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야신 대신 헐크 야구’로 가을 저력
입력 2011.10.31 (21:12)
수정 2011.10.31 (2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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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룡군단’ SK 와이번스가 한국시리즈 2연패의 문턱에서 날개를 접었다.
SK는 31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한국시리즈 5차전에서 삼성에 지면서 준우승(1승4패)으로 다사다난했던 올 시즌을 마감했다.
정규리그 3위에 올라 준플레이오프와 플레이오프를 모두 거치고 올라온 SK는 지난해에 이어 2연패를 노렸으나 삼성의 막강한 마운드를 넘어서지 못해 꿈이 좌절됐다.
KIA와의 준플레이오프에서 1차전을 지고도 내리 3연승을 거뒀고 롯데와의 플레이오프에서는 강력한 롯데 타선에 밀리지 않는 집중력을 보여 ’역시 SK’라는 말을 들었지만 그 사이 떨어져 버린 체력의 부담만큼은 이겨내지 못했다.
적지에서 열린 1~2차전에서 타선의 힘이 빠져 1득점에 그친 채 2연패했고, 문학 3차전에서 박재상의 홈런 등으로 마지막 힘을 쥐어짜 반격에 성공했지만 4차전부터 살아난 사자 타선 앞에서는 무릎을 꿇고 말았다.
SK가 첫 우승을 차지한 2007년 이후 포스트시즌에서 좌절을 맞본 것은 2009년 KIA와의 한국시리즈 이후 두 번째다.
그러나 2007년부터 올해까지 프로야구 사상 최초로 5년 연속 한국시리즈 진출에 성공한 것만으로도 이미 ’명가’의 자존심을 지켰다고 평가할 만하다.
◇구멍 뚫린 선수단으로 ‘버티기’
여름 들어 한계 보이며 추락 = 올 시즌 SK의 출발은 예년과 다름 없이 강했다.
3연승으로 시즌을 시작한 SK는 6월 말까지 석 달 가까이 선두를 질주했다.
그러나 뚜렷한 전력 보강 없이 시즌을 시작한데다 주축 선수들까지 부상과 부진으로 흔들린 터라 내용 자체는 예전처럼 좋지 못했다.
‘원투 펀치’ 김광현과 송은범이 각각 부상 여파로 제 컨디션을 찾지 못했고 게리 글로버와 짐 매그레인으로 구성한 외국인 투수들도 믿음직한 실력을 보여주지 못했다.
원래 선발보다는 계투진의 힘에 더 의존하던 팀이었지만 예상보다 구멍이 크다 보니 ’돌려막기’에도 한계가 올 수밖에 없었다.
’전력의 절반’이라는 포수 박경완이 아킬레스건 부상으로 빠져 잔 부상에 시달리는 정상호가 외롭게 안방을 지켜야 해 부담이 컸다.
타선에서도 정근우와 박정권, 박재상, 김강민, 조동화 등 핵심 선수들이 크고 작은 부상으로 돌아가며 전력에서 이탈해 정상적인 라인업을 짜기가 어려웠다.
그럼에도 SK는 ’이가 없으면 잇몸’으로 버티는 특유의 조직력을 과시하며 한동안 선두를 질주했다.
그러나 여름이 다가오면서 억지로 버텨 오던 한계가 폭발했다.
삼성과 KIA가 무서운 기세로 치고 올라오면서 3위로 전반기를 마감했고, 6~7월 7연패의 늪에 빠져 3위 자리마저 위협받는 처지에 몰렸다.
여기에 재계약 문제로 구단과 마찰을 빚던 김성근 전 감독이 돌연 ’시즌 후 사퇴’를 선언하고, 이튿날 구단이 ’전격 경질’ 카드로 맞받아치면서 뒤숭숭하던 선수단 분위기가 완전히 가라앉았다.
김 전 감독의 팬들이 정규리그 마지막까지 야구장 안팎에서 집단행동에 나서면서 홈 분위기도 예전 같지 않았다.
치열한 순위 싸움 탓에 그 사이 LG와 롯데, KIA 등 경쟁자들이 좀처럼 치고 올라갈 힘을 내지 못했다는 것이 SK에겐 그나마 호재였다.
지옥 같은 8월을 가까스로 지나간 SK는 어렵게 팀을 추슬러 9월에는 13승8패 3무승부를 거두면서 다시 안정을 찾았다.
롯데와의 막판 경쟁에서 뒤처져 2위를 확보하지 못했으나 KIA의 추격을 뿌리치고 3위를 유지해 자존심을 지켰다.
◇가을야구로 여전한 저력 증명 ‘헐크 야구’로 다시 날까
예전 같지 않다는 평가가 무색할 만큼 가을의 SK는 여전히 강했다.
전문가들이 하나같이 KIA의 우세를 점친 준플레이오프에서 SK는 투수 박희수와 윤희상 등 ’신데렐라’를 탄생시키며 1패 뒤 3연승을 거두는 저력을 드러냈다.
아흐레를 쉬면서 전력을 비축한 롯데와의 경기에서도 물러서지 않았다.
1차전에서는 화끈한 타격전 끝에 롯데를 7-6으로 물리쳤고 3차전에서는 송은범-박희수-정대현으로 이어지는 투수진이 상대 강타선을 4안타 무실점으로 막는 등 투타 모두에서 만만치 않은 전력을 뽐냈다.
적지에서 벌어진 운명의 5차전에서도 1회 대량 실점 고비를 1실점으로 틀어막더니 박정권의 투런포로 전세를 뒤집었고 이후 대량 득점에 성공하면서 완승을 거뒀다.
준PO와 PO를 거치느라 고갈된 체력에 발목이 잡혀 삼성과의 한국시리즈에서는 큰 힘을 내지 못했지만 일방적인 열세 속에서도 1승을 챙기며 왜 SK가 강팀인가를 증명했다.
정말 궁금증을 자아내는 것은 현재의 성적보다도 지금부터 내년을 준비하며 SK가 보여줄 행보다.
2012년은 지난 5년간 팀을 최강으로 이끌었던 ’김성근 야구’와 결별을 선택한 SK가 다시 강호로 부활할지, 아니면 과거의 영광을 뒤로한 채 ’평범한 팀’으로 돌아갈지를 판가름할 전망이다.
구단에서는 아직 공식적으로 계획을 내놓지 않았으나 현재까지는 이만수 감독대행이 정식 감독으로 올라설 가능성이 크다.
이 대행은 시즌 후반 팀 분위기를 잘 수습하며 19승18패 3무승부로 5할 승률을 넘겼고 포스트시즌에서도 후회 없는 명승부를 이끌어 좋은 평가를 받았다.
특히 매번 ’열세’라는 평가를 듣고도 KIA와 롯데를 물리치고 팀을 5년 연속 한국시리즈에 올려놓은 공로를 무시할 수 없다.
이 대행은 특히 선발 투수를 중용하면서 투수들 간의 분업 원칙을 철저히 지키고, 타자들의 타순을 보장하면서 세밀한 작전 대신 자신 있는 공격을 주문하는 등 김 전 감독과 다른 자신만의 야구 색깔을 드러내 관심을 끌었다.
포스트시즌에서 에이스 김광현의 자신감을 살려 주지 못했다는 비판의 시선도 있으나 특유의 파이팅과 선수를 향한 믿음으로 가라앉아 있던 팀에 활력을 불어넣은 공로도 무시할 수 없을 듯하다.
과연 ’야신’의 차가운 두뇌를 떠나보낸 SK가 ’헐크’의 뜨거운 심장을 선택할지, 혹은 다른 선택을 바탕으로 새로 날갯짓을 시작할지, 겨울을 향한 비룡군단의 발걸음에 비상한 관심이 쏠린다.
SK는 31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한국시리즈 5차전에서 삼성에 지면서 준우승(1승4패)으로 다사다난했던 올 시즌을 마감했다.
정규리그 3위에 올라 준플레이오프와 플레이오프를 모두 거치고 올라온 SK는 지난해에 이어 2연패를 노렸으나 삼성의 막강한 마운드를 넘어서지 못해 꿈이 좌절됐다.
KIA와의 준플레이오프에서 1차전을 지고도 내리 3연승을 거뒀고 롯데와의 플레이오프에서는 강력한 롯데 타선에 밀리지 않는 집중력을 보여 ’역시 SK’라는 말을 들었지만 그 사이 떨어져 버린 체력의 부담만큼은 이겨내지 못했다.
적지에서 열린 1~2차전에서 타선의 힘이 빠져 1득점에 그친 채 2연패했고, 문학 3차전에서 박재상의 홈런 등으로 마지막 힘을 쥐어짜 반격에 성공했지만 4차전부터 살아난 사자 타선 앞에서는 무릎을 꿇고 말았다.
SK가 첫 우승을 차지한 2007년 이후 포스트시즌에서 좌절을 맞본 것은 2009년 KIA와의 한국시리즈 이후 두 번째다.
그러나 2007년부터 올해까지 프로야구 사상 최초로 5년 연속 한국시리즈 진출에 성공한 것만으로도 이미 ’명가’의 자존심을 지켰다고 평가할 만하다.
◇구멍 뚫린 선수단으로 ‘버티기’
여름 들어 한계 보이며 추락 = 올 시즌 SK의 출발은 예년과 다름 없이 강했다.
3연승으로 시즌을 시작한 SK는 6월 말까지 석 달 가까이 선두를 질주했다.
그러나 뚜렷한 전력 보강 없이 시즌을 시작한데다 주축 선수들까지 부상과 부진으로 흔들린 터라 내용 자체는 예전처럼 좋지 못했다.
‘원투 펀치’ 김광현과 송은범이 각각 부상 여파로 제 컨디션을 찾지 못했고 게리 글로버와 짐 매그레인으로 구성한 외국인 투수들도 믿음직한 실력을 보여주지 못했다.
원래 선발보다는 계투진의 힘에 더 의존하던 팀이었지만 예상보다 구멍이 크다 보니 ’돌려막기’에도 한계가 올 수밖에 없었다.
’전력의 절반’이라는 포수 박경완이 아킬레스건 부상으로 빠져 잔 부상에 시달리는 정상호가 외롭게 안방을 지켜야 해 부담이 컸다.
타선에서도 정근우와 박정권, 박재상, 김강민, 조동화 등 핵심 선수들이 크고 작은 부상으로 돌아가며 전력에서 이탈해 정상적인 라인업을 짜기가 어려웠다.
그럼에도 SK는 ’이가 없으면 잇몸’으로 버티는 특유의 조직력을 과시하며 한동안 선두를 질주했다.
그러나 여름이 다가오면서 억지로 버텨 오던 한계가 폭발했다.
삼성과 KIA가 무서운 기세로 치고 올라오면서 3위로 전반기를 마감했고, 6~7월 7연패의 늪에 빠져 3위 자리마저 위협받는 처지에 몰렸다.
여기에 재계약 문제로 구단과 마찰을 빚던 김성근 전 감독이 돌연 ’시즌 후 사퇴’를 선언하고, 이튿날 구단이 ’전격 경질’ 카드로 맞받아치면서 뒤숭숭하던 선수단 분위기가 완전히 가라앉았다.
김 전 감독의 팬들이 정규리그 마지막까지 야구장 안팎에서 집단행동에 나서면서 홈 분위기도 예전 같지 않았다.
치열한 순위 싸움 탓에 그 사이 LG와 롯데, KIA 등 경쟁자들이 좀처럼 치고 올라갈 힘을 내지 못했다는 것이 SK에겐 그나마 호재였다.
지옥 같은 8월을 가까스로 지나간 SK는 어렵게 팀을 추슬러 9월에는 13승8패 3무승부를 거두면서 다시 안정을 찾았다.
롯데와의 막판 경쟁에서 뒤처져 2위를 확보하지 못했으나 KIA의 추격을 뿌리치고 3위를 유지해 자존심을 지켰다.
◇가을야구로 여전한 저력 증명 ‘헐크 야구’로 다시 날까
예전 같지 않다는 평가가 무색할 만큼 가을의 SK는 여전히 강했다.
전문가들이 하나같이 KIA의 우세를 점친 준플레이오프에서 SK는 투수 박희수와 윤희상 등 ’신데렐라’를 탄생시키며 1패 뒤 3연승을 거두는 저력을 드러냈다.
아흐레를 쉬면서 전력을 비축한 롯데와의 경기에서도 물러서지 않았다.
1차전에서는 화끈한 타격전 끝에 롯데를 7-6으로 물리쳤고 3차전에서는 송은범-박희수-정대현으로 이어지는 투수진이 상대 강타선을 4안타 무실점으로 막는 등 투타 모두에서 만만치 않은 전력을 뽐냈다.
적지에서 벌어진 운명의 5차전에서도 1회 대량 실점 고비를 1실점으로 틀어막더니 박정권의 투런포로 전세를 뒤집었고 이후 대량 득점에 성공하면서 완승을 거뒀다.
준PO와 PO를 거치느라 고갈된 체력에 발목이 잡혀 삼성과의 한국시리즈에서는 큰 힘을 내지 못했지만 일방적인 열세 속에서도 1승을 챙기며 왜 SK가 강팀인가를 증명했다.
정말 궁금증을 자아내는 것은 현재의 성적보다도 지금부터 내년을 준비하며 SK가 보여줄 행보다.
2012년은 지난 5년간 팀을 최강으로 이끌었던 ’김성근 야구’와 결별을 선택한 SK가 다시 강호로 부활할지, 아니면 과거의 영광을 뒤로한 채 ’평범한 팀’으로 돌아갈지를 판가름할 전망이다.
구단에서는 아직 공식적으로 계획을 내놓지 않았으나 현재까지는 이만수 감독대행이 정식 감독으로 올라설 가능성이 크다.
이 대행은 시즌 후반 팀 분위기를 잘 수습하며 19승18패 3무승부로 5할 승률을 넘겼고 포스트시즌에서도 후회 없는 명승부를 이끌어 좋은 평가를 받았다.
특히 매번 ’열세’라는 평가를 듣고도 KIA와 롯데를 물리치고 팀을 5년 연속 한국시리즈에 올려놓은 공로를 무시할 수 없다.
이 대행은 특히 선발 투수를 중용하면서 투수들 간의 분업 원칙을 철저히 지키고, 타자들의 타순을 보장하면서 세밀한 작전 대신 자신 있는 공격을 주문하는 등 김 전 감독과 다른 자신만의 야구 색깔을 드러내 관심을 끌었다.
포스트시즌에서 에이스 김광현의 자신감을 살려 주지 못했다는 비판의 시선도 있으나 특유의 파이팅과 선수를 향한 믿음으로 가라앉아 있던 팀에 활력을 불어넣은 공로도 무시할 수 없을 듯하다.
과연 ’야신’의 차가운 두뇌를 떠나보낸 SK가 ’헐크’의 뜨거운 심장을 선택할지, 혹은 다른 선택을 바탕으로 새로 날갯짓을 시작할지, 겨울을 향한 비룡군단의 발걸음에 비상한 관심이 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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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룡군단’ SK 와이번스가 한국시리즈 2연패의 문턱에서 날개를 접었다.
SK는 31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한국시리즈 5차전에서 삼성에 지면서 준우승(1승4패)으로 다사다난했던 올 시즌을 마감했다.
정규리그 3위에 올라 준플레이오프와 플레이오프를 모두 거치고 올라온 SK는 지난해에 이어 2연패를 노렸으나 삼성의 막강한 마운드를 넘어서지 못해 꿈이 좌절됐다.
KIA와의 준플레이오프에서 1차전을 지고도 내리 3연승을 거뒀고 롯데와의 플레이오프에서는 강력한 롯데 타선에 밀리지 않는 집중력을 보여 ’역시 SK’라는 말을 들었지만 그 사이 떨어져 버린 체력의 부담만큼은 이겨내지 못했다.
적지에서 열린 1~2차전에서 타선의 힘이 빠져 1득점에 그친 채 2연패했고, 문학 3차전에서 박재상의 홈런 등으로 마지막 힘을 쥐어짜 반격에 성공했지만 4차전부터 살아난 사자 타선 앞에서는 무릎을 꿇고 말았다.
SK가 첫 우승을 차지한 2007년 이후 포스트시즌에서 좌절을 맞본 것은 2009년 KIA와의 한국시리즈 이후 두 번째다.
그러나 2007년부터 올해까지 프로야구 사상 최초로 5년 연속 한국시리즈 진출에 성공한 것만으로도 이미 ’명가’의 자존심을 지켰다고 평가할 만하다.
◇구멍 뚫린 선수단으로 ‘버티기’
여름 들어 한계 보이며 추락 = 올 시즌 SK의 출발은 예년과 다름 없이 강했다.
3연승으로 시즌을 시작한 SK는 6월 말까지 석 달 가까이 선두를 질주했다.
그러나 뚜렷한 전력 보강 없이 시즌을 시작한데다 주축 선수들까지 부상과 부진으로 흔들린 터라 내용 자체는 예전처럼 좋지 못했다.
‘원투 펀치’ 김광현과 송은범이 각각 부상 여파로 제 컨디션을 찾지 못했고 게리 글로버와 짐 매그레인으로 구성한 외국인 투수들도 믿음직한 실력을 보여주지 못했다.
원래 선발보다는 계투진의 힘에 더 의존하던 팀이었지만 예상보다 구멍이 크다 보니 ’돌려막기’에도 한계가 올 수밖에 없었다.
’전력의 절반’이라는 포수 박경완이 아킬레스건 부상으로 빠져 잔 부상에 시달리는 정상호가 외롭게 안방을 지켜야 해 부담이 컸다.
타선에서도 정근우와 박정권, 박재상, 김강민, 조동화 등 핵심 선수들이 크고 작은 부상으로 돌아가며 전력에서 이탈해 정상적인 라인업을 짜기가 어려웠다.
그럼에도 SK는 ’이가 없으면 잇몸’으로 버티는 특유의 조직력을 과시하며 한동안 선두를 질주했다.
그러나 여름이 다가오면서 억지로 버텨 오던 한계가 폭발했다.
삼성과 KIA가 무서운 기세로 치고 올라오면서 3위로 전반기를 마감했고, 6~7월 7연패의 늪에 빠져 3위 자리마저 위협받는 처지에 몰렸다.
여기에 재계약 문제로 구단과 마찰을 빚던 김성근 전 감독이 돌연 ’시즌 후 사퇴’를 선언하고, 이튿날 구단이 ’전격 경질’ 카드로 맞받아치면서 뒤숭숭하던 선수단 분위기가 완전히 가라앉았다.
김 전 감독의 팬들이 정규리그 마지막까지 야구장 안팎에서 집단행동에 나서면서 홈 분위기도 예전 같지 않았다.
치열한 순위 싸움 탓에 그 사이 LG와 롯데, KIA 등 경쟁자들이 좀처럼 치고 올라갈 힘을 내지 못했다는 것이 SK에겐 그나마 호재였다.
지옥 같은 8월을 가까스로 지나간 SK는 어렵게 팀을 추슬러 9월에는 13승8패 3무승부를 거두면서 다시 안정을 찾았다.
롯데와의 막판 경쟁에서 뒤처져 2위를 확보하지 못했으나 KIA의 추격을 뿌리치고 3위를 유지해 자존심을 지켰다.
◇가을야구로 여전한 저력 증명 ‘헐크 야구’로 다시 날까
예전 같지 않다는 평가가 무색할 만큼 가을의 SK는 여전히 강했다.
전문가들이 하나같이 KIA의 우세를 점친 준플레이오프에서 SK는 투수 박희수와 윤희상 등 ’신데렐라’를 탄생시키며 1패 뒤 3연승을 거두는 저력을 드러냈다.
아흐레를 쉬면서 전력을 비축한 롯데와의 경기에서도 물러서지 않았다.
1차전에서는 화끈한 타격전 끝에 롯데를 7-6으로 물리쳤고 3차전에서는 송은범-박희수-정대현으로 이어지는 투수진이 상대 강타선을 4안타 무실점으로 막는 등 투타 모두에서 만만치 않은 전력을 뽐냈다.
적지에서 벌어진 운명의 5차전에서도 1회 대량 실점 고비를 1실점으로 틀어막더니 박정권의 투런포로 전세를 뒤집었고 이후 대량 득점에 성공하면서 완승을 거뒀다.
준PO와 PO를 거치느라 고갈된 체력에 발목이 잡혀 삼성과의 한국시리즈에서는 큰 힘을 내지 못했지만 일방적인 열세 속에서도 1승을 챙기며 왜 SK가 강팀인가를 증명했다.
정말 궁금증을 자아내는 것은 현재의 성적보다도 지금부터 내년을 준비하며 SK가 보여줄 행보다.
2012년은 지난 5년간 팀을 최강으로 이끌었던 ’김성근 야구’와 결별을 선택한 SK가 다시 강호로 부활할지, 아니면 과거의 영광을 뒤로한 채 ’평범한 팀’으로 돌아갈지를 판가름할 전망이다.
구단에서는 아직 공식적으로 계획을 내놓지 않았으나 현재까지는 이만수 감독대행이 정식 감독으로 올라설 가능성이 크다.
이 대행은 시즌 후반 팀 분위기를 잘 수습하며 19승18패 3무승부로 5할 승률을 넘겼고 포스트시즌에서도 후회 없는 명승부를 이끌어 좋은 평가를 받았다.
특히 매번 ’열세’라는 평가를 듣고도 KIA와 롯데를 물리치고 팀을 5년 연속 한국시리즈에 올려놓은 공로를 무시할 수 없다.
이 대행은 특히 선발 투수를 중용하면서 투수들 간의 분업 원칙을 철저히 지키고, 타자들의 타순을 보장하면서 세밀한 작전 대신 자신 있는 공격을 주문하는 등 김 전 감독과 다른 자신만의 야구 색깔을 드러내 관심을 끌었다.
포스트시즌에서 에이스 김광현의 자신감을 살려 주지 못했다는 비판의 시선도 있으나 특유의 파이팅과 선수를 향한 믿음으로 가라앉아 있던 팀에 활력을 불어넣은 공로도 무시할 수 없을 듯하다.
과연 ’야신’의 차가운 두뇌를 떠나보낸 SK가 ’헐크’의 뜨거운 심장을 선택할지, 혹은 다른 선택을 바탕으로 새로 날갯짓을 시작할지, 겨울을 향한 비룡군단의 발걸음에 비상한 관심이 쏠린다.
SK는 31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한국시리즈 5차전에서 삼성에 지면서 준우승(1승4패)으로 다사다난했던 올 시즌을 마감했다.
정규리그 3위에 올라 준플레이오프와 플레이오프를 모두 거치고 올라온 SK는 지난해에 이어 2연패를 노렸으나 삼성의 막강한 마운드를 넘어서지 못해 꿈이 좌절됐다.
KIA와의 준플레이오프에서 1차전을 지고도 내리 3연승을 거뒀고 롯데와의 플레이오프에서는 강력한 롯데 타선에 밀리지 않는 집중력을 보여 ’역시 SK’라는 말을 들었지만 그 사이 떨어져 버린 체력의 부담만큼은 이겨내지 못했다.
적지에서 열린 1~2차전에서 타선의 힘이 빠져 1득점에 그친 채 2연패했고, 문학 3차전에서 박재상의 홈런 등으로 마지막 힘을 쥐어짜 반격에 성공했지만 4차전부터 살아난 사자 타선 앞에서는 무릎을 꿇고 말았다.
SK가 첫 우승을 차지한 2007년 이후 포스트시즌에서 좌절을 맞본 것은 2009년 KIA와의 한국시리즈 이후 두 번째다.
그러나 2007년부터 올해까지 프로야구 사상 최초로 5년 연속 한국시리즈 진출에 성공한 것만으로도 이미 ’명가’의 자존심을 지켰다고 평가할 만하다.
◇구멍 뚫린 선수단으로 ‘버티기’
여름 들어 한계 보이며 추락 = 올 시즌 SK의 출발은 예년과 다름 없이 강했다.
3연승으로 시즌을 시작한 SK는 6월 말까지 석 달 가까이 선두를 질주했다.
그러나 뚜렷한 전력 보강 없이 시즌을 시작한데다 주축 선수들까지 부상과 부진으로 흔들린 터라 내용 자체는 예전처럼 좋지 못했다.
‘원투 펀치’ 김광현과 송은범이 각각 부상 여파로 제 컨디션을 찾지 못했고 게리 글로버와 짐 매그레인으로 구성한 외국인 투수들도 믿음직한 실력을 보여주지 못했다.
원래 선발보다는 계투진의 힘에 더 의존하던 팀이었지만 예상보다 구멍이 크다 보니 ’돌려막기’에도 한계가 올 수밖에 없었다.
’전력의 절반’이라는 포수 박경완이 아킬레스건 부상으로 빠져 잔 부상에 시달리는 정상호가 외롭게 안방을 지켜야 해 부담이 컸다.
타선에서도 정근우와 박정권, 박재상, 김강민, 조동화 등 핵심 선수들이 크고 작은 부상으로 돌아가며 전력에서 이탈해 정상적인 라인업을 짜기가 어려웠다.
그럼에도 SK는 ’이가 없으면 잇몸’으로 버티는 특유의 조직력을 과시하며 한동안 선두를 질주했다.
그러나 여름이 다가오면서 억지로 버텨 오던 한계가 폭발했다.
삼성과 KIA가 무서운 기세로 치고 올라오면서 3위로 전반기를 마감했고, 6~7월 7연패의 늪에 빠져 3위 자리마저 위협받는 처지에 몰렸다.
여기에 재계약 문제로 구단과 마찰을 빚던 김성근 전 감독이 돌연 ’시즌 후 사퇴’를 선언하고, 이튿날 구단이 ’전격 경질’ 카드로 맞받아치면서 뒤숭숭하던 선수단 분위기가 완전히 가라앉았다.
김 전 감독의 팬들이 정규리그 마지막까지 야구장 안팎에서 집단행동에 나서면서 홈 분위기도 예전 같지 않았다.
치열한 순위 싸움 탓에 그 사이 LG와 롯데, KIA 등 경쟁자들이 좀처럼 치고 올라갈 힘을 내지 못했다는 것이 SK에겐 그나마 호재였다.
지옥 같은 8월을 가까스로 지나간 SK는 어렵게 팀을 추슬러 9월에는 13승8패 3무승부를 거두면서 다시 안정을 찾았다.
롯데와의 막판 경쟁에서 뒤처져 2위를 확보하지 못했으나 KIA의 추격을 뿌리치고 3위를 유지해 자존심을 지켰다.
◇가을야구로 여전한 저력 증명 ‘헐크 야구’로 다시 날까
예전 같지 않다는 평가가 무색할 만큼 가을의 SK는 여전히 강했다.
전문가들이 하나같이 KIA의 우세를 점친 준플레이오프에서 SK는 투수 박희수와 윤희상 등 ’신데렐라’를 탄생시키며 1패 뒤 3연승을 거두는 저력을 드러냈다.
아흐레를 쉬면서 전력을 비축한 롯데와의 경기에서도 물러서지 않았다.
1차전에서는 화끈한 타격전 끝에 롯데를 7-6으로 물리쳤고 3차전에서는 송은범-박희수-정대현으로 이어지는 투수진이 상대 강타선을 4안타 무실점으로 막는 등 투타 모두에서 만만치 않은 전력을 뽐냈다.
적지에서 벌어진 운명의 5차전에서도 1회 대량 실점 고비를 1실점으로 틀어막더니 박정권의 투런포로 전세를 뒤집었고 이후 대량 득점에 성공하면서 완승을 거뒀다.
준PO와 PO를 거치느라 고갈된 체력에 발목이 잡혀 삼성과의 한국시리즈에서는 큰 힘을 내지 못했지만 일방적인 열세 속에서도 1승을 챙기며 왜 SK가 강팀인가를 증명했다.
정말 궁금증을 자아내는 것은 현재의 성적보다도 지금부터 내년을 준비하며 SK가 보여줄 행보다.
2012년은 지난 5년간 팀을 최강으로 이끌었던 ’김성근 야구’와 결별을 선택한 SK가 다시 강호로 부활할지, 아니면 과거의 영광을 뒤로한 채 ’평범한 팀’으로 돌아갈지를 판가름할 전망이다.
구단에서는 아직 공식적으로 계획을 내놓지 않았으나 현재까지는 이만수 감독대행이 정식 감독으로 올라설 가능성이 크다.
이 대행은 시즌 후반 팀 분위기를 잘 수습하며 19승18패 3무승부로 5할 승률을 넘겼고 포스트시즌에서도 후회 없는 명승부를 이끌어 좋은 평가를 받았다.
특히 매번 ’열세’라는 평가를 듣고도 KIA와 롯데를 물리치고 팀을 5년 연속 한국시리즈에 올려놓은 공로를 무시할 수 없다.
이 대행은 특히 선발 투수를 중용하면서 투수들 간의 분업 원칙을 철저히 지키고, 타자들의 타순을 보장하면서 세밀한 작전 대신 자신 있는 공격을 주문하는 등 김 전 감독과 다른 자신만의 야구 색깔을 드러내 관심을 끌었다.
포스트시즌에서 에이스 김광현의 자신감을 살려 주지 못했다는 비판의 시선도 있으나 특유의 파이팅과 선수를 향한 믿음으로 가라앉아 있던 팀에 활력을 불어넣은 공로도 무시할 수 없을 듯하다.
과연 ’야신’의 차가운 두뇌를 떠나보낸 SK가 ’헐크’의 뜨거운 심장을 선택할지, 혹은 다른 선택을 바탕으로 새로 날갯짓을 시작할지, 겨울을 향한 비룡군단의 발걸음에 비상한 관심이 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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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 프로야구 포스트시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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