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높아진 마운드…‘투고타저’의 해

입력 2011.11.01 (14:15) 수정 2011.11.01 (14: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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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균자책점은 향상..타율·홈런은 위축



삼성 라이온즈의 5년 만의 정상 등극으로 끝난 올해 프로야구는 ’투고타저’의 해로 기억될 것이다.



올해 정규리그 532경기를 치르는 동안 8개 구단 전체 평균자책점은 4.14를 기록해 지난해(4.58)보다 훨씬 나은 성적을 냈다.



반대로 타자들의 전체 타율은 지난해 0.270에서 0.265로 떨어졌고, 홈런은 990개에서 770개로 20% 넘게 줄어 장타력이 급격히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투수들의 경기당 평균 탈삼진 숫자만 13.2개를 그대로 유지했을 뿐, 타선의 평균 득점은 9.96점에서 9.06점으로 줄었고 장타율(0.406→0.383)과 출루율(0.351→0.344) 모두 지난해보다 떨어졌다.



이런 현상은 선수들의 개인 기록에서도 엿볼 수 있다.



사실 올 시즌에는 지난해 평균자책점(1.82)과 탈삼진(187) 1위에 올랐던 ’괴물 투수’ 류현진(한화)과 지난해 다승왕(17승)을 차지한 김광현(SK)이 나란히 부진에 빠져 압도적인 기록을 기대하기 어려웠다.



경쟁자들이 나란히 뒤처진 사이 KIA 윤석민이 다승(18승)과 평균자책점(2.45), 탈삼진(178), 승률(0.773) 등 투수 4관왕에 올랐으나 지난해보다 좋은 성적은 다승 타이틀밖에 없다.



그러나 지난해 6명에 불과했던 평균자책점 3점대 투수가 올해는 8명으로 늘어나는 등 전체적인 수준이 올라갔다.



특히 지난 시즌을 마치고 외국인 선발 투수의 필요성을 절감한 각 구단이 투자를 아끼지 않은 덕에 수준급 투수들이 다수 한국 땅을 밟았다.



더스틴 니퍼트(두산)와 벤저민 주키치, 레다메스 리즈(이상 LG) 등이 한 시즌 내내 역투했고, 뒤늦게 교체 용병으로 합류한 더그 매티스, 저스틴 저마노(이상 삼성), 데니 바티스타(한화) 등도 빼어난 활약을 보였다.



올 시즌 더욱 돋보였던 것은 중간 계투진의 활약이다.



삼성은 강력한 불펜진을 구축한 덕에 압도적인 전력으로 정규리그와 한국시리즈 우승을 휩쓸 수 있었고, 포스트시즌에서 거듭 열세라는 평가를 뒤집고 한국시리즈까지 올라간 SK의 저력도 상대보다 강한 불펜의 힘에 있었다.



결과적으로 8개 구단 중 가장 강력한 계투진을 구축한 두 팀이 정상을 놓고 맞붙었으니, 올 시즌의 화두는 ’불펜’이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8개 구단 불펜 투수들은 올해 417홀드와 261세이브를 올려 지난해(342홀드, 227세이브) 기록을 훌쩍 넘어섰다.



계투진이 전체 투구이닝의 40% 이상을 소화했음에도 평균자책점 3.81을 유지해 튼튼한 방패를 구축했다.



’홀드왕’ 정우람(SK)이 평균자책점 1.81을 유지하며 25홀드를 올렸고 삼성 정현욱(24홀드)과 넥센 오재영(20홀드)이 뒤쫓았다.



두자릿수 홀드를 기록한 투수도 10명에서 14명으로 늘어 그만큼 각 구단의 허리가 두터워졌다.



그러나 불펜에서 가장 강한 인상을 남긴 선수는 역시 삼성의 마무리를 맡은 ’돌부처’ 오승환이었다.



지난해 팔꿈치 수술을 마치고 돌아온 오승환은 전성기의 구위를 회복해 삼성 뒷문을 철저히 단속해 ’끝판대장’이라는 새로운 별명을 얻었다.



지난 2006년 자신이 세웠던 아시아 최다 기록과 타이인 47세이브를 올렸고 평균자책점은 0.63으로 아예 건드릴 수조차 없는 공을 던졌다.



한국시리즈에서도 팀이 이긴 4경기에 모두 등판해 ’수호신’ 역할을 하고 최우수선수(MVP)에 뽑혔다.



오승환은 불펜 투수로는 처음으로 정규리그 MVP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반면 타격에서는 최형우(삼성)가 홈런(30개)과 타점(118개), 장타율(0.617) 등 타격 3관왕에 올랐으나 지난해 7관왕을 달성했던 이대호(롯데)만큼 강한 인상을 남기지는 못했다.



이대호도 타율(0.357)과 최다안타(176개), 출루율(0.433) 1위에 올라 자존심을 지켰으나 홈런이 44개에서 27개로 줄어드는 등 지난해의 활약을 기대한 팬들에게는 실망스러웠던 게 사실이다.



전체적으로도 3할 타자가 20명에서 14명으로 줄어들었고 20홈런 이상을 친 타자가 지난해 13명에서 4명으로 적어지는 등 타자들이 맥을 추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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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11-01 14:15:49
    • 수정2011-11-01 14:52:05
    연합뉴스
평균자책점은 향상..타율·홈런은 위축

삼성 라이온즈의 5년 만의 정상 등극으로 끝난 올해 프로야구는 ’투고타저’의 해로 기억될 것이다.

올해 정규리그 532경기를 치르는 동안 8개 구단 전체 평균자책점은 4.14를 기록해 지난해(4.58)보다 훨씬 나은 성적을 냈다.

반대로 타자들의 전체 타율은 지난해 0.270에서 0.265로 떨어졌고, 홈런은 990개에서 770개로 20% 넘게 줄어 장타력이 급격히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투수들의 경기당 평균 탈삼진 숫자만 13.2개를 그대로 유지했을 뿐, 타선의 평균 득점은 9.96점에서 9.06점으로 줄었고 장타율(0.406→0.383)과 출루율(0.351→0.344) 모두 지난해보다 떨어졌다.

이런 현상은 선수들의 개인 기록에서도 엿볼 수 있다.

사실 올 시즌에는 지난해 평균자책점(1.82)과 탈삼진(187) 1위에 올랐던 ’괴물 투수’ 류현진(한화)과 지난해 다승왕(17승)을 차지한 김광현(SK)이 나란히 부진에 빠져 압도적인 기록을 기대하기 어려웠다.

경쟁자들이 나란히 뒤처진 사이 KIA 윤석민이 다승(18승)과 평균자책점(2.45), 탈삼진(178), 승률(0.773) 등 투수 4관왕에 올랐으나 지난해보다 좋은 성적은 다승 타이틀밖에 없다.

그러나 지난해 6명에 불과했던 평균자책점 3점대 투수가 올해는 8명으로 늘어나는 등 전체적인 수준이 올라갔다.

특히 지난 시즌을 마치고 외국인 선발 투수의 필요성을 절감한 각 구단이 투자를 아끼지 않은 덕에 수준급 투수들이 다수 한국 땅을 밟았다.

더스틴 니퍼트(두산)와 벤저민 주키치, 레다메스 리즈(이상 LG) 등이 한 시즌 내내 역투했고, 뒤늦게 교체 용병으로 합류한 더그 매티스, 저스틴 저마노(이상 삼성), 데니 바티스타(한화) 등도 빼어난 활약을 보였다.

올 시즌 더욱 돋보였던 것은 중간 계투진의 활약이다.

삼성은 강력한 불펜진을 구축한 덕에 압도적인 전력으로 정규리그와 한국시리즈 우승을 휩쓸 수 있었고, 포스트시즌에서 거듭 열세라는 평가를 뒤집고 한국시리즈까지 올라간 SK의 저력도 상대보다 강한 불펜의 힘에 있었다.

결과적으로 8개 구단 중 가장 강력한 계투진을 구축한 두 팀이 정상을 놓고 맞붙었으니, 올 시즌의 화두는 ’불펜’이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8개 구단 불펜 투수들은 올해 417홀드와 261세이브를 올려 지난해(342홀드, 227세이브) 기록을 훌쩍 넘어섰다.

계투진이 전체 투구이닝의 40% 이상을 소화했음에도 평균자책점 3.81을 유지해 튼튼한 방패를 구축했다.

’홀드왕’ 정우람(SK)이 평균자책점 1.81을 유지하며 25홀드를 올렸고 삼성 정현욱(24홀드)과 넥센 오재영(20홀드)이 뒤쫓았다.

두자릿수 홀드를 기록한 투수도 10명에서 14명으로 늘어 그만큼 각 구단의 허리가 두터워졌다.

그러나 불펜에서 가장 강한 인상을 남긴 선수는 역시 삼성의 마무리를 맡은 ’돌부처’ 오승환이었다.

지난해 팔꿈치 수술을 마치고 돌아온 오승환은 전성기의 구위를 회복해 삼성 뒷문을 철저히 단속해 ’끝판대장’이라는 새로운 별명을 얻었다.

지난 2006년 자신이 세웠던 아시아 최다 기록과 타이인 47세이브를 올렸고 평균자책점은 0.63으로 아예 건드릴 수조차 없는 공을 던졌다.

한국시리즈에서도 팀이 이긴 4경기에 모두 등판해 ’수호신’ 역할을 하고 최우수선수(MVP)에 뽑혔다.

오승환은 불펜 투수로는 처음으로 정규리그 MVP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반면 타격에서는 최형우(삼성)가 홈런(30개)과 타점(118개), 장타율(0.617) 등 타격 3관왕에 올랐으나 지난해 7관왕을 달성했던 이대호(롯데)만큼 강한 인상을 남기지는 못했다.

이대호도 타율(0.357)과 최다안타(176개), 출루율(0.433) 1위에 올라 자존심을 지켰으나 홈런이 44개에서 27개로 줄어드는 등 지난해의 활약을 기대한 팬들에게는 실망스러웠던 게 사실이다.

전체적으로도 3할 타자가 20명에서 14명으로 줄어들었고 20홈런 이상을 친 타자가 지난해 13명에서 4명으로 적어지는 등 타자들이 맥을 추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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