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온 석진욱 “우승 못하면 내 탓!”

입력 2011.10.22 (18:44) 수정 2011.10.22 (18: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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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돌아왔는데 우승을 못하면 저 때문인 것 같잖아요. 또 우승해야죠."



두 시즌 만에 프로배구 정규리그 무대에 선 '돌도사' 석진욱(35)은 개막전 경기를 마치고 조금 쑥스러운 듯 특유의 착한 미소를 지어 보였다.



석진욱은 22일 대전 충무체육관에서 열린 LIG손해보험과의 2011~2012시즌 정규리그 개막전에서 두 시즌 만에 다시 코트에 섰다.



다섯 세트 중 네 세트를 선발 레프트로 나서는 등 팀 전력의 한 축을 담당하며 블로킹을 5개나 잡아내는 등 9득점을 올렸다.



석진욱은 한국 프로배구 최고의 '살림꾼'으로 꼽히는 선수다.



186㎝로 큰 키는 아니지만 중요한 고비마다 득점 올리는 능력을 갖춘데다 전문 리베로 못지않은 수비 실력을 뽐내 팀의 소금 같은 역할을 해왔다.



2005년 프로배구 출범 이후 2009~2010시즌까지 삼성화재가 4차례나 우승컵을 들어 올린 데는 석진욱의 활약을 빼놓을 수 없다.



그러나 석진욱은 지난 시즌을 앞두고 큰 악재를 만났다.



2010년 11월 광저우 아시안게임에서 일본과 준결승 경기를 치르다가 오른쪽 무릎 십자인대를 심하게 다쳤다.



결국 수술대에 오른 석진욱은 2010~2011시즌을 통째로 쉬며 동료가 고군분투하는 모습을 지켜봐야 했다.



석진욱이 빠져 조직력이 헐거워진 삼성화재는 지난 시즌 초반 바닥을 헤매다가 기적적으로 팀을 추슬러 드라마 같은 4연패를 일궈냈다.



석진욱은 "동료 선수들에게 미안하고 고맙다"면서 "지난 시즌 초반 성적이 좋지 않았을 때 나도 괜히 미안해서 같이 고생한다는 생각으로 재활을 더 열심히 했다"고 말했다.



이어 "우승을 하고 가빈이 캐나다로 떠날 때 너무 고마워서 '네가 팀에 다시 돌아온다면 나도 복귀하겠다'고 말하기도 했다"며 웃었다.



오랜만에 정규리그 코트를 밟은 탓인지 이날 석진욱의 수비는 불안했다.



43번의 리시브 중 정확히 세터에게 연결된 것은 16차례밖에 되지 않을 정도로 강점인 수비가 흔들려 자칫 팀의 패배를 자초할 뻔했다.



석진욱은 "잘하려는 마음이 앞서서 힘이 들어갔는지 리시브가 잘 안되더라"면서 "팀 전체가 흔들렸다. 미안하게 생각한다"고 했다.



하지만 결정적인 순간에 팀을 구한 것도 석진욱이었다.



석진욱은 5세트 8-7로 아슬아슬하게 앞선 상황에서 LIG손보 페피치의 백어택을 연달아 가로막아 사실상 경기 흐름을 바꿔놓았다.



삼성화재 신치용 감독도 이 장면을 이날 경기의 승부처로 꼽았다.



석진욱은 "나도 예전에는 공격을 많이 해봐서 아는데 적은 숫자의 블로킹이 낮게 들어오면 오히려 잘 안보이는 면이 있다"면서 "페피치가 높이 점프해서 나를 잘 보지 못한 채 세게만 때리려 하다가 나한테 걸린 것 같다"고 설명했다.



석진욱은 "무릎에 통증이 조금 남아 있지만 경기를 치르는 데는 지장이 없다"면서 앞으로 더 좋은 활약을 하겠다고 다짐했다.



이어 "가빈도 돌아오고 나머지 선수들도 그대로인데 내가 복귀해서 우승하지 못하면 나 때문인 것 아니냐"며 "또 우승하는 게 목표"라고 각오를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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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돌아온 석진욱 “우승 못하면 내 탓!”
    • 입력 2011-10-22 18:44:09
    • 수정2011-10-22 18:49:30
    연합뉴스
 "돌아왔는데 우승을 못하면 저 때문인 것 같잖아요. 또 우승해야죠."

두 시즌 만에 프로배구 정규리그 무대에 선 '돌도사' 석진욱(35)은 개막전 경기를 마치고 조금 쑥스러운 듯 특유의 착한 미소를 지어 보였다.

석진욱은 22일 대전 충무체육관에서 열린 LIG손해보험과의 2011~2012시즌 정규리그 개막전에서 두 시즌 만에 다시 코트에 섰다.

다섯 세트 중 네 세트를 선발 레프트로 나서는 등 팀 전력의 한 축을 담당하며 블로킹을 5개나 잡아내는 등 9득점을 올렸다.

석진욱은 한국 프로배구 최고의 '살림꾼'으로 꼽히는 선수다.

186㎝로 큰 키는 아니지만 중요한 고비마다 득점 올리는 능력을 갖춘데다 전문 리베로 못지않은 수비 실력을 뽐내 팀의 소금 같은 역할을 해왔다.

2005년 프로배구 출범 이후 2009~2010시즌까지 삼성화재가 4차례나 우승컵을 들어 올린 데는 석진욱의 활약을 빼놓을 수 없다.

그러나 석진욱은 지난 시즌을 앞두고 큰 악재를 만났다.

2010년 11월 광저우 아시안게임에서 일본과 준결승 경기를 치르다가 오른쪽 무릎 십자인대를 심하게 다쳤다.

결국 수술대에 오른 석진욱은 2010~2011시즌을 통째로 쉬며 동료가 고군분투하는 모습을 지켜봐야 했다.

석진욱이 빠져 조직력이 헐거워진 삼성화재는 지난 시즌 초반 바닥을 헤매다가 기적적으로 팀을 추슬러 드라마 같은 4연패를 일궈냈다.

석진욱은 "동료 선수들에게 미안하고 고맙다"면서 "지난 시즌 초반 성적이 좋지 않았을 때 나도 괜히 미안해서 같이 고생한다는 생각으로 재활을 더 열심히 했다"고 말했다.

이어 "우승을 하고 가빈이 캐나다로 떠날 때 너무 고마워서 '네가 팀에 다시 돌아온다면 나도 복귀하겠다'고 말하기도 했다"며 웃었다.

오랜만에 정규리그 코트를 밟은 탓인지 이날 석진욱의 수비는 불안했다.

43번의 리시브 중 정확히 세터에게 연결된 것은 16차례밖에 되지 않을 정도로 강점인 수비가 흔들려 자칫 팀의 패배를 자초할 뻔했다.

석진욱은 "잘하려는 마음이 앞서서 힘이 들어갔는지 리시브가 잘 안되더라"면서 "팀 전체가 흔들렸다. 미안하게 생각한다"고 했다.

하지만 결정적인 순간에 팀을 구한 것도 석진욱이었다.

석진욱은 5세트 8-7로 아슬아슬하게 앞선 상황에서 LIG손보 페피치의 백어택을 연달아 가로막아 사실상 경기 흐름을 바꿔놓았다.

삼성화재 신치용 감독도 이 장면을 이날 경기의 승부처로 꼽았다.

석진욱은 "나도 예전에는 공격을 많이 해봐서 아는데 적은 숫자의 블로킹이 낮게 들어오면 오히려 잘 안보이는 면이 있다"면서 "페피치가 높이 점프해서 나를 잘 보지 못한 채 세게만 때리려 하다가 나한테 걸린 것 같다"고 설명했다.

석진욱은 "무릎에 통증이 조금 남아 있지만 경기를 치르는 데는 지장이 없다"면서 앞으로 더 좋은 활약을 하겠다고 다짐했다.

이어 "가빈도 돌아오고 나머지 선수들도 그대로인데 내가 복귀해서 우승하지 못하면 나 때문인 것 아니냐"며 "또 우승하는 게 목표"라고 각오를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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