對애플 특허 전쟁 등 IT업계 변화의 소용돌이
입력 2011.10.19 (07:23)
수정 2011.10.19 (15: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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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창 유치·조직문화 쇄신..'존재감' 드러내
신수종 안착·지배구조 개편..숙제 첩첩산중 ·
"(애플의 삼성에 대한 스마트폰 특허침해 소송은) 못이 튀어나오면 때리려는 원리이다. 애플뿐 아니라 전 세계에서 우리와 관계없는, 전자회사가 아닌 회사까지도 삼성에 대한 견제가 커지고 있다."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서울 서초동에 삼성타운이 생기고 나서 삼성전자 사옥 42층에 마련된 집무실에 처음 출근한 지난 4월21일 기자들과 만나 한 얘기다.
삼성본관이 서울 태평로에 있던 시절에도 회사에 거의 나오지 않았던 이 회장이 서초동 삼성전자로 일주일에 두 번씩 꼬박꼬박 출근한 지 6개월째를 맞은 가운데 삼성의 최대 현안은 역시 애플과의 특허 전쟁이다.
그 사이 평창 동계올림픽을 유치하는데 크게 기여했고, 삼성테크윈 부정 사태를 계기로 각 계열사에 긴장을 불어넣는 등 그룹 장악력도 키웠다.
그럼에도, 이 회장에게는 여전히 삼성전자의 실적을 제 궤도에 올려놔야 하고, 삼성이 정한 5대 신수종 사업을 뿌리 내려야 하며 삼성카드의 삼성에버랜드 지분 처분을 계기로 후계구도를 가시화해야 하는 어려운 숙제가 남아 있다.
◇ 스티브 잡스 있는 애플과 잡스 없는 애플 = 19일 삼성에 따르면 이건희 회장은 4월21일 이후 지난 18일까지 총 30회 삼성전자 본사로 출근했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으로서 공식 동계올림픽 유치 활동을 벌이거나 업무를 위해 해외 출장을 다녀온 기간을 제외하면 초기엔 화·목요일에서 나중에는 필요에 따라 다른 요일에 나오기도 했지만, 일주일에 평균 두어 번은 나온 셈이다.
그가 처음 출근했던 때는 삼성전자가 실망스러운 1분기 실적을 내놓고 애플이 스마트폰 특허 침해를 이유로 삼성전자에 소송을 제기하는가 하면 삼성 계열사에 대한 국세청의 일제 세무조사가 진행되던, 삼성 안팎이 '뒤숭숭한' 시점이었다.
이 회장은 애플이 4월15일 미국 법원에 "갤럭시S와 갤럭시탭, 넥서스S 등이 아이폰과 아이패드를 모방했다"며 특허권 및 상표권 침해 소송을 제기한 데 대해 퇴근길에 기자들과 만나 "기술은 주기도 하고 받기도 하는 것인데.."라며 섭섭함을 표시했다.
삼성전자는 곧바로 다음날 "애플의 아이폰과 아이패드가 삼성전자의 통신표준 특허를 침해했다"며 한국, 일본, 독일 등 3개국 법원에 맞제소했다.
이어 최근 삼성이 애플의 아이폰4S에 대해 프랑스, 이탈리아, 일본, 호주 법원에 판매 금지 가처분 신청을 내기까지 양측의 법정 공방은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아이패드2를 출시하면서 삼성을 '카피캣'(모방꾼)이라고 모욕하고, 삼성전자 임원을 조롱했던 애플의 전 최고경영자(CEO) 스티브 잡스가 별세했다.
고인과 고 이병철 삼성 선대 회장 및 이건희 회장, 이재용 삼성전자 사장으로 이어져 온 삼성 3대(代)와의 끈끈한 인연, 또 삼성의 최대 고객이자 경쟁자인 애플 두 회사의 질긴 애증 관계가 다시 주목받으면서 특허 전쟁의 기류는 '화해'와 '전면전' 사이를 오락가락하면서 오리무중인 상태다.
스티브 잡스 생전에 소니를 제치고 삼성의 최대 고객이 된 애플을 잡스가 사망하고 나서 어떻게 관계를 형성해 갈지가 이 회장의 당면한 숙제다.
'잡스의 친구' 자격으로 추모식에 참석한 이재용 사장이 앞으로 어떤 역할을 할지도 관심사다.
그는 출국 때 "삼성과 애플은 동반자가 돼야 하고, 시장에서는 공정하고 치열하게 경쟁해야 한다"고 말했다.
◇ 연말 인사 태풍으로 이어질 '내부 쇄신' = 이 회장은 정기출근 초기 미래전략실 팀장이나 삼성전자 사장단, 기타 전자 계열 및 금융 계열사 사장단 등을 불러 점심을 함께하며 현안을 들었다.·
그러다 삼성테크윈 일부 임직원의 비리 행위가 적발된 것을 계기로 곧장 테크윈 사장을 경질하고 "삼성 전 계열사에 부정부패가 만연했다"며 조직문화 쇄신을 선언했다.
삼성은 미래전략실 경영진단팀장과 인사팀장을 교체하고 각 계열사 감사팀을 강화하는 등 매섭게 몰아치며 작은 계열사까지 그룹 전반에 엄청난 긴장감과 경각심을 불어넣기도 했다.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을 낸 삼성전자가 1, 2분기 잇따라 기대 이하의 성적표를 내놓자 이례적으로 실적이 부진한 경영진을 중도에 교체하고 조직 개편을 단행해 인사 스타일이 바뀌었다는 평가도 받았다.
이어 1993년 신경영 선언 때부터 강조해온 '품질 경영'에도 나서 삼성테크윈의 산업용 공기압축기를 리콜하고 삼성전자 스마트 에어컨 6만대의 핵심 부품을 갈아주도록 했다.
위상이 강화된 미래전략실 경영진단팀과 각 계열사 감사팀의 감사 결과와 올해의 실적을 토대로 12월 단행될 인사에서는 대대적인 쇄신 및 문책성 물갈이가 이뤄질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이 회장은 최근 미국과 일본 방문을 마치고 귀국하면서 일각에서 삼성 계열사 사장단 등 임원 인사가 11월 단행될 가능성이 거론되는 데 대해 "당길 것은 없고, 폭은 더 있어봐야 알겠다"고 말했다.
향후 경영 구상 질문에 "지금 같이 해서는 안 된다. 더 정신 차리고, 더 열심히 해야 한다"고 여러 차례 언급하기도 했다.
조기 인사설을 일축하는 동시에 폭에 대해서는 여지를 남겨둔 셈이지만, 현 상황에 대한 위기의식을 강조한 점을 고려할 때 인사의 폭이 상당할 것이라는 게 삼성 안팎의 공통 전망이다.
더욱이 삼성이 미래 먹을거리로 정한 5대 신수종 사업의 추진이 지지부진하다는 시장의 지적이 많아 이 부분에 대한 동력 확보 차원에서 '새 틀 짜기' 차원의 인사가 시행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 동계올림픽 유치 '영광'..난제도 산적 = 지난 7월7일 평창이 2018년 동계올림픽 개최지로 확정됐을 때 모두 기쁨의 환호성을 질렀지만, 유독 이건희 회장은 눈물을 보였다.
'삼성 비자금' 사건으로 징역 3년, 집행유예 5년의 형이 확정된 지 불과 4개월 만에 '원포인트 특별사면·복권'을 받았던 이 회장은 올림픽 유치를 위해 누구보다도 열심히 뛰었기에 마음의 짐을 어느 정도 벗었기 때문이다.
이 회장은 작년 2월부터 11차례에 걸쳐 170일간 '나 홀로' 해외 출장을 다니면서 110명의 IOC 위원을 거의 전부 만나는 강행군을 해왔다.
그도 귀국하면서 '마음의 변화는 있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훨씬 가벼워졌다"고 답해 그간 심적 압박감이 엄청나게 컸다는 점을 인정했다.
이 회장이 회사에서 근무하고 나서 삼성에는 엄청난 변화의 바람이 불기 시작했지만, 그의 앞에는 여전히 많은 숙제가 남아 있다는 게 삼성 안팎의 분석이다.
우선 3분기 시장 예측치를 넘어서는 실적을 내기는 했지만, 반도체·액정표시장치(LCD)·휴대전화·가전 등 부품과 세트(완제품)를 모두 거느린 항공모함인 삼성전자의 항로를 제 궤도에 올려놓음으로써 삼성전자에 대한 투자자의 우려를 없애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또 애플, 오스람 등 글로벌 기업과의 특허 전쟁에서 이겨야 하고 구글의 모토로라 인수, 엘피다 등의 반도체 미세공정 추격, 대만·일본 LCD 업체 간 이합집산 등 IT 업계의 급진적 변화와 사업 간 영역 파괴 경쟁에서 확고한 위치를 지켜야 한다.
삼성이 미래 먹을거리로 정한 태양전지, 자동차 전지, LED(발광다이오드), 바이오 제약, 의료기기 등 5대 신수종 사업도 조속하게 안착시켜야 한다.
삼성의 '순환출자' 지배구조가 15년 만에 '단선형'으로 크게 바뀌는 계기가 될 삼성카드의 삼성에버랜드 지분 처분 문제와 세 자녀로의 경영권 승계 등도 이 회장의 관심사일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삼성은 이미 '일상'이 된 이 회장의 정기출근이 앞으로도 상당 기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한다.
신수종 안착·지배구조 개편..숙제 첩첩산중 ·
"(애플의 삼성에 대한 스마트폰 특허침해 소송은) 못이 튀어나오면 때리려는 원리이다. 애플뿐 아니라 전 세계에서 우리와 관계없는, 전자회사가 아닌 회사까지도 삼성에 대한 견제가 커지고 있다."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서울 서초동에 삼성타운이 생기고 나서 삼성전자 사옥 42층에 마련된 집무실에 처음 출근한 지난 4월21일 기자들과 만나 한 얘기다.
삼성본관이 서울 태평로에 있던 시절에도 회사에 거의 나오지 않았던 이 회장이 서초동 삼성전자로 일주일에 두 번씩 꼬박꼬박 출근한 지 6개월째를 맞은 가운데 삼성의 최대 현안은 역시 애플과의 특허 전쟁이다.
그 사이 평창 동계올림픽을 유치하는데 크게 기여했고, 삼성테크윈 부정 사태를 계기로 각 계열사에 긴장을 불어넣는 등 그룹 장악력도 키웠다.
그럼에도, 이 회장에게는 여전히 삼성전자의 실적을 제 궤도에 올려놔야 하고, 삼성이 정한 5대 신수종 사업을 뿌리 내려야 하며 삼성카드의 삼성에버랜드 지분 처분을 계기로 후계구도를 가시화해야 하는 어려운 숙제가 남아 있다.
◇ 스티브 잡스 있는 애플과 잡스 없는 애플 = 19일 삼성에 따르면 이건희 회장은 4월21일 이후 지난 18일까지 총 30회 삼성전자 본사로 출근했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으로서 공식 동계올림픽 유치 활동을 벌이거나 업무를 위해 해외 출장을 다녀온 기간을 제외하면 초기엔 화·목요일에서 나중에는 필요에 따라 다른 요일에 나오기도 했지만, 일주일에 평균 두어 번은 나온 셈이다.
그가 처음 출근했던 때는 삼성전자가 실망스러운 1분기 실적을 내놓고 애플이 스마트폰 특허 침해를 이유로 삼성전자에 소송을 제기하는가 하면 삼성 계열사에 대한 국세청의 일제 세무조사가 진행되던, 삼성 안팎이 '뒤숭숭한' 시점이었다.
이 회장은 애플이 4월15일 미국 법원에 "갤럭시S와 갤럭시탭, 넥서스S 등이 아이폰과 아이패드를 모방했다"며 특허권 및 상표권 침해 소송을 제기한 데 대해 퇴근길에 기자들과 만나 "기술은 주기도 하고 받기도 하는 것인데.."라며 섭섭함을 표시했다.
삼성전자는 곧바로 다음날 "애플의 아이폰과 아이패드가 삼성전자의 통신표준 특허를 침해했다"며 한국, 일본, 독일 등 3개국 법원에 맞제소했다.
이어 최근 삼성이 애플의 아이폰4S에 대해 프랑스, 이탈리아, 일본, 호주 법원에 판매 금지 가처분 신청을 내기까지 양측의 법정 공방은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아이패드2를 출시하면서 삼성을 '카피캣'(모방꾼)이라고 모욕하고, 삼성전자 임원을 조롱했던 애플의 전 최고경영자(CEO) 스티브 잡스가 별세했다.
고인과 고 이병철 삼성 선대 회장 및 이건희 회장, 이재용 삼성전자 사장으로 이어져 온 삼성 3대(代)와의 끈끈한 인연, 또 삼성의 최대 고객이자 경쟁자인 애플 두 회사의 질긴 애증 관계가 다시 주목받으면서 특허 전쟁의 기류는 '화해'와 '전면전' 사이를 오락가락하면서 오리무중인 상태다.
스티브 잡스 생전에 소니를 제치고 삼성의 최대 고객이 된 애플을 잡스가 사망하고 나서 어떻게 관계를 형성해 갈지가 이 회장의 당면한 숙제다.
'잡스의 친구' 자격으로 추모식에 참석한 이재용 사장이 앞으로 어떤 역할을 할지도 관심사다.
그는 출국 때 "삼성과 애플은 동반자가 돼야 하고, 시장에서는 공정하고 치열하게 경쟁해야 한다"고 말했다.
◇ 연말 인사 태풍으로 이어질 '내부 쇄신' = 이 회장은 정기출근 초기 미래전략실 팀장이나 삼성전자 사장단, 기타 전자 계열 및 금융 계열사 사장단 등을 불러 점심을 함께하며 현안을 들었다.·
그러다 삼성테크윈 일부 임직원의 비리 행위가 적발된 것을 계기로 곧장 테크윈 사장을 경질하고 "삼성 전 계열사에 부정부패가 만연했다"며 조직문화 쇄신을 선언했다.
삼성은 미래전략실 경영진단팀장과 인사팀장을 교체하고 각 계열사 감사팀을 강화하는 등 매섭게 몰아치며 작은 계열사까지 그룹 전반에 엄청난 긴장감과 경각심을 불어넣기도 했다.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을 낸 삼성전자가 1, 2분기 잇따라 기대 이하의 성적표를 내놓자 이례적으로 실적이 부진한 경영진을 중도에 교체하고 조직 개편을 단행해 인사 스타일이 바뀌었다는 평가도 받았다.
이어 1993년 신경영 선언 때부터 강조해온 '품질 경영'에도 나서 삼성테크윈의 산업용 공기압축기를 리콜하고 삼성전자 스마트 에어컨 6만대의 핵심 부품을 갈아주도록 했다.
위상이 강화된 미래전략실 경영진단팀과 각 계열사 감사팀의 감사 결과와 올해의 실적을 토대로 12월 단행될 인사에서는 대대적인 쇄신 및 문책성 물갈이가 이뤄질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이 회장은 최근 미국과 일본 방문을 마치고 귀국하면서 일각에서 삼성 계열사 사장단 등 임원 인사가 11월 단행될 가능성이 거론되는 데 대해 "당길 것은 없고, 폭은 더 있어봐야 알겠다"고 말했다.
향후 경영 구상 질문에 "지금 같이 해서는 안 된다. 더 정신 차리고, 더 열심히 해야 한다"고 여러 차례 언급하기도 했다.
조기 인사설을 일축하는 동시에 폭에 대해서는 여지를 남겨둔 셈이지만, 현 상황에 대한 위기의식을 강조한 점을 고려할 때 인사의 폭이 상당할 것이라는 게 삼성 안팎의 공통 전망이다.
더욱이 삼성이 미래 먹을거리로 정한 5대 신수종 사업의 추진이 지지부진하다는 시장의 지적이 많아 이 부분에 대한 동력 확보 차원에서 '새 틀 짜기' 차원의 인사가 시행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 동계올림픽 유치 '영광'..난제도 산적 = 지난 7월7일 평창이 2018년 동계올림픽 개최지로 확정됐을 때 모두 기쁨의 환호성을 질렀지만, 유독 이건희 회장은 눈물을 보였다.
'삼성 비자금' 사건으로 징역 3년, 집행유예 5년의 형이 확정된 지 불과 4개월 만에 '원포인트 특별사면·복권'을 받았던 이 회장은 올림픽 유치를 위해 누구보다도 열심히 뛰었기에 마음의 짐을 어느 정도 벗었기 때문이다.
이 회장은 작년 2월부터 11차례에 걸쳐 170일간 '나 홀로' 해외 출장을 다니면서 110명의 IOC 위원을 거의 전부 만나는 강행군을 해왔다.
그도 귀국하면서 '마음의 변화는 있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훨씬 가벼워졌다"고 답해 그간 심적 압박감이 엄청나게 컸다는 점을 인정했다.
이 회장이 회사에서 근무하고 나서 삼성에는 엄청난 변화의 바람이 불기 시작했지만, 그의 앞에는 여전히 많은 숙제가 남아 있다는 게 삼성 안팎의 분석이다.
우선 3분기 시장 예측치를 넘어서는 실적을 내기는 했지만, 반도체·액정표시장치(LCD)·휴대전화·가전 등 부품과 세트(완제품)를 모두 거느린 항공모함인 삼성전자의 항로를 제 궤도에 올려놓음으로써 삼성전자에 대한 투자자의 우려를 없애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또 애플, 오스람 등 글로벌 기업과의 특허 전쟁에서 이겨야 하고 구글의 모토로라 인수, 엘피다 등의 반도체 미세공정 추격, 대만·일본 LCD 업체 간 이합집산 등 IT 업계의 급진적 변화와 사업 간 영역 파괴 경쟁에서 확고한 위치를 지켜야 한다.
삼성이 미래 먹을거리로 정한 태양전지, 자동차 전지, LED(발광다이오드), 바이오 제약, 의료기기 등 5대 신수종 사업도 조속하게 안착시켜야 한다.
삼성의 '순환출자' 지배구조가 15년 만에 '단선형'으로 크게 바뀌는 계기가 될 삼성카드의 삼성에버랜드 지분 처분 문제와 세 자녀로의 경영권 승계 등도 이 회장의 관심사일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삼성은 이미 '일상'이 된 이 회장의 정기출근이 앞으로도 상당 기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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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對애플 특허 전쟁 등 IT업계 변화의 소용돌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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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2011-10-19 07:23:10
- 수정2011-10-19 15:46:49
평창 유치·조직문화 쇄신..'존재감' 드러내
신수종 안착·지배구조 개편..숙제 첩첩산중 ·
"(애플의 삼성에 대한 스마트폰 특허침해 소송은) 못이 튀어나오면 때리려는 원리이다. 애플뿐 아니라 전 세계에서 우리와 관계없는, 전자회사가 아닌 회사까지도 삼성에 대한 견제가 커지고 있다."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서울 서초동에 삼성타운이 생기고 나서 삼성전자 사옥 42층에 마련된 집무실에 처음 출근한 지난 4월21일 기자들과 만나 한 얘기다.
삼성본관이 서울 태평로에 있던 시절에도 회사에 거의 나오지 않았던 이 회장이 서초동 삼성전자로 일주일에 두 번씩 꼬박꼬박 출근한 지 6개월째를 맞은 가운데 삼성의 최대 현안은 역시 애플과의 특허 전쟁이다.
그 사이 평창 동계올림픽을 유치하는데 크게 기여했고, 삼성테크윈 부정 사태를 계기로 각 계열사에 긴장을 불어넣는 등 그룹 장악력도 키웠다.
그럼에도, 이 회장에게는 여전히 삼성전자의 실적을 제 궤도에 올려놔야 하고, 삼성이 정한 5대 신수종 사업을 뿌리 내려야 하며 삼성카드의 삼성에버랜드 지분 처분을 계기로 후계구도를 가시화해야 하는 어려운 숙제가 남아 있다.
◇ 스티브 잡스 있는 애플과 잡스 없는 애플 = 19일 삼성에 따르면 이건희 회장은 4월21일 이후 지난 18일까지 총 30회 삼성전자 본사로 출근했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으로서 공식 동계올림픽 유치 활동을 벌이거나 업무를 위해 해외 출장을 다녀온 기간을 제외하면 초기엔 화·목요일에서 나중에는 필요에 따라 다른 요일에 나오기도 했지만, 일주일에 평균 두어 번은 나온 셈이다.
그가 처음 출근했던 때는 삼성전자가 실망스러운 1분기 실적을 내놓고 애플이 스마트폰 특허 침해를 이유로 삼성전자에 소송을 제기하는가 하면 삼성 계열사에 대한 국세청의 일제 세무조사가 진행되던, 삼성 안팎이 '뒤숭숭한' 시점이었다.
이 회장은 애플이 4월15일 미국 법원에 "갤럭시S와 갤럭시탭, 넥서스S 등이 아이폰과 아이패드를 모방했다"며 특허권 및 상표권 침해 소송을 제기한 데 대해 퇴근길에 기자들과 만나 "기술은 주기도 하고 받기도 하는 것인데.."라며 섭섭함을 표시했다.
삼성전자는 곧바로 다음날 "애플의 아이폰과 아이패드가 삼성전자의 통신표준 특허를 침해했다"며 한국, 일본, 독일 등 3개국 법원에 맞제소했다.
이어 최근 삼성이 애플의 아이폰4S에 대해 프랑스, 이탈리아, 일본, 호주 법원에 판매 금지 가처분 신청을 내기까지 양측의 법정 공방은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아이패드2를 출시하면서 삼성을 '카피캣'(모방꾼)이라고 모욕하고, 삼성전자 임원을 조롱했던 애플의 전 최고경영자(CEO) 스티브 잡스가 별세했다.
고인과 고 이병철 삼성 선대 회장 및 이건희 회장, 이재용 삼성전자 사장으로 이어져 온 삼성 3대(代)와의 끈끈한 인연, 또 삼성의 최대 고객이자 경쟁자인 애플 두 회사의 질긴 애증 관계가 다시 주목받으면서 특허 전쟁의 기류는 '화해'와 '전면전' 사이를 오락가락하면서 오리무중인 상태다.
스티브 잡스 생전에 소니를 제치고 삼성의 최대 고객이 된 애플을 잡스가 사망하고 나서 어떻게 관계를 형성해 갈지가 이 회장의 당면한 숙제다.
'잡스의 친구' 자격으로 추모식에 참석한 이재용 사장이 앞으로 어떤 역할을 할지도 관심사다.
그는 출국 때 "삼성과 애플은 동반자가 돼야 하고, 시장에서는 공정하고 치열하게 경쟁해야 한다"고 말했다.
◇ 연말 인사 태풍으로 이어질 '내부 쇄신' = 이 회장은 정기출근 초기 미래전략실 팀장이나 삼성전자 사장단, 기타 전자 계열 및 금융 계열사 사장단 등을 불러 점심을 함께하며 현안을 들었다.·
그러다 삼성테크윈 일부 임직원의 비리 행위가 적발된 것을 계기로 곧장 테크윈 사장을 경질하고 "삼성 전 계열사에 부정부패가 만연했다"며 조직문화 쇄신을 선언했다.
삼성은 미래전략실 경영진단팀장과 인사팀장을 교체하고 각 계열사 감사팀을 강화하는 등 매섭게 몰아치며 작은 계열사까지 그룹 전반에 엄청난 긴장감과 경각심을 불어넣기도 했다.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을 낸 삼성전자가 1, 2분기 잇따라 기대 이하의 성적표를 내놓자 이례적으로 실적이 부진한 경영진을 중도에 교체하고 조직 개편을 단행해 인사 스타일이 바뀌었다는 평가도 받았다.
이어 1993년 신경영 선언 때부터 강조해온 '품질 경영'에도 나서 삼성테크윈의 산업용 공기압축기를 리콜하고 삼성전자 스마트 에어컨 6만대의 핵심 부품을 갈아주도록 했다.
위상이 강화된 미래전략실 경영진단팀과 각 계열사 감사팀의 감사 결과와 올해의 실적을 토대로 12월 단행될 인사에서는 대대적인 쇄신 및 문책성 물갈이가 이뤄질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이 회장은 최근 미국과 일본 방문을 마치고 귀국하면서 일각에서 삼성 계열사 사장단 등 임원 인사가 11월 단행될 가능성이 거론되는 데 대해 "당길 것은 없고, 폭은 더 있어봐야 알겠다"고 말했다.
향후 경영 구상 질문에 "지금 같이 해서는 안 된다. 더 정신 차리고, 더 열심히 해야 한다"고 여러 차례 언급하기도 했다.
조기 인사설을 일축하는 동시에 폭에 대해서는 여지를 남겨둔 셈이지만, 현 상황에 대한 위기의식을 강조한 점을 고려할 때 인사의 폭이 상당할 것이라는 게 삼성 안팎의 공통 전망이다.
더욱이 삼성이 미래 먹을거리로 정한 5대 신수종 사업의 추진이 지지부진하다는 시장의 지적이 많아 이 부분에 대한 동력 확보 차원에서 '새 틀 짜기' 차원의 인사가 시행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 동계올림픽 유치 '영광'..난제도 산적 = 지난 7월7일 평창이 2018년 동계올림픽 개최지로 확정됐을 때 모두 기쁨의 환호성을 질렀지만, 유독 이건희 회장은 눈물을 보였다.
'삼성 비자금' 사건으로 징역 3년, 집행유예 5년의 형이 확정된 지 불과 4개월 만에 '원포인트 특별사면·복권'을 받았던 이 회장은 올림픽 유치를 위해 누구보다도 열심히 뛰었기에 마음의 짐을 어느 정도 벗었기 때문이다.
이 회장은 작년 2월부터 11차례에 걸쳐 170일간 '나 홀로' 해외 출장을 다니면서 110명의 IOC 위원을 거의 전부 만나는 강행군을 해왔다.
그도 귀국하면서 '마음의 변화는 있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훨씬 가벼워졌다"고 답해 그간 심적 압박감이 엄청나게 컸다는 점을 인정했다.
이 회장이 회사에서 근무하고 나서 삼성에는 엄청난 변화의 바람이 불기 시작했지만, 그의 앞에는 여전히 많은 숙제가 남아 있다는 게 삼성 안팎의 분석이다.
우선 3분기 시장 예측치를 넘어서는 실적을 내기는 했지만, 반도체·액정표시장치(LCD)·휴대전화·가전 등 부품과 세트(완제품)를 모두 거느린 항공모함인 삼성전자의 항로를 제 궤도에 올려놓음으로써 삼성전자에 대한 투자자의 우려를 없애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또 애플, 오스람 등 글로벌 기업과의 특허 전쟁에서 이겨야 하고 구글의 모토로라 인수, 엘피다 등의 반도체 미세공정 추격, 대만·일본 LCD 업체 간 이합집산 등 IT 업계의 급진적 변화와 사업 간 영역 파괴 경쟁에서 확고한 위치를 지켜야 한다.
삼성이 미래 먹을거리로 정한 태양전지, 자동차 전지, LED(발광다이오드), 바이오 제약, 의료기기 등 5대 신수종 사업도 조속하게 안착시켜야 한다.
삼성의 '순환출자' 지배구조가 15년 만에 '단선형'으로 크게 바뀌는 계기가 될 삼성카드의 삼성에버랜드 지분 처분 문제와 세 자녀로의 경영권 승계 등도 이 회장의 관심사일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삼성은 이미 '일상'이 된 이 회장의 정기출근이 앞으로도 상당 기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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