켑코 박준범 공백 ‘안젤코 있어 든든’

입력 2011.12.03 (16:58) 수정 2011.12.03 (1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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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시즌 남자 프로배구 KEPCO의 돌풍을 이끈 토종 주포 박준범(23)은 불의의 부상으로 잠시 코트를 떠났다.



그러나 '한국형 용병' 안젤코 추크(크로아티아)의 리더십은 흔들리는 팀을 다잡기에 충분했다.



KEPCO와 드림식스의 경기가 열린 3일 수원실내체육관.



KEPCO 박준범은 이날 코트에 나서지 않은 채 후보 선수 대기 구역에서 재활 운동만을 하며 경기를 지켜봤다.



박준범은 지난달 29일 훈련하던 도중 오른쪽 어깨 통증을 호소했고 2일 정밀 검진을 받은 결과 어깨 인대가 약간 손상돼 1달 동안 휴식을 취해야 한다는 진단을 받았다.



올 시즌 60%가 넘는 공격 성공률로 왼쪽 날개 공격을 책임졌던 박준범의 빈자리는 작지 않았다.



KEPCO는 이날 경기 초반 빈공에 허덕인 끝에 17-25의 큰 점수 차이로 드림식스에게 1세트를 내줬다.



지난 시즌의 KEPCO였다면 그대로 무너져 경기를 허무하게 내 줄 가능성이 큰 상황이었다.



그러나 이번엔 달랐다. '크로아티아 특급' 안젤코가 카리스마를 발휘해 팀 분위기를 바꿔 놓았기 때문이다.



안젤코는 2세트에 무려 팀 전체 공격의 68.18%를 몰아 때리면서도 60%의 높은 공격 성공률을 유지하며 홀로 9득점했다.



특히 21-21에서 혼자 연속 4득점 하며 승부의 흐름을 완전히 돌려놓았다.



3세트에도 안젤코는 64%의 공격 점유율을 기록하며 11득점 해 역전승을 이끌었다.



안젤코의 힘은 단순히 득점 수를 넘어 팀 전체의 사기에 큰 영향을 끼쳤다.



공격에 성공할 때마다 코트에 꿇어앉아서 주먹을 휘두르며 포효하는 세리머니로 기세를 끌어올렸다.



경기 초반 신인 레프트 서재덕이 몇 차례 리시브 실책을 저지르자 꾸짖듯 타이르고 격려하는 등 팀 전체 분위기를 만드는 데 앞장섰다.



안젤코는 경기를 마치고 "서재덕이 올해 처음으로 긴 시즌을 경험하다 보니 어려운 것이 많을 것"이라며 "화를 낸 것이 아니라 장기 리그에서는 일희일비하지 않고 늘 집중력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알려주려 한 것"이라고 말했다.



안젤코는 2007년부터 2년간 삼성화재에서 뛰면서 리그 2연패를 이끌어 '크로아티아 특급'이라는 별명을 얻었던 특급 공격수다.



오랫동안 한국 생활을 경험해서인지 이제는 완전히 팀에 녹아들며 리더십을 발휘하고 있다.



안젤코는 이날도 처음 한국에 와서 출전한 컵대회에서 부진했던 일화를 소개하며 서재덕에게 끊임없이 당부의 말을 전했다.



평소에도 이렇게 용병이 아닌 형처럼 꾸짖고 타이르곤 한다는 것이 서재덕의 설명이다.



안젤코는 "당연한 일이다. 우리는 한 팀이고 동료 아닌가"라고 말했다.



박준범의 공백이 길어질수록 KEPCO에서 안젤코의 역할도 더욱 중요해질 것으로 보인다.



안젤코는 "하지만 용병으로 온 이상 내 공격 비중이 늘어나는 것은 어쩔 수 없다"며 "강한 팀이 되려면 핑계를 만들지 말아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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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켑코 박준범 공백 ‘안젤코 있어 든든’
    • 입력 2011-12-03 16:58:29
    • 수정2011-12-03 17:12:26
    연합뉴스
올 시즌 남자 프로배구 KEPCO의 돌풍을 이끈 토종 주포 박준범(23)은 불의의 부상으로 잠시 코트를 떠났다.

그러나 '한국형 용병' 안젤코 추크(크로아티아)의 리더십은 흔들리는 팀을 다잡기에 충분했다.

KEPCO와 드림식스의 경기가 열린 3일 수원실내체육관.

KEPCO 박준범은 이날 코트에 나서지 않은 채 후보 선수 대기 구역에서 재활 운동만을 하며 경기를 지켜봤다.

박준범은 지난달 29일 훈련하던 도중 오른쪽 어깨 통증을 호소했고 2일 정밀 검진을 받은 결과 어깨 인대가 약간 손상돼 1달 동안 휴식을 취해야 한다는 진단을 받았다.

올 시즌 60%가 넘는 공격 성공률로 왼쪽 날개 공격을 책임졌던 박준범의 빈자리는 작지 않았다.

KEPCO는 이날 경기 초반 빈공에 허덕인 끝에 17-25의 큰 점수 차이로 드림식스에게 1세트를 내줬다.

지난 시즌의 KEPCO였다면 그대로 무너져 경기를 허무하게 내 줄 가능성이 큰 상황이었다.

그러나 이번엔 달랐다. '크로아티아 특급' 안젤코가 카리스마를 발휘해 팀 분위기를 바꿔 놓았기 때문이다.

안젤코는 2세트에 무려 팀 전체 공격의 68.18%를 몰아 때리면서도 60%의 높은 공격 성공률을 유지하며 홀로 9득점했다.

특히 21-21에서 혼자 연속 4득점 하며 승부의 흐름을 완전히 돌려놓았다.

3세트에도 안젤코는 64%의 공격 점유율을 기록하며 11득점 해 역전승을 이끌었다.

안젤코의 힘은 단순히 득점 수를 넘어 팀 전체의 사기에 큰 영향을 끼쳤다.

공격에 성공할 때마다 코트에 꿇어앉아서 주먹을 휘두르며 포효하는 세리머니로 기세를 끌어올렸다.

경기 초반 신인 레프트 서재덕이 몇 차례 리시브 실책을 저지르자 꾸짖듯 타이르고 격려하는 등 팀 전체 분위기를 만드는 데 앞장섰다.

안젤코는 경기를 마치고 "서재덕이 올해 처음으로 긴 시즌을 경험하다 보니 어려운 것이 많을 것"이라며 "화를 낸 것이 아니라 장기 리그에서는 일희일비하지 않고 늘 집중력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알려주려 한 것"이라고 말했다.

안젤코는 2007년부터 2년간 삼성화재에서 뛰면서 리그 2연패를 이끌어 '크로아티아 특급'이라는 별명을 얻었던 특급 공격수다.

오랫동안 한국 생활을 경험해서인지 이제는 완전히 팀에 녹아들며 리더십을 발휘하고 있다.

안젤코는 이날도 처음 한국에 와서 출전한 컵대회에서 부진했던 일화를 소개하며 서재덕에게 끊임없이 당부의 말을 전했다.

평소에도 이렇게 용병이 아닌 형처럼 꾸짖고 타이르곤 한다는 것이 서재덕의 설명이다.

안젤코는 "당연한 일이다. 우리는 한 팀이고 동료 아닌가"라고 말했다.

박준범의 공백이 길어질수록 KEPCO에서 안젤코의 역할도 더욱 중요해질 것으로 보인다.

안젤코는 "하지만 용병으로 온 이상 내 공격 비중이 늘어나는 것은 어쩔 수 없다"며 "강한 팀이 되려면 핑계를 만들지 말아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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