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설빈 연속 동점골 ‘이름 잘 바꿨네’

 "이름 바꾸면 날아다닐 거라고 하더니, 이름값 한 것 같아요"



정말로 개명한 덕을 본 것일까. 현대제철 공격수 정설빈이 자기 말처럼 그야말로 나는 듯한 움직임으로 ’두 골 활약’을 펼쳐 팀에 극적인 무승부를 안겼다.

정설빈은 26일 경기도 고양종합운동장에서 열린 고양대교와의 IBK 기업은행 2011 WK리그 챔피언결정전 1차전에서 전반 26분 교체투입돼 64분여를 뛰면서 전반 30분과 후반 47분 두차례 동점골을 넣어 2-2 무승부를 이끌었다.



올 시즌 19승1무1패라는 엄청난 승률을 자랑하며 일찌감치 정규리그 우승을 확정짓고 챔피언결정전에 직행하는 등 그야말로 최강 전력을 자랑해온 고양대교를 상대로 거둔 무승부이기에 더욱 값졌다.



이날 최고의 활약을 펼친 정설빈은 원래 정혜인이라는 원래 이름으로 더 잘 알려져 있다.



지난해 국제축구연맹(FIFA) 20세 이하 월드컵 대표로 출전해 한국의 3위를 이끌며 팬들의 눈도장을 받았다.



하지만 올해 여름 익숙한 원래 이름을 설빈이라는 이름으로 바꿨다.



지난 1월 전지훈련에서 어깨를 다쳐 3개월간 힘든 재활을 거쳤고 이번시즌 내내 발목 부상에 시달리자 보다 못한 어머니가 개명을 권한 것.



’이름을 바꾸면 다치지도 않고 날아다닐거다’라는 얘기에 ’나무뿌리처럼 흔들림 없이 서 있으라’는 뜻의 설빈으로 이름을 바꿨다.



정설빈은 "하도 다치니까 걱정하시던 어머니가 설득해서 이름을 바꿨는데 정말로 이름값을 한 것 같다"며 쑥쓰러운 듯 웃음을 지었다.



정설빈은 이어 "교체돼 들어가기 전에 벤치에 앉아서 ’오늘 내가 득점해야 한다’고 생각하면서 계속 골 넣는 장면을 상상했는데 두 골을 다 도맡게 될 줄은 몰랐다"고 경기를 되짚었다.



그는 "만년 2위 팀이라는 얘기를 많이 듣는데 이번에 꼭 떨쳐내자고 동료들과 다짐했는데 오늘 극적인 동점골을 넣게 돼 기쁘다"며 "부상도 거의 회복된 만큼 최고의 컨디션으로 2차전에 나서 이번에는 꼭 2위가 아닌 1위로 바꾸겠다"고 필승을 다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