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영화] 액션과 드라마…‘카운트다운’

입력 2011.09.21 (08: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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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혹한 채권추심원인 태건호(정재영)는 어느날 갑자기 정신을 잃어 쓰러지고 병원에서 간암 말기라는 시한부 선고를 받는다.



간이식 수술이 가능한 시간은 단 10일. 목숨을 건 카운트다운이 시작된다.



태건호는 죽은 아들의 심장을 기증받은 사람들을 찾아나서고 그 중 현실적인 거래 가능성이 있는 차하연(전도연)을 만나 돈을 주는 대가로 수술을 약속받는다.



그러나, 늘 거짓말을 입에 달고 사는 사기꾼 차하연은 태건호를 속이고 달아나 이전에 자신에게 사기를 친 조명석(이경영)을 찾아간다. 태건호는 간을 구하기 위해 차하연을 뒤쫓기 시작하지만, 그녀의 복수극에 순식간에 100억 원을 빼앗긴 조명석과 이전에 사기를 당했던 흑사파 두목 ’스와이’(오만석) 일당까지 차하연을 추격하면서 이들의 운명은 뒤엉킨다.



’칸의 여왕’ 전도연과 연기파 배우 정재영의 만남으로 화제가 된 영화 ’카운트다운’은 이전에 볼 수 없던 흥미로운 줄거리와 스타일로 대중들은 물론, 영화계에서도 기대를 모았다.



20일 시사회를 통해 공개된 영화는 비교적 탄탄한 시나리오와 만듦새를 보여줬다.



목숨이 위태로운 남자가 거짓말로 똘똘 뭉친 매력적인 사기꾼 여자를 만난다는 설정에 ’간’을 매개로 한 숨바꼭질은 토끼 간을 구하기 위해 분투하는 자라 이야기를 연상시켜 흥미롭다.



또 이들이 악당들에게 계속해서 추격을 당하는 상황은 거친 액션을 버무리면서 볼거리를 풍성하게 했다.



특히 초반에 시골 장터에서 펼쳐지는 자동차 추격신은 정재영과 전도연이 대역 없이 직접 소화했다. 투박하지만 나름의 생동감이 돋보인다.



게다가 기대 이상으로 드라마가 강한 이야기에 액션을 부분적으로 결합한 방식이 기존 영화들에서는 흔하게 볼 수 없는 구성이어서 신선한 맛도 있다.

태건호의 숨겨진 사연이 조금씩 드러나는 과정은 보는 이에게 궁금증을 자아내면서 극에 몰입하게 하고 실체가 드러날수록 주인공에 대한 연민의 감정을 일으킨다.



이런 액션과 드라마의 완급은 영화의 3분의 2 지점 쯤까지는 꽤 괜찮은 리듬으로 유지되면서 관객을 끌고 간다.



그러나, 결말에서 지나치게 드라마가 강조되면서 액션과 드라마의 조화라는 얼개에 급격히 힘이 빠지고 다소 어정쩡한 영화가 돼버린 느낌이다.



마지막 10여분간 주인공의 회상과 참회 장면은 필요 이상으로 길게 늘어지면서 감동을 강요한다는 인상을 준다. 좀더 강하고 압축적으로 보여줘도 좋았을 것 같다.



또 팜므파탈로 그려진 차하연이란 인물이 좀더 입체적으로 드러나지 않은 점도 아쉽다. 영화 초반에 풍기는 신비감에 비해 시간이 갈수록 드러나는 비밀이 별로 많지 않다. 전도연이란 큰 배우의 역량에 비해 그릇이 조금 작은 느낌이다.



정재영은 덤덤한 표정으로 담백하게 액션과 드라마를 모두 자연스럽게 소화해 극의 핵심으로서 제 몫을 했다.



9월 29일 개봉. 119분. 청소년관람불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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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새영화] 액션과 드라마…‘카운트다운’
    • 입력 2011-09-21 08:56:52
    연합뉴스
냉혹한 채권추심원인 태건호(정재영)는 어느날 갑자기 정신을 잃어 쓰러지고 병원에서 간암 말기라는 시한부 선고를 받는다.

간이식 수술이 가능한 시간은 단 10일. 목숨을 건 카운트다운이 시작된다.

태건호는 죽은 아들의 심장을 기증받은 사람들을 찾아나서고 그 중 현실적인 거래 가능성이 있는 차하연(전도연)을 만나 돈을 주는 대가로 수술을 약속받는다.

그러나, 늘 거짓말을 입에 달고 사는 사기꾼 차하연은 태건호를 속이고 달아나 이전에 자신에게 사기를 친 조명석(이경영)을 찾아간다. 태건호는 간을 구하기 위해 차하연을 뒤쫓기 시작하지만, 그녀의 복수극에 순식간에 100억 원을 빼앗긴 조명석과 이전에 사기를 당했던 흑사파 두목 ’스와이’(오만석) 일당까지 차하연을 추격하면서 이들의 운명은 뒤엉킨다.

’칸의 여왕’ 전도연과 연기파 배우 정재영의 만남으로 화제가 된 영화 ’카운트다운’은 이전에 볼 수 없던 흥미로운 줄거리와 스타일로 대중들은 물론, 영화계에서도 기대를 모았다.

20일 시사회를 통해 공개된 영화는 비교적 탄탄한 시나리오와 만듦새를 보여줬다.

목숨이 위태로운 남자가 거짓말로 똘똘 뭉친 매력적인 사기꾼 여자를 만난다는 설정에 ’간’을 매개로 한 숨바꼭질은 토끼 간을 구하기 위해 분투하는 자라 이야기를 연상시켜 흥미롭다.

또 이들이 악당들에게 계속해서 추격을 당하는 상황은 거친 액션을 버무리면서 볼거리를 풍성하게 했다.

특히 초반에 시골 장터에서 펼쳐지는 자동차 추격신은 정재영과 전도연이 대역 없이 직접 소화했다. 투박하지만 나름의 생동감이 돋보인다.

게다가 기대 이상으로 드라마가 강한 이야기에 액션을 부분적으로 결합한 방식이 기존 영화들에서는 흔하게 볼 수 없는 구성이어서 신선한 맛도 있다.
태건호의 숨겨진 사연이 조금씩 드러나는 과정은 보는 이에게 궁금증을 자아내면서 극에 몰입하게 하고 실체가 드러날수록 주인공에 대한 연민의 감정을 일으킨다.

이런 액션과 드라마의 완급은 영화의 3분의 2 지점 쯤까지는 꽤 괜찮은 리듬으로 유지되면서 관객을 끌고 간다.

그러나, 결말에서 지나치게 드라마가 강조되면서 액션과 드라마의 조화라는 얼개에 급격히 힘이 빠지고 다소 어정쩡한 영화가 돼버린 느낌이다.

마지막 10여분간 주인공의 회상과 참회 장면은 필요 이상으로 길게 늘어지면서 감동을 강요한다는 인상을 준다. 좀더 강하고 압축적으로 보여줘도 좋았을 것 같다.

또 팜므파탈로 그려진 차하연이란 인물이 좀더 입체적으로 드러나지 않은 점도 아쉽다. 영화 초반에 풍기는 신비감에 비해 시간이 갈수록 드러나는 비밀이 별로 많지 않다. 전도연이란 큰 배우의 역량에 비해 그릇이 조금 작은 느낌이다.

정재영은 덤덤한 표정으로 담백하게 액션과 드라마를 모두 자연스럽게 소화해 극의 핵심으로서 제 몫을 했다.

9월 29일 개봉. 119분. 청소년관람불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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