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한반도] 초코파이 고민에 빠진 개성공단

입력 2011.10.29 (09: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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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 안녕하십니까? 10월 29일 토요일, 남북의 창 이현줍니다.

먼저 남북간 주요 이슈 현장을 찾아가보는 <이슈 앤 한반도>입니다.

초코파이가 우리나라 뿐만 아니라 전세계적으로도 인기가 있다는 사실은 다들 알고 계시죠.

개성공단에 일하는 북측 근로자들에게도 초코파이는 단연 인깁니다.

개성공단에 지급되는 초코파이는 한달에 600만개나 되는데요.

최근 북한 당국이 간식으로 나눠주는 초코파이 대신에 현금이나 라면을 달라고 요구하면서 입주기업들이 고민에 빠졌습니다.

유다현 리포터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지난 2004년 처음 문을 연 개성공단에는 모두 123개 업체가 진출해 있습니다.

북측 근로자들은 4만8천명에 이릅니다.

그동안 5.24 대북제재 조치로 신규투자 금지나 상주인원제한 때문에 어려움을 겪던 개성공단 기업들은 최근 정부의 완화조치로 한숨을 돌렸습니다.

하지만 새로운 고민이 생겼습니다.

최근 북한 당국이 근로자 간식으로 초코파이 대신 현금이나 라면의 비중을 높여달라고 요구했기 때문입니다.

<인터뷰> 조봉현(IBK경제연구소 연구위원) : “지금 개성공단에서 이 초코파이에 대한 게 이슈가 되고 있는데 일종의 초코파이를 두고 남북간에 일종의 감정적인 그런 측면도 있다고 하겠습니다.”

개성공단기업들은 비용 절약을 위해서 북측 근로자들에게 점심을 주지 않습니다.

북측 근로자들이 도시락을 싸오고, 기업들은 따뜻한 국물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점심 시간 이후 간식으로 한 차례, 또 야간근무를 할 경우 다시 한차례 간식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거의 초코파이입니다.

개성공단 운영 이후 일부 기업이 나눠주기 시작한 초코파이는 지난 2007년부터 납품업체가 따로 생길 정도로 개성공단의 공식 간식으로 자리잡았습니다.

<인터뷰> 유창근(개성공단 기업협회 수석부회장) : “아무래도 이제 오후에 작업을 하다보면 상당히 지쳐요. 우리가 좀 더 뭔가 체력을 보강할 수 있는 그런 입장에서 줬는데. 한 개는 애들 먹기에 좋지만 어른이 먹기에는 부족해요. 그러다보니까 조금 더 주자, 2개 3개 늘어나면서. 나중에는 그게 성과급으로 바뀌어가는 그런 계기도 있었어요.”

요즘엔 근로자 한 사람당 하루 평균 5개 정도를 주고 있습니다.

개성공단 전체로는 하루에 20만 개, 한 달에는 600만 개의 초코파이가 소비되고 있습니다.

개성공단에 납품되는 초코파이의 단가는 개당 130원으로 5개를 나눠줘도 650원 정도입니다.

<인터뷰> 유창근(개성공단 기업협회 수석부회장) : “초코파이가 제일 맛있다보니까 초코파이가 또 공급하기 좋아요. 또 가격이 기업에 부담을 덜 주는 그런 입장이다보니까 초코파이가 아무래도 공급하기도 좋고.”

낱개 포장으로 나눠주기 편하고, 유통기간도 6개월이나 돼 쉽게 상하지 않는 것도 장점입니다.

현재 개성공단에 초코파이를 납품하고 있는 업체는 두 곳입니다.

경남 양산의 이 공장은 하루에 초코파이 76만개를 생산하고 있습니다.

이 가운데 하루에 10만개에서 15만개 가량이 개성공단으로 보내집니다.

초코파이가 개성공단의 공식간식으로 자리잡으면서 생산량을 대폭 늘렸습니다.

<인터뷰> 신승모(롯데제과 품질관리매니저) : “저희 초코파이는 한 달에 약 3천만 개 정도 생산하고 있습니다. 그 중에서 460만 개 정도가 개성공단으로 가고 있고요. 생산총량은 그대론데 개성공단 물량이 들어오면서 물량포지션이 약 20%정도 차지하고 있습니다.”

지금 공장 창고에는 출고를 기다리는 초코파이가 산더미처럼 쌓여 있는데요.

이 초코파이들은 수도권의 물류센터를 거쳐 이틀 뒤 면 개성공단 근로자들에게 전달됩니다.

개성공단기업들이 나눠주는 초코파이는 하루에 20만개입니다.

하지만 개성공단에선 초코파이 포장지를 찾기가어렵습니다.

북측 근로자들이 먹지 않고 집으로 가져가기 때문입니다.

그날 받은 초코파이를 한 사람에게 몰아주는 계도 성행하고 있습니다.

<인터뷰> 조봉현(IBK경제연구소 연구위원) : “개성공단의 초코파이가 북한 전 지역에 주민들한테 입소문을 타면서 이게 확산됨으로써 초코파이를 선호하는 경향들이 굉장히 강해지고 있습니다. 그러다보니까 이 초코파이가 하나의 상품으로써 유통되기 시작했습니다.”

개성공단 초코파이가 북한의 장마당에 등장하면서 초코파이의 인기는 북한 전역으로 확산됐습니다.

초코파이의 값이 비쌀 뿐만 아니라 물물교환도 가능해 사실상 현찰 같은 기능을 하기도 합니다.

<인터뷰> 서재평(북한민주화위원회 사무국장) : “쌀 1kg에 700원 800원할 때 한국산 초코파이는 700원 800원 했었거든요. 그러니까 초코파이 하나에 쌀 1kg이랑 맞먹는 가격이었거든요. 그게 거의 물물교환의 징표가 되는.”

북한에는 초콜릿이 귀하다보니 주민들은 초코파이에 금세 빠져들었습니다.

<인터뷰> 서재평(북한민주화위원회 사무국장) : “과자봉투를 보지 않고 먼저 맛을 봤는데 쫄깃하고도 달콤하고 부드러운 그 맛을... 아. 세상에 이렇게 맛있는 게 무엇일까, 그때 먹고 보니까 초코파이라고 이름이 돼 있더라구요.”

한 달에 600만개에 이르는 개성공단 초코파이가 북한으로 흘러들면서 초코파이는 북한에서부유층에겐 고급 간식으로, 또 일반 주민들에겐 생일이나 결혼식 같은 특별한 날의 선물로 인기가 높습니다.

지난 8월, 북한은 우리 정부에 수해지원을 요청했습니다.

정부는 초코파이 192만개를 비롯해 영양식과 라면 등 50억 원 어치에 이르는 수해지원물품을 전달하겠다고 제안했습니다.

하지만 북한은 답변을 하지 않는 방식으로 사실상 제안을 거부했습니다.

쌀과 시멘트를 포함한 통 큰 지원을 요구했던 북한의 기대에 못 미친 점이 크지만 초코파이가 포함된 것도 하나의 원인으로 꼽힙니다.

<인터뷰> 조봉현(IBK경제연구소 연구위원) : “북한에서는 초코파이가 북한의 주민들에게 많이 확산이 되고 그 다음에 이 초코파이가 남쪽에 있는 상품이라는 것을 인식을 하고 있기 때문에 이게 북한 주민들한테 보급이 됐을 경우에 결국 북한 체제에 대한 우려, 이런 것 때문에 아마 거부를 한 것으로 판단이 됩니다.”

지난 1990년, 구 소련 모스크바 시내에 맥도날드 1호점이 문을 열었습니다.

첫날 무려 3만 명의 시민이 몰려들어 하루 방문객 기록을 세웠습니다.

이듬해인 1991년 구소련이 붕괴되자 맥도날드 1호점은 구소련 개방의 상징이 됐습니다.

북한 당국이 초코파이를 거부하는 것도 자본주의의 상징이 될까 경계하고 있기 때문으로 보입니다.

북한이 초코파이 대신 현금을 요구한 것은 내년 강성대국 진입을 앞두고 외화확보가 절실한 형편도 작용한 것으로 보입니다.

<인터뷰> 조봉현(IBK경제연구소 연구위원) : “최근에 북한 경제가 많이 어렵다보니까 이 외화를 획득하는데 많이 혈안이 돼 있습니다. 그러다보니까 이 초코파이 물건 대신으로 어떤 현금을 요구함으로써 일종의 외화벌이 수단으로서도 초코파이를 활용하겠다는 그런 의도가 있다고 하겠습니다.”

<녹취> “그저 우리 공화국에선 왜 이런 거 못 만드나 몰라...”

<녹취> “내 꿈은 말이야, 언젠가 우리 공화국이 남조선보다 훨씬 더 맛있는 과자를 만드는 기야. 알갔어? 기때까진 어쩔 수 없이 이 초코파이를 그리워 할 수밖에 없어.”

지난 2000년 개봉한 영화 속 대사입니다.

마치 훗날 북한에서 초코파이의 인기를 예견한듯한 대목입니다.
영화 속에서 초코파이는 남북한 병사들을 이어주는 동시에 서로 정을 나누는 수단이었습니다.

현실에서도 초코파이는 북한주민들이 남한에 대해 막연히 갖고 있던 반감이나 적개심을 누그러뜨리는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인터뷰> 서재평(북한민주화위원회 사무국장) : “그것이 남한산이라는 것은 일반 주민들이 다 알고 있습니다. 북한 주민들의 어떤 사상을 바꾼다기 보다 남한에 대해 가졌던 반감 내지는 거리를 멀게 했던 그런 부분들을 이런 좋은 식품을 통해서도 가까이 할 수 있는 어떤 매개체의 역할을 하지 않을까.”

북한 주민들이 초코파이 맛을 볼 수 있게 된 건, 개성공단 덕분입니다.

초코파이로 남북간의 거리가 가까워진다면, 좋은 일이겠죠.

지금 개성공단 입주기업들은 북한 당국의 눈치를 보고, 북한 당국은 초코파이에 대해 잔뜩 경계심을 갖고 있는 상황인데요.

아무쪼록 남북간의 교류가 활발해지고 신뢰가 쌓여서 먹거리만큼은 서로 눈치보지 않고 마음껏 나눌 수 있는 날이 하루 빨리 오기를 기대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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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10-29 09:38:28
    남북의 창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10월 29일 토요일, 남북의 창 이현줍니다. 먼저 남북간 주요 이슈 현장을 찾아가보는 <이슈 앤 한반도>입니다. 초코파이가 우리나라 뿐만 아니라 전세계적으로도 인기가 있다는 사실은 다들 알고 계시죠. 개성공단에 일하는 북측 근로자들에게도 초코파이는 단연 인깁니다. 개성공단에 지급되는 초코파이는 한달에 600만개나 되는데요. 최근 북한 당국이 간식으로 나눠주는 초코파이 대신에 현금이나 라면을 달라고 요구하면서 입주기업들이 고민에 빠졌습니다. 유다현 리포터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지난 2004년 처음 문을 연 개성공단에는 모두 123개 업체가 진출해 있습니다. 북측 근로자들은 4만8천명에 이릅니다. 그동안 5.24 대북제재 조치로 신규투자 금지나 상주인원제한 때문에 어려움을 겪던 개성공단 기업들은 최근 정부의 완화조치로 한숨을 돌렸습니다. 하지만 새로운 고민이 생겼습니다. 최근 북한 당국이 근로자 간식으로 초코파이 대신 현금이나 라면의 비중을 높여달라고 요구했기 때문입니다. <인터뷰> 조봉현(IBK경제연구소 연구위원) : “지금 개성공단에서 이 초코파이에 대한 게 이슈가 되고 있는데 일종의 초코파이를 두고 남북간에 일종의 감정적인 그런 측면도 있다고 하겠습니다.” 개성공단기업들은 비용 절약을 위해서 북측 근로자들에게 점심을 주지 않습니다. 북측 근로자들이 도시락을 싸오고, 기업들은 따뜻한 국물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점심 시간 이후 간식으로 한 차례, 또 야간근무를 할 경우 다시 한차례 간식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거의 초코파이입니다. 개성공단 운영 이후 일부 기업이 나눠주기 시작한 초코파이는 지난 2007년부터 납품업체가 따로 생길 정도로 개성공단의 공식 간식으로 자리잡았습니다. <인터뷰> 유창근(개성공단 기업협회 수석부회장) : “아무래도 이제 오후에 작업을 하다보면 상당히 지쳐요. 우리가 좀 더 뭔가 체력을 보강할 수 있는 그런 입장에서 줬는데. 한 개는 애들 먹기에 좋지만 어른이 먹기에는 부족해요. 그러다보니까 조금 더 주자, 2개 3개 늘어나면서. 나중에는 그게 성과급으로 바뀌어가는 그런 계기도 있었어요.” 요즘엔 근로자 한 사람당 하루 평균 5개 정도를 주고 있습니다. 개성공단 전체로는 하루에 20만 개, 한 달에는 600만 개의 초코파이가 소비되고 있습니다. 개성공단에 납품되는 초코파이의 단가는 개당 130원으로 5개를 나눠줘도 650원 정도입니다. <인터뷰> 유창근(개성공단 기업협회 수석부회장) : “초코파이가 제일 맛있다보니까 초코파이가 또 공급하기 좋아요. 또 가격이 기업에 부담을 덜 주는 그런 입장이다보니까 초코파이가 아무래도 공급하기도 좋고.” 낱개 포장으로 나눠주기 편하고, 유통기간도 6개월이나 돼 쉽게 상하지 않는 것도 장점입니다. 현재 개성공단에 초코파이를 납품하고 있는 업체는 두 곳입니다. 경남 양산의 이 공장은 하루에 초코파이 76만개를 생산하고 있습니다. 이 가운데 하루에 10만개에서 15만개 가량이 개성공단으로 보내집니다. 초코파이가 개성공단의 공식간식으로 자리잡으면서 생산량을 대폭 늘렸습니다. <인터뷰> 신승모(롯데제과 품질관리매니저) : “저희 초코파이는 한 달에 약 3천만 개 정도 생산하고 있습니다. 그 중에서 460만 개 정도가 개성공단으로 가고 있고요. 생산총량은 그대론데 개성공단 물량이 들어오면서 물량포지션이 약 20%정도 차지하고 있습니다.” 지금 공장 창고에는 출고를 기다리는 초코파이가 산더미처럼 쌓여 있는데요. 이 초코파이들은 수도권의 물류센터를 거쳐 이틀 뒤 면 개성공단 근로자들에게 전달됩니다. 개성공단기업들이 나눠주는 초코파이는 하루에 20만개입니다. 하지만 개성공단에선 초코파이 포장지를 찾기가어렵습니다. 북측 근로자들이 먹지 않고 집으로 가져가기 때문입니다. 그날 받은 초코파이를 한 사람에게 몰아주는 계도 성행하고 있습니다. <인터뷰> 조봉현(IBK경제연구소 연구위원) : “개성공단의 초코파이가 북한 전 지역에 주민들한테 입소문을 타면서 이게 확산됨으로써 초코파이를 선호하는 경향들이 굉장히 강해지고 있습니다. 그러다보니까 이 초코파이가 하나의 상품으로써 유통되기 시작했습니다.” 개성공단 초코파이가 북한의 장마당에 등장하면서 초코파이의 인기는 북한 전역으로 확산됐습니다. 초코파이의 값이 비쌀 뿐만 아니라 물물교환도 가능해 사실상 현찰 같은 기능을 하기도 합니다. <인터뷰> 서재평(북한민주화위원회 사무국장) : “쌀 1kg에 700원 800원할 때 한국산 초코파이는 700원 800원 했었거든요. 그러니까 초코파이 하나에 쌀 1kg이랑 맞먹는 가격이었거든요. 그게 거의 물물교환의 징표가 되는.” 북한에는 초콜릿이 귀하다보니 주민들은 초코파이에 금세 빠져들었습니다. <인터뷰> 서재평(북한민주화위원회 사무국장) : “과자봉투를 보지 않고 먼저 맛을 봤는데 쫄깃하고도 달콤하고 부드러운 그 맛을... 아. 세상에 이렇게 맛있는 게 무엇일까, 그때 먹고 보니까 초코파이라고 이름이 돼 있더라구요.” 한 달에 600만개에 이르는 개성공단 초코파이가 북한으로 흘러들면서 초코파이는 북한에서부유층에겐 고급 간식으로, 또 일반 주민들에겐 생일이나 결혼식 같은 특별한 날의 선물로 인기가 높습니다. 지난 8월, 북한은 우리 정부에 수해지원을 요청했습니다. 정부는 초코파이 192만개를 비롯해 영양식과 라면 등 50억 원 어치에 이르는 수해지원물품을 전달하겠다고 제안했습니다. 하지만 북한은 답변을 하지 않는 방식으로 사실상 제안을 거부했습니다. 쌀과 시멘트를 포함한 통 큰 지원을 요구했던 북한의 기대에 못 미친 점이 크지만 초코파이가 포함된 것도 하나의 원인으로 꼽힙니다. <인터뷰> 조봉현(IBK경제연구소 연구위원) : “북한에서는 초코파이가 북한의 주민들에게 많이 확산이 되고 그 다음에 이 초코파이가 남쪽에 있는 상품이라는 것을 인식을 하고 있기 때문에 이게 북한 주민들한테 보급이 됐을 경우에 결국 북한 체제에 대한 우려, 이런 것 때문에 아마 거부를 한 것으로 판단이 됩니다.” 지난 1990년, 구 소련 모스크바 시내에 맥도날드 1호점이 문을 열었습니다. 첫날 무려 3만 명의 시민이 몰려들어 하루 방문객 기록을 세웠습니다. 이듬해인 1991년 구소련이 붕괴되자 맥도날드 1호점은 구소련 개방의 상징이 됐습니다. 북한 당국이 초코파이를 거부하는 것도 자본주의의 상징이 될까 경계하고 있기 때문으로 보입니다. 북한이 초코파이 대신 현금을 요구한 것은 내년 강성대국 진입을 앞두고 외화확보가 절실한 형편도 작용한 것으로 보입니다. <인터뷰> 조봉현(IBK경제연구소 연구위원) : “최근에 북한 경제가 많이 어렵다보니까 이 외화를 획득하는데 많이 혈안이 돼 있습니다. 그러다보니까 이 초코파이 물건 대신으로 어떤 현금을 요구함으로써 일종의 외화벌이 수단으로서도 초코파이를 활용하겠다는 그런 의도가 있다고 하겠습니다.” <녹취> “그저 우리 공화국에선 왜 이런 거 못 만드나 몰라...” <녹취> “내 꿈은 말이야, 언젠가 우리 공화국이 남조선보다 훨씬 더 맛있는 과자를 만드는 기야. 알갔어? 기때까진 어쩔 수 없이 이 초코파이를 그리워 할 수밖에 없어.” 지난 2000년 개봉한 영화 속 대사입니다. 마치 훗날 북한에서 초코파이의 인기를 예견한듯한 대목입니다. 영화 속에서 초코파이는 남북한 병사들을 이어주는 동시에 서로 정을 나누는 수단이었습니다. 현실에서도 초코파이는 북한주민들이 남한에 대해 막연히 갖고 있던 반감이나 적개심을 누그러뜨리는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인터뷰> 서재평(북한민주화위원회 사무국장) : “그것이 남한산이라는 것은 일반 주민들이 다 알고 있습니다. 북한 주민들의 어떤 사상을 바꾼다기 보다 남한에 대해 가졌던 반감 내지는 거리를 멀게 했던 그런 부분들을 이런 좋은 식품을 통해서도 가까이 할 수 있는 어떤 매개체의 역할을 하지 않을까.” 북한 주민들이 초코파이 맛을 볼 수 있게 된 건, 개성공단 덕분입니다. 초코파이로 남북간의 거리가 가까워진다면, 좋은 일이겠죠. 지금 개성공단 입주기업들은 북한 당국의 눈치를 보고, 북한 당국은 초코파이에 대해 잔뜩 경계심을 갖고 있는 상황인데요. 아무쪼록 남북간의 교류가 활발해지고 신뢰가 쌓여서 먹거리만큼은 서로 눈치보지 않고 마음껏 나눌 수 있는 날이 하루 빨리 오기를 기대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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