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제리서 이탈리아·스페인 구호요원 3명 피랍

알제리 서부의 한 난민캠프에서 스페인과 이탈리아 출신 구호요원 3명이 이슬람 무장세력에 납치됐다고 알제리 정부가 23일(현지시간) 밝혔다.

아마르 벨라니 알제리 외무부 대변인은 스페인 출신 남성과 여성, 이탈리아 출신 여성 등 구호요원 3명이 22일 밤 틴두프 인근의 라부니 캠프에서 납치됐다고 말했다.

라부니 캠프에는 자치권 확대를 요구하며 서(西)사하라 지역에서 온 사라위족 난민들이 주로 거주하고 있으며, 모로코로부터의 서사하라 독립을 요구하는 독립운동단체인 폴리사리오 전선에 의해 운영되고 있다.

스페인 인질의 한 동료는 현지 라디오를 통해 납치 과정에서 몇 발의 총성이 들렸고 2명이 다쳤다고 말했으며, 폴리사리오 전선의 정보 당국은 스페인 인질 1명과 사라위족 경비원이 부상했다고 전했다.

모리타니 수도 누악쇼트의 한 보안 소식통은 "인질들은 알-카에다의 북아프리카 지부인 이슬람 마그레브 알-카에다(AQIM)의 조직원들에 납치됐다"고 밝혔다.

폴리사리오 전선도 이날 성명을 통해 "납치범들은 전천후 차량과 화기들을 이용해 (AQIM의 근거지가 있는) 말리 영토를 통해 잠입했으며 인질들을 데리고 왔던 길로 되돌아갔다"고 설명했다.

알제리와 이탈리아, 스페인 정부는 이번 사건을 즉각 비난하고 나섰다.

벨라니 외무부 대변인은 "이 같은 범죄행위를 강력히 규탄한다"고 밝혔고, 이탈리아 외무부는 "긍정적인 결과를 얻고자 알제리 대사관과 협력해 필요한 모든 수단을 즉시 작동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트리니다드 히메네스 스페인 외무장관도 "구호요원들이 최대한 빨리 풀려날 수 있도록 신중하게 지역 정부들과 협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AQIM은 지난 2년간 말리와 니제르에서 서양인들을 수차례 납치한 전력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