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분기 성적’ 삼성·현대차 약진…LG·한진 부진

입력 2011.11.21 (0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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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재벌그룹들이 올해 3분기 실적에서 뚜렷한 명암을 보였다.

유럽 재정위기로 인한 악조건 속에서도 실적 개선에 성공한 그룹이 있는가 하면 사상 처음으로 적자로 돌아선 그룹도 있다.

업황의 변화가 이들의 희비를 가른 배경이지만 경영진의 리더십도 무시할 수 없는 변수로 작용했다.

시장 변화에 발 빠르게 대응한 그룹은 성장했지만 그러지 못한 그룹은 뒤로 처졌다.

◇ SKㆍ삼성 `웃고' LG `울어'

21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FnGuide)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국내 10대 재벌그룹 중 상장 계열사(연결재무제표 작성대상)의 3분기 순이익이 전 분기보다 가장 많이 증가한 곳은 SK그룹이었다.

SK그룹 상장 계열사 5곳의 순이익 합산치는 2조2천106억원으로 전분기보다 172.12% 증가했다.

주력 계열사인 SK이노베이션의 순이익이 506.23% 급증해 그룹 전체 실적 개선을 이끌었다. SK이노베이션이 예상을 뛰어넘는 실적을 보인 것은 석유화학 부문의 업황 호조 때문으로 분석됐다.

SK그룹 다음으로 성적이 좋은 곳은 삼성그룹이었다. 삼성그룹 상장 계열사 10곳의 순이익은 모두 합해 4조288억원으로 전분기보다 2.12% 감소하는 데 그쳤다.

그룹 대표 기업인 삼성전자는 불안한 정보기술(IT) 업황에도 순이익 감소가 1.84%에 그쳤다. 삼성물산(41.56%)과 제일모직(33.02%)은 순이익을 대폭 늘렸다.

LG그룹의 성적이 가장 나빴다. 아직 3분기 실적 발표를 하지 않은 지주사 LG를 제외한 이 그룹 상장 계열사 10곳의 순이익 합산치는 4천257억원 적자였다.

증권업계의 LG에 대한 3분기 순이익 예상치인 3천102억원을 더해도 LG그룹은 1천억원 이상의 적자를 면하지 못한다. LG그룹 상장 계열사들의 순이익 합산치가 적자로 돌아선 것은 그룹 역사상 처음 있는 일이다.

LG전자와 LG디스플레이가 나란히 적자로 돌아선 것이 그룹 전체 실적 악화의 주원인이었다. LG화학은 순이익이 6.59% 감소하는 데 그쳐 선방했지만, 그룹 차원의 실적 악화를 막기에는 역부족이었다.

현대차그룹 상장 계열사 6곳과 롯데그룹 상장 계열사 3곳의 순이익 합산치도 각각 32.37%, 31.63% 감소하는 등 다른 그룹들도 경기 악화의 여파로 대체로 성적표가 좋지 않았다.

◇ 금융위기 이후 LG와 현대차 명암 뚜렷

그룹별 명암은 금융위기가 발생하기 직전인 2007년부터 지난해까지 4년간의 실적 추이에서도 나타난다.

특히 LG그룹의 추락이 눈에 띈다.

LG그룹 상장 계열사들의 순이익 합산치는 2007년만 해도 4조3천503억원으로 삼성그룹(7조3천174억원)에 이어 2위였다.

그러나 지난해에는 3조2천186억원으로 삼성그룹(16조3천248억원), 현대차그룹(11조9천843억원), 포스코그룹(4조4천113억원), 현대중공업그룹(4조2천618억원)에 이어 5위로 내려앉았다.

LG그룹의 순이익이 지속적으로 줄어든 것은 LG화학의 선전에도 LG디스플레이의 순이익이 정체 상태를 벗어나지 못하고 LG전자는 급감했기 때문이다.

LG전자의 연간 순이익은 2009년만 해도 2조528억원 흑자였으나 지난해에는 6천359억원의 적자로 돌아섰다.

현대차그룹은 약진했다. 이 그룹 상장 계열사들의 순이익 합산치는 2007년에는 3조3천882억원으로 5위에 머물렀으나 지난해에는 2위로 올라섰다. LG그룹과 자리를 맞바꾼 셈이다.

계열사 중에서는 기아차의 순이익 급증세가 돋보였다. 기아차의 순이익은 2007년 136억원에서 지난해 1조4천503억원으로 100배 이상 증가했다.

같은 기간 현대차의 순이익도 1조6천824억원에서 5조2천670억원으로 급증했다.

현대중공업그룹도 2007년에는 순이익이 9천978억원으로 7위에 그쳤으나 작년에는 4조2천618억원으로 4배 이상 급증하며 4위로 올라섰다.

한진그룹은 2007년에 순이익에서 1천762억원의 흑자를 냈으나 2008년에 1천7252억원, 2009년 1조4천366억원의 적자를 내는 등 부진을 면치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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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11-21 06:2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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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재벌그룹들이 올해 3분기 실적에서 뚜렷한 명암을 보였다. 유럽 재정위기로 인한 악조건 속에서도 실적 개선에 성공한 그룹이 있는가 하면 사상 처음으로 적자로 돌아선 그룹도 있다. 업황의 변화가 이들의 희비를 가른 배경이지만 경영진의 리더십도 무시할 수 없는 변수로 작용했다. 시장 변화에 발 빠르게 대응한 그룹은 성장했지만 그러지 못한 그룹은 뒤로 처졌다. ◇ SKㆍ삼성 `웃고' LG `울어' 21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FnGuide)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국내 10대 재벌그룹 중 상장 계열사(연결재무제표 작성대상)의 3분기 순이익이 전 분기보다 가장 많이 증가한 곳은 SK그룹이었다. SK그룹 상장 계열사 5곳의 순이익 합산치는 2조2천106억원으로 전분기보다 172.12% 증가했다. 주력 계열사인 SK이노베이션의 순이익이 506.23% 급증해 그룹 전체 실적 개선을 이끌었다. SK이노베이션이 예상을 뛰어넘는 실적을 보인 것은 석유화학 부문의 업황 호조 때문으로 분석됐다. SK그룹 다음으로 성적이 좋은 곳은 삼성그룹이었다. 삼성그룹 상장 계열사 10곳의 순이익은 모두 합해 4조288억원으로 전분기보다 2.12% 감소하는 데 그쳤다. 그룹 대표 기업인 삼성전자는 불안한 정보기술(IT) 업황에도 순이익 감소가 1.84%에 그쳤다. 삼성물산(41.56%)과 제일모직(33.02%)은 순이익을 대폭 늘렸다. LG그룹의 성적이 가장 나빴다. 아직 3분기 실적 발표를 하지 않은 지주사 LG를 제외한 이 그룹 상장 계열사 10곳의 순이익 합산치는 4천257억원 적자였다. 증권업계의 LG에 대한 3분기 순이익 예상치인 3천102억원을 더해도 LG그룹은 1천억원 이상의 적자를 면하지 못한다. LG그룹 상장 계열사들의 순이익 합산치가 적자로 돌아선 것은 그룹 역사상 처음 있는 일이다. LG전자와 LG디스플레이가 나란히 적자로 돌아선 것이 그룹 전체 실적 악화의 주원인이었다. LG화학은 순이익이 6.59% 감소하는 데 그쳐 선방했지만, 그룹 차원의 실적 악화를 막기에는 역부족이었다. 현대차그룹 상장 계열사 6곳과 롯데그룹 상장 계열사 3곳의 순이익 합산치도 각각 32.37%, 31.63% 감소하는 등 다른 그룹들도 경기 악화의 여파로 대체로 성적표가 좋지 않았다. ◇ 금융위기 이후 LG와 현대차 명암 뚜렷 그룹별 명암은 금융위기가 발생하기 직전인 2007년부터 지난해까지 4년간의 실적 추이에서도 나타난다. 특히 LG그룹의 추락이 눈에 띈다. LG그룹 상장 계열사들의 순이익 합산치는 2007년만 해도 4조3천503억원으로 삼성그룹(7조3천174억원)에 이어 2위였다. 그러나 지난해에는 3조2천186억원으로 삼성그룹(16조3천248억원), 현대차그룹(11조9천843억원), 포스코그룹(4조4천113억원), 현대중공업그룹(4조2천618억원)에 이어 5위로 내려앉았다. LG그룹의 순이익이 지속적으로 줄어든 것은 LG화학의 선전에도 LG디스플레이의 순이익이 정체 상태를 벗어나지 못하고 LG전자는 급감했기 때문이다. LG전자의 연간 순이익은 2009년만 해도 2조528억원 흑자였으나 지난해에는 6천359억원의 적자로 돌아섰다. 현대차그룹은 약진했다. 이 그룹 상장 계열사들의 순이익 합산치는 2007년에는 3조3천882억원으로 5위에 머물렀으나 지난해에는 2위로 올라섰다. LG그룹과 자리를 맞바꾼 셈이다. 계열사 중에서는 기아차의 순이익 급증세가 돋보였다. 기아차의 순이익은 2007년 136억원에서 지난해 1조4천503억원으로 100배 이상 증가했다. 같은 기간 현대차의 순이익도 1조6천824억원에서 5조2천670억원으로 급증했다. 현대중공업그룹도 2007년에는 순이익이 9천978억원으로 7위에 그쳤으나 작년에는 4조2천618억원으로 4배 이상 급증하며 4위로 올라섰다. 한진그룹은 2007년에 순이익에서 1천762억원의 흑자를 냈으나 2008년에 1천7252억원, 2009년 1조4천366억원의 적자를 내는 등 부진을 면치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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