 장난을 멈추지 않았다. 볼트는 인터뷰 중에 웃옷 속으로 손을 집어넣고 은색 신발을 벗어 관중을 향해 다시 한 번 '번개 세리머니'를 보여주는 등 도무지 가만히 있지를 않았다. 인터뷰를 마치고는 음악이 나오자 춤을 추기 시작했다. 관중은 세계 챔피언을 향해 끊임없는 환호성을 질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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