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석 원정대 가족, 네팔 현지 출국

입력 2011.10.24 (09: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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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히말라야 안나푸르나에서 실종된 박영석 대장을 찾기 위해 가족과 친지들도 네팔 현지로 떠났다.



박 대장의 동생 상석(사진 왼쪽) 씨와 아들, 신동민 대원의 아내와 처남, 강기석 대원의 등은 24일 오전 인천공항을 통해 네팔 카트만두로 가는 비행기에 올랐다.



또 박 대장과 친분이 깊은 만화가 허영만 화백(사진 오른쪽), 산악인 김재수, 김창호, 구조 전문 요원 등도 함께 히말라야로 향했다.



가족들은 인천공항에서 출국 수속을 밟는 동안 서로 간에도 말을 아끼는 등 무거운 분위기가 역력했다.



출국 수속 중에는 취재진의 카메라 플래시가 터졌지만 누구 하나 고개를 들지 않았다.



허영만 화백이 박 대장의 아들 성우 씨의 어깨에 손을 올리고 간간이 위로를 전했지만 어두운 표정이 밝아지지는 않았다.



가족들은 박 대장과 탐험대원들이 살아있으리라는 희망 하나로 천근 같은 발걸음을 이끌고 출국장을 빠져나갔다.



고산 환경에 적응되지 않은 가족들도 해발 5,000m 이상 높이의 안나푸르나 베이스캠프에 헬리콥터를 타고 올라가 구조·수색대에 힘을 보탤 예정이다.



허영만 화백은 "박 대장이 얼음 속에 갇혀 있는데 책상 앞에만 앉아 있는 것이 죄스럽게 느껴져서 여기까지 오게 됐다"며 무겁게 입을 열었다.



그는 2002년 박 대장과 히말라야 K2(8,611m) 산행을 함께한 뒤로 10년 넘게 친분을 이어 왔다. 당시 허 화백은 K2의 베이스캠프까지만 올랐고 박 대장은 정상에 올라 히말라야 14좌 완등을 달성했다.



허 화백은 "위험한 산에 다니는 사람을 곁에 두고 있어 언제나 긴장하고 지내 왔지만 박 대장의 사고 소식은 큰 충격이었다"며 "내가 큰 힘은 되지 않겠지만 그래도 가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가족들과 동행한 김재수 대한산악연맹 이사는 히말라야 8,000m급 14좌를 완등한 전문 산악인이고 김창호 이사도 지난달 히말라야 초오유(8,201m) 등정으로 히말라야 14좌 가운데 13좌 정상을 밟은 노련한 산악인들로 구조에 힘을 보탤 예정이다.



이들은 기상이 좋고 헬기 등 현지 사정이 나쁘지 않다면 네팔 카트만두 현지에 도착하자마자 바로 수색·구조 활동에 참여할 예정이다.



수색·구조대는 박 대장이 실종된 지 5일째인 이날까지 쉼 없이 이어진 수색 활동에 현지 수색대원들이 피로가 쌓임에 따라 이들을 도우려고 현지로 가게 됐다고 밝혔다.



산악연맹에 따르면 고산 지역에서 보통 이틀을 활동하면 하루를 쉬어야 하는데 현지 수색·구조 대원들이 휴식 없이 구조 활동을 이어와 많이 지친 상태다.



이날 출국하는 가족들과 수색·구조대원들은 지난 22일 네팔 현지로 떠난 1차 수색·구조대와 합류해 박 대장을 찾는 데 힘을 합친다.



김재수 이사는 "오늘 모인 산악인들은 소속도 제각각이다. 그렇지만 같은 꿈을 꾸는 사람들로서 책임감을 느꼈다"며 "나나 김창호 등은 가을에 히말라야에 오른 지 20여 일밖에 지나지 않아 고산 적응에도 문제가 없다"며 각오를 다졌다.



김 이사는 "박 대장을 찾을 수 있다고 섣불리 말하긴 힘들다. 수많은 경험으로 다져진 박 대장이 어떻게든 버티고 있으리라는 한 가닥 희망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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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영석 원정대 가족, 네팔 현지 출국
    • 입력 2011-10-24 09:36:38
    연합뉴스
 히말라야 안나푸르나에서 실종된 박영석 대장을 찾기 위해 가족과 친지들도 네팔 현지로 떠났다.

박 대장의 동생 상석(사진 왼쪽) 씨와 아들, 신동민 대원의 아내와 처남, 강기석 대원의 등은 24일 오전 인천공항을 통해 네팔 카트만두로 가는 비행기에 올랐다.

또 박 대장과 친분이 깊은 만화가 허영만 화백(사진 오른쪽), 산악인 김재수, 김창호, 구조 전문 요원 등도 함께 히말라야로 향했다.

가족들은 인천공항에서 출국 수속을 밟는 동안 서로 간에도 말을 아끼는 등 무거운 분위기가 역력했다.

출국 수속 중에는 취재진의 카메라 플래시가 터졌지만 누구 하나 고개를 들지 않았다.

허영만 화백이 박 대장의 아들 성우 씨의 어깨에 손을 올리고 간간이 위로를 전했지만 어두운 표정이 밝아지지는 않았다.

가족들은 박 대장과 탐험대원들이 살아있으리라는 희망 하나로 천근 같은 발걸음을 이끌고 출국장을 빠져나갔다.

고산 환경에 적응되지 않은 가족들도 해발 5,000m 이상 높이의 안나푸르나 베이스캠프에 헬리콥터를 타고 올라가 구조·수색대에 힘을 보탤 예정이다.

허영만 화백은 "박 대장이 얼음 속에 갇혀 있는데 책상 앞에만 앉아 있는 것이 죄스럽게 느껴져서 여기까지 오게 됐다"며 무겁게 입을 열었다.

그는 2002년 박 대장과 히말라야 K2(8,611m) 산행을 함께한 뒤로 10년 넘게 친분을 이어 왔다. 당시 허 화백은 K2의 베이스캠프까지만 올랐고 박 대장은 정상에 올라 히말라야 14좌 완등을 달성했다.

허 화백은 "위험한 산에 다니는 사람을 곁에 두고 있어 언제나 긴장하고 지내 왔지만 박 대장의 사고 소식은 큰 충격이었다"며 "내가 큰 힘은 되지 않겠지만 그래도 가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가족들과 동행한 김재수 대한산악연맹 이사는 히말라야 8,000m급 14좌를 완등한 전문 산악인이고 김창호 이사도 지난달 히말라야 초오유(8,201m) 등정으로 히말라야 14좌 가운데 13좌 정상을 밟은 노련한 산악인들로 구조에 힘을 보탤 예정이다.

이들은 기상이 좋고 헬기 등 현지 사정이 나쁘지 않다면 네팔 카트만두 현지에 도착하자마자 바로 수색·구조 활동에 참여할 예정이다.

수색·구조대는 박 대장이 실종된 지 5일째인 이날까지 쉼 없이 이어진 수색 활동에 현지 수색대원들이 피로가 쌓임에 따라 이들을 도우려고 현지로 가게 됐다고 밝혔다.

산악연맹에 따르면 고산 지역에서 보통 이틀을 활동하면 하루를 쉬어야 하는데 현지 수색·구조 대원들이 휴식 없이 구조 활동을 이어와 많이 지친 상태다.

이날 출국하는 가족들과 수색·구조대원들은 지난 22일 네팔 현지로 떠난 1차 수색·구조대와 합류해 박 대장을 찾는 데 힘을 합친다.

김재수 이사는 "오늘 모인 산악인들은 소속도 제각각이다. 그렇지만 같은 꿈을 꾸는 사람들로서 책임감을 느꼈다"며 "나나 김창호 등은 가을에 히말라야에 오른 지 20여 일밖에 지나지 않아 고산 적응에도 문제가 없다"며 각오를 다졌다.

김 이사는 "박 대장을 찾을 수 있다고 섣불리 말하긴 힘들다. 수많은 경험으로 다져진 박 대장이 어떻게든 버티고 있으리라는 한 가닥 희망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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