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념값 폭등’ 김치·고춧가루 원산지 둔갑

입력 2011.11.11 (09:02)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앵커 멘트>

배추값은 떨어졌지만, 치솟는 양념값 때문에 김장 부담이 만만치 않은데요.

김장철을 앞두고 값 싼 중국산 김치와 고춧가루를 국내산으로 속여 파는 원산지 둔갑이 기승을 부리고 있습니다.

허솔지 기자입니다.

<리포트>

인천의 한 급식업체 창곱니다.

비닐 포장된 김치마다 '국산' 스티커가 붙어있습니다.

하지만 중국산입니다.

중국산 김치의 종이 박스를 벗겨내고 비닐 포장 겉면에 '국산'으로 표시하는 이른바 '포장갈이' 수법입니다.

<인터뷰> "3~4월에 일부 중국산 쓰기 시작한 건데 아무 생각없이 (중국산 표시로) 고치면 되는데 안 고치고..."

이같은 수법으로 이 업체는 KTX 역사 급식소나 공장 등 40곳에 이처럼 원산지를 둔갑한 중국산 김치를 납품했습니다.

10킬로그램 당 8천 5백원에 들여온 중국산 김치의 납품 가격은 만 9천 5백 원.

1년 동안 94톤을 납품해 1억 원 가까운 부당 이익을 챙겼습니다.

급식을 맡겼던 기관들도 황당하다는 반응입니다.

<인터뷰> "자체 공장을 만들어서 국산 들어온다고 하더라고요 그때 한번 원산지 표시하고."

양념값 폭등에 따라 중국산 김치 뿐 아니라 고춧가루와 마늘도 원산지 둔갑 사례가 전국 곳곳에서 적발되고 있습니다.

<인터뷰> "중국산 김치 수입물량은 전년 대비 약 배로 증가해 유사한 사례가 많을 것으로 생각돼 특별단속을..."

국내산 김치는 짙은 녹색의 이파리가 선명하지만, 중국산은 유난히 붉은 색 위주이고 신선도가 떨어지기 때문에 꼼꼼히 따져보는 것이 필요합니다.

KBS 뉴스 허솔지입니다.

특별사법경찰 단속반이 고춧가루 공장에 들이닥칩니다.

빻다만 고춧가루와 포장지 등이 곳곳에 널려 있습니다.

한쪽 창고에는 중국에서 수입한 고추원료가 가득 쌓여 있습니다.

이 중국산 고추를 국내산과 섞어 100% 국내산 고춧가루로 표시해 시중에 팔아왔습니다.

<녹취> 업체 대표(음성변조) : "기계에 남아 있던 게 들어간거에요."

지금 제 오른쪽이 국산, 왼쪽이 중국산 고춧가루입니다. 전문가도 육안으로는 구별이 쉽지 않습니다.

다른 업체는 사용이 금지된 고추씨를 섞어 고춧가루의 양을 늘렸습니다.

또 다른 업체는 수입 허가를 받지 않고 밀수한 중국산 고추로 고춧가루를 만들었습니다.

이렇게 불량 고춧가루를 만들거나, 규정을 어겨 적발된 업체가 경기도에서만 25곳에 이릅니다.

<인터뷰> 권영갑(경기도 특별사법경찰단) : "고춧값이 비싸다보니까, 중국산을 혼합하거나 고추씨를 섞기도 한 것으로 보입니다."

자치단체들은 김장철을 맞아 불량 고춧가루가 기승을 부릴 것으로 보고, 단속을 강화하기로 했습니다.

KBS 뉴스 이승훈입니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양념값 폭등’ 김치·고춧가루 원산지 둔갑
    • 입력 2011-11-11 09:02:57
    아침뉴스타임
<앵커 멘트> 배추값은 떨어졌지만, 치솟는 양념값 때문에 김장 부담이 만만치 않은데요. 김장철을 앞두고 값 싼 중국산 김치와 고춧가루를 국내산으로 속여 파는 원산지 둔갑이 기승을 부리고 있습니다. 허솔지 기자입니다. <리포트> 인천의 한 급식업체 창곱니다. 비닐 포장된 김치마다 '국산' 스티커가 붙어있습니다. 하지만 중국산입니다. 중국산 김치의 종이 박스를 벗겨내고 비닐 포장 겉면에 '국산'으로 표시하는 이른바 '포장갈이' 수법입니다. <인터뷰> "3~4월에 일부 중국산 쓰기 시작한 건데 아무 생각없이 (중국산 표시로) 고치면 되는데 안 고치고..." 이같은 수법으로 이 업체는 KTX 역사 급식소나 공장 등 40곳에 이처럼 원산지를 둔갑한 중국산 김치를 납품했습니다. 10킬로그램 당 8천 5백원에 들여온 중국산 김치의 납품 가격은 만 9천 5백 원. 1년 동안 94톤을 납품해 1억 원 가까운 부당 이익을 챙겼습니다. 급식을 맡겼던 기관들도 황당하다는 반응입니다. <인터뷰> "자체 공장을 만들어서 국산 들어온다고 하더라고요 그때 한번 원산지 표시하고." 양념값 폭등에 따라 중국산 김치 뿐 아니라 고춧가루와 마늘도 원산지 둔갑 사례가 전국 곳곳에서 적발되고 있습니다. <인터뷰> "중국산 김치 수입물량은 전년 대비 약 배로 증가해 유사한 사례가 많을 것으로 생각돼 특별단속을..." 국내산 김치는 짙은 녹색의 이파리가 선명하지만, 중국산은 유난히 붉은 색 위주이고 신선도가 떨어지기 때문에 꼼꼼히 따져보는 것이 필요합니다. KBS 뉴스 허솔지입니다. 특별사법경찰 단속반이 고춧가루 공장에 들이닥칩니다. 빻다만 고춧가루와 포장지 등이 곳곳에 널려 있습니다. 한쪽 창고에는 중국에서 수입한 고추원료가 가득 쌓여 있습니다. 이 중국산 고추를 국내산과 섞어 100% 국내산 고춧가루로 표시해 시중에 팔아왔습니다. <녹취> 업체 대표(음성변조) : "기계에 남아 있던 게 들어간거에요." 지금 제 오른쪽이 국산, 왼쪽이 중국산 고춧가루입니다. 전문가도 육안으로는 구별이 쉽지 않습니다. 다른 업체는 사용이 금지된 고추씨를 섞어 고춧가루의 양을 늘렸습니다. 또 다른 업체는 수입 허가를 받지 않고 밀수한 중국산 고추로 고춧가루를 만들었습니다. 이렇게 불량 고춧가루를 만들거나, 규정을 어겨 적발된 업체가 경기도에서만 25곳에 이릅니다. <인터뷰> 권영갑(경기도 특별사법경찰단) : "고춧값이 비싸다보니까, 중국산을 혼합하거나 고추씨를 섞기도 한 것으로 보입니다." 자치단체들은 김장철을 맞아 불량 고춧가루가 기승을 부릴 것으로 보고, 단속을 강화하기로 했습니다. KBS 뉴스 이승훈입니다.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