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호동 떠난 방송예능계 대안찾기 분주

입력 2011.09.18 (07:58) 수정 2011.09.18 (1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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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호동의 빈자리를 어떻게 메울 것인가’



강호동의 잠정 은퇴로 위기에 처한 지상파 4개 프로그램 제작진이 뾰족한 대안을 찾지 못해 전전긍긍하고 있다.



당장 그를 대체할 만한 인물이 없다는 게 가장 큰 이유다. 프로그램 폐지가 최선이라는 말까지 나온다. 이런 상황에서 국내 방송가의 지나친 스타 MC 의존도를 비판하는 목소리도 고개를 든다.



◇기로에 선 제작진 = 강호동이 출연했던 4개 프로그램 중 폐지가 유력한 프로그램은 MBC ’황금어장’의 ’무릎팍 도사’다.



’무릎팍 도사’가 곧 강호동인 만큼 강호동 없는 ’무릎팍 도사’는 상상하기 어렵다. 애초 강호동의 캐릭터에서 출발한 데다 MC 의존도가 큰 1인 토크쇼라는 특성상 MC를 교체하면 ’무릎팍 도사’라는 타이틀 자체가 무색해진다.



제작진도 폐지로 가닥을 잡고 후속 코너를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비중이 컸던 ’무릎팍 도사’의 공백을 메우기 위해 ’황금어장’의 또 다른 코너인 ’라디오 스타’의 비중을 늘리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그러나 담당 PD는 공식적으로는 아직 결정된 것이 없다며 신중한 입장을 견지했다.



박정규 PD는 18일 "향후 대책을 계속 논의하고 있다. 정해진 것은 아무 것도 없다"며 "방안이 정해지면 그때 공식적으로 알리겠다"고 말했다.



’무릎팍 도사’는 21일 축구 중계로 결방하고 28일 ’뽀로로’를 제작한 최종일 아이코닉스 대표 편을 방송할 예정이다.



SBS ’강심장’은 ’무릎팍 도사’ 다음으로 타격이 크다. 이달 방송분은 확보했지만 후속 MC를 구하지 못할 경우 프로그램 포맷을 변경하거나 폐지까지 갈 수 있다.



그나마 이승기와 공동 MC 체제여서 ’무릎팍 도사’보다는 상황이 조금 나은 편이다.



다른 프로그램에 비해 MC 의존도가 낮은 ’스타킹’은 재능 오디션이라는 포맷 덕분에 폐지 가능성이 가장 낮다. 강호동의 후속 MC로 신동엽, 김용만 등이 거론됐지만 제작진은 일단 손사래를 치고 있다.



앞서 강호동이 하차를 결정한 ’1박2일’은 예정대로 내년 2월까지 기존 5인 체제로 가기로 결정했다. 조기 폐지설이 부상하기도 했지만 전진국 KBS 예능국장은 "시청자와의 약속인 만큼 조기 폐지는 없다"고 밝혔다.



◇강호동 빈자리 누가 채우나 = 강호동의 빈자리를 채울 후속 주자로는 이승기, 이수근, 주병진, 붐, 신동엽, 김용만 등이 거론된다.



지난 7월 ’무릎팍 도사’를 통해 14년만에 방송에 복귀한 주병진은 ’무릎팍 도사’의 후속 토크쇼 MC로 낙점됐다는 설이 돌았으나 제작진은 결정된 것은 없다고 선을 그었다.



주병진은 본격적인 방송 복귀를 위해 종편을 비롯한 여러 방송사와 접촉 중이며 MBC도 그 중 하나인 것으로 알려졌다.



복귀로 인한 화제성과 ’무릎팍 도사’에서 보여준 입담을 감안하면 충분히 가능성이 엿보이지만 각종 구설로 이미지에 타격을 받은 점과 14년의 방송 공백은 우려스럽다.



이승기는 대중적 호감과 재치를 등에 업고 ’차세대 국민 MC’로 부상했다.



강호동과 ’강심장’의 공동 MC로 발탁됐을 만큼 이승기는 일찌감치 탁월한 진행 감각을 인정받았다.



그는 ’강심장’에서도 강호동에 밀리지 않는 존재감을 발휘하며 ’강심장’의 단독 MC로 물망에 올랐으나 제작진은 확정되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올해 초 ’1박2일’ 하차설에서 보듯이 가수, 연기 등 다방면에서 활동 중인 터라 예능에 주력할 만한 시간과 여유가 부족하다는 게 한계로 꼽힌다.



이수근은 ’1박2일’에서 강호동의 빈자리를 메울 유력주자로 부상했다. 다른 멤버들과 달리 개그맨 출신으로 순발력이 뛰어나고 KBS ’승승장구’를 통해 진행실력까지 갖췄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밖에 최근 전역한 붐도 차세대 MC로 주목받는다. 붐은 유재석, 김구라 등 대선배부터 젊은 아이돌스타까지 아우르는 친화력이 강점으로 꼽힌다. 다만 안정감이 부족하다는 약점도 있다.



이밖에 최근 ’스타킹’ MC로 거론됐던 신동엽과 김용만도 검증된 실력자라는 점에서 방송가의 관심을 끈다.



◇예능계 변화의 바람 불까 = 방송가를 주름잡던 강호동의 잠정 은퇴로 예능 트렌드에 변화가 올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강호동의 하차가 프로그램에 존폐 위기를 불러올 정도로 국내 방송가에서 스타 MC의 존재감은 절대적이다.



’1박2일’ ’무한도전’ ’강심장’ 등 각 방송사의 시청률 상위 예능 프로는 ’국민 MC’ 강호동과 유재석이 이끌던 토크쇼나 리얼 버라이어티이고 개편 시즌이면 두 사람을 잡기 위한 물밑 작업이 치열하게 벌어진다. 출범을 앞둔 종합편성채널도 최근 섭외 전쟁에 뛰어들었다.



이런 상황에서 강호동의 부재를 극복할 근본적인 대안은 스타 MC 의존도를 낮추는 데서 찾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한 방송사 간부는 "스타 MC에 의존하는 시스템은 다양한 포맷을 만들어내는 데 한계가 있다"며 "이번 사태가 스타 시스템에서 벗어나 다양한 시도를 할 수 있는 기회가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단기간에 방송가의 제작 관행을 바꾸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공주대 배진아 영상학과 교수는 "프로그램의 구성 요소로 스타 MC가 있는 것이기 때문에 스타 MC에 대한 의존도가 쉽게 줄어들지는 않을 것"이라며 "다만 오디션 프로에서 보듯이 MC 의존도가 낮은 프로그램들이 성공하면서 다양한 포맷이 자연스럽게 자리잡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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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강호동 떠난 방송예능계 대안찾기 분주
    • 입력 2011-09-18 07:58:18
    • 수정2011-09-18 11:32:06
    연합뉴스
’강호동의 빈자리를 어떻게 메울 것인가’

강호동의 잠정 은퇴로 위기에 처한 지상파 4개 프로그램 제작진이 뾰족한 대안을 찾지 못해 전전긍긍하고 있다.

당장 그를 대체할 만한 인물이 없다는 게 가장 큰 이유다. 프로그램 폐지가 최선이라는 말까지 나온다. 이런 상황에서 국내 방송가의 지나친 스타 MC 의존도를 비판하는 목소리도 고개를 든다.

◇기로에 선 제작진 = 강호동이 출연했던 4개 프로그램 중 폐지가 유력한 프로그램은 MBC ’황금어장’의 ’무릎팍 도사’다.

’무릎팍 도사’가 곧 강호동인 만큼 강호동 없는 ’무릎팍 도사’는 상상하기 어렵다. 애초 강호동의 캐릭터에서 출발한 데다 MC 의존도가 큰 1인 토크쇼라는 특성상 MC를 교체하면 ’무릎팍 도사’라는 타이틀 자체가 무색해진다.

제작진도 폐지로 가닥을 잡고 후속 코너를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비중이 컸던 ’무릎팍 도사’의 공백을 메우기 위해 ’황금어장’의 또 다른 코너인 ’라디오 스타’의 비중을 늘리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그러나 담당 PD는 공식적으로는 아직 결정된 것이 없다며 신중한 입장을 견지했다.

박정규 PD는 18일 "향후 대책을 계속 논의하고 있다. 정해진 것은 아무 것도 없다"며 "방안이 정해지면 그때 공식적으로 알리겠다"고 말했다.

’무릎팍 도사’는 21일 축구 중계로 결방하고 28일 ’뽀로로’를 제작한 최종일 아이코닉스 대표 편을 방송할 예정이다.

SBS ’강심장’은 ’무릎팍 도사’ 다음으로 타격이 크다. 이달 방송분은 확보했지만 후속 MC를 구하지 못할 경우 프로그램 포맷을 변경하거나 폐지까지 갈 수 있다.

그나마 이승기와 공동 MC 체제여서 ’무릎팍 도사’보다는 상황이 조금 나은 편이다.

다른 프로그램에 비해 MC 의존도가 낮은 ’스타킹’은 재능 오디션이라는 포맷 덕분에 폐지 가능성이 가장 낮다. 강호동의 후속 MC로 신동엽, 김용만 등이 거론됐지만 제작진은 일단 손사래를 치고 있다.

앞서 강호동이 하차를 결정한 ’1박2일’은 예정대로 내년 2월까지 기존 5인 체제로 가기로 결정했다. 조기 폐지설이 부상하기도 했지만 전진국 KBS 예능국장은 "시청자와의 약속인 만큼 조기 폐지는 없다"고 밝혔다.

◇강호동 빈자리 누가 채우나 = 강호동의 빈자리를 채울 후속 주자로는 이승기, 이수근, 주병진, 붐, 신동엽, 김용만 등이 거론된다.

지난 7월 ’무릎팍 도사’를 통해 14년만에 방송에 복귀한 주병진은 ’무릎팍 도사’의 후속 토크쇼 MC로 낙점됐다는 설이 돌았으나 제작진은 결정된 것은 없다고 선을 그었다.

주병진은 본격적인 방송 복귀를 위해 종편을 비롯한 여러 방송사와 접촉 중이며 MBC도 그 중 하나인 것으로 알려졌다.

복귀로 인한 화제성과 ’무릎팍 도사’에서 보여준 입담을 감안하면 충분히 가능성이 엿보이지만 각종 구설로 이미지에 타격을 받은 점과 14년의 방송 공백은 우려스럽다.

이승기는 대중적 호감과 재치를 등에 업고 ’차세대 국민 MC’로 부상했다.

강호동과 ’강심장’의 공동 MC로 발탁됐을 만큼 이승기는 일찌감치 탁월한 진행 감각을 인정받았다.

그는 ’강심장’에서도 강호동에 밀리지 않는 존재감을 발휘하며 ’강심장’의 단독 MC로 물망에 올랐으나 제작진은 확정되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올해 초 ’1박2일’ 하차설에서 보듯이 가수, 연기 등 다방면에서 활동 중인 터라 예능에 주력할 만한 시간과 여유가 부족하다는 게 한계로 꼽힌다.

이수근은 ’1박2일’에서 강호동의 빈자리를 메울 유력주자로 부상했다. 다른 멤버들과 달리 개그맨 출신으로 순발력이 뛰어나고 KBS ’승승장구’를 통해 진행실력까지 갖췄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밖에 최근 전역한 붐도 차세대 MC로 주목받는다. 붐은 유재석, 김구라 등 대선배부터 젊은 아이돌스타까지 아우르는 친화력이 강점으로 꼽힌다. 다만 안정감이 부족하다는 약점도 있다.

이밖에 최근 ’스타킹’ MC로 거론됐던 신동엽과 김용만도 검증된 실력자라는 점에서 방송가의 관심을 끈다.

◇예능계 변화의 바람 불까 = 방송가를 주름잡던 강호동의 잠정 은퇴로 예능 트렌드에 변화가 올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강호동의 하차가 프로그램에 존폐 위기를 불러올 정도로 국내 방송가에서 스타 MC의 존재감은 절대적이다.

’1박2일’ ’무한도전’ ’강심장’ 등 각 방송사의 시청률 상위 예능 프로는 ’국민 MC’ 강호동과 유재석이 이끌던 토크쇼나 리얼 버라이어티이고 개편 시즌이면 두 사람을 잡기 위한 물밑 작업이 치열하게 벌어진다. 출범을 앞둔 종합편성채널도 최근 섭외 전쟁에 뛰어들었다.

이런 상황에서 강호동의 부재를 극복할 근본적인 대안은 스타 MC 의존도를 낮추는 데서 찾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한 방송사 간부는 "스타 MC에 의존하는 시스템은 다양한 포맷을 만들어내는 데 한계가 있다"며 "이번 사태가 스타 시스템에서 벗어나 다양한 시도를 할 수 있는 기회가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단기간에 방송가의 제작 관행을 바꾸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공주대 배진아 영상학과 교수는 "프로그램의 구성 요소로 스타 MC가 있는 것이기 때문에 스타 MC에 대한 의존도가 쉽게 줄어들지는 않을 것"이라며 "다만 오디션 프로에서 보듯이 MC 의존도가 낮은 프로그램들이 성공하면서 다양한 포맷이 자연스럽게 자리잡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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