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희영, 18번 홀에서 웃고 울다

입력 2011.09.12 (08: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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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희영(22·KB금융그룹)이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월마트 NW 아칸소 챔피언십(총상금 200만달러) 18번 홀에서 웃다 울다를 반복하다 결국 아쉬운 준우승으로 대회를 마쳤다.

양희영은 11일(현지시간) 미국 아칸소주 로저스의 피너클 골프장(파71·6천284야드)에서 열린 LPGA 투어 월마트 아칸소 챔피언십(총상금 200만달러) 사흘째 3라운드에서 17번 홀(파3)까지 청야니(타이완)와 함께 나란히 12언더파를 기록하며 공동 선두를 달리고 있었다.

이 대회에서 우승하면 양희영은 2008년 LPGA 투어 데뷔 이후 개인 통산 첫 승을 LPGA 투어 한국(계) 선수 통산 100승으로 장식할 좋은 기회였다.

티샷까지는 좋았다. 청야니의 티샷이 왼쪽 러프로 빠진 반면 양희영은 페어웨이를 잘 지켰기 때문이다.

그러나 우승 욕심을 너무 낸 탓인지 양희영의 두 번째 샷이 그린 왼쪽 벙커를 넘겨 관중석 부근까지 날아가고 말았다.

게다가 청야니의 세 번째 샷은 홀 2m 정도 거리에 바짝 붙어 사실상 버디는 확보한 모양새였다. 18번 홀 그린으로 향하는 청야니는 카메라를 향해 활짝 웃어 보이며 승리를 확신한 듯했다.

양희영은 세 번째 샷을 그린 위에 올리기는 했으나 홀과 거리가 너무 멀어 잘해야 파를 잡을 위치가 됐다.

다행히 네 번째 버디 퍼트가 홀에 1.5m 안팎으로 붙어 청야니의 버디 퍼트가 빗나가기만 하면 연장 승부를 노릴 수 있는 상황을 만들었다.

올해 메이저 대회에서만 2승을 포함해 4승을 거둔 세계 랭킹 1위 청야니에게 그런 실수를 바라는 것은 어려운 일처럼 보였지만 거짓말처럼 청야니의 버디 퍼트가 살짝 빗나갔고 양희영은 극적으로 연장 승부에 돌입했다.

다 잡았던 우승을 놓친 청야니보다 어렵게 연장 승부의 동아줄을 붙잡은 양희영의 기세가 연장전에서 힘을 발휘할 것처럼 보였다.

그러나 골프는 말 그대로 장갑을 벗기 전까지는 알 수 없는 스포츠였다.

다시 18번 홀에서 열린 연장 첫 번째 홀에서 둘은 세 번째 샷까지는 약속한 듯 비슷한 위치에 계속 공을 떨어트렸다.

승부가 갈린 것은 버디 퍼트였다. 양희영이 먼저 시도한 약 1.5m 거리의 버디 퍼트는 왼쪽으로 살짝 비켜간 반면 청야니는 '두 번 실수는 없다'는 듯 비슷한 거리의 버디 퍼트에 성공했다.

청야니는 LPGA 투어 개인 통산 10승째를 채우며 대회 2연패에 성공했고 우승 상금 30만 달러를 보태 시즌 상금 200만 달러도 넘어섰다.

반면 한국(계) 선수 통산 100승을 눈앞에 뒀던 양희영은 생애 첫 우승의 기회도 다음을 기약하게 됐다.

8월 세이프웨이 클래식에서 최나연(24·SK텔레콤)이 연장 준우승, 캐나다오픈에서 위성미(22·나이키골프)가 공동 2위를 차지한 데 이어 이번 대회에서도 한국 선수가 연장 승부 끝에 2위에 머물러 통산 100승을 앞두고 3개 대회 연속 한국(계) 선수의 준우승이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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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양희영, 18번 홀에서 웃고 울다
    • 입력 2011-09-12 08:39:23
    연합뉴스
양희영(22·KB금융그룹)이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월마트 NW 아칸소 챔피언십(총상금 200만달러) 18번 홀에서 웃다 울다를 반복하다 결국 아쉬운 준우승으로 대회를 마쳤다. 양희영은 11일(현지시간) 미국 아칸소주 로저스의 피너클 골프장(파71·6천284야드)에서 열린 LPGA 투어 월마트 아칸소 챔피언십(총상금 200만달러) 사흘째 3라운드에서 17번 홀(파3)까지 청야니(타이완)와 함께 나란히 12언더파를 기록하며 공동 선두를 달리고 있었다. 이 대회에서 우승하면 양희영은 2008년 LPGA 투어 데뷔 이후 개인 통산 첫 승을 LPGA 투어 한국(계) 선수 통산 100승으로 장식할 좋은 기회였다. 티샷까지는 좋았다. 청야니의 티샷이 왼쪽 러프로 빠진 반면 양희영은 페어웨이를 잘 지켰기 때문이다. 그러나 우승 욕심을 너무 낸 탓인지 양희영의 두 번째 샷이 그린 왼쪽 벙커를 넘겨 관중석 부근까지 날아가고 말았다. 게다가 청야니의 세 번째 샷은 홀 2m 정도 거리에 바짝 붙어 사실상 버디는 확보한 모양새였다. 18번 홀 그린으로 향하는 청야니는 카메라를 향해 활짝 웃어 보이며 승리를 확신한 듯했다. 양희영은 세 번째 샷을 그린 위에 올리기는 했으나 홀과 거리가 너무 멀어 잘해야 파를 잡을 위치가 됐다. 다행히 네 번째 버디 퍼트가 홀에 1.5m 안팎으로 붙어 청야니의 버디 퍼트가 빗나가기만 하면 연장 승부를 노릴 수 있는 상황을 만들었다. 올해 메이저 대회에서만 2승을 포함해 4승을 거둔 세계 랭킹 1위 청야니에게 그런 실수를 바라는 것은 어려운 일처럼 보였지만 거짓말처럼 청야니의 버디 퍼트가 살짝 빗나갔고 양희영은 극적으로 연장 승부에 돌입했다. 다 잡았던 우승을 놓친 청야니보다 어렵게 연장 승부의 동아줄을 붙잡은 양희영의 기세가 연장전에서 힘을 발휘할 것처럼 보였다. 그러나 골프는 말 그대로 장갑을 벗기 전까지는 알 수 없는 스포츠였다. 다시 18번 홀에서 열린 연장 첫 번째 홀에서 둘은 세 번째 샷까지는 약속한 듯 비슷한 위치에 계속 공을 떨어트렸다. 승부가 갈린 것은 버디 퍼트였다. 양희영이 먼저 시도한 약 1.5m 거리의 버디 퍼트는 왼쪽으로 살짝 비켜간 반면 청야니는 '두 번 실수는 없다'는 듯 비슷한 거리의 버디 퍼트에 성공했다. 청야니는 LPGA 투어 개인 통산 10승째를 채우며 대회 2연패에 성공했고 우승 상금 30만 달러를 보태 시즌 상금 200만 달러도 넘어섰다. 반면 한국(계) 선수 통산 100승을 눈앞에 뒀던 양희영은 생애 첫 우승의 기회도 다음을 기약하게 됐다. 8월 세이프웨이 클래식에서 최나연(24·SK텔레콤)이 연장 준우승, 캐나다오픈에서 위성미(22·나이키골프)가 공동 2위를 차지한 데 이어 이번 대회에서도 한국 선수가 연장 승부 끝에 2위에 머물러 통산 100승을 앞두고 3개 대회 연속 한국(계) 선수의 준우승이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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