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정상회담, ‘정치적 응급 조치’ 그쳐

입력 2011.10.27 (0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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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연합(EU)은 26일(이하 현지시간) 유로위기 타개를 위한 긴급 정상회담에서 역내은행 자본 강화에는 합의했으나 핵심인 그리스 채권 손실률(헤어컷) 상향 조정과 유럽재정안정기구(EFSF) 증액 문제는 타결하지 못하고 내달초의 유로 재무장관 회담으로 넘기는 '정치적 응급 처치'에 그쳤다.

유로권 고위 관리는 AFP에 앙겔라 메르켈 총리와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이 그리스 채권 은행들과 담판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 관리의 전언은 채권 은행단을 대표하는 국제금융협회(IIF)의 찰스 달라라 회장이 "그리스 헤어컷 조정에 합의하지 못했다"고 밝힌 것과 때를 같이해 나왔다. 살라라는 그러나 "자발적으로 (헤어컷 상향에) 동참하는 방안을 찾기 위해 계속 협의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U 정상회동 결과에 대한 시장의 반응은 '실망이지만 방향은 맞는다'는 쪽으로 나와 뉴욕 증시를 일단 밀어 올렸다.

◇정치적 응급 조치: EU 정상들은 자정을 넘기면서까지 마라톤 회의하면서 유로위기 일괄 타개 방안을 모색했으나 은행자본 보강 외에는 구체적인 합의에 도달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유럽은행청(EBA)이 밝힌 바에 따르면 정상들은 유럽 은행이 모두 1천60억유로의 자본 보강이 필요하다는데 합의했다. 자본 보강을 통해 의무 자기자본비율(Tier Ⅰ)을 9%로 높이는 시한은 6월 말로 합의됐다.

필요한 자본보강 규모는 그리스 은행이 가장 많은 300억유로라고 EBA는 덧붙였다. 이탈리아의 경우 148억유로, 프랑스 은행도 88억유로가 필요하다는데 의견이 모아졌다고 AP가 보도했다.

◇헤어컷-EFSF 증액, 여전 난항: EFSF를 구체적으로 어느 수준까지 증액해야 할지는 합의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관련, 정통한 EU 외교 소식통은 AFP에 차입을 통해 1조유로로 증액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EFSF는 한차례 증액을 통해 현재 가용 재원이 이미 지출된 구제액까지 포함해 모두 4천400억유로 규모다.

소식통들은 EFSF를 어떤 식으로 차입할지도 결정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로이터는 특수목적투자기구(SPIV)를 만들어 중국 등의 국부펀드와 민간 투자자로부터 차입하는 방안과 EFSF가 유로 채무 위기국이 새로 발행하는 채권을 부분 보증해 실질적인 차입 효과를 내는 두가지 안이 검토되고 있다면서 상황에 따라서는 혼용도 가능할 것으로 관측된다고 전했다.

헤어컷 상향 조정도 여전히 해결되지 못하고 있다.

메르켈은 현재 21%인 헤어컷이 최소한 50%는 돼야 한다는데 반해 채권 은행단은 40% 수준을 고집해 절충점을 찾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따라서 메르켈-사르코지의 채권 은행단 담판이 어떻게될 지를 시장이 주목하고 있다.

◇시장, '방향은 맞지만 실망스럽다': 로이터는 EU 정상회담의 응급조치가 시장에 대해 일단 시간은 번 것이라고 분석했다.

시장이 특히 EFSF 확충과 관련, 내달초의 유로 재무회담에서 후속 조치가 나올 것으로 기대하는 것이 이날 뉴욕증시 상승으로 이어진 것이라고 로이터는 분석했다.

트래블렉스 글로벌 페이먼트의 라비 바라드와즈 시장 분석가는 로이터에 "구체적인 합의는 없지만 EU가 올바른 방향으로 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이 때문에 시장이 희망을 갖는 것"이라고 말했다.

MF 글로벌의 환 분석가 제시카 호버슨은 "올바른 방향으로 가고는 있다"면서 그러나 "시장이 (갈수록) 실망할 것"이라고 비관적으로 내다봤다.

이와 관련, 메르켈이 "지금 해결하지 못하면 다시는 기회가 없다"고 경고한 점도 시장의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고 AFP가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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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EU 정상회담, ‘정치적 응급 조치’ 그쳐
    • 입력 2011-10-27 08:40:29
    연합뉴스
유럽연합(EU)은 26일(이하 현지시간) 유로위기 타개를 위한 긴급 정상회담에서 역내은행 자본 강화에는 합의했으나 핵심인 그리스 채권 손실률(헤어컷) 상향 조정과 유럽재정안정기구(EFSF) 증액 문제는 타결하지 못하고 내달초의 유로 재무장관 회담으로 넘기는 '정치적 응급 처치'에 그쳤다. 유로권 고위 관리는 AFP에 앙겔라 메르켈 총리와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이 그리스 채권 은행들과 담판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 관리의 전언은 채권 은행단을 대표하는 국제금융협회(IIF)의 찰스 달라라 회장이 "그리스 헤어컷 조정에 합의하지 못했다"고 밝힌 것과 때를 같이해 나왔다. 살라라는 그러나 "자발적으로 (헤어컷 상향에) 동참하는 방안을 찾기 위해 계속 협의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U 정상회동 결과에 대한 시장의 반응은 '실망이지만 방향은 맞는다'는 쪽으로 나와 뉴욕 증시를 일단 밀어 올렸다. ◇정치적 응급 조치: EU 정상들은 자정을 넘기면서까지 마라톤 회의하면서 유로위기 일괄 타개 방안을 모색했으나 은행자본 보강 외에는 구체적인 합의에 도달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유럽은행청(EBA)이 밝힌 바에 따르면 정상들은 유럽 은행이 모두 1천60억유로의 자본 보강이 필요하다는데 합의했다. 자본 보강을 통해 의무 자기자본비율(Tier Ⅰ)을 9%로 높이는 시한은 6월 말로 합의됐다. 필요한 자본보강 규모는 그리스 은행이 가장 많은 300억유로라고 EBA는 덧붙였다. 이탈리아의 경우 148억유로, 프랑스 은행도 88억유로가 필요하다는데 의견이 모아졌다고 AP가 보도했다. ◇헤어컷-EFSF 증액, 여전 난항: EFSF를 구체적으로 어느 수준까지 증액해야 할지는 합의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관련, 정통한 EU 외교 소식통은 AFP에 차입을 통해 1조유로로 증액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EFSF는 한차례 증액을 통해 현재 가용 재원이 이미 지출된 구제액까지 포함해 모두 4천400억유로 규모다. 소식통들은 EFSF를 어떤 식으로 차입할지도 결정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로이터는 특수목적투자기구(SPIV)를 만들어 중국 등의 국부펀드와 민간 투자자로부터 차입하는 방안과 EFSF가 유로 채무 위기국이 새로 발행하는 채권을 부분 보증해 실질적인 차입 효과를 내는 두가지 안이 검토되고 있다면서 상황에 따라서는 혼용도 가능할 것으로 관측된다고 전했다. 헤어컷 상향 조정도 여전히 해결되지 못하고 있다. 메르켈은 현재 21%인 헤어컷이 최소한 50%는 돼야 한다는데 반해 채권 은행단은 40% 수준을 고집해 절충점을 찾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따라서 메르켈-사르코지의 채권 은행단 담판이 어떻게될 지를 시장이 주목하고 있다. ◇시장, '방향은 맞지만 실망스럽다': 로이터는 EU 정상회담의 응급조치가 시장에 대해 일단 시간은 번 것이라고 분석했다. 시장이 특히 EFSF 확충과 관련, 내달초의 유로 재무회담에서 후속 조치가 나올 것으로 기대하는 것이 이날 뉴욕증시 상승으로 이어진 것이라고 로이터는 분석했다. 트래블렉스 글로벌 페이먼트의 라비 바라드와즈 시장 분석가는 로이터에 "구체적인 합의는 없지만 EU가 올바른 방향으로 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이 때문에 시장이 희망을 갖는 것"이라고 말했다. MF 글로벌의 환 분석가 제시카 호버슨은 "올바른 방향으로 가고는 있다"면서 그러나 "시장이 (갈수록) 실망할 것"이라고 비관적으로 내다봤다. 이와 관련, 메르켈이 "지금 해결하지 못하면 다시는 기회가 없다"고 경고한 점도 시장의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고 AFP가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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