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따라잡기] ‘전국 1등’, ‘서울대 합격’ 강요에…
입력 2011.11.25 (09:15)
수정 2011.11.25 (1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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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학교에서 모범생으로 통했던 한 고3 남학생이, 알고보니 어머니를 숨지게 한 뒤 8개월이나 시신을 방치했다는 충격적인 뉴스가 있었죠.
이 학생은 1등만 강요하는 어머니가 싫어서 이런 일을 저질렀다는데요.
류란 기자, 학생의 아버지를 단독으로 만났다고요?
<기자 멘트>
네. 사실 처음에는 아버지와 연락조차 힘들었는데요. 아들 면회를 하고 나온 뒤 심경의 변화를 일으켜, 모든 것을 얘기하고 싶다며 제작진에게 먼저 연락이 왔습니다.
3시간 가량 이어진 인터뷰 내내, 아버지는 미안함과 후회, 그리고 분노의 감정이 뒤섞여 힘들어 했는데요.
지금까지 아무에게도 털어놓지 못 했던 집안 얘기와, 이번 사건에 숨겨진 진짜 뒷얘기를 자세히 들었습니다.
<리포트>
어제 오후 7시, 유치장 면회를 마치고 나온 아버지와 큰아버지는 참았던 눈물을 터뜨립니다.
<녹취> "어떻게 이런 일이..."
<인터뷰> 지00(아버지) : "도대체 엄마를 어떻게 했느냐 그러니까 애가 나보고 ‘아빠 무슨 일이 있어도 나 안 버릴거지?‘ 그 말이 아빠한테 할 말입니까...애가 아빠를 얼마나 못 믿었으면.."
5년 전 부모가 별거한 후에도 속 한번 안 썩이고 잘 자라준 귀한 외아들입니다.
<인터뷰> 지00(52/ 아버지/음성변조): "초등학교 6학년쯤에는 시간재서 토익을 보는데 900점이 넘었어요. 애가 반듯해서 광진구청장 상까지 받은 애예요."
늘 자랑거리였던 우등생 아들이 ‘살인자’가 됐습니다.
과연 모자 사이에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사건 현장인 집을 찾아갔습니다.
오래 동안 치우지 않은 듯 쓰레기와 이불 등이 뒤엉켜 너저분한 모습...
안방 달력은 3월에서 멈췄습니다.
<인터뷰> 김계동(광진경찰서 강력6팀장) : "안방 개방하니까 방 입구에 사체가 그대로 있더라고요. 부패가 상당히 심했고,
반 미라 비슷하게 있었죠."
이웃들은 몇 달 전부터 낌새가 이상했다고 합니다.
<녹취> 이웃 주민(음성변조) : "내려오면 자꾸 쾌쾌한 냄새가 나서..솔직히 그 냄새는 몇 달 전부터 다들 느끼고 있었대요. "
<녹취> 이웃 주민(음성변조) : "설마설마했지..별안간 자기 엄마 없고 나서 친구들 왕래가 심해졌더라고."
달력과 벽에 빼곡한 메모, 모두 아들의 학사 일정입니다.
평소에도 엄마는 폭언과 체벌이 심했다고 합니다.
<녹취> 이웃 주민(음성변조) : "많이 들었죠... 애를 두드려 패는 소리 들리죠 뭐.."
<녹취> 이웃 주민(음성변조) : "무섭게 막 야단치고 아이도 몇 번 우는 소리를 듣기는 했는데.."
아버지와 별거한 이후 아들에 대한 집착은 더욱 심해진 어머니는 성적이 좋지 않으면 밥을 굶기고 밤새 벌을 세우거나
막무가내로 매질도 해왔다고 합니다.
<인터뷰> 김계동(광진경찰서 강력6팀장) : "중학교 3학년 때부터 어머니한테 보여줄 수 있는 성적표를 위조했다고 하는데요. "
모의 수능 시험이 전국에서 4000에서 5000등이 나왔는데 62등이나 67등으로 위조해 가지고 보여줬다고 합니다.
이렇게 위조한 두자릿수 순위조차 어머니를 만족시킬 수 없었고...
체벌은 점점 도를 더해갔습니다.
<인터뷰> 지00(52/ 아버지/음성변조) : "62등, 67등을 받아도 너는 1등 할 수 있다고 더 시켰대. 학교 성적이 나쁘다고 그렇게 때렸대요."
사건 전날도 밤새 어머니의 체벌에 시달렸다고 진술했는데요,
전국 1등을 해야 일류대학 법대에 갈 수 있다며 골프채와 야구 방망이를 번갈아 휘둘렀다고 합니다.
<인터뷰> 지00/ 아버지/음성변조) : "그냥 때리는 게 아니고 골프채로 때려요.온 몸을 때리는데 못 참을 정도로 때려요
골프채에 지금 혈흔이 묻어있답니다."
하지만 지 군이 정말 못 견디게 두려웠던 건 '학부모 진학상담의 날'이었습니다.
<인터뷰> 김계동(광진경찰서 강력6팀장) : "어머니가 학교에 가면 그 동안 위조한 성적을 보여주는 게 탄로 나는 게 겁이 났고, 앞으로 더욱더 체벌이 심해질 것이다. 이렇게 판단을 하고 살인하기로 마음먹은 거죠. 엄마를."
위조한 성적도 모자란다는 엄마가 자신의 실제 등수를 알게 됐을 때 어떤 일이 벌어질지, 상상조차 끔찍했던 지 군...
죽을 수도 있다는 비정상적 공포에 사로잡혀 돌이킬 수 없는 짓을 저지르고 말았습니다.
<인터뷰> 지00(아버지/음성변조) : "(엄마가) '너 이러면 정상적으로 못 살아 ' 했더니, 울면서 이렇게 말하고 다시 찔렀대요.‘엄마는 몰라.. 엄마는 내일이면 날 죽일 거야..’"
그 날 이후 엄마의 시신과 함께 지낸 8개월간의 기괴한 동거-
시간이 흐르면서 시체가 썩는 냄새를 숨기기 위해 안방문을 공업용 본드로 밀폐하기까지 했습니다.
여느 때처럼 학교를 다니고 수능도 치렀기에, 학교는 벌집을 쑤셔놓은 듯 했습니다.
<녹취> 00 고등학교 교사 : "황당하고 완전히 공황 상태고..굉장히 충격 받았어요. 왜냐면 그 애한테 관심 많이 가졌으니까.. 공부 열심히 하는 애니까 그렇지 않겠어요?"
학교 친구들은 지 군이 부쩍 밝아졌고 최근엔 여자 친구도 생긴 것 같았다며 충격에 빠진 모습이었는데요.
전문가들은 어머니로부터의 해방감도 있겠지만, 현실 도피를 위한 과장된 행동일 수도 있다고 합니다.
<인터뷰> "(학교 생활은) 그대로 진행을 했는데 , 정신적으로 많이 힘들어한 것 같더라고요. 꿈에도 (엄마가) 보인다고 그런 고통을 호소하더라고요."
아이는 아버지에게 마지막으로 이런 말을 했다고 합니다.
<인터뷰> 지00 (52 / 아버지/음성변조) : "나는 앞으로 감옥에서 못 나오잖아 그러더라고요. 그러면서 너무나 울고 그러는 거예요. 나 잘못했어.. 그렇지만 내 죗값을 치러야 돼..."
이 참혹한 사건에서 과연 누가 가해자이고,피해자일까요?
우리 사회의 씁쓸한 단면은 아닌지 모두가 돌아봐애 하겠습니다.
학교에서 모범생으로 통했던 한 고3 남학생이, 알고보니 어머니를 숨지게 한 뒤 8개월이나 시신을 방치했다는 충격적인 뉴스가 있었죠.
이 학생은 1등만 강요하는 어머니가 싫어서 이런 일을 저질렀다는데요.
류란 기자, 학생의 아버지를 단독으로 만났다고요?
<기자 멘트>
네. 사실 처음에는 아버지와 연락조차 힘들었는데요. 아들 면회를 하고 나온 뒤 심경의 변화를 일으켜, 모든 것을 얘기하고 싶다며 제작진에게 먼저 연락이 왔습니다.
3시간 가량 이어진 인터뷰 내내, 아버지는 미안함과 후회, 그리고 분노의 감정이 뒤섞여 힘들어 했는데요.
지금까지 아무에게도 털어놓지 못 했던 집안 얘기와, 이번 사건에 숨겨진 진짜 뒷얘기를 자세히 들었습니다.
<리포트>
어제 오후 7시, 유치장 면회를 마치고 나온 아버지와 큰아버지는 참았던 눈물을 터뜨립니다.
<녹취> "어떻게 이런 일이..."
<인터뷰> 지00(아버지) : "도대체 엄마를 어떻게 했느냐 그러니까 애가 나보고 ‘아빠 무슨 일이 있어도 나 안 버릴거지?‘ 그 말이 아빠한테 할 말입니까...애가 아빠를 얼마나 못 믿었으면.."
5년 전 부모가 별거한 후에도 속 한번 안 썩이고 잘 자라준 귀한 외아들입니다.
<인터뷰> 지00(52/ 아버지/음성변조): "초등학교 6학년쯤에는 시간재서 토익을 보는데 900점이 넘었어요. 애가 반듯해서 광진구청장 상까지 받은 애예요."
늘 자랑거리였던 우등생 아들이 ‘살인자’가 됐습니다.
과연 모자 사이에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사건 현장인 집을 찾아갔습니다.
오래 동안 치우지 않은 듯 쓰레기와 이불 등이 뒤엉켜 너저분한 모습...
안방 달력은 3월에서 멈췄습니다.
<인터뷰> 김계동(광진경찰서 강력6팀장) : "안방 개방하니까 방 입구에 사체가 그대로 있더라고요. 부패가 상당히 심했고,
반 미라 비슷하게 있었죠."
이웃들은 몇 달 전부터 낌새가 이상했다고 합니다.
<녹취> 이웃 주민(음성변조) : "내려오면 자꾸 쾌쾌한 냄새가 나서..솔직히 그 냄새는 몇 달 전부터 다들 느끼고 있었대요. "
<녹취> 이웃 주민(음성변조) : "설마설마했지..별안간 자기 엄마 없고 나서 친구들 왕래가 심해졌더라고."
달력과 벽에 빼곡한 메모, 모두 아들의 학사 일정입니다.
평소에도 엄마는 폭언과 체벌이 심했다고 합니다.
<녹취> 이웃 주민(음성변조) : "많이 들었죠... 애를 두드려 패는 소리 들리죠 뭐.."
<녹취> 이웃 주민(음성변조) : "무섭게 막 야단치고 아이도 몇 번 우는 소리를 듣기는 했는데.."
아버지와 별거한 이후 아들에 대한 집착은 더욱 심해진 어머니는 성적이 좋지 않으면 밥을 굶기고 밤새 벌을 세우거나
막무가내로 매질도 해왔다고 합니다.
<인터뷰> 김계동(광진경찰서 강력6팀장) : "중학교 3학년 때부터 어머니한테 보여줄 수 있는 성적표를 위조했다고 하는데요. "
모의 수능 시험이 전국에서 4000에서 5000등이 나왔는데 62등이나 67등으로 위조해 가지고 보여줬다고 합니다.
이렇게 위조한 두자릿수 순위조차 어머니를 만족시킬 수 없었고...
체벌은 점점 도를 더해갔습니다.
<인터뷰> 지00(52/ 아버지/음성변조) : "62등, 67등을 받아도 너는 1등 할 수 있다고 더 시켰대. 학교 성적이 나쁘다고 그렇게 때렸대요."
사건 전날도 밤새 어머니의 체벌에 시달렸다고 진술했는데요,
전국 1등을 해야 일류대학 법대에 갈 수 있다며 골프채와 야구 방망이를 번갈아 휘둘렀다고 합니다.
<인터뷰> 지00/ 아버지/음성변조) : "그냥 때리는 게 아니고 골프채로 때려요.온 몸을 때리는데 못 참을 정도로 때려요
골프채에 지금 혈흔이 묻어있답니다."
하지만 지 군이 정말 못 견디게 두려웠던 건 '학부모 진학상담의 날'이었습니다.
<인터뷰> 김계동(광진경찰서 강력6팀장) : "어머니가 학교에 가면 그 동안 위조한 성적을 보여주는 게 탄로 나는 게 겁이 났고, 앞으로 더욱더 체벌이 심해질 것이다. 이렇게 판단을 하고 살인하기로 마음먹은 거죠. 엄마를."
위조한 성적도 모자란다는 엄마가 자신의 실제 등수를 알게 됐을 때 어떤 일이 벌어질지, 상상조차 끔찍했던 지 군...
죽을 수도 있다는 비정상적 공포에 사로잡혀 돌이킬 수 없는 짓을 저지르고 말았습니다.
<인터뷰> 지00(아버지/음성변조) : "(엄마가) '너 이러면 정상적으로 못 살아 ' 했더니, 울면서 이렇게 말하고 다시 찔렀대요.‘엄마는 몰라.. 엄마는 내일이면 날 죽일 거야..’"
그 날 이후 엄마의 시신과 함께 지낸 8개월간의 기괴한 동거-
시간이 흐르면서 시체가 썩는 냄새를 숨기기 위해 안방문을 공업용 본드로 밀폐하기까지 했습니다.
여느 때처럼 학교를 다니고 수능도 치렀기에, 학교는 벌집을 쑤셔놓은 듯 했습니다.
<녹취> 00 고등학교 교사 : "황당하고 완전히 공황 상태고..굉장히 충격 받았어요. 왜냐면 그 애한테 관심 많이 가졌으니까.. 공부 열심히 하는 애니까 그렇지 않겠어요?"
학교 친구들은 지 군이 부쩍 밝아졌고 최근엔 여자 친구도 생긴 것 같았다며 충격에 빠진 모습이었는데요.
전문가들은 어머니로부터의 해방감도 있겠지만, 현실 도피를 위한 과장된 행동일 수도 있다고 합니다.
<인터뷰> "(학교 생활은) 그대로 진행을 했는데 , 정신적으로 많이 힘들어한 것 같더라고요. 꿈에도 (엄마가) 보인다고 그런 고통을 호소하더라고요."
아이는 아버지에게 마지막으로 이런 말을 했다고 합니다.
<인터뷰> 지00 (52 / 아버지/음성변조) : "나는 앞으로 감옥에서 못 나오잖아 그러더라고요. 그러면서 너무나 울고 그러는 거예요. 나 잘못했어.. 그렇지만 내 죗값을 치러야 돼..."
이 참혹한 사건에서 과연 누가 가해자이고,피해자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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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뉴스 따라잡기] ‘전국 1등’, ‘서울대 합격’ 강요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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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2011-11-25 09:15:35
- 수정2011-11-25 10:22:23
<앵커 멘트>
학교에서 모범생으로 통했던 한 고3 남학생이, 알고보니 어머니를 숨지게 한 뒤 8개월이나 시신을 방치했다는 충격적인 뉴스가 있었죠.
이 학생은 1등만 강요하는 어머니가 싫어서 이런 일을 저질렀다는데요.
류란 기자, 학생의 아버지를 단독으로 만났다고요?
<기자 멘트>
네. 사실 처음에는 아버지와 연락조차 힘들었는데요. 아들 면회를 하고 나온 뒤 심경의 변화를 일으켜, 모든 것을 얘기하고 싶다며 제작진에게 먼저 연락이 왔습니다.
3시간 가량 이어진 인터뷰 내내, 아버지는 미안함과 후회, 그리고 분노의 감정이 뒤섞여 힘들어 했는데요.
지금까지 아무에게도 털어놓지 못 했던 집안 얘기와, 이번 사건에 숨겨진 진짜 뒷얘기를 자세히 들었습니다.
<리포트>
어제 오후 7시, 유치장 면회를 마치고 나온 아버지와 큰아버지는 참았던 눈물을 터뜨립니다.
<녹취> "어떻게 이런 일이..."
<인터뷰> 지00(아버지) : "도대체 엄마를 어떻게 했느냐 그러니까 애가 나보고 ‘아빠 무슨 일이 있어도 나 안 버릴거지?‘ 그 말이 아빠한테 할 말입니까...애가 아빠를 얼마나 못 믿었으면.."
5년 전 부모가 별거한 후에도 속 한번 안 썩이고 잘 자라준 귀한 외아들입니다.
<인터뷰> 지00(52/ 아버지/음성변조): "초등학교 6학년쯤에는 시간재서 토익을 보는데 900점이 넘었어요. 애가 반듯해서 광진구청장 상까지 받은 애예요."
늘 자랑거리였던 우등생 아들이 ‘살인자’가 됐습니다.
과연 모자 사이에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사건 현장인 집을 찾아갔습니다.
오래 동안 치우지 않은 듯 쓰레기와 이불 등이 뒤엉켜 너저분한 모습...
안방 달력은 3월에서 멈췄습니다.
<인터뷰> 김계동(광진경찰서 강력6팀장) : "안방 개방하니까 방 입구에 사체가 그대로 있더라고요. 부패가 상당히 심했고,
반 미라 비슷하게 있었죠."
이웃들은 몇 달 전부터 낌새가 이상했다고 합니다.
<녹취> 이웃 주민(음성변조) : "내려오면 자꾸 쾌쾌한 냄새가 나서..솔직히 그 냄새는 몇 달 전부터 다들 느끼고 있었대요. "
<녹취> 이웃 주민(음성변조) : "설마설마했지..별안간 자기 엄마 없고 나서 친구들 왕래가 심해졌더라고."
달력과 벽에 빼곡한 메모, 모두 아들의 학사 일정입니다.
평소에도 엄마는 폭언과 체벌이 심했다고 합니다.
<녹취> 이웃 주민(음성변조) : "많이 들었죠... 애를 두드려 패는 소리 들리죠 뭐.."
<녹취> 이웃 주민(음성변조) : "무섭게 막 야단치고 아이도 몇 번 우는 소리를 듣기는 했는데.."
아버지와 별거한 이후 아들에 대한 집착은 더욱 심해진 어머니는 성적이 좋지 않으면 밥을 굶기고 밤새 벌을 세우거나
막무가내로 매질도 해왔다고 합니다.
<인터뷰> 김계동(광진경찰서 강력6팀장) : "중학교 3학년 때부터 어머니한테 보여줄 수 있는 성적표를 위조했다고 하는데요. "
모의 수능 시험이 전국에서 4000에서 5000등이 나왔는데 62등이나 67등으로 위조해 가지고 보여줬다고 합니다.
이렇게 위조한 두자릿수 순위조차 어머니를 만족시킬 수 없었고...
체벌은 점점 도를 더해갔습니다.
<인터뷰> 지00(52/ 아버지/음성변조) : "62등, 67등을 받아도 너는 1등 할 수 있다고 더 시켰대. 학교 성적이 나쁘다고 그렇게 때렸대요."
사건 전날도 밤새 어머니의 체벌에 시달렸다고 진술했는데요,
전국 1등을 해야 일류대학 법대에 갈 수 있다며 골프채와 야구 방망이를 번갈아 휘둘렀다고 합니다.
<인터뷰> 지00/ 아버지/음성변조) : "그냥 때리는 게 아니고 골프채로 때려요.온 몸을 때리는데 못 참을 정도로 때려요
골프채에 지금 혈흔이 묻어있답니다."
하지만 지 군이 정말 못 견디게 두려웠던 건 '학부모 진학상담의 날'이었습니다.
<인터뷰> 김계동(광진경찰서 강력6팀장) : "어머니가 학교에 가면 그 동안 위조한 성적을 보여주는 게 탄로 나는 게 겁이 났고, 앞으로 더욱더 체벌이 심해질 것이다. 이렇게 판단을 하고 살인하기로 마음먹은 거죠. 엄마를."
위조한 성적도 모자란다는 엄마가 자신의 실제 등수를 알게 됐을 때 어떤 일이 벌어질지, 상상조차 끔찍했던 지 군...
죽을 수도 있다는 비정상적 공포에 사로잡혀 돌이킬 수 없는 짓을 저지르고 말았습니다.
<인터뷰> 지00(아버지/음성변조) : "(엄마가) '너 이러면 정상적으로 못 살아 ' 했더니, 울면서 이렇게 말하고 다시 찔렀대요.‘엄마는 몰라.. 엄마는 내일이면 날 죽일 거야..’"
그 날 이후 엄마의 시신과 함께 지낸 8개월간의 기괴한 동거-
시간이 흐르면서 시체가 썩는 냄새를 숨기기 위해 안방문을 공업용 본드로 밀폐하기까지 했습니다.
여느 때처럼 학교를 다니고 수능도 치렀기에, 학교는 벌집을 쑤셔놓은 듯 했습니다.
<녹취> 00 고등학교 교사 : "황당하고 완전히 공황 상태고..굉장히 충격 받았어요. 왜냐면 그 애한테 관심 많이 가졌으니까.. 공부 열심히 하는 애니까 그렇지 않겠어요?"
학교 친구들은 지 군이 부쩍 밝아졌고 최근엔 여자 친구도 생긴 것 같았다며 충격에 빠진 모습이었는데요.
전문가들은 어머니로부터의 해방감도 있겠지만, 현실 도피를 위한 과장된 행동일 수도 있다고 합니다.
<인터뷰> "(학교 생활은) 그대로 진행을 했는데 , 정신적으로 많이 힘들어한 것 같더라고요. 꿈에도 (엄마가) 보인다고 그런 고통을 호소하더라고요."
아이는 아버지에게 마지막으로 이런 말을 했다고 합니다.
<인터뷰> 지00 (52 / 아버지/음성변조) : "나는 앞으로 감옥에서 못 나오잖아 그러더라고요. 그러면서 너무나 울고 그러는 거예요. 나 잘못했어.. 그렇지만 내 죗값을 치러야 돼..."
이 참혹한 사건에서 과연 누가 가해자이고,피해자일까요?
우리 사회의 씁쓸한 단면은 아닌지 모두가 돌아봐애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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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란 기자 nany@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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