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금 수송 차량 강도…수송 체계 허점 없었나?

입력 2011.10.26 (12:49) 수정 2011.10.26 (1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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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 천안에서 26일 새벽에 발생한 현금수송차량 강도 사건을 계기로 물류업체의 수송체계가 다시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충남지방경찰청과 천안 서북경찰서에 따르면 이날 오전 4시50분께 천안 서북구 성정동 한 길가에서 이 모씨가 운전하던 물류 차량에 괴한 2명이 침입, 둔기로 이씨를 마구 때린 뒤 5천만원이 든 돈자루를 들고 달아났다.

또 다른 직원 유 모씨가 서류를 다른 배송지에 가져다주기 위해 잠시 자리를 비운 틈에 벌어진 일이었다.

경찰의 한 관계자는 "이씨가 화물칸 문을 닫는 와중에 괴한이 들이닥쳐 돈을 털어갔다"며 "차량 밖에서 벌어진 일이라 손쓸 틈이 없었다고 진술했다"고 전했다.

이 과정에서 물류업체의 허술한 보안의식이 노출됐다.

현금수송과 일반 물류 배송을 함께 하고 있는 이 회사의 규정을 보면 현금을 수송할 때에는 보안요원 3명이 1팀을 이루도록 돼 있다. 또 근무수칙 상 안전지대가 아닌 곳에서 3명이 동시에 차량을 벗어날 수 없도록 하고 있다.

그러나 당시 차량에는 보안요원이 아닌 일반 직원 2명만이 타고 있었다. 관련 규정을 지키지 않은 셈이다.

결국, 동료 1명이 자리를 비워 보안 장비도 갖추지 않은 이씨 홀로 차량에 남게 되면서 둔기로 무장한 괴한에게 거액의 현금을 고스란히 내준 격이 됐다.

현금수송차량 자체도 물음표다. 이 물류 업체는 CC(폐쇄회로)TV, GPS 장치, 경보 시스템 등이 갖춰진 현금 수송용 특수 화물차를 보유하고 있다.

하지만 이날 이들은 일반 5t 화물 차량을 이용해 현금을 운송한 것으로 드러났다. 그러다 보니 괴한이 '마음먹고' 차량 밖에서 시도하는 공격에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밖에 없었다는 것이다.

이런 상황에 대해 다른 현금수송 업체의 한 관계자는 어이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그는 "일반 화물차로 현금을 운송한다는 것은 도저히 납득할 수 없다"며 "무슨 이유인지는 모르겠지만, 일반 화물차에 돈다발을 싣고 다닌다는 것을 어떻게 이해해야 할 지 모르겠다"고 반문했다.

업체 측은 상황 파악을 위해 분주한 모습이다. 업체의 한 관계자는 "현장에 직원이 나가 살피고 있다"며 "지금으로서는 뭐라고 할 말이 없다"고 말했다.

한편, 경찰은 괴한이 현금 수송차를 미행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사건 발생지역 주변의 CCTV를 확보해 분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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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현금 수송 차량 강도…수송 체계 허점 없었나?
    • 입력 2011-10-26 12:49:32
    • 수정2011-10-26 16:18:25
    연합뉴스
충남 천안에서 26일 새벽에 발생한 현금수송차량 강도 사건을 계기로 물류업체의 수송체계가 다시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충남지방경찰청과 천안 서북경찰서에 따르면 이날 오전 4시50분께 천안 서북구 성정동 한 길가에서 이 모씨가 운전하던 물류 차량에 괴한 2명이 침입, 둔기로 이씨를 마구 때린 뒤 5천만원이 든 돈자루를 들고 달아났다. 또 다른 직원 유 모씨가 서류를 다른 배송지에 가져다주기 위해 잠시 자리를 비운 틈에 벌어진 일이었다. 경찰의 한 관계자는 "이씨가 화물칸 문을 닫는 와중에 괴한이 들이닥쳐 돈을 털어갔다"며 "차량 밖에서 벌어진 일이라 손쓸 틈이 없었다고 진술했다"고 전했다. 이 과정에서 물류업체의 허술한 보안의식이 노출됐다. 현금수송과 일반 물류 배송을 함께 하고 있는 이 회사의 규정을 보면 현금을 수송할 때에는 보안요원 3명이 1팀을 이루도록 돼 있다. 또 근무수칙 상 안전지대가 아닌 곳에서 3명이 동시에 차량을 벗어날 수 없도록 하고 있다. 그러나 당시 차량에는 보안요원이 아닌 일반 직원 2명만이 타고 있었다. 관련 규정을 지키지 않은 셈이다. 결국, 동료 1명이 자리를 비워 보안 장비도 갖추지 않은 이씨 홀로 차량에 남게 되면서 둔기로 무장한 괴한에게 거액의 현금을 고스란히 내준 격이 됐다. 현금수송차량 자체도 물음표다. 이 물류 업체는 CC(폐쇄회로)TV, GPS 장치, 경보 시스템 등이 갖춰진 현금 수송용 특수 화물차를 보유하고 있다. 하지만 이날 이들은 일반 5t 화물 차량을 이용해 현금을 운송한 것으로 드러났다. 그러다 보니 괴한이 '마음먹고' 차량 밖에서 시도하는 공격에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밖에 없었다는 것이다. 이런 상황에 대해 다른 현금수송 업체의 한 관계자는 어이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그는 "일반 화물차로 현금을 운송한다는 것은 도저히 납득할 수 없다"며 "무슨 이유인지는 모르겠지만, 일반 화물차에 돈다발을 싣고 다닌다는 것을 어떻게 이해해야 할 지 모르겠다"고 반문했다. 업체 측은 상황 파악을 위해 분주한 모습이다. 업체의 한 관계자는 "현장에 직원이 나가 살피고 있다"며 "지금으로서는 뭐라고 할 말이 없다"고 말했다. 한편, 경찰은 괴한이 현금 수송차를 미행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사건 발생지역 주변의 CCTV를 확보해 분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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