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조각들…‘라이프 인 어 데이’

입력 2011.09.22 (10:48) 수정 2011.09.22 (1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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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 환경의 변화에 따라 영화 제작 방식도 많이 바뀌어왔다. 이제는 자유롭게 동영상을 찍고 인터넷상에서 공유할 수 있는 시대가 되면서 영화, 특히 픽션과 논픽션, 그리고 다큐멘터리의 경계가 점차 허물어지고 있다.



영화 ’라이프 인 어 데이’는 이런 미디어 환경의 첨단을 반영한 작품이다. 제작진은 지난해 7월 6일 전 세계인들이 이용하는 유튜브에 삶의 순간을 담은 영상을 찍어서 올려달라고 공모했다. 유일한 조건은 반드시 그 해 7월 24일에 촬영된 것이어야 한다는 것이었다.



197개국에서 총 4천500시간에 달하는 8만여 개의 동영상이 올라왔고 제작진은 이 중 331명이 제출한 1천125편의 영상을 편집해 하나의 영화로 만들었다. 그렇게 ’하루동안의 삶’이라는 제목으로 95분 분량의 장편 다큐멘터리가 만들어졌다.



이 작품은 지난 1월 27일 선댄스영화제에서 처음 상영되고 같은 날 유튜브에서 생중계되면서 1천800만건의 조회수를 기록할 정도로 세계적인 관심을 끌었다.



영화에 포함된 영상들은 몇 초에서 몇 분 짜리의 짧은 분량이지만, 인간 삶의 여러 단면들을 생생히 드러낸다.



편집의 힘을 통해 수많은 동영상들이 나름의 질서를 부여받고 몇몇 주제로 연결되면서 삶의 의미를 돌아보게 한다.



중간 중간에 ’당신이 사랑하는 것은 무엇입니까?’ ’당신이 두려워하는 것은 무엇입니까?’ ’당신이 지금 주머니에 지니고 있는 것은 무엇입니까?’라는 화두가 등장하고 그에 대한 갖가지 답변들이 이어진다.



고사리만한 손으로 구두닦이를 하면서 살아가는 꼬마 아이, 암 투병을 하는 아내를 곁에서 지키는 남편의 모습, 남편을 전쟁터에 보내고 그리워하는 젊은 아내의 모습은 코끝을 찡하게 한다.



생애 처음으로 면도를 하느라 애쓰는 열다섯 살 소년, 결혼 50주년 언약식에서 서로에게 귀여운 투정을 부리는 노부부의 모습은 웃음을 자아낸다.

지구라는 별에서 비슷한 삶의 무게를 견뎌내고 있는 사람들의 모습은 각자 분절된 존재로 살아가는 현대인들의 마음을 조금이나마 위로해줄 수 있을 것 같다.



영화에는 자전거로 세계 일주를 하는 한국인 윤옥환 씨의 모습이 꽤 비중있게 등장해 눈길을 끈다.



영어로 자신을 한국인이라고 소개한 그는 남한이든 북한이든 중요치 않다며 자신의 여행이 남북 통일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됐으면 좋겠다고 말한다.



이 작품은 ’글래디에이터’로 유명한 리들리 스콧 감독이 제작을, 2000년 아카데미 최우수 다큐멘터리상을 받은 케빈 맥도널드 감독이 연출했다.



제작진은 이 작품을 "미래의 후손들에게 건네는 일종의 타임 캡슐"이라고 표현했다.



9월 29일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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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삶의 조각들…‘라이프 인 어 데이’
    • 입력 2011-09-22 10:48:06
    • 수정2011-09-22 10:48:37
    연합뉴스
미디어 환경의 변화에 따라 영화 제작 방식도 많이 바뀌어왔다. 이제는 자유롭게 동영상을 찍고 인터넷상에서 공유할 수 있는 시대가 되면서 영화, 특히 픽션과 논픽션, 그리고 다큐멘터리의 경계가 점차 허물어지고 있다.

영화 ’라이프 인 어 데이’는 이런 미디어 환경의 첨단을 반영한 작품이다. 제작진은 지난해 7월 6일 전 세계인들이 이용하는 유튜브에 삶의 순간을 담은 영상을 찍어서 올려달라고 공모했다. 유일한 조건은 반드시 그 해 7월 24일에 촬영된 것이어야 한다는 것이었다.

197개국에서 총 4천500시간에 달하는 8만여 개의 동영상이 올라왔고 제작진은 이 중 331명이 제출한 1천125편의 영상을 편집해 하나의 영화로 만들었다. 그렇게 ’하루동안의 삶’이라는 제목으로 95분 분량의 장편 다큐멘터리가 만들어졌다.

이 작품은 지난 1월 27일 선댄스영화제에서 처음 상영되고 같은 날 유튜브에서 생중계되면서 1천800만건의 조회수를 기록할 정도로 세계적인 관심을 끌었다.

영화에 포함된 영상들은 몇 초에서 몇 분 짜리의 짧은 분량이지만, 인간 삶의 여러 단면들을 생생히 드러낸다.

편집의 힘을 통해 수많은 동영상들이 나름의 질서를 부여받고 몇몇 주제로 연결되면서 삶의 의미를 돌아보게 한다.

중간 중간에 ’당신이 사랑하는 것은 무엇입니까?’ ’당신이 두려워하는 것은 무엇입니까?’ ’당신이 지금 주머니에 지니고 있는 것은 무엇입니까?’라는 화두가 등장하고 그에 대한 갖가지 답변들이 이어진다.

고사리만한 손으로 구두닦이를 하면서 살아가는 꼬마 아이, 암 투병을 하는 아내를 곁에서 지키는 남편의 모습, 남편을 전쟁터에 보내고 그리워하는 젊은 아내의 모습은 코끝을 찡하게 한다.

생애 처음으로 면도를 하느라 애쓰는 열다섯 살 소년, 결혼 50주년 언약식에서 서로에게 귀여운 투정을 부리는 노부부의 모습은 웃음을 자아낸다.
지구라는 별에서 비슷한 삶의 무게를 견뎌내고 있는 사람들의 모습은 각자 분절된 존재로 살아가는 현대인들의 마음을 조금이나마 위로해줄 수 있을 것 같다.

영화에는 자전거로 세계 일주를 하는 한국인 윤옥환 씨의 모습이 꽤 비중있게 등장해 눈길을 끈다.

영어로 자신을 한국인이라고 소개한 그는 남한이든 북한이든 중요치 않다며 자신의 여행이 남북 통일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됐으면 좋겠다고 말한다.

이 작품은 ’글래디에이터’로 유명한 리들리 스콧 감독이 제작을, 2000년 아카데미 최우수 다큐멘터리상을 받은 케빈 맥도널드 감독이 연출했다.

제작진은 이 작품을 "미래의 후손들에게 건네는 일종의 타임 캡슐"이라고 표현했다.

9월 29일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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