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뉴스] 그리스 ‘디폴트 압박’…국내 대책은?

입력 2011.10.20 (2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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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그리스가 다시 위기를 맞고 있습니다.



다음달 국가 부도를 면하기 위해선 재정 긴축안이 의회를 통과해야 하는데, 이에 반대하는 공공부문 등이 대대적인 파업에 들어갔습니다.



관공서가 문을 닫고 버스와 택시가 운행을 멈추는 등 사실상 국가 기능이 마비된 상황입니다.



이슈앤뉴스 오늘은 그리스 사태를 조명하고 대책을 알아봅니다.



먼저 일대 혼란에 빠진 그리스를 이충형 특파원이 현지 르포로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불길에 휩싸이고, 검은 연기가 치솟는 도시.



그리스 문명의 발상지, 아테네에 지금 문명은 없습니다.



한쪽에선 화염병과 돌멩이가 날아다니고, 또 한쪽에선 매캐한 최루탄이 연신 터집니다.



일부는 상점을 부수고 약탈에 나섰고,거리는 쫓고 쫓기는 대결장으로 변했습니다.



<인터뷰>브로미다스(시위대) : "오늘 노동자들을 분쇄하려는 정부의 새 정책과 시스템에 대해 이의를 가지고 나왔습니다"



시위대의 주축은 공무원들.



경찰,소방관들은 물론이고, 경제를 운용하는 재무부 공무원들까지 가세했습니다.



정부 청사 10여곳이 벌써 며칠째 시위대에 점거됐습니다.정부 기능이 사실상 마비돼



파르테논 신전, 아크로폴리스 등 고대 유적이 문을 닫아 관광객 발길도 끊겼습니다.



정치권의 잘못으로 나라가 부도 위기에 빠졌는데 왜 자신들이 그 부담을 떠앉냐는 항의입니다.



<인터뷰>흐리스토풀루(공무원) : "월급을 삭감하고 배고프게 하면서 더 많이 일하게 하는 정부에 더이상 참을수 없어."



오늘은 그리스 의회에서 공무원 감원,임금 동결 등을 담은 긴축안 최종 표결이 있는 날.



법안이 통과 안되면 구제 금융도 못 받게 돼 그리스는 끝내 국가 부도에 빠집니다.



하지만 어차피 홀로 서지 못할 거라면 빨리 쓰러지자는 체념론마저 고개를 들고 있습니다.



<앵커 멘트> 상황이 어쩌다 이 지경까지 오게 됐을까요?



디지털 스튜디오에서 지형철 기자가 설명합니다.



<기자 멘트>



고대 문명이 찬란하게 빛났던 그리스에 그림자가 드리우고 있습니다.



위기의 핵심은 정부부채, 나라가 빚을 많이 진 겁니다.



그리스가 올해 당장 갚아야 할 돈은 849억유로, 그런데 조달할 수 있는 돈은 137억 유로에 불과합니다.



1981년 집권한 사회당이 인기 위주의 정책을 펴면서 공무원수를 크게 늘렸는데요,



지난 10여년간 이들의 임금 상승률도 유로존 평균의 두배가 넘습니다. 다 나랏돈이죠.



게다가 연금도 많이 줍니다.



이 비율도 퇴직하기 직전 5년 임금이 기준입니다.



일찌감치 은퇴하지 정년까지 일하고 싶겠습니까?



이지경이면 세금 더 걷어 재정을 건전하게 해야 하는데 정부는 오히려 각종 감세정책으로 세금을 깍아줬습니다.



이러니 아무리 빚을 탕감해줘도 도저히 갚을 수가 없는겁니다.



벼랑끝에 선 그리스 과연 어디로 갈까요?



베를린에서 이영섭 특파원입니다.



<리포트>



구제금융 조건을 이행하려는 그리스 정부와 총파업으로 맞서는 노동단체들의 격렬한 시위가 그리스의 운명을 더욱 암울하게 하고 있습니다.



세계 주요 펀드매니저들의 4분의 3은 이미 내년 1분기 그리스가 채무불이행 즉 디폴트할 것이라고 예견했습니다.



당장의 긴축안만으로는 GDP 대비 160%에 이른 국가부채, 저성장과 세수부족 계속적인 조달금리 상승 등의 악순환을 헤쳐나가기가 어려울 것이란 전망때문입니다.



민간채권단의 손실률을 현재 21%에서 많게는 60%까지 늘려야 한다는 의견도 나오지만 그리스에 대해 600억유로 가까운 채권을 가진 프랑스가 여전히 반대 입장을 고수하고 있습니다.



때문에 이번 주말 EU정상회담에서도 뾰족한 답이 나오기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우세합니다.



<녹취>메르켈 (독일총리)



4,400억유로인 유럽재정안정기금 EFSF의 활용규모를 1조유로 이상으로 늘리는 방안도 그리스에는 득이 될게 없다는 평갑니다.



EFSF 활용규모를 늘리는 것은 이탈리아,스페인으로의 위기 확산 차단에 중점을 두는 것이기 때문에 그리스의 우선순위가 뒤로 밀리면서 다폴트 가능성을 더욱 높일 수 있기 때문입니다.



<기자 멘트>



오늘 코스피 지수가 큰 폭으로 떨어졌습니다.



그리스 사태에 대한 우려 때문인데요,



이렇듯 우리 경제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그리스 사태의 영향과 대처 방안, 전문가들이 자세히 분석했습니다.



<인터뷰>오정근(고려대 경제학과 교수) : "(디폴트 시) 유럽자금들이 불가피하게 한국에서 빠져나갈 수 밖에 없기 때문에 한국금융시장의 충격이 불가피하고요. 실물면에서도 미국과 유럽이 더블딥으로 갈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한국경제도 3% 초반대 성장률로 하락할 가능성이 큽니다."



<인터뷰>이종규(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 : "유럽계 자금의 대규모 이탈에 대비해야 하기때문에 해외 차입선을 좀 더 다변화할 필요가 있겠고,실물측면에서는 신흥국 지역으로 수출을 좀 더 강화해 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앵커 멘트>



최근 일본과 7백억 달러 규모의 통화 스와프 계약을 체결하는 등 통화 당국도 그리스 사태 대비책을 마련하고 나섰는데요.



정부와 민간, 모두 그리스 사태의 후유증을 최소화하는 데 힘을 기울여야 할 땝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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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슈&뉴스] 그리스 ‘디폴트 압박’…국내 대책은?
    • 입력 2011-10-20 22: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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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그리스가 다시 위기를 맞고 있습니다.

다음달 국가 부도를 면하기 위해선 재정 긴축안이 의회를 통과해야 하는데, 이에 반대하는 공공부문 등이 대대적인 파업에 들어갔습니다.

관공서가 문을 닫고 버스와 택시가 운행을 멈추는 등 사실상 국가 기능이 마비된 상황입니다.

이슈앤뉴스 오늘은 그리스 사태를 조명하고 대책을 알아봅니다.

먼저 일대 혼란에 빠진 그리스를 이충형 특파원이 현지 르포로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불길에 휩싸이고, 검은 연기가 치솟는 도시.

그리스 문명의 발상지, 아테네에 지금 문명은 없습니다.

한쪽에선 화염병과 돌멩이가 날아다니고, 또 한쪽에선 매캐한 최루탄이 연신 터집니다.

일부는 상점을 부수고 약탈에 나섰고,거리는 쫓고 쫓기는 대결장으로 변했습니다.

<인터뷰>브로미다스(시위대) : "오늘 노동자들을 분쇄하려는 정부의 새 정책과 시스템에 대해 이의를 가지고 나왔습니다"

시위대의 주축은 공무원들.

경찰,소방관들은 물론이고, 경제를 운용하는 재무부 공무원들까지 가세했습니다.

정부 청사 10여곳이 벌써 며칠째 시위대에 점거됐습니다.정부 기능이 사실상 마비돼

파르테논 신전, 아크로폴리스 등 고대 유적이 문을 닫아 관광객 발길도 끊겼습니다.

정치권의 잘못으로 나라가 부도 위기에 빠졌는데 왜 자신들이 그 부담을 떠앉냐는 항의입니다.

<인터뷰>흐리스토풀루(공무원) : "월급을 삭감하고 배고프게 하면서 더 많이 일하게 하는 정부에 더이상 참을수 없어."

오늘은 그리스 의회에서 공무원 감원,임금 동결 등을 담은 긴축안 최종 표결이 있는 날.

법안이 통과 안되면 구제 금융도 못 받게 돼 그리스는 끝내 국가 부도에 빠집니다.

하지만 어차피 홀로 서지 못할 거라면 빨리 쓰러지자는 체념론마저 고개를 들고 있습니다.

<앵커 멘트> 상황이 어쩌다 이 지경까지 오게 됐을까요?

디지털 스튜디오에서 지형철 기자가 설명합니다.

<기자 멘트>

고대 문명이 찬란하게 빛났던 그리스에 그림자가 드리우고 있습니다.

위기의 핵심은 정부부채, 나라가 빚을 많이 진 겁니다.

그리스가 올해 당장 갚아야 할 돈은 849억유로, 그런데 조달할 수 있는 돈은 137억 유로에 불과합니다.

1981년 집권한 사회당이 인기 위주의 정책을 펴면서 공무원수를 크게 늘렸는데요,

지난 10여년간 이들의 임금 상승률도 유로존 평균의 두배가 넘습니다. 다 나랏돈이죠.

게다가 연금도 많이 줍니다.

이 비율도 퇴직하기 직전 5년 임금이 기준입니다.

일찌감치 은퇴하지 정년까지 일하고 싶겠습니까?

이지경이면 세금 더 걷어 재정을 건전하게 해야 하는데 정부는 오히려 각종 감세정책으로 세금을 깍아줬습니다.

이러니 아무리 빚을 탕감해줘도 도저히 갚을 수가 없는겁니다.

벼랑끝에 선 그리스 과연 어디로 갈까요?

베를린에서 이영섭 특파원입니다.

<리포트>

구제금융 조건을 이행하려는 그리스 정부와 총파업으로 맞서는 노동단체들의 격렬한 시위가 그리스의 운명을 더욱 암울하게 하고 있습니다.

세계 주요 펀드매니저들의 4분의 3은 이미 내년 1분기 그리스가 채무불이행 즉 디폴트할 것이라고 예견했습니다.

당장의 긴축안만으로는 GDP 대비 160%에 이른 국가부채, 저성장과 세수부족 계속적인 조달금리 상승 등의 악순환을 헤쳐나가기가 어려울 것이란 전망때문입니다.

민간채권단의 손실률을 현재 21%에서 많게는 60%까지 늘려야 한다는 의견도 나오지만 그리스에 대해 600억유로 가까운 채권을 가진 프랑스가 여전히 반대 입장을 고수하고 있습니다.

때문에 이번 주말 EU정상회담에서도 뾰족한 답이 나오기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우세합니다.

<녹취>메르켈 (독일총리)

4,400억유로인 유럽재정안정기금 EFSF의 활용규모를 1조유로 이상으로 늘리는 방안도 그리스에는 득이 될게 없다는 평갑니다.

EFSF 활용규모를 늘리는 것은 이탈리아,스페인으로의 위기 확산 차단에 중점을 두는 것이기 때문에 그리스의 우선순위가 뒤로 밀리면서 다폴트 가능성을 더욱 높일 수 있기 때문입니다.

<기자 멘트>

오늘 코스피 지수가 큰 폭으로 떨어졌습니다.

그리스 사태에 대한 우려 때문인데요,

이렇듯 우리 경제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그리스 사태의 영향과 대처 방안, 전문가들이 자세히 분석했습니다.

<인터뷰>오정근(고려대 경제학과 교수) : "(디폴트 시) 유럽자금들이 불가피하게 한국에서 빠져나갈 수 밖에 없기 때문에 한국금융시장의 충격이 불가피하고요. 실물면에서도 미국과 유럽이 더블딥으로 갈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한국경제도 3% 초반대 성장률로 하락할 가능성이 큽니다."

<인터뷰>이종규(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 : "유럽계 자금의 대규모 이탈에 대비해야 하기때문에 해외 차입선을 좀 더 다변화할 필요가 있겠고,실물측면에서는 신흥국 지역으로 수출을 좀 더 강화해 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앵커 멘트>

최근 일본과 7백억 달러 규모의 통화 스와프 계약을 체결하는 등 통화 당국도 그리스 사태 대비책을 마련하고 나섰는데요.

정부와 민간, 모두 그리스 사태의 후유증을 최소화하는 데 힘을 기울여야 할 땝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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