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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민으로 산다는 것
입력 2011.10.26 (00:21) 시사기획 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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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농민은 3백만 명 남짓. 40년만에 80% 가까이 줄어들었다. 농업과 농촌 문제에 대한 관심도 그만큼 줄어들었다. ‘농민’이라고 하면 개방이 이슈로 제기될 때마다 대규모 상경 시위를 벌이던 모습을 떠올리는 사람들이 대부분이지만, 그것은 바꿔 말하면 농민들이 처한 현실의 절박함을 반증하는 것이기도 하다. 길에서 길로 이어진 두달 정도의 취재 기간에 만난 농민은 백 명 정도. 가난한 농민도 있었고, 좀 살만한 농민도 있었다. 젊은이도 있었고, 나이든 분도 계셨다. 하지만 공통점이 있었다. 할 말은 무척 많은데 아무도 들어주지 않는다는 하소연이 그것이다. 이 프로그램은 우리 시대 농민의 이야기다.

1. 저수지, 농촌을 위협하다
8월 정읍에는 하루에 4백 mm 비가 쏟아졌다. ‘폭우’라는 표현으론 약하고, 양동이로 쏟아붓듯 비가 쏟아졌다고 한다. 이 비에 마을에서 2킬로미터 정도 떨어진 저수지가 붕괴됐고,마을 전체가 수해를 입었다.문제는 이 저수지가 자치단체가 아닌, 마을 노인들에 의해 관리되고 있었다는 것.

2.“농산물 가격 폭등하면 수입, 폭락하면 방관”

잦은 비로 인해 지역을 막론하고 고추 작황이 나빠지면서, ‘고추 전쟁’이라 할 만큼 고추 가격이 고공행진을 계속했다. 600 그램 한 근에 2만원을 넘어서자 정부는 긴급 수입과 정부 비축분 방출을 선언했다. 이후 고춧값은 아직도 비싸긴 하지만 하락세로 반전됐다.올해는 고추였지만 지난해엔 배추였고, 쌀에도 비슷한 일이 일어났다. 이같은 정부 대응은 소비자 입장에선 환영할 만하다.하지만 농민 입장에서 보면 어떨까? 실제로 KBS가 한국농업경영인연합회 읍면 회장단 5백 명을 대상으로 전화 설문조사를 한 결과 농업정책에 대해 불만족한다는 응답 비율이 압도적이었고, 불만의 이유로는 ‘농산물 가격이 오르면 수입하고,내리면 방관하기 때문’이라는 응답 비율이 가장 높았다.

3. 애타는 농심

농촌 들녘은 황금빛으로 물들었지만, 농심은 온통 잿빛이다. 현재 쌀값으론 생산비 제하고 나면 남는 게 거의 없다고 농민들은 주장한다. 경기미의 고장, 여주의 농민들은 농협 RPC와 힘겨운 싸움을 벌이고 있으나 별 성과가 없고, 전남 지역의 경우 정부의 공공비축미에 쌀을 대지 않겠다며 연말까지 출하를 거부하기로 했다. 공공비축제도는 2005년 추곡수매제가 폐지된 후 정부에서 도입한 제도로, 정부는 올해 34만톤을 4만 7천원에 매입하겠다고 했지만 농민들은 6만원은 돼야 먹고 산다고 맞서고 있다.

4. 호탄리의 30년

조국이 근대화를 달성한 지난 30년, 뒷걸음질만 한 마을이 있다.충남 연기군 호탄리 마을.충남대 박진도 교수는 이 마을의 30년을 관찰한 결과, 인구와 경지면적이 반토막나고, 중간층이 분해되면서 상층농과 하층농 비율이 높아진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호탄리 마을의 사례는 전국적인 자료를 통해서는 파악하기 어려운 농촌사회의 구체적 변화 과정을 생생히 보여주고 있는데, 경제발전이 되면 그 여력으로 농촌도 잘 살게 될 거라던 종래의 믿음은 현실 앞에서 빛을 잃어가고 있다.

5. 농촌 재건의 조건

농민의 가장 큰 고민은 ‘농산물 가격 하락’인 것으로 나타났다. 농산물을 원하는 가격으로 팔 수 있어야 농민도 살 수 있다. 같은 작목을 가지고 수만 명의 농민이 경쟁을 하다 보니 농민이 원하는 가격이란 것은 별 의미를 갖지 못하고 있다. 농민이 유통을 상대로 가격 협상을 할 수 있을 만한 마켓팅 파워를 갖는 것은 불가능한 일일까?

6. 다시 ‘사람’이다
정부의 지원도 중요하겠지만, 농촌 스스로의 역량을 키우고 재발견하는 ‘내발적 발전’이 농촌 재건의 토대가 될 수도 있다는 의견이 힘을 얻고 있다.이런 ‘내발적 발전’이 성공하려면 끝없는 실험과 실패, 재도전을 이끌어 나갈 ‘지역 리더’가 존재해야 한다.5선인 농협 조합장의 실험정신이 지역에 활기를 불어넣고 있는 안성 고삼 지역을 취재해 농촌의 미래를 찾아보았다.

■ 취재 : 선재희
■ 촬영 : 안정환
  • 농민으로 산다는 것
    • 입력 2011-10-26 00:21:50
    시사기획 창
대한민국 농민은 3백만 명 남짓. 40년만에 80% 가까이 줄어들었다. 농업과 농촌 문제에 대한 관심도 그만큼 줄어들었다. ‘농민’이라고 하면 개방이 이슈로 제기될 때마다 대규모 상경 시위를 벌이던 모습을 떠올리는 사람들이 대부분이지만, 그것은 바꿔 말하면 농민들이 처한 현실의 절박함을 반증하는 것이기도 하다. 길에서 길로 이어진 두달 정도의 취재 기간에 만난 농민은 백 명 정도. 가난한 농민도 있었고, 좀 살만한 농민도 있었다. 젊은이도 있었고, 나이든 분도 계셨다. 하지만 공통점이 있었다. 할 말은 무척 많은데 아무도 들어주지 않는다는 하소연이 그것이다. 이 프로그램은 우리 시대 농민의 이야기다.

1. 저수지, 농촌을 위협하다
8월 정읍에는 하루에 4백 mm 비가 쏟아졌다. ‘폭우’라는 표현으론 약하고, 양동이로 쏟아붓듯 비가 쏟아졌다고 한다. 이 비에 마을에서 2킬로미터 정도 떨어진 저수지가 붕괴됐고,마을 전체가 수해를 입었다.문제는 이 저수지가 자치단체가 아닌, 마을 노인들에 의해 관리되고 있었다는 것.

2.“농산물 가격 폭등하면 수입, 폭락하면 방관”

잦은 비로 인해 지역을 막론하고 고추 작황이 나빠지면서, ‘고추 전쟁’이라 할 만큼 고추 가격이 고공행진을 계속했다. 600 그램 한 근에 2만원을 넘어서자 정부는 긴급 수입과 정부 비축분 방출을 선언했다. 이후 고춧값은 아직도 비싸긴 하지만 하락세로 반전됐다.올해는 고추였지만 지난해엔 배추였고, 쌀에도 비슷한 일이 일어났다. 이같은 정부 대응은 소비자 입장에선 환영할 만하다.하지만 농민 입장에서 보면 어떨까? 실제로 KBS가 한국농업경영인연합회 읍면 회장단 5백 명을 대상으로 전화 설문조사를 한 결과 농업정책에 대해 불만족한다는 응답 비율이 압도적이었고, 불만의 이유로는 ‘농산물 가격이 오르면 수입하고,내리면 방관하기 때문’이라는 응답 비율이 가장 높았다.

3. 애타는 농심

농촌 들녘은 황금빛으로 물들었지만, 농심은 온통 잿빛이다. 현재 쌀값으론 생산비 제하고 나면 남는 게 거의 없다고 농민들은 주장한다. 경기미의 고장, 여주의 농민들은 농협 RPC와 힘겨운 싸움을 벌이고 있으나 별 성과가 없고, 전남 지역의 경우 정부의 공공비축미에 쌀을 대지 않겠다며 연말까지 출하를 거부하기로 했다. 공공비축제도는 2005년 추곡수매제가 폐지된 후 정부에서 도입한 제도로, 정부는 올해 34만톤을 4만 7천원에 매입하겠다고 했지만 농민들은 6만원은 돼야 먹고 산다고 맞서고 있다.

4. 호탄리의 30년

조국이 근대화를 달성한 지난 30년, 뒷걸음질만 한 마을이 있다.충남 연기군 호탄리 마을.충남대 박진도 교수는 이 마을의 30년을 관찰한 결과, 인구와 경지면적이 반토막나고, 중간층이 분해되면서 상층농과 하층농 비율이 높아진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호탄리 마을의 사례는 전국적인 자료를 통해서는 파악하기 어려운 농촌사회의 구체적 변화 과정을 생생히 보여주고 있는데, 경제발전이 되면 그 여력으로 농촌도 잘 살게 될 거라던 종래의 믿음은 현실 앞에서 빛을 잃어가고 있다.

5. 농촌 재건의 조건

농민의 가장 큰 고민은 ‘농산물 가격 하락’인 것으로 나타났다. 농산물을 원하는 가격으로 팔 수 있어야 농민도 살 수 있다. 같은 작목을 가지고 수만 명의 농민이 경쟁을 하다 보니 농민이 원하는 가격이란 것은 별 의미를 갖지 못하고 있다. 농민이 유통을 상대로 가격 협상을 할 수 있을 만한 마켓팅 파워를 갖는 것은 불가능한 일일까?

6. 다시 ‘사람’이다
정부의 지원도 중요하겠지만, 농촌 스스로의 역량을 키우고 재발견하는 ‘내발적 발전’이 농촌 재건의 토대가 될 수도 있다는 의견이 힘을 얻고 있다.이런 ‘내발적 발전’이 성공하려면 끝없는 실험과 실패, 재도전을 이끌어 나갈 ‘지역 리더’가 존재해야 한다.5선인 농협 조합장의 실험정신이 지역에 활기를 불어넣고 있는 안성 고삼 지역을 취재해 농촌의 미래를 찾아보았다.

■ 취재 : 선재희
■ 촬영 : 안정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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