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해설] 한미 FTA 비준안 처리 미뤄도 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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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석 해설위원]
십수년전 워싱턴 주재기자 시절 이야기 좀 해도 될까요. 당시 클린턴 행정부 때 의회는 여소야대였는데요, 쟁점 안건을 처리해가는 과정이 인상 깊었습니다. 대통령이 반대의원들을 몇명씩 차례차례 백악관으로 초청해 설득을 합니다. 의원들은 대통령을 만나고 나오면서 언론 앞에 섭니다. 나는 대통령의 설득을 받아들여 찬성으로 선회했다 나는 그래도 반대다 이렇게 입장을 밝힙니다. 언론은 이를 전하면서 오늘 현재 찬성 몇 반대 몇 이렇게 매일 중계하다시피 합니다. 그래서 찬성이 과반수가 됐을 때 의회에서 표결을 합니다. 귀국해 한국 정치를 취재하면서 왜 그렇게 안될까 안타까웠습니다. 그래서 지난해말 예산안 몸싸움 처리 때도 이 시간에 대통령에게 야당 의원들 몇사람에게나 설득 전화를 했느냐고 물었던 기억이 납니다. 물론 한국과 미국 다르죠.
하지만 한.미 FTA를 처리하는 양국 모습을 보면서 이런 생각 떨쳐버릴 수가 없네요. 미국은 여전히 꼭같은 모습이라고 워싱턴 주재기자는 전합니다. 오바마 대통령 자신이 선거 때는 한.미 에프티에이에 부정적이었다가 대통령이 돼서는 전도사가 됐다죠. 그래서 반대 의원들을 차례차례 설득해 나갔고 결국 지난 12일 의회를 통과해 21일 서명까지 마쳤지요. 한국은 어떻습니까? 이번에는 이명박 대통령도 설득을 위해 국회 연설을 요청했는데 야당이 거부했지요. 그래서 의원 모두에게 편지를 보냈는데 야당은 그 내용을 비판 했습니다. 한.미 FTA 양국의 전임 정부 때 협상 1년 만에 2007년 6월 합의됐으니 4년이 넘었지요. 물론 양국 현 정부 들어서 추가 협상이 있었고요. 그 타결도 지난해 12월이었으니 1년이 다 돼 갑니다.
정부와 여당은 “그동안 토론할만큼 했다. 여야정 끝장 토론도 1500분간이나 했고 어제도 더 하자는 데 야당이 마다하지 않았느냐? 양국이 합의한 내년 1월1일 발효를 위해서는 더 이상 비준안을 미룰 수 없다”고 말합니다. 준비 기간이 두달 필요하다고 하죠. 반면 야당은 “한.미 FTA 중 투자자 국가 소송제도는 특히 불리한만큼 이것만이라도 반드시 재협상을 해야 한다, 그래서 비준안 처리를 내년 총선에서 구성될 19대 국회로 미루자”고 말합니다. 야당에서도 미국 의회를 통과해 대통령 서명까지 마쳤는데 재협상이 되리라고 보는 의원 많지 않을 겁니다. 그전에는 미국이 처리하기 전에 우리가 먼저하면 안된다고 했었죠.
그렇다면 속내는 뭘까요. 야당들은 에프티에이 반대를 명분삼아서 내년 총선과 대선까지 후보 단일화를 하는데 유리하고 또 여당이 처리를 강행하면 그 또한 손해볼 게 없다는 생각 아닐까요. 여당은 여당대로 그게 겁나서 주저하는 거고요. 여야 모두 재보선 민심을 강조합니다. 그 민심은 어느 쪽일까요. “한.미 에프티에이가 무산되는 한이 있더라도 재협상이 될 때까지 비준을 미뤄라” “아니다 국익이라면 비판을 감수하고라도 책임있게 마무리해라” 여러분은 어느 쪽입니까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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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뉴스해설] 한미 FTA 비준안 처리 미뤄도 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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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2011-10-31 07:05:00
- 수정2011-10-31 07:10:27
[김진석 해설위원]
십수년전 워싱턴 주재기자 시절 이야기 좀 해도 될까요. 당시 클린턴 행정부 때 의회는 여소야대였는데요, 쟁점 안건을 처리해가는 과정이 인상 깊었습니다. 대통령이 반대의원들을 몇명씩 차례차례 백악관으로 초청해 설득을 합니다. 의원들은 대통령을 만나고 나오면서 언론 앞에 섭니다. 나는 대통령의 설득을 받아들여 찬성으로 선회했다 나는 그래도 반대다 이렇게 입장을 밝힙니다. 언론은 이를 전하면서 오늘 현재 찬성 몇 반대 몇 이렇게 매일 중계하다시피 합니다. 그래서 찬성이 과반수가 됐을 때 의회에서 표결을 합니다. 귀국해 한국 정치를 취재하면서 왜 그렇게 안될까 안타까웠습니다. 그래서 지난해말 예산안 몸싸움 처리 때도 이 시간에 대통령에게 야당 의원들 몇사람에게나 설득 전화를 했느냐고 물었던 기억이 납니다. 물론 한국과 미국 다르죠.
하지만 한.미 FTA를 처리하는 양국 모습을 보면서 이런 생각 떨쳐버릴 수가 없네요. 미국은 여전히 꼭같은 모습이라고 워싱턴 주재기자는 전합니다. 오바마 대통령 자신이 선거 때는 한.미 에프티에이에 부정적이었다가 대통령이 돼서는 전도사가 됐다죠. 그래서 반대 의원들을 차례차례 설득해 나갔고 결국 지난 12일 의회를 통과해 21일 서명까지 마쳤지요. 한국은 어떻습니까? 이번에는 이명박 대통령도 설득을 위해 국회 연설을 요청했는데 야당이 거부했지요. 그래서 의원 모두에게 편지를 보냈는데 야당은 그 내용을 비판 했습니다. 한.미 FTA 양국의 전임 정부 때 협상 1년 만에 2007년 6월 합의됐으니 4년이 넘었지요. 물론 양국 현 정부 들어서 추가 협상이 있었고요. 그 타결도 지난해 12월이었으니 1년이 다 돼 갑니다.
정부와 여당은 “그동안 토론할만큼 했다. 여야정 끝장 토론도 1500분간이나 했고 어제도 더 하자는 데 야당이 마다하지 않았느냐? 양국이 합의한 내년 1월1일 발효를 위해서는 더 이상 비준안을 미룰 수 없다”고 말합니다. 준비 기간이 두달 필요하다고 하죠. 반면 야당은 “한.미 FTA 중 투자자 국가 소송제도는 특히 불리한만큼 이것만이라도 반드시 재협상을 해야 한다, 그래서 비준안 처리를 내년 총선에서 구성될 19대 국회로 미루자”고 말합니다. 야당에서도 미국 의회를 통과해 대통령 서명까지 마쳤는데 재협상이 되리라고 보는 의원 많지 않을 겁니다. 그전에는 미국이 처리하기 전에 우리가 먼저하면 안된다고 했었죠.
그렇다면 속내는 뭘까요. 야당들은 에프티에이 반대를 명분삼아서 내년 총선과 대선까지 후보 단일화를 하는데 유리하고 또 여당이 처리를 강행하면 그 또한 손해볼 게 없다는 생각 아닐까요. 여당은 여당대로 그게 겁나서 주저하는 거고요. 여야 모두 재보선 민심을 강조합니다. 그 민심은 어느 쪽일까요. “한.미 에프티에이가 무산되는 한이 있더라도 재협상이 될 때까지 비준을 미뤄라” “아니다 국익이라면 비판을 감수하고라도 책임있게 마무리해라” 여러분은 어느 쪽입니까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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