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촌 대규모 정전 자연재해가 주범

입력 2011.09.15 (22: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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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력수요 급증·직원 실수 등도 전력 대란 요인

15일 전국적으로 벌어진 정전 사태와 비슷한 대규모 전력공급 마비 사례는 세계 곳곳에서 종종 찾아볼 수 있다.

대부분 폭설이나 태풍 같은 자연재해 때문이지만, 전력 수요 급증이나 운영 직원의 실수도 대규모 정전으로 이어지기도 했다.

◇더위 때문에 = 이번처럼 무더위가 짧은 기간에 전력 수요를 급격하게 증가시키면서 정전으로 이어진 사례는 외국에서도 있었다.

작년 7월 아랍에미리트(UAE)에서는 낮 최고 기온이 섭씨 45도를 넘나들자 전력 수요가 급증했고, 결국 길게는 30시간가량 이어진 정전 때문에 15만명에 이르는 주민이 찜통더위에 그대로 몸을 내맡겨야 했다.

밤에도 식지 않는 열기를 피해 주민들이 노상에서 잠을 청하고 은행 현금인출기(ATM)가 멈춘 것은 물론, 병원이 제대로 운영되지 못하면서 의사들이 노약자들의 건강을 위협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같은 해 12월 아르헨티나에서도 무더위 때문으로 추정되는 정전이 발생해 부에노스아이레스 주민의 40%가 불편을 겪었다.

이에 일부 시민은 전력 공급을 정상화하라며 도로를 점거하고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2009년 1월 말과 2월 초에 걸쳐 호주에서는 멜버른에서 낮 최고 기온이 섭씨 40도를 넘는 불볕더위가 기승을 부리면서 가정과 사무실 약 50만개소에 대한 전기 공급이 끊겼다.

◇폭풍우와 혹한도 원인 = 허리케인 같은 재해 때문에 광범위한 정전이 발생한 사례는 바로 지난달 미국에서 발생했다.

허리케인 '아이린'이 북동부 지역을 휩쓸면서 뉴저지와 뉴욕, 코네티컷 주 일대에서 400만 가구에 대한 전기 공급이 끊겼다.

작년 말과 올해 초에 걸쳐 러시아에서는 폭설과 강풍 때문에 모스크바 인근 주민 3만7천여명이 추위에 떨어야 했다.

눈과 얼음의 무게를 이기지 못해 쓰러진 나무와 강한 바람이 송전선을 끊어버렸기 때문다.

미국에서도 지난 2월 폭설 때문에 전신주 같은 전력 설비들이 손상되면서 워싱턴 D.C.와 인근 지역 10만 가구 이상에 전기가 제대로 공급되지 않았다.

◇직원 실수와 사고도 주 요인 = 전력 설비를 운영하는 직원의 실수 같은 '인재' 때문에 대규모 정전이 발생한 사례도 여러 건이다.

지난 8일 오후부터 12시간가량 샌디에이고 등 미국 서남부 지역에서 광범위하게 발생해 약 400만 가구를 불편하게 만든 '정전 대란'은 송전소 직원의 실수가 원인인 것으로 규명됐다.

2003년에 미국 오하이오 주에서 캐나다 온타리오 주에 이르는 광범위한 지역에서 발생한 정전 대란은 고압 송전선의 과열 때문이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지역에 따라 사흘이 넘도록 이어진 이 정전 탓에 5천500만명 이상이 일상생활에 지장을 받았다.

지난 2일 브라질과 파라과이 접경 지역의 송전선에서 발생한 폭발 사고는 브라질 전국 27개 주 가운데 11개 주를 정전 사태로 몰아넣기도 했다.

브라질에서는 2009년 11월에도 이타이푸 수력발전소의 발전이 중단되면서 27개 주 가운데 최소 18개 주에 거주하는 8천만명 이상이 피해를 보았다.

2001년 미국 캘리포니아주 전역을 마비시킨 대형 정전은 부도가 난 전기 소매회사에 다른 주의 전력 공급회사에서 송전을 중단하면서 촉발되기도 했다.

◇원인 불명 사례도 없지 않아 = 정전의 원인이 제대로 규명되지 않은 경우도 없지 않다.

작년 3월 칠레에서는 90%에 이르는 국민이 제대로 전기를 공급받지 못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비교적 짧은 1시간여 만에 사태는 수습됐지만, 전력 설비 결함 때문이었는지 혹은 정전 사태 2주 전에 발생한 대지진 때문이었는지는 결국 규명되지 못했다.

1억명이 피해를 보아 사상 최악의 정전 사태로 지목되는 2005년 8월의 인도네시아 정전 사태는 경찰과 정보기관의 수사에도 불구하고 명확한 이유가 밝혀지지 않았다.

한편, 지난 3월 대지진을 겪은 일본에서는 예고된 계획 정전이나 제한 송전이 실시됐지만 예상하지 못했던 대규모 정전 사태가 일어나지는 않아 위의 사례들과는 다소 차이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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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구촌 대규모 정전 자연재해가 주범
    • 입력 2011-09-15 22:59:36
    연합뉴스
전력수요 급증·직원 실수 등도 전력 대란 요인 15일 전국적으로 벌어진 정전 사태와 비슷한 대규모 전력공급 마비 사례는 세계 곳곳에서 종종 찾아볼 수 있다. 대부분 폭설이나 태풍 같은 자연재해 때문이지만, 전력 수요 급증이나 운영 직원의 실수도 대규모 정전으로 이어지기도 했다. ◇더위 때문에 = 이번처럼 무더위가 짧은 기간에 전력 수요를 급격하게 증가시키면서 정전으로 이어진 사례는 외국에서도 있었다. 작년 7월 아랍에미리트(UAE)에서는 낮 최고 기온이 섭씨 45도를 넘나들자 전력 수요가 급증했고, 결국 길게는 30시간가량 이어진 정전 때문에 15만명에 이르는 주민이 찜통더위에 그대로 몸을 내맡겨야 했다. 밤에도 식지 않는 열기를 피해 주민들이 노상에서 잠을 청하고 은행 현금인출기(ATM)가 멈춘 것은 물론, 병원이 제대로 운영되지 못하면서 의사들이 노약자들의 건강을 위협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같은 해 12월 아르헨티나에서도 무더위 때문으로 추정되는 정전이 발생해 부에노스아이레스 주민의 40%가 불편을 겪었다. 이에 일부 시민은 전력 공급을 정상화하라며 도로를 점거하고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2009년 1월 말과 2월 초에 걸쳐 호주에서는 멜버른에서 낮 최고 기온이 섭씨 40도를 넘는 불볕더위가 기승을 부리면서 가정과 사무실 약 50만개소에 대한 전기 공급이 끊겼다. ◇폭풍우와 혹한도 원인 = 허리케인 같은 재해 때문에 광범위한 정전이 발생한 사례는 바로 지난달 미국에서 발생했다. 허리케인 '아이린'이 북동부 지역을 휩쓸면서 뉴저지와 뉴욕, 코네티컷 주 일대에서 400만 가구에 대한 전기 공급이 끊겼다. 작년 말과 올해 초에 걸쳐 러시아에서는 폭설과 강풍 때문에 모스크바 인근 주민 3만7천여명이 추위에 떨어야 했다. 눈과 얼음의 무게를 이기지 못해 쓰러진 나무와 강한 바람이 송전선을 끊어버렸기 때문다. 미국에서도 지난 2월 폭설 때문에 전신주 같은 전력 설비들이 손상되면서 워싱턴 D.C.와 인근 지역 10만 가구 이상에 전기가 제대로 공급되지 않았다. ◇직원 실수와 사고도 주 요인 = 전력 설비를 운영하는 직원의 실수 같은 '인재' 때문에 대규모 정전이 발생한 사례도 여러 건이다. 지난 8일 오후부터 12시간가량 샌디에이고 등 미국 서남부 지역에서 광범위하게 발생해 약 400만 가구를 불편하게 만든 '정전 대란'은 송전소 직원의 실수가 원인인 것으로 규명됐다. 2003년에 미국 오하이오 주에서 캐나다 온타리오 주에 이르는 광범위한 지역에서 발생한 정전 대란은 고압 송전선의 과열 때문이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지역에 따라 사흘이 넘도록 이어진 이 정전 탓에 5천500만명 이상이 일상생활에 지장을 받았다. 지난 2일 브라질과 파라과이 접경 지역의 송전선에서 발생한 폭발 사고는 브라질 전국 27개 주 가운데 11개 주를 정전 사태로 몰아넣기도 했다. 브라질에서는 2009년 11월에도 이타이푸 수력발전소의 발전이 중단되면서 27개 주 가운데 최소 18개 주에 거주하는 8천만명 이상이 피해를 보았다. 2001년 미국 캘리포니아주 전역을 마비시킨 대형 정전은 부도가 난 전기 소매회사에 다른 주의 전력 공급회사에서 송전을 중단하면서 촉발되기도 했다. ◇원인 불명 사례도 없지 않아 = 정전의 원인이 제대로 규명되지 않은 경우도 없지 않다. 작년 3월 칠레에서는 90%에 이르는 국민이 제대로 전기를 공급받지 못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비교적 짧은 1시간여 만에 사태는 수습됐지만, 전력 설비 결함 때문이었는지 혹은 정전 사태 2주 전에 발생한 대지진 때문이었는지는 결국 규명되지 못했다. 1억명이 피해를 보아 사상 최악의 정전 사태로 지목되는 2005년 8월의 인도네시아 정전 사태는 경찰과 정보기관의 수사에도 불구하고 명확한 이유가 밝혀지지 않았다. 한편, 지난 3월 대지진을 겪은 일본에서는 예고된 계획 정전이나 제한 송전이 실시됐지만 예상하지 못했던 대규모 정전 사태가 일어나지는 않아 위의 사례들과는 다소 차이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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