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희 대통령, 78년까지도 핵 개발 의지”

입력 2011.09.26 (23: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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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1976년에 핵개발 추진을 단념한 것으로 알려졌던 박정희 정권이 당초 알려진 것보다 2년 뒤인 1978년까지도 핵 개발 의지를 갖고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기밀이 해제된 CIA 비밀 문건에서 밝혀진 내용인데, 당시 미 정보 당국은 박 대통령이 미국의 주한 미군 철수 시도를 막기 위해 핵 개발을 시도했다고 분석했습니다.

보도에 서지영 기자입니다.

<리포트>

실제로 한국 정부의 핵개발 프로그램은 1970년대 중반까지 추진됐습니다.

이같은 시도는 지난 76년. 북한의 판문점 도끼 만행 사건 이후 미국의 설득으로 중단된 것으로 그동안 알려져왔습니다.

그러나, 미 안보연구기관인 노틸러스연구소가 공개한 CIA 문건에는 2년 뒤인 78년까지도 박정희 정권은 핵개발 의지를 포기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이 문건은, 77년 5월, 박동진 외무장관이 "미국이 남한으로부터 전술핵무기를 철수한다면 핵무기 개발을 검토할 것"이라고 말한 점, 박정희 정권이 당시 핵개발 촉구 논쟁을 사실상 묵인한 점을 미뤄볼 때, 주한미군 철수를 막기 위한 압박 카드로 활용한 것 같다고 분석했습니다.

미국의 한반도 핵 억지력이 감소되면서 핵개발에 나선 당시 상황은 공교롭게도 현재와 비슷합니다.

경제 위기의 여파로 미국이 주한 미군 감축 등 국방 예산 삭감에 나선 반면, 북핵 위기는 고조되면서 자위적 핵 개발, 전술핵 도입 주장이 또다시 나오고 있기 때문입니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이러한 주장은 동북아시아에 핵무장 도미노를 일으키고 북한에 핵 보유 명분을 더욱 살려준다는 점에서, 실익이 없다고 분석하고 있습니다.

KBS 뉴스 서지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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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정희 대통령, 78년까지도 핵 개발 의지”
    • 입력 2011-09-26 23:39: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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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1976년에 핵개발 추진을 단념한 것으로 알려졌던 박정희 정권이 당초 알려진 것보다 2년 뒤인 1978년까지도 핵 개발 의지를 갖고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기밀이 해제된 CIA 비밀 문건에서 밝혀진 내용인데, 당시 미 정보 당국은 박 대통령이 미국의 주한 미군 철수 시도를 막기 위해 핵 개발을 시도했다고 분석했습니다. 보도에 서지영 기자입니다. <리포트> 실제로 한국 정부의 핵개발 프로그램은 1970년대 중반까지 추진됐습니다. 이같은 시도는 지난 76년. 북한의 판문점 도끼 만행 사건 이후 미국의 설득으로 중단된 것으로 그동안 알려져왔습니다. 그러나, 미 안보연구기관인 노틸러스연구소가 공개한 CIA 문건에는 2년 뒤인 78년까지도 박정희 정권은 핵개발 의지를 포기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이 문건은, 77년 5월, 박동진 외무장관이 "미국이 남한으로부터 전술핵무기를 철수한다면 핵무기 개발을 검토할 것"이라고 말한 점, 박정희 정권이 당시 핵개발 촉구 논쟁을 사실상 묵인한 점을 미뤄볼 때, 주한미군 철수를 막기 위한 압박 카드로 활용한 것 같다고 분석했습니다. 미국의 한반도 핵 억지력이 감소되면서 핵개발에 나선 당시 상황은 공교롭게도 현재와 비슷합니다. 경제 위기의 여파로 미국이 주한 미군 감축 등 국방 예산 삭감에 나선 반면, 북핵 위기는 고조되면서 자위적 핵 개발, 전술핵 도입 주장이 또다시 나오고 있기 때문입니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이러한 주장은 동북아시아에 핵무장 도미노를 일으키고 북한에 핵 보유 명분을 더욱 살려준다는 점에서, 실익이 없다고 분석하고 있습니다. KBS 뉴스 서지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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