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공기 전복 사고 ‘안전 불감증’ 때문

<앵커 멘트>

그제 서울 신길동에서 대형 천공기가 넘어져 5명의 사상자가 났죠.

경찰 조사 결과 안전조치를 제대로 하지 않아 사고가 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이슬기 기자입니다.

<리포트>

여느 때와 다를 바 없는 퇴근길.

느닷없이 도로 오른편에서 거대한 구조물이 기울기 시작하더니 도로를 매운 차량을 덮칩니다.

함께 쓰러진 전신주에서는 폭발하듯 불꽃이 튑니다.

승객들은 공포에 질려 버스에서 탈출합니다.

쓰러진 구조물은 지반에 구멍을 뚫는 120톤급 천공기.

꼭 깔아야 하는 미끄럼 방지용 강판도 설치하지 않았습니다.

<녹취>박00(천공기 기사): "(철판을 깔고 천공기가 들어갔어야 됐다. 그렇죠?) 제가 실수로 인제 그걸 안 했거든요."

2.5톤가량의 발전기까지 얹어져 피해는 더 컸습니다.

<인터뷰>박종국(건설노조 정책기획실장): "2톤이 넘는 발전기를 올려서 작업하다 보니까 더 무게를 가중시키죠. 그런 것들이 운행을 하다가 지반이 약한 상태에서 그대로 넘어갈 수밖에 없습니다."

더구나, 사고 당시 현장에는 경고표시조차 없어, 시민들은 사고 위협에 그대로 노출됐던 셈입니다.

경찰은 천공기 기사 50살 박모 씨를 과실치사 혐의로 입건했습니다.

KBS 뉴스 이슬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