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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뉴스] 갈 길 먼 과학노벨상 “연구 풍토 바뀌어야”
입력 2011.10.11 (21:57) 뉴스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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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올해 노벨상 발표가 모두 끝났습니다만 아쉽게도 한국인은 단 한명도 없었습니다.

특히 과학분야는 노려볼 만 한데요 언제쯤 우리의 꿈을 이룰 수 있을까요?

이은정 과학전문기자와 함께 그 가능성 짚어봅니다.

이 기자, 노벨상 6개 분야 가운데 과학 분야가 절반이나 차지하더군요?

네, 생리의학, 물리, 화학상 3가지가 있는데 요즘은 생화학, 분자생물학 관련 연구가 노벨상을 많이 받고 있습니다.

우리나라는 특히 생명과학 분야가 강한 편인데 노벨상 전망은 어떤지 이충헌 의학전문기자가 먼저 전해드립니다.

<리포트>

여성과학계의 노벨상으로 불리는 '로레알 유네스코 여성과학자상'을 수상한 서울대 김빛내리 교수.

<인터뷰> 김 빛내리(서울대 생명과학부) : "마이크로 RNA를 조작함으로써 세포의 기능을 제어할 수 있고 그걸 통해서 여러 가지 인간의 질환을 조절할 수 있는 가능성이 열립니다."

에이즈 바이러스 연구로 유명한 재미 과학자 피터 김과 꿈의 신소재로 불리는 그래핀 분야의 대가 콜롬비아대 김 필립 교수도 노벨 과학상 후보로 손꼽힙니다.

한 대학병원의 뇌과학 연구소, 노벨상에 도전하기 위해 연구 시설과 장비에만 천 억원을 투자했습니다.

이 연구소에선 머리카락 두께의 혈관까지 볼 수 있는 고성능 MRI와 PET로 파킨슨병과 치매의 기전을 밝혀내고 있습니다.

<인터뷰> 이길녀(가천대총장) : "이때까지 했던 연구의 틀을 깨서 더 참신한 연구를 지속적으로 한다면 노벨상도 나오지 않을까 그런 기대를 합니다."

국가 연구비도 최근 10년간 3배 가량 늘어 노벨상 도전의 전망을 밝게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과학 분야 노벨상은 새로운 분야를 개척한 창의적인 연구에 수여되는 만큼 노벨상에 바짝 다가서기까진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입니다.

이곳은 스웨덴에 있는 스톡홀름 콘서트홀입니다.

올 12월에도 여기서 노벨상 시상식이 열릴텐데요.

우리나라 과학자는 언제쯤 이 자리에 서서 상을 받게 될까요?

노벨상을 받기 위해서는 세계 최초의 연구를 해야하고, 연구 업적이 실제로 증명되야 하며 인류에 공헌을 해야 합니다.

<기자 멘트>

KBS가 국내 과학연구단장 20명에게 물어봤는데요.

노벨상 수상 시기에 대해 앞으로 '10년 뒤'라는 응답이 8명이었고 '20년 뒤'가 7명이었습니다.

한국인이 노벨과학상을 받으려면 최소 10년은 기다려야 한다는 전망입니다.

세계 수준의 연구 업적을 내기위해서는 연구에 몰입할 수 있는 환경이 가장 절실하다고 답했습니다.

과학을 중시하는 사회 분위기. 창의적 과학 교육도 필수 조건입니다.

과학자들은 또 청소년 시기에 과학적 호기심을 살리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는데 우리나라 과학교육의 현실을 최정근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모형을 만들며 분자 구조를 익히고, 로봇의 기원과 구조를 통해 최신 과학기술 이론도 배웁니다.

<인터뷰> 정홍락 (대진고 과학중점반 1학년) : "딱딱한 것만 있을 줄 알았는데 융합과학이라고 재미있는 것도 있고 그래서 과학수업 되게 재미있게 받고 있어요."

과학고나 과학중점고 에서나 볼 수 있는 창의 수업의 모습입니다.

그밖의 대부분 학교에서는 과학도 단지 입시과목의 하나일 뿐입니다.

<인터뷰> 박성은 (서울과학교사모임 대표) : "진도나 문제풀이를 조금 더 해주는 것이 어떤 때는 도움도 되고 할 때가 있어서 실험을 예전보다는 못하고 있는 실정인 거죠."

수능 과학탐구 과목 수가 줄면서 학생들의 관심은 그마저도 더 떨어졌습니다.

<녹취> 학생 : "상대적으로 문과 과목이 재미있어요. 역사나 이런 거.(과학 쪽보다?) 네."

<녹취> 학생 : "수업을 잘 안 들었어요.(과학수업 잘 안 들었어요?)네"

학문의 토대를 갖춰줘야 할 초중고 교육이 제 구실을 못하는 겁니다.

<인터뷰> 오승은 (건국대 이과대학장) : "(입학생들이) 어떤 원리라든가 개념에 대한 정확한 이해가 부족한 그런 것을 많이 봅니다."

과학 영재들조차 진학할 때 상당수가 기초과학을 외면하는 것도 허약한 우리 과학 교육의 한 단면입니다.

<앵커 멘트>

실제로 수상자들을 분석해보면 30대 중 후반에 이미 노벨상을 받을 연구 업적을 내놓은 경우가 많습니다.

결국 젊은 과학자들을 발굴해야 한다는 얘긴데 아시아에서 가장 많은 수상자를 배출한 곳이 일본이죠.

일본의 비결은 무엇인지 홍정표 기자가 다녀왔습니다.

<리포트>

1949년, 일본은 물론 아시아 최초로 노벨 물리학상을 받은 교토대 '유가와 히데키' 교수 연구실.

60여 년이 지난 지금도 기초과학 연구의 핵심입니다.

생태학을 연구하는 31살 토즈 히로카즈 박사는, '하쿠비 프로젝트'에 선발됐습니다.

대학에서 5년 동안 3억 원, 정부에서 3년 동안 24억 원을 지원받아 개인 연구실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보고서 제출 등 외부 간섭 없이 하고 싶은 연구에만 전념할 수 있습니다.

<인터뷰>토즈 히로카즈 (박사/하쿠비 수혜자) : "시야가 넓어지면서 제가 연구하는 이론이나 기술이 인류에 기여할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기초과학 분야에서 성과를 거두려면 최소 20~30년 이상 걸리기 때문에, 장기 투자는 기본이라는 판단 때문에 가능한 일입니다.

<인터뷰> 쿠고 다이치로(교토대 연구소장) : "젊은 연구자들이(생업에 지장받지 않고) 연구에 전념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는 것이 중요한 일로, 좋은 성과로 이어지리라 봅니다."

이런 투자와, 기다림 덕분에 교토대는 벌써 7명이나 노벨 과학상 수상자를 배출했습니다.

이런 분위기는 민간기업에까지 확산 돼 학사 출신 엔지니어가 화학상을 받는 등 일본은 지금까지 15명이 노벨 과학상을 받는 성과를 거뒀습니다.

KBS 뉴스 홍정표입니다.
  • [이슈&뉴스] 갈 길 먼 과학노벨상 “연구 풍토 바뀌어야”
    • 입력 2011-10-11 21:57:52
    뉴스 9
<앵커 멘트>

올해 노벨상 발표가 모두 끝났습니다만 아쉽게도 한국인은 단 한명도 없었습니다.

특히 과학분야는 노려볼 만 한데요 언제쯤 우리의 꿈을 이룰 수 있을까요?

이은정 과학전문기자와 함께 그 가능성 짚어봅니다.

이 기자, 노벨상 6개 분야 가운데 과학 분야가 절반이나 차지하더군요?

네, 생리의학, 물리, 화학상 3가지가 있는데 요즘은 생화학, 분자생물학 관련 연구가 노벨상을 많이 받고 있습니다.

우리나라는 특히 생명과학 분야가 강한 편인데 노벨상 전망은 어떤지 이충헌 의학전문기자가 먼저 전해드립니다.

<리포트>

여성과학계의 노벨상으로 불리는 '로레알 유네스코 여성과학자상'을 수상한 서울대 김빛내리 교수.

<인터뷰> 김 빛내리(서울대 생명과학부) : "마이크로 RNA를 조작함으로써 세포의 기능을 제어할 수 있고 그걸 통해서 여러 가지 인간의 질환을 조절할 수 있는 가능성이 열립니다."

에이즈 바이러스 연구로 유명한 재미 과학자 피터 김과 꿈의 신소재로 불리는 그래핀 분야의 대가 콜롬비아대 김 필립 교수도 노벨 과학상 후보로 손꼽힙니다.

한 대학병원의 뇌과학 연구소, 노벨상에 도전하기 위해 연구 시설과 장비에만 천 억원을 투자했습니다.

이 연구소에선 머리카락 두께의 혈관까지 볼 수 있는 고성능 MRI와 PET로 파킨슨병과 치매의 기전을 밝혀내고 있습니다.

<인터뷰> 이길녀(가천대총장) : "이때까지 했던 연구의 틀을 깨서 더 참신한 연구를 지속적으로 한다면 노벨상도 나오지 않을까 그런 기대를 합니다."

국가 연구비도 최근 10년간 3배 가량 늘어 노벨상 도전의 전망을 밝게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과학 분야 노벨상은 새로운 분야를 개척한 창의적인 연구에 수여되는 만큼 노벨상에 바짝 다가서기까진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입니다.

이곳은 스웨덴에 있는 스톡홀름 콘서트홀입니다.

올 12월에도 여기서 노벨상 시상식이 열릴텐데요.

우리나라 과학자는 언제쯤 이 자리에 서서 상을 받게 될까요?

노벨상을 받기 위해서는 세계 최초의 연구를 해야하고, 연구 업적이 실제로 증명되야 하며 인류에 공헌을 해야 합니다.

<기자 멘트>

KBS가 국내 과학연구단장 20명에게 물어봤는데요.

노벨상 수상 시기에 대해 앞으로 '10년 뒤'라는 응답이 8명이었고 '20년 뒤'가 7명이었습니다.

한국인이 노벨과학상을 받으려면 최소 10년은 기다려야 한다는 전망입니다.

세계 수준의 연구 업적을 내기위해서는 연구에 몰입할 수 있는 환경이 가장 절실하다고 답했습니다.

과학을 중시하는 사회 분위기. 창의적 과학 교육도 필수 조건입니다.

과학자들은 또 청소년 시기에 과학적 호기심을 살리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는데 우리나라 과학교육의 현실을 최정근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모형을 만들며 분자 구조를 익히고, 로봇의 기원과 구조를 통해 최신 과학기술 이론도 배웁니다.

<인터뷰> 정홍락 (대진고 과학중점반 1학년) : "딱딱한 것만 있을 줄 알았는데 융합과학이라고 재미있는 것도 있고 그래서 과학수업 되게 재미있게 받고 있어요."

과학고나 과학중점고 에서나 볼 수 있는 창의 수업의 모습입니다.

그밖의 대부분 학교에서는 과학도 단지 입시과목의 하나일 뿐입니다.

<인터뷰> 박성은 (서울과학교사모임 대표) : "진도나 문제풀이를 조금 더 해주는 것이 어떤 때는 도움도 되고 할 때가 있어서 실험을 예전보다는 못하고 있는 실정인 거죠."

수능 과학탐구 과목 수가 줄면서 학생들의 관심은 그마저도 더 떨어졌습니다.

<녹취> 학생 : "상대적으로 문과 과목이 재미있어요. 역사나 이런 거.(과학 쪽보다?) 네."

<녹취> 학생 : "수업을 잘 안 들었어요.(과학수업 잘 안 들었어요?)네"

학문의 토대를 갖춰줘야 할 초중고 교육이 제 구실을 못하는 겁니다.

<인터뷰> 오승은 (건국대 이과대학장) : "(입학생들이) 어떤 원리라든가 개념에 대한 정확한 이해가 부족한 그런 것을 많이 봅니다."

과학 영재들조차 진학할 때 상당수가 기초과학을 외면하는 것도 허약한 우리 과학 교육의 한 단면입니다.

<앵커 멘트>

실제로 수상자들을 분석해보면 30대 중 후반에 이미 노벨상을 받을 연구 업적을 내놓은 경우가 많습니다.

결국 젊은 과학자들을 발굴해야 한다는 얘긴데 아시아에서 가장 많은 수상자를 배출한 곳이 일본이죠.

일본의 비결은 무엇인지 홍정표 기자가 다녀왔습니다.

<리포트>

1949년, 일본은 물론 아시아 최초로 노벨 물리학상을 받은 교토대 '유가와 히데키' 교수 연구실.

60여 년이 지난 지금도 기초과학 연구의 핵심입니다.

생태학을 연구하는 31살 토즈 히로카즈 박사는, '하쿠비 프로젝트'에 선발됐습니다.

대학에서 5년 동안 3억 원, 정부에서 3년 동안 24억 원을 지원받아 개인 연구실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보고서 제출 등 외부 간섭 없이 하고 싶은 연구에만 전념할 수 있습니다.

<인터뷰>토즈 히로카즈 (박사/하쿠비 수혜자) : "시야가 넓어지면서 제가 연구하는 이론이나 기술이 인류에 기여할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기초과학 분야에서 성과를 거두려면 최소 20~30년 이상 걸리기 때문에, 장기 투자는 기본이라는 판단 때문에 가능한 일입니다.

<인터뷰> 쿠고 다이치로(교토대 연구소장) : "젊은 연구자들이(생업에 지장받지 않고) 연구에 전념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는 것이 중요한 일로, 좋은 성과로 이어지리라 봅니다."

이런 투자와, 기다림 덕분에 교토대는 벌써 7명이나 노벨 과학상 수상자를 배출했습니다.

이런 분위기는 민간기업에까지 확산 돼 학사 출신 엔지니어가 화학상을 받는 등 일본은 지금까지 15명이 노벨 과학상을 받는 성과를 거뒀습니다.

KBS 뉴스 홍정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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