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형 헤지펀드 연간 10% 수익 목표

입력 2011.12.04 (1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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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 중순에 첫선을 보이는 한국형 헤지펀드는 초기 성과가 성패를 좌우할 전망이다.

금융투자업계는 헤지펀드가 활성화하면 유망한 대안 투자처로 떠올라 시장의 부동자금을 끌어들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소액 투자자들에게 문턱이 너무 높고 국내 헤지펀드 운용사들의 실력이 검증되지 않아 출범 이후에도 상당기간 투자자들을 끌어모으기는 쉽지 않을 것이란 우려도 만만치 않다.

◇국내 투자 롱숏 전략이 주류

국내 대형 자산운용사들은 한국형 헤지펀드 출범 준비로 분주한 연말을 보내고 있다.

4일 업계에 따르면 10월 말 금융위원회에 헤지펀드 운용을 신청한 회사는 교보악사, 동양, 미래에셋, 미래에셋맵스, 산은, 삼성, 신한BNPP, 알리안츠, 우리, 하나UBS, 한국투신, 한화, KB 등 13곳이다. 인가 결과는 이번주 초에 발표된다.

이 중 교보악사, 산은, 알리안츠, KB를 제외한 9곳은 이르면 이달 중순께 각자 헤지펀드 상품을 출시할 예정이다. 총 12개 상품을 출시한다.

ING와 NH-CA는 수탁고 합계가 10조원 이상으로 헤지펀드 운용 자격이 있었지만, 금융위에 인가를 신청하지 않았다.

`1호 헤지펀드'는 대부분 연 10% 수익을 목표로 롱숏 전략을 활용할 예정이다. 롱숏 전략이란 저평가된 주식을 사고 고평가된 주식을 팔아 수익을 내는 투자방식을 가리킨다. 일반적인 헤지펀드가 취하는 전략이다.

동양, 삼성, 우리, 하나UBS 등 4개사는 국내 주식시장에 100% 투자하는 롱숏 펀드를 1개씩 준비하고 있다. 예상 판매액은 200억~1천억원으로 잡고 있다.

미래에셋, 미래에셋맵스, 신한BNPP 등은 국외 시장을 투자처로 삼는 2개 펀드를 출시할 계획이다. 특히 미래에셋맵스는 전 세계 채권시장에 투자하는 헤지펀드를 내놓아 경쟁사와 차별화를 꾀하기로 했다.

이밖에 한국투신은 국내 주식에 70%, 아시아 지역 주식에 30%를 각각 투자하는 상품을 준비 중이다.

◇초창기 성과가 안착 여부 결판낼 듯

토종 헤지펀드가 성공적으로 시장에 정착하려면 넘어야 할 산이 많다. 무엇보다 국내 개인·기관투자자들이 관심을 크게 보이지 않고 있다. 이들은 진입 장벽이 너무 높고, 성과가 검증되지 못했다는 이유를 든다.

개인투자자의 경우 5억원 이상이어야 헤지펀드에 투자할 수 있다. 헤지펀드 레버리지(차입투자)도 수탁고의 400%까지만 가능하게 돼 있다.

장춘하 우리투자증권 자산관리컨설팅부 연구원은 "절대수익을 추구한다고 해서 원금을 보장해주지는 않는다. 올해 들어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한 국외 헤지펀드도 많다. 시장에 불신이 있다"고 전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일부 자산운용사는 종자돈(시드머니)를 구하지 못해 애를 먹고 있다. 헤지펀드 운용 인가를 신청했지만, 상품 출시를 내년 초로 잠정 연기한 A운용사는 종자돈 확보에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업 준비가 부족한 회사도 있다. B운용사는 외국에서 초빙한 운용인력이 개인적인 사유로 입국하지 않아서 일정을 미루고 있다.

토종 헤지펀드 활성화는 초창기 투자 성과에 따라 판가름날 것으로 보인다.

연기금, 은행, 보험사 등 기관투자자는 운용사들의 실적(트랙레코드)을 기준으로 헤지펀드 투자를 결정할 전망이다.

절대 수익을 추구하는 고액 자산가들도 연 7~8% 이상 수익률이 나면 관심을 보일 수 있다.

배성진 현대증권 펀드애널리스트는 "막연한 기대만 있다. 좋은 트랙레코드가 쌓이면 많은 자금이 몰릴 수 있지만, 자리를 잡는 데는 시간이 꽤 걸릴 듯하다"고 내다봤다.

운용사 관계자들은 의욕 있는 모습을 나타내고 있다.

안창남 동양자산운용 전략투자본부장은 "증권사에서 고유자산을 롱숏으로 운용해본 경험이 많다. 수수료를 고려해 연 15% 정도 수익을 내는 것이 목표다. 좋은 결과를 낼 수 있다고 확신해 불안하지 않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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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국형 헤지펀드 연간 10% 수익 목표
    • 입력 2011-12-04 15:16:46
    연합뉴스
이달 중순에 첫선을 보이는 한국형 헤지펀드는 초기 성과가 성패를 좌우할 전망이다. 금융투자업계는 헤지펀드가 활성화하면 유망한 대안 투자처로 떠올라 시장의 부동자금을 끌어들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소액 투자자들에게 문턱이 너무 높고 국내 헤지펀드 운용사들의 실력이 검증되지 않아 출범 이후에도 상당기간 투자자들을 끌어모으기는 쉽지 않을 것이란 우려도 만만치 않다. ◇국내 투자 롱숏 전략이 주류 국내 대형 자산운용사들은 한국형 헤지펀드 출범 준비로 분주한 연말을 보내고 있다. 4일 업계에 따르면 10월 말 금융위원회에 헤지펀드 운용을 신청한 회사는 교보악사, 동양, 미래에셋, 미래에셋맵스, 산은, 삼성, 신한BNPP, 알리안츠, 우리, 하나UBS, 한국투신, 한화, KB 등 13곳이다. 인가 결과는 이번주 초에 발표된다. 이 중 교보악사, 산은, 알리안츠, KB를 제외한 9곳은 이르면 이달 중순께 각자 헤지펀드 상품을 출시할 예정이다. 총 12개 상품을 출시한다. ING와 NH-CA는 수탁고 합계가 10조원 이상으로 헤지펀드 운용 자격이 있었지만, 금융위에 인가를 신청하지 않았다. `1호 헤지펀드'는 대부분 연 10% 수익을 목표로 롱숏 전략을 활용할 예정이다. 롱숏 전략이란 저평가된 주식을 사고 고평가된 주식을 팔아 수익을 내는 투자방식을 가리킨다. 일반적인 헤지펀드가 취하는 전략이다. 동양, 삼성, 우리, 하나UBS 등 4개사는 국내 주식시장에 100% 투자하는 롱숏 펀드를 1개씩 준비하고 있다. 예상 판매액은 200억~1천억원으로 잡고 있다. 미래에셋, 미래에셋맵스, 신한BNPP 등은 국외 시장을 투자처로 삼는 2개 펀드를 출시할 계획이다. 특히 미래에셋맵스는 전 세계 채권시장에 투자하는 헤지펀드를 내놓아 경쟁사와 차별화를 꾀하기로 했다. 이밖에 한국투신은 국내 주식에 70%, 아시아 지역 주식에 30%를 각각 투자하는 상품을 준비 중이다. ◇초창기 성과가 안착 여부 결판낼 듯 토종 헤지펀드가 성공적으로 시장에 정착하려면 넘어야 할 산이 많다. 무엇보다 국내 개인·기관투자자들이 관심을 크게 보이지 않고 있다. 이들은 진입 장벽이 너무 높고, 성과가 검증되지 못했다는 이유를 든다. 개인투자자의 경우 5억원 이상이어야 헤지펀드에 투자할 수 있다. 헤지펀드 레버리지(차입투자)도 수탁고의 400%까지만 가능하게 돼 있다. 장춘하 우리투자증권 자산관리컨설팅부 연구원은 "절대수익을 추구한다고 해서 원금을 보장해주지는 않는다. 올해 들어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한 국외 헤지펀드도 많다. 시장에 불신이 있다"고 전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일부 자산운용사는 종자돈(시드머니)를 구하지 못해 애를 먹고 있다. 헤지펀드 운용 인가를 신청했지만, 상품 출시를 내년 초로 잠정 연기한 A운용사는 종자돈 확보에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업 준비가 부족한 회사도 있다. B운용사는 외국에서 초빙한 운용인력이 개인적인 사유로 입국하지 않아서 일정을 미루고 있다. 토종 헤지펀드 활성화는 초창기 투자 성과에 따라 판가름날 것으로 보인다. 연기금, 은행, 보험사 등 기관투자자는 운용사들의 실적(트랙레코드)을 기준으로 헤지펀드 투자를 결정할 전망이다. 절대 수익을 추구하는 고액 자산가들도 연 7~8% 이상 수익률이 나면 관심을 보일 수 있다. 배성진 현대증권 펀드애널리스트는 "막연한 기대만 있다. 좋은 트랙레코드가 쌓이면 많은 자금이 몰릴 수 있지만, 자리를 잡는 데는 시간이 꽤 걸릴 듯하다"고 내다봤다. 운용사 관계자들은 의욕 있는 모습을 나타내고 있다. 안창남 동양자산운용 전략투자본부장은 "증권사에서 고유자산을 롱숏으로 운용해본 경험이 많다. 수수료를 고려해 연 15% 정도 수익을 내는 것이 목표다. 좋은 결과를 낼 수 있다고 확신해 불안하지 않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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