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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계대출 금리 고공행진 ‘빨간불’
입력 2011.11.02 (06:25) 수정 2011.11.02 (07:45) 연합뉴스
가계대출 금리가 급격히 높아지고 있다.

신용대출 금리는 이미 2008년 금융위기 수준까지 높아졌다. 주택담보대출을 비롯한 전반적인 가계대출 금리도 고공행진 중이어서 대출 부실화에 대한 우려가 점차 커지고 있다. 은행들의 지나친 대출금리 인상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도 거세지고 있다.

◇ 신용대출 금리, 3년만에 7% 넘었다

2일 은행권 및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5.81%였던 신규 신용대출 금리는 9개월 만에 무려 1.25%포인트나 뛰어올라 올해 9월에는 7.06%를 기록했다.

신용대출 금리가 7%대로 뛰어오른 것은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처음 있는 일이다.

2007년 6.72%였던 신용대출 금리는 글로벌 금융위기가 발생한 2008년 7.48%로 뛰어올랐다가 2009년 5.96%, 지난해 평균 6.01%로 급격히 낮아졌었다.

신용대출은 마이너스통장대출 등 일반신용대출과 집단대출로 나눠지는데, 일반신용대출 금리는 2008년(8.44%) 이후 3년만에 처음으로 8%대로 뛰어올라 9월 8.27%를 기록했다.

대출금리 상승은 가계대출 전반에서 나타내고 있다.

총 가계대출의 평균 금리는 지난해 말 5.35%였으나, 올해 9월 말에는 5.86%에 달해 9개월 만에 0.51%포인트나 뛰어올랐다.

8월말 현재 은행권의 가계대출 잔액이 627조원에 달하는 점을 감안하면 우리나라 가계의 이자 부담이 9개월 새 무려 3조2천억원이나 늘어난 셈이다.

2009년 말 4.85%, 지난해 말 4.71%였던 주택담보대출 금리도 올해 들어 0.52%포인트나 뛰어올라 9월 말 5.23%에 달했다.

1억원의 주택대출을 빌린 사람이라면 52만원, 2억원을 빌린 사람이라면 104만원에 달하는 이자 부담이 더 늘어난 셈이다.

◇ 대출억제 빌미로 금리 대폭 인상

은행들은 "양도성예금증서(CD) 금리가 대폭 올라 이에 연동되는 신용대출 금리도 많이 올랐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는 사실이 아니다. 지난해 말부터 올해 9월까지 CD금리 상승폭은 0.78%포인트지만 신용대출 금리는 1.25%포인트나 올랐다.

답은 가계대출 억제를 틈탄 은행들의 의도적인 대출금리 인상에서 찾을 수 있다.

시중은행 지점 관계자는 "8월 말 신용대출이 중단된 후 9월 들어서도 상당기간 대출 승인이 나오지 않았다"며 "대출이 억제되면 자연히 대출금리는 올라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는 은행대출 전반의 금리 추이를 살펴봐도 알 수 있다.

가계대출 억제 후 은행들이 앞다퉈 대기업 대출에 나서면서 9월 한달에만 대기업 대출은 3조원 넘게 늘었다. 대출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금리는 8~9월 0.21%포인트나 떨어졌다.

반면 9월 증가액이 6천235억원에 불과할 정도로 가계대출이 억제되자 은행은 가계대출 시장의 주도권을 쥘 수 있었다. 그 결과 가계대출 금리는 8~9월 0.2%포인트나 올랐다.

한마디로 대기업 대출금리를 내리면서 본 손실을 가계대출 금리를 올리면서 보전한 것이다.

◇ 부실화 위험 고조‥"대출금리 내려야"

문제는 은행들의 지나친 대출금리 인상이 가계대출의 부실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이다.

통상 가계대출의 연체는 경기에 후행하는 속성이 있다. 글로벌 금융위기는 2008년 말에 발생했지만, 가계대출 연체율이 급격히 치솟았던 시기는 6개월 후인 2009년 2분기였다.

은행 관계자는 "주변 사람들에게 돈을 빌리는 등 버틸 때까지 버티다가 어쩔 수 없이 대출 연체로 내몰리기 때문에 대출 연체율은 보통 경기에 후행하는 속성이 있다"고 말했다.

그런데 8월부터 불거지기 시작한 글로벌 금융시장의 위기가 점차 실물경제로 옮겨가면서 우리나라도 경기둔화 조짐이 점차 뚜렷해지고 있다.

9월 경기동행지수와 선행지수는 동반 하락했으며, 제조업체의 업황전망지수는 2년3개월 만에 최저치로 떨어졌다. 재정위기의 직격탄을 맞은 유럽으로의 10월 수출은 전년비 20%나 감소했을 정도다.

2008년 말 금융위기 이후 가계대출 부실화를 막을 수 있었던 데는 물가와 더불어 하향 안정세를 보인 대출금리가 큰 역할을 했다.

하지만 지금은 물가의 고공행진은 물론 가계대출 금리마저 5.86%로 2009년(5.43%)이나 지난해(5.35%)보다 훨씬 높다. 가계대출의 부실화가 우려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금융소비자연맹의 조남희 사무총장은 "대출금리의 고공행진 속에 경기둔화 추세마저 가속화된다면 가계대출 부실화는 불을 보듯 뻔한 일"이라며 "대출 부실화를 막는 예방적 차원에서라도 대출금리를 인하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 가계대출 금리 고공행진 ‘빨간불’
    • 입력 2011-11-02 06:25:54
    • 수정2011-11-02 07:45:56
    연합뉴스
가계대출 금리가 급격히 높아지고 있다.

신용대출 금리는 이미 2008년 금융위기 수준까지 높아졌다. 주택담보대출을 비롯한 전반적인 가계대출 금리도 고공행진 중이어서 대출 부실화에 대한 우려가 점차 커지고 있다. 은행들의 지나친 대출금리 인상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도 거세지고 있다.

◇ 신용대출 금리, 3년만에 7% 넘었다

2일 은행권 및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5.81%였던 신규 신용대출 금리는 9개월 만에 무려 1.25%포인트나 뛰어올라 올해 9월에는 7.06%를 기록했다.

신용대출 금리가 7%대로 뛰어오른 것은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처음 있는 일이다.

2007년 6.72%였던 신용대출 금리는 글로벌 금융위기가 발생한 2008년 7.48%로 뛰어올랐다가 2009년 5.96%, 지난해 평균 6.01%로 급격히 낮아졌었다.

신용대출은 마이너스통장대출 등 일반신용대출과 집단대출로 나눠지는데, 일반신용대출 금리는 2008년(8.44%) 이후 3년만에 처음으로 8%대로 뛰어올라 9월 8.27%를 기록했다.

대출금리 상승은 가계대출 전반에서 나타내고 있다.

총 가계대출의 평균 금리는 지난해 말 5.35%였으나, 올해 9월 말에는 5.86%에 달해 9개월 만에 0.51%포인트나 뛰어올랐다.

8월말 현재 은행권의 가계대출 잔액이 627조원에 달하는 점을 감안하면 우리나라 가계의 이자 부담이 9개월 새 무려 3조2천억원이나 늘어난 셈이다.

2009년 말 4.85%, 지난해 말 4.71%였던 주택담보대출 금리도 올해 들어 0.52%포인트나 뛰어올라 9월 말 5.23%에 달했다.

1억원의 주택대출을 빌린 사람이라면 52만원, 2억원을 빌린 사람이라면 104만원에 달하는 이자 부담이 더 늘어난 셈이다.

◇ 대출억제 빌미로 금리 대폭 인상

은행들은 "양도성예금증서(CD) 금리가 대폭 올라 이에 연동되는 신용대출 금리도 많이 올랐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는 사실이 아니다. 지난해 말부터 올해 9월까지 CD금리 상승폭은 0.78%포인트지만 신용대출 금리는 1.25%포인트나 올랐다.

답은 가계대출 억제를 틈탄 은행들의 의도적인 대출금리 인상에서 찾을 수 있다.

시중은행 지점 관계자는 "8월 말 신용대출이 중단된 후 9월 들어서도 상당기간 대출 승인이 나오지 않았다"며 "대출이 억제되면 자연히 대출금리는 올라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는 은행대출 전반의 금리 추이를 살펴봐도 알 수 있다.

가계대출 억제 후 은행들이 앞다퉈 대기업 대출에 나서면서 9월 한달에만 대기업 대출은 3조원 넘게 늘었다. 대출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금리는 8~9월 0.21%포인트나 떨어졌다.

반면 9월 증가액이 6천235억원에 불과할 정도로 가계대출이 억제되자 은행은 가계대출 시장의 주도권을 쥘 수 있었다. 그 결과 가계대출 금리는 8~9월 0.2%포인트나 올랐다.

한마디로 대기업 대출금리를 내리면서 본 손실을 가계대출 금리를 올리면서 보전한 것이다.

◇ 부실화 위험 고조‥"대출금리 내려야"

문제는 은행들의 지나친 대출금리 인상이 가계대출의 부실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이다.

통상 가계대출의 연체는 경기에 후행하는 속성이 있다. 글로벌 금융위기는 2008년 말에 발생했지만, 가계대출 연체율이 급격히 치솟았던 시기는 6개월 후인 2009년 2분기였다.

은행 관계자는 "주변 사람들에게 돈을 빌리는 등 버틸 때까지 버티다가 어쩔 수 없이 대출 연체로 내몰리기 때문에 대출 연체율은 보통 경기에 후행하는 속성이 있다"고 말했다.

그런데 8월부터 불거지기 시작한 글로벌 금융시장의 위기가 점차 실물경제로 옮겨가면서 우리나라도 경기둔화 조짐이 점차 뚜렷해지고 있다.

9월 경기동행지수와 선행지수는 동반 하락했으며, 제조업체의 업황전망지수는 2년3개월 만에 최저치로 떨어졌다. 재정위기의 직격탄을 맞은 유럽으로의 10월 수출은 전년비 20%나 감소했을 정도다.

2008년 말 금융위기 이후 가계대출 부실화를 막을 수 있었던 데는 물가와 더불어 하향 안정세를 보인 대출금리가 큰 역할을 했다.

하지만 지금은 물가의 고공행진은 물론 가계대출 금리마저 5.86%로 2009년(5.43%)이나 지난해(5.35%)보다 훨씬 높다. 가계대출의 부실화가 우려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금융소비자연맹의 조남희 사무총장은 "대출금리의 고공행진 속에 경기둔화 추세마저 가속화된다면 가계대출 부실화는 불을 보듯 뻔한 일"이라며 "대출 부실화를 막는 예방적 차원에서라도 대출금리를 인하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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