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원준, 벼랑 끝 출격서 에이스 위용

입력 2011.10.20 (21:22) 수정 2011.10.20 (2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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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의 왼손 에이스 장원준(26)이 승부처에서 빛나는 역투를 펼쳐 벼랑 끝에 몰린 팀을 구했다.

SK와 롯데의 플레이오프 4차전이 열린 20일 잠실구장.

선발투수 크리스 부첵이 0-0으로 맞선 4회말 두 번째 타자 최정에게 볼넷을 허용하자 롯데 양승호 감독은 곧바로 마운드에 올랐다.
부첵은 아직 44개의 공밖에 던지지 않은 상황이었지만 4회까지 매 이닝 주자를 내보내자 양 감독은 주저하지 않고 투수 교체를 선언했다.

19일 3차전에서 지면서 1승2패로 벼랑 끝에 몰리자 "송승준을 제외한 모든 투수를 총동원하겠다"고 선언했던 터라 양 감독의 선택에 비상한 관심이 쏠렸다.

양 감독의 손짓에 왼쪽 펜스 끝의 불펜 문이 열리고 한 투수가 뚜벅뚜벅 걸어나왔다.

이내 전광판에 '장원준'이란 이름이 찍히자 반신반의하는 표정으로 그라운드를 바라보던 롯데 관중 사이에서 커다란 함성과 박수가 터져나왔다.

1차전 선발로 등판한 에이스 투수를 총력전의 승부수로 꺼내 든 것이다.

장원준은 양 감독의 선택이 옳았음을 증명했다.

4번 타자 박정권을 2루수 앞 병살타로 요리한 장원준은 8회 임경완에게 마운드를 물려줄 때까지 4이닝 동안 안타 1개만을 내주며 완벽히 틀어막았다. 홈플레이트 앞에서 급격히 떨어지는 체인지업을 앞세워 삼진도 5개나 잡아냈다.

마무리 김사율을 제외하면 고원준 등 다른 중간 투수들이 상대적으로 부실한 롯데는 장원준이 중간에 긴 이닝을 던지면서 계투 고민을 덜고 안정적으로 경기를 운영할 수 있었다.

장원준이 마운드에서 버텨 준 사이 롯데는 5회 손아섭의 좌전안타로 선취점을 뽑고 6회에는 이대호는 플레이오프 마수걸이 홈런을 날려 2-0으로 앞서며 승부를 최종전으로 끌고가는데 성공했다.

장원준도 포스트시즌 통산 첫 승리와 함께 경기 MVP로 뽑혀 두 배의 기쁨을 누렸다.

2004년 롯데에서 데뷔한 장원준은 2008년부터 올해까지 4년 연속 두 자릿수 승리를 기록한 주축 투수다.

그러나 롯데 선발진의 당당한 일원으로 활약하면서도 '에이스'라는 호칭과는 어딘가 어울리지 않았다.

7~8회를 거침없이 던지다가도 다음 경기에서 3~4이닝 만에 무너지는 등 투구 내용에 기복이 심했기 때문이다.

장원준은 올 시즌 데뷔 후 가장 꾸준한 투구를 하며 15승(6패)과 평균자책점 3.14의 개인 최고 성적을 내며 한 단계 성장했다.

특히 팀이 어렵던 시즌 초반에 꿋꿋이 마운드를 지키면서 비로소 에이스라는 호칭에 어울리는 투수가 됐다.

그러나 기다리던 가을잔치에서 '고질병'이 도졌다.

당당히 1차전 선발로 나선 장원준은 3회까지 SK 타선을 무실점으로 막았지만 4회 1사 후 박정권에게 1점 홈런을 허용하고 바로 안치용에게 중전 안타를 맞자 급격히 흔들렸다.

결국 장원준은 초반과 반대로 실투를 거듭한 끝에 5이닝 4실점의 아쉬운 기록을 남긴 채 마운드에서 내려왔다.

포스트시즌 4경기 통산 평균자책점 6.50으로 '가을에 약한 남자'라는 오명을 떨치지 못했다.

게다가 팀이 6-7로 역전패하는 장면까지 더그아웃에서 지켜보며 쓰린 속을 달래야 했다.

그러나 장원준은 팀이 탈락 위기에 놓인 가장 중요한 순간 감독이 내놓은 '조커'의 역할을 완벽히 해내며 거인 마운드의 버팀목으로 당당히 다시 태어났다.

장원준은 "지난 3년간 안좋은 모습만 보여드린데다 1차전에서도 못 던져서 아쉬움이 컸다. 오늘은 마지막 경기일 수 있다는 생각으로 나섰다"면서 "1차전에서는 긴장을 많이 하고 던졌는데, 오늘은 덜 긴장해 더 좋은 공을 던진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 내게는 매 경기 소중하다. 기회만 된다면 5차전도 나갈 각오 돼 있다"고 한국시리즈 진출을 향한 욕심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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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장원준, 벼랑 끝 출격서 에이스 위용
    • 입력 2011-10-20 21:22:01
    • 수정2011-10-20 21:51:01
    연합뉴스
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의 왼손 에이스 장원준(26)이 승부처에서 빛나는 역투를 펼쳐 벼랑 끝에 몰린 팀을 구했다. SK와 롯데의 플레이오프 4차전이 열린 20일 잠실구장. 선발투수 크리스 부첵이 0-0으로 맞선 4회말 두 번째 타자 최정에게 볼넷을 허용하자 롯데 양승호 감독은 곧바로 마운드에 올랐다. 부첵은 아직 44개의 공밖에 던지지 않은 상황이었지만 4회까지 매 이닝 주자를 내보내자 양 감독은 주저하지 않고 투수 교체를 선언했다. 19일 3차전에서 지면서 1승2패로 벼랑 끝에 몰리자 "송승준을 제외한 모든 투수를 총동원하겠다"고 선언했던 터라 양 감독의 선택에 비상한 관심이 쏠렸다. 양 감독의 손짓에 왼쪽 펜스 끝의 불펜 문이 열리고 한 투수가 뚜벅뚜벅 걸어나왔다. 이내 전광판에 '장원준'이란 이름이 찍히자 반신반의하는 표정으로 그라운드를 바라보던 롯데 관중 사이에서 커다란 함성과 박수가 터져나왔다. 1차전 선발로 등판한 에이스 투수를 총력전의 승부수로 꺼내 든 것이다. 장원준은 양 감독의 선택이 옳았음을 증명했다. 4번 타자 박정권을 2루수 앞 병살타로 요리한 장원준은 8회 임경완에게 마운드를 물려줄 때까지 4이닝 동안 안타 1개만을 내주며 완벽히 틀어막았다. 홈플레이트 앞에서 급격히 떨어지는 체인지업을 앞세워 삼진도 5개나 잡아냈다. 마무리 김사율을 제외하면 고원준 등 다른 중간 투수들이 상대적으로 부실한 롯데는 장원준이 중간에 긴 이닝을 던지면서 계투 고민을 덜고 안정적으로 경기를 운영할 수 있었다. 장원준이 마운드에서 버텨 준 사이 롯데는 5회 손아섭의 좌전안타로 선취점을 뽑고 6회에는 이대호는 플레이오프 마수걸이 홈런을 날려 2-0으로 앞서며 승부를 최종전으로 끌고가는데 성공했다. 장원준도 포스트시즌 통산 첫 승리와 함께 경기 MVP로 뽑혀 두 배의 기쁨을 누렸다. 2004년 롯데에서 데뷔한 장원준은 2008년부터 올해까지 4년 연속 두 자릿수 승리를 기록한 주축 투수다. 그러나 롯데 선발진의 당당한 일원으로 활약하면서도 '에이스'라는 호칭과는 어딘가 어울리지 않았다. 7~8회를 거침없이 던지다가도 다음 경기에서 3~4이닝 만에 무너지는 등 투구 내용에 기복이 심했기 때문이다. 장원준은 올 시즌 데뷔 후 가장 꾸준한 투구를 하며 15승(6패)과 평균자책점 3.14의 개인 최고 성적을 내며 한 단계 성장했다. 특히 팀이 어렵던 시즌 초반에 꿋꿋이 마운드를 지키면서 비로소 에이스라는 호칭에 어울리는 투수가 됐다. 그러나 기다리던 가을잔치에서 '고질병'이 도졌다. 당당히 1차전 선발로 나선 장원준은 3회까지 SK 타선을 무실점으로 막았지만 4회 1사 후 박정권에게 1점 홈런을 허용하고 바로 안치용에게 중전 안타를 맞자 급격히 흔들렸다. 결국 장원준은 초반과 반대로 실투를 거듭한 끝에 5이닝 4실점의 아쉬운 기록을 남긴 채 마운드에서 내려왔다. 포스트시즌 4경기 통산 평균자책점 6.50으로 '가을에 약한 남자'라는 오명을 떨치지 못했다. 게다가 팀이 6-7로 역전패하는 장면까지 더그아웃에서 지켜보며 쓰린 속을 달래야 했다. 그러나 장원준은 팀이 탈락 위기에 놓인 가장 중요한 순간 감독이 내놓은 '조커'의 역할을 완벽히 해내며 거인 마운드의 버팀목으로 당당히 다시 태어났다. 장원준은 "지난 3년간 안좋은 모습만 보여드린데다 1차전에서도 못 던져서 아쉬움이 컸다. 오늘은 마지막 경기일 수 있다는 생각으로 나섰다"면서 "1차전에서는 긴장을 많이 하고 던졌는데, 오늘은 덜 긴장해 더 좋은 공을 던진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 내게는 매 경기 소중하다. 기회만 된다면 5차전도 나갈 각오 돼 있다"고 한국시리즈 진출을 향한 욕심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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