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리온스 김동욱 “이런 부담 처음”

입력 2011.12.04 (2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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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구를 하면서 이렇게 부담을 느낀 것은 오늘이 처음입니다."

프로농구 고양 오리온스의 포워드 김동욱(30)의 말이다.

2005년 서울 삼성에 입단한 김동욱은 줄곧 삼성에서만 뛰다가 2일 김승현의 트레이드 맞상대로 오리온스로 옮겼다.

오리온스로 이적한 뒤 4일 첫 공식 경기에 나선 김동욱의 상대는 공교롭게도 6년간 정들었던 삼성이었다.

게다가 삼성은 최근 9연패를 당하며 팀 창단 최다 연패를 기록 중이었고 이날 맞대결에서 지는 쪽은 최하위로 밀려날 판이라 양보란 있을 수 없는 경기였다.

73-73으로 팽팽히 맞선 4쿼터 종료 16초 전 김동욱에게 경기를 끝낼 기회가 왔다. 상대 반칙을 얻어내 자유투 2개를 얻어낸 것이다.

그러나 새 유니폼을 입고 첫 경기에서 '친정' 삼성을 상대하는 부담이 컸던 탓인지 김동욱은 자유투 2개를 모두 놓쳤고 결국 승부는 연장으로 넘어갔다.

김동욱은 연장 시작 후 34초 만에 다시 자유투 2개를 얻었지만 이마저도 모두 실패해 자칫 졌더라면 '패배의 주범'으로 몰릴 위기였다.

그러나 78-78로 맞서던 경기 종료 43초를 남기고 김동욱은 결정적인 3점포를 꽂아 승부의 흐름을 오리온스 쪽으로 가져왔다.

팀이 85-83으로 힘겹게 이기고 나서야 김동욱은 "프로 데뷔 이후 자유투 4개를 연속 실패한 것은 처음이었다. 농구 시작 이후 이런 부담감도 처음"이라며 한숨을 돌렸다.

이날 15점을 넣은 김동욱은 "부담을 갖지 않으려고 생각이 많아진 탓인지 몸이 먼저 반응하더라"며 "이렇게 슈팅 밸런스가 깨진 상황에서 경기를 뛴 것도 역시 처음"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특유의 승리욕이 결국 결정타가 된 3점포를 터뜨린 요인이 됐다.

김동욱은 "그때는 공이 오기만 하면 마음먹고 던지겠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던지는 순간 들어갔다고 생각했다"며 "마치 농구 처음 시작하고 첫 골을 넣었을 때와 같은 기분이었다"고 활짝 웃었다.

또 연장 초반에는 불과 이틀 전만 해도 팀 동료였던 이규섭과 뒤엉켜 넘어지는 과정에서 이규섭이 무릎을 다치는 불상사가 일어났다.

이규섭은 통증을 호소하며 실려나가 곧바로 병원으로 옮겼고 정밀 진단 결과에 따라 당분간 결장도 우려되는 상황이다.

김동욱은 "경기 중이라 몰랐는데 끝나고 나서 들었다. 이따가 들어가며 전화를 한 번 해봐야겠다"고 걱정했다.

삼성에서 뛰면서 한 번도 6강 플레이오프에 탈락한 적이 없는 그는 "6위와 6경기 정도 차이가 나는데 포기하기는 이르다"며 "어차피 정규리그 우승이야 어렵겠지만 남은 경기를 잘 꾸려가면 6강 턱걸이는 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각오를 내비쳤다.

빨간색 유니폼을 입고 고려대에서 활약하다 삼성에 입단하며 파란 유니폼으로 갈아입었던 김동욱은 오랜만에 다시 오리온스의 빨간 유니폼을 받아 들었다.

"기분이 좋긴 한데 대학 때 많이 다친 기억이 있어서 좀 그렇다"고 웃은 김동욱은 "팀의 수비 전술에도 빨리 적응해서 매 경기 승리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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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리온스 김동욱 “이런 부담 처음”
    • 입력 2011-12-04 20:54:25
    연합뉴스
"농구를 하면서 이렇게 부담을 느낀 것은 오늘이 처음입니다." 프로농구 고양 오리온스의 포워드 김동욱(30)의 말이다. 2005년 서울 삼성에 입단한 김동욱은 줄곧 삼성에서만 뛰다가 2일 김승현의 트레이드 맞상대로 오리온스로 옮겼다. 오리온스로 이적한 뒤 4일 첫 공식 경기에 나선 김동욱의 상대는 공교롭게도 6년간 정들었던 삼성이었다. 게다가 삼성은 최근 9연패를 당하며 팀 창단 최다 연패를 기록 중이었고 이날 맞대결에서 지는 쪽은 최하위로 밀려날 판이라 양보란 있을 수 없는 경기였다. 73-73으로 팽팽히 맞선 4쿼터 종료 16초 전 김동욱에게 경기를 끝낼 기회가 왔다. 상대 반칙을 얻어내 자유투 2개를 얻어낸 것이다. 그러나 새 유니폼을 입고 첫 경기에서 '친정' 삼성을 상대하는 부담이 컸던 탓인지 김동욱은 자유투 2개를 모두 놓쳤고 결국 승부는 연장으로 넘어갔다. 김동욱은 연장 시작 후 34초 만에 다시 자유투 2개를 얻었지만 이마저도 모두 실패해 자칫 졌더라면 '패배의 주범'으로 몰릴 위기였다. 그러나 78-78로 맞서던 경기 종료 43초를 남기고 김동욱은 결정적인 3점포를 꽂아 승부의 흐름을 오리온스 쪽으로 가져왔다. 팀이 85-83으로 힘겹게 이기고 나서야 김동욱은 "프로 데뷔 이후 자유투 4개를 연속 실패한 것은 처음이었다. 농구 시작 이후 이런 부담감도 처음"이라며 한숨을 돌렸다. 이날 15점을 넣은 김동욱은 "부담을 갖지 않으려고 생각이 많아진 탓인지 몸이 먼저 반응하더라"며 "이렇게 슈팅 밸런스가 깨진 상황에서 경기를 뛴 것도 역시 처음"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특유의 승리욕이 결국 결정타가 된 3점포를 터뜨린 요인이 됐다. 김동욱은 "그때는 공이 오기만 하면 마음먹고 던지겠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던지는 순간 들어갔다고 생각했다"며 "마치 농구 처음 시작하고 첫 골을 넣었을 때와 같은 기분이었다"고 활짝 웃었다. 또 연장 초반에는 불과 이틀 전만 해도 팀 동료였던 이규섭과 뒤엉켜 넘어지는 과정에서 이규섭이 무릎을 다치는 불상사가 일어났다. 이규섭은 통증을 호소하며 실려나가 곧바로 병원으로 옮겼고 정밀 진단 결과에 따라 당분간 결장도 우려되는 상황이다. 김동욱은 "경기 중이라 몰랐는데 끝나고 나서 들었다. 이따가 들어가며 전화를 한 번 해봐야겠다"고 걱정했다. 삼성에서 뛰면서 한 번도 6강 플레이오프에 탈락한 적이 없는 그는 "6위와 6경기 정도 차이가 나는데 포기하기는 이르다"며 "어차피 정규리그 우승이야 어렵겠지만 남은 경기를 잘 꾸려가면 6강 턱걸이는 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각오를 내비쳤다. 빨간색 유니폼을 입고 고려대에서 활약하다 삼성에 입단하며 파란 유니폼으로 갈아입었던 김동욱은 오랜만에 다시 오리온스의 빨간 유니폼을 받아 들었다. "기분이 좋긴 한데 대학 때 많이 다친 기억이 있어서 좀 그렇다"고 웃은 김동욱은 "팀의 수비 전술에도 빨리 적응해서 매 경기 승리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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