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석 대장, 긴박했던 이동 정황

입력 2011.10.20 (15:32) 수정 2011.10.20 (15:34)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한국을 대표하는 산악인이자 탐험가 가운데 한 명인 박영석(48) 대장이 히말라야 안나푸르나에서 실종됐다.

박 대장의 이동 경로는 위성전화 통화 내용을 통해 추측할 수 있다.

20일 대한산악연맹에 따르면 박 대장은 신동민, 강기석 대원과 함께 지난 17일 오후 4시(이하 현지시간)에 전진 캠프를 떠났다.

네팔 현지는 한국보다 3시간 15분이 늦다.

원정대는 출발 후 3시간 40분이 지난 오후 7시 40분에 해발고도 5,670m에 도착해 임시텐트를 설치하고 휴식에 들어갔다.

원정대는 다음 날인 18일 오전 2시40분에 임시텐트를 떠나 오전 7시 25분 안나푸르나 남벽 출발점에 도착했다.

그러나 반나절 정도가 지난 오후 1시 무전으로 "상황이 안 좋다. 가스 많고, 낙석 많다"라고 부정적 상황을 캠프에 전해왔다.

이어 오후 4시에는 "(애초 계획한 첫 구간의 종점인) 목표 A지점에 도착 실패. 눈과 가스를 동반한 낙석으로 운행중단한다. ABC(전진캠프)로 하산할 예정이다"라고 캠프에 다시 연락했다.

그것이 지금까지 캠프와의 마지막 교신이었다.

남벽 출발점까지 동행한 이한구 대원은 19일 오후 1시15분 "대원들의 흔적을 찾을 수 없다. 전화 상태가 좋지 않다"고 연락했다.

그러고는 오후 2시 15분 원정대가 머물고 있을 것으로 추정되는 지역을 언급하며 인력과 장비를 지원해달라고 요청했다.

대한산악연맹은 오후 6시 15분 현지 셰르파를 통해 날이 밝는 대로 공항에서 헬리콥터와 구조 전문 셰르파 4명을 투입하라고 요청했다.

이날 오전에 펼쳐진 헬리콥터 수색에서는 원정대의 흔적을 찾지 못해 셰르파 4명이 원정대의 루트를 따라 탐색을 계속하고 있다.

수색에 참여하는 앙도르지 셰르파는 "현재 날씨는 맑다"며 "안나푸르나에서 사나흘을 생존하는 경우가 있지만 사람마다 다르다는 점 때문에 고심하고 있다"고 전했다.

산악연맹은 "넓은 지역에서 눈사태에 휩쓸려 안전지대로 피신하면 보이지 않을 수 있다"며 "일몰이 가까워지면 수색 시간이 촉박하지만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인정 산악연맹 회장은 "비용은 신경 쓰지 말고 가능한 한 계속 헬기를 띄우고 수색할 셰르파의 인원도 늘리라"고 지시했다.

박 대장은 에베레스트 남서벽, 로체 남벽과 함께 세계 3대 난벽(難壁)으로 불리는 안나푸르나 남벽에 새로운 길을 개척하기 위해 등반을 시작했다.

안나푸르나는 히말라야 8,000m급 14개 봉우리 가운데 하나다.

이 봉우리에 이르는 남벽은 길이가 3,500m에 달하고 해발 5,000m 전진 베이스캠프에서 정상까지 가파른 암벽이 2,000m가 이어진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박영석 대장, 긴박했던 이동 정황
    • 입력 2011-10-20 15:32:08
    • 수정2011-10-20 15:34:23
    연합뉴스
한국을 대표하는 산악인이자 탐험가 가운데 한 명인 박영석(48) 대장이 히말라야 안나푸르나에서 실종됐다. 박 대장의 이동 경로는 위성전화 통화 내용을 통해 추측할 수 있다. 20일 대한산악연맹에 따르면 박 대장은 신동민, 강기석 대원과 함께 지난 17일 오후 4시(이하 현지시간)에 전진 캠프를 떠났다. 네팔 현지는 한국보다 3시간 15분이 늦다. 원정대는 출발 후 3시간 40분이 지난 오후 7시 40분에 해발고도 5,670m에 도착해 임시텐트를 설치하고 휴식에 들어갔다. 원정대는 다음 날인 18일 오전 2시40분에 임시텐트를 떠나 오전 7시 25분 안나푸르나 남벽 출발점에 도착했다. 그러나 반나절 정도가 지난 오후 1시 무전으로 "상황이 안 좋다. 가스 많고, 낙석 많다"라고 부정적 상황을 캠프에 전해왔다. 이어 오후 4시에는 "(애초 계획한 첫 구간의 종점인) 목표 A지점에 도착 실패. 눈과 가스를 동반한 낙석으로 운행중단한다. ABC(전진캠프)로 하산할 예정이다"라고 캠프에 다시 연락했다. 그것이 지금까지 캠프와의 마지막 교신이었다. 남벽 출발점까지 동행한 이한구 대원은 19일 오후 1시15분 "대원들의 흔적을 찾을 수 없다. 전화 상태가 좋지 않다"고 연락했다. 그러고는 오후 2시 15분 원정대가 머물고 있을 것으로 추정되는 지역을 언급하며 인력과 장비를 지원해달라고 요청했다. 대한산악연맹은 오후 6시 15분 현지 셰르파를 통해 날이 밝는 대로 공항에서 헬리콥터와 구조 전문 셰르파 4명을 투입하라고 요청했다. 이날 오전에 펼쳐진 헬리콥터 수색에서는 원정대의 흔적을 찾지 못해 셰르파 4명이 원정대의 루트를 따라 탐색을 계속하고 있다. 수색에 참여하는 앙도르지 셰르파는 "현재 날씨는 맑다"며 "안나푸르나에서 사나흘을 생존하는 경우가 있지만 사람마다 다르다는 점 때문에 고심하고 있다"고 전했다. 산악연맹은 "넓은 지역에서 눈사태에 휩쓸려 안전지대로 피신하면 보이지 않을 수 있다"며 "일몰이 가까워지면 수색 시간이 촉박하지만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인정 산악연맹 회장은 "비용은 신경 쓰지 말고 가능한 한 계속 헬기를 띄우고 수색할 셰르파의 인원도 늘리라"고 지시했다. 박 대장은 에베레스트 남서벽, 로체 남벽과 함께 세계 3대 난벽(難壁)으로 불리는 안나푸르나 남벽에 새로운 길을 개척하기 위해 등반을 시작했다. 안나푸르나는 히말라야 8,000m급 14개 봉우리 가운데 하나다. 이 봉우리에 이르는 남벽은 길이가 3,500m에 달하고 해발 5,000m 전진 베이스캠프에서 정상까지 가파른 암벽이 2,000m가 이어진다.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