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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블-지상파 재송신 분쟁, ‘방송대란’ 오나
입력 2011.11.14 (18:59) 연합뉴스
SO "지상파 재송신 중단"…지상파 "실력행사는 SO 책임"
지상파 송출료 지급 여부·배상금 산정 시점 놓고 팽팽
1천500만 케이블 가입가구 지상파 시청 장애 우려

케이블TV의 종합유선방송사업자(SO)들이 14일 지상파방송의 재송신 중단 방침을 밝히며 케이블TV와 지상파방송사 사이의 재송신 분쟁이 극단적인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SO협의회는 이날 기자회견을 통해 "재송신 대가산정 협의회 운영이 끝난 뒤 24일 이후에 지상파방송의 재송신을 중단할 것"이라고 밝혔다.

양측은 지난 8월 이후 방송통신위원회 주재로 재송신 대가산정 협의회를 꾸려 협상을 벌여왔지만 송출료를 지급 인정 여부를 놓고 이견을 보여왔다. 특히 지난달 법원이 CJ헬로비전에 대해 내린 '저작권 간접강제' 결정 이후 상황은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

현재 케이블TV에 가입한 가구는 1천500만 가구에 이르며 이들 중 상당수는 지상파를 직접 수신할 환경을 갖추지 않고 있어 지상파 재송신 중단이 현실화되면 대규모 시청자들이 피해를 보는 '방송대란'이 일어날 것으로 우려된다.

◇지상파 송출료 인정 여부 '논란의 핵' = 케이블TV SO들에 대한 지상파방송사들의 요구는 가입자 1명당 280원의 CPS(가입자당 요금)를 지불하라는 것이다.

지상파는 IPTV·위성방송과 280원의 CPS(가입자당 요금)를 지불하는 계약을 맺고 있는데 케이블TV에도 같은 금액을 요구하고 있다.

케이블TV 업계 역시 어느 정도의 재송신 대가는 지불할 수 있다는 입장을 지닌 것으로 알려져 있다.

논란의 핵심은 케이블TV가 지상파TV에 요구하는 송출료이다.

SO들은 전체 가구의 80~90%가 유료방송을 통해 지상파를 시청하고 있으며 이 중 상당수는 케이블TV가 점하고 있는 만큼 지상파가 얻는 광고 수입 중 일부분을 송출 대가로 받아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SO들이 케이블TV를 통한 지상파방송 광고 커버리지 확대의 대가로 주장하는 금액은 광고 매출의 30%가량이다. 지상파 3사의 연간 광고 매출이 2조2천억원가량인데 적어도 5천억~6천억원은 지불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는 SO가 지상파 채널 덕에 그 사이에 배치된 홈쇼핑 채널의 이익이 늘어난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이 부분과 관련해 지상파에 지급할 돈을 제외한 금액이다.

이에 대해 지상파방송사들은 송출료의 개념 자체를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간접강제 산정일 늦춰야" vs. "늦춰주면 배임에 해당" = 협상이 좌초될 위기에 처한 결정적인 원인을 제공한 것은 지난달 28일 서울고등법원이 내린 간접강제 결정이다.

법원은 지상파방송 3사가 CJ헬로비전을 상대로 제기한 저작권 침해중지 가처분 간접강제 신청에서 신규 가입자에 대해 지상파방송 재송신을 중단하고 이를 어기면 결정문 송달일부터 지상파방송사 한 곳에 하루 5천만원씩, 1억5천만원씩을 지급하라며 지상파방송사들의 손을 들어줬다.

아직 지상파방송사들은 결정 내용을 집행하지는 않고 있지만 CJ헬로비전은 지급해야 할 배상금이 점점 불어나고 있는 만큼 협상 기한인 23일까지는 배상금 지급일 계산에서 제외해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SO들은 배상금을 지급하지 않으려면 신규 가입자 모집을 중단해야 하므로 난색을 표하고 있다.

최정우 씨앤앰 전무는 "신규 가입자 모집을 중단하라는 것은 사업을 중단하라는 것과 같은 말"이라며 "신규 가입자에게만 재송신을 하지 않는 것은 기술적으로 불가능에 가깝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지상파방송사들은 "재송신 계약의 담보 없이 이행강제금을 포기하면 업무상 배임 행위를 스스로 저지르는 것인 만큼 이행강제금 집행은 정지할 수 있지만 산정 기일을 늦출 수는 없다"고 설명했다.

◇1천500만 가구 '지상파 시청곤란' 책임은 누가 지나 = 당장 시청자 피해가 가시화되고 있지만 양 당사자와 주무부처인 방통위는 서로 책임을 미루는 데만 바쁜 모습을 보이고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케이블TV가 지상파방송의 재송신을 중단하면 가입자들은 직접 수신 안테나를 통해 지상파방송을 시청해야 한다.

하지만 지상파 직접 수신이 불가능한 사례가 적지 않은 데다 직접 수신이 되더라도 화질이 크게 떨어지는 경우가 많다.

다른 유료방송에 가입한다고 해도 비용의 중복이 발생하고 이 경우 무료로 보편적 방송을 서비스해야 하는 지상파방송사의 책임론이 불거질 것으로 보인다.

방통위는 지난 10일 '권고문'을 발표하고 성의 있는 협상을 촉구하고 나섰지만 양측은 이를 받아들이기는커녕 오히려 방통위를 비판하고 있다.

지상파방송사들은 성명에서 "중재자를 자처한 방통위가 오로지 케이블TV의 주장만을 기반으로 중재안을 제시하고 있다"고 비판했으며, 길종섭 한국케이블TV방송협회장도 "케이블TV와 지상파의 관계에 대해 방통위에 실질적이고 효율적인 제도 개선을 주문했지만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방송계에서는 방통위의 압박이 협상에 실질적인 영향을 미칠지 못할 것이라는 관측도 적지 않다.

방통위는 방송사업자 간의 협상은 당사자들끼리의 문제라는 기본 입장을 지니고 있는 데다 앞서 SBS와 KT스카이라이프 사이의 유사 분쟁에서도 '서면경고' 수준의 처벌을 내려 '솜방망이 징계'라는 비판을 받은 전례가 있다.
  • 케이블-지상파 재송신 분쟁, ‘방송대란’ 오나
    • 입력 2011-11-14 18:59:50
    연합뉴스
SO "지상파 재송신 중단"…지상파 "실력행사는 SO 책임"
지상파 송출료 지급 여부·배상금 산정 시점 놓고 팽팽
1천500만 케이블 가입가구 지상파 시청 장애 우려

케이블TV의 종합유선방송사업자(SO)들이 14일 지상파방송의 재송신 중단 방침을 밝히며 케이블TV와 지상파방송사 사이의 재송신 분쟁이 극단적인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SO협의회는 이날 기자회견을 통해 "재송신 대가산정 협의회 운영이 끝난 뒤 24일 이후에 지상파방송의 재송신을 중단할 것"이라고 밝혔다.

양측은 지난 8월 이후 방송통신위원회 주재로 재송신 대가산정 협의회를 꾸려 협상을 벌여왔지만 송출료를 지급 인정 여부를 놓고 이견을 보여왔다. 특히 지난달 법원이 CJ헬로비전에 대해 내린 '저작권 간접강제' 결정 이후 상황은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

현재 케이블TV에 가입한 가구는 1천500만 가구에 이르며 이들 중 상당수는 지상파를 직접 수신할 환경을 갖추지 않고 있어 지상파 재송신 중단이 현실화되면 대규모 시청자들이 피해를 보는 '방송대란'이 일어날 것으로 우려된다.

◇지상파 송출료 인정 여부 '논란의 핵' = 케이블TV SO들에 대한 지상파방송사들의 요구는 가입자 1명당 280원의 CPS(가입자당 요금)를 지불하라는 것이다.

지상파는 IPTV·위성방송과 280원의 CPS(가입자당 요금)를 지불하는 계약을 맺고 있는데 케이블TV에도 같은 금액을 요구하고 있다.

케이블TV 업계 역시 어느 정도의 재송신 대가는 지불할 수 있다는 입장을 지닌 것으로 알려져 있다.

논란의 핵심은 케이블TV가 지상파TV에 요구하는 송출료이다.

SO들은 전체 가구의 80~90%가 유료방송을 통해 지상파를 시청하고 있으며 이 중 상당수는 케이블TV가 점하고 있는 만큼 지상파가 얻는 광고 수입 중 일부분을 송출 대가로 받아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SO들이 케이블TV를 통한 지상파방송 광고 커버리지 확대의 대가로 주장하는 금액은 광고 매출의 30%가량이다. 지상파 3사의 연간 광고 매출이 2조2천억원가량인데 적어도 5천억~6천억원은 지불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는 SO가 지상파 채널 덕에 그 사이에 배치된 홈쇼핑 채널의 이익이 늘어난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이 부분과 관련해 지상파에 지급할 돈을 제외한 금액이다.

이에 대해 지상파방송사들은 송출료의 개념 자체를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간접강제 산정일 늦춰야" vs. "늦춰주면 배임에 해당" = 협상이 좌초될 위기에 처한 결정적인 원인을 제공한 것은 지난달 28일 서울고등법원이 내린 간접강제 결정이다.

법원은 지상파방송 3사가 CJ헬로비전을 상대로 제기한 저작권 침해중지 가처분 간접강제 신청에서 신규 가입자에 대해 지상파방송 재송신을 중단하고 이를 어기면 결정문 송달일부터 지상파방송사 한 곳에 하루 5천만원씩, 1억5천만원씩을 지급하라며 지상파방송사들의 손을 들어줬다.

아직 지상파방송사들은 결정 내용을 집행하지는 않고 있지만 CJ헬로비전은 지급해야 할 배상금이 점점 불어나고 있는 만큼 협상 기한인 23일까지는 배상금 지급일 계산에서 제외해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SO들은 배상금을 지급하지 않으려면 신규 가입자 모집을 중단해야 하므로 난색을 표하고 있다.

최정우 씨앤앰 전무는 "신규 가입자 모집을 중단하라는 것은 사업을 중단하라는 것과 같은 말"이라며 "신규 가입자에게만 재송신을 하지 않는 것은 기술적으로 불가능에 가깝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지상파방송사들은 "재송신 계약의 담보 없이 이행강제금을 포기하면 업무상 배임 행위를 스스로 저지르는 것인 만큼 이행강제금 집행은 정지할 수 있지만 산정 기일을 늦출 수는 없다"고 설명했다.

◇1천500만 가구 '지상파 시청곤란' 책임은 누가 지나 = 당장 시청자 피해가 가시화되고 있지만 양 당사자와 주무부처인 방통위는 서로 책임을 미루는 데만 바쁜 모습을 보이고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케이블TV가 지상파방송의 재송신을 중단하면 가입자들은 직접 수신 안테나를 통해 지상파방송을 시청해야 한다.

하지만 지상파 직접 수신이 불가능한 사례가 적지 않은 데다 직접 수신이 되더라도 화질이 크게 떨어지는 경우가 많다.

다른 유료방송에 가입한다고 해도 비용의 중복이 발생하고 이 경우 무료로 보편적 방송을 서비스해야 하는 지상파방송사의 책임론이 불거질 것으로 보인다.

방통위는 지난 10일 '권고문'을 발표하고 성의 있는 협상을 촉구하고 나섰지만 양측은 이를 받아들이기는커녕 오히려 방통위를 비판하고 있다.

지상파방송사들은 성명에서 "중재자를 자처한 방통위가 오로지 케이블TV의 주장만을 기반으로 중재안을 제시하고 있다"고 비판했으며, 길종섭 한국케이블TV방송협회장도 "케이블TV와 지상파의 관계에 대해 방통위에 실질적이고 효율적인 제도 개선을 주문했지만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방송계에서는 방통위의 압박이 협상에 실질적인 영향을 미칠지 못할 것이라는 관측도 적지 않다.

방통위는 방송사업자 간의 협상은 당사자들끼리의 문제라는 기본 입장을 지니고 있는 데다 앞서 SBS와 KT스카이라이프 사이의 유사 분쟁에서도 '서면경고' 수준의 처벌을 내려 '솜방망이 징계'라는 비판을 받은 전례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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