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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따라잡기] “신이시여, 동료가 추락하면 내가 곁에…”
입력 2011.12.05 (09:02) 수정 2011.12.05 (10:03) 아침뉴스타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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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지난 토요일 오전, 평택의 한 가구 전시장에서 대형 화재가 발생했는데요.

현장에서 두 명의 소방관이 순직한 사실이 알려져 안타까움을 주고 있습니다.

순직한 두 대원은 각종 표창까지 받은 베테랑 대원들이었다고 합니다.

류란 기자, 노련했던 두 사람이 현장 지휘관의 퇴각 명령에도 불구하고 빠져나오지 못한 이유가 있다고요.

<기자 멘트>

네, 현장에 진입했던 동료대원들을 먼저 빠져나가게 한 뒤 나오려다 변을 당했다고 합니다.

하루 아침에 가장을 잃은 유족들은 물론이고 믿고 따르던 선배이자 든든한 후배였고 동료였던 이들을 잃은 소방관들은 비탄에 잠겨 있습니다.

온라인상에서는 국가 공무원인 경찰, 군인과 달리 지역 공무원이어서 상대적으로 더 열악할 수밖에 없는 소방공무원들의 ‘처우개선’ 문제가 다시 한 번 불거지고 있는데요.

사고 당시 긴박했던 현장 상황과, 이젠 고인이 돼버린 순직 소방관들의 얘기를 담았습니다.

<리포트>

사건 이튿날인 어제 저녁, 두 소방관의 장례식장을 찾았습니다.

<녹취> “상윤아, 너 거짓말이잖아. 엄마 아빠, 상윤이 좀 살려주세요. 차라리 내가 죽을게.“

돌아가신 아버지를 대신해 든든하게 집안을 돌봐 온 막내 동생의 죽음, 누나는 오열합니다.

<녹취> “아빠 상윤이 좀 살려주면 안돼요? 우리 막내란 말이에요. 살려주세요.. 저렇게 돼서 어떻게 하냐고..”

딸보다 더 살갑던 아들... 어머니는 무너지고 맙니다.

<녹취> “엄마를 불러야지 어떻게 해서 그래.. 어떻게 살아야 하나.. 30분 사이에 저렇게 됐다니 말이 되는지..”

<인터뷰> 故 이재만 소방위 어머니 : "‘엄마만 건강하면 걱정 없어요.’ 그런 말 하던 애가 이렇게 먼저 가다니..."

마흔 살의 베테랑 소방관 이재만 소방위, 서른 둘의 패기 넘쳤던 한상윤 소방장-

동료들은 두 사람을 잃은 것이 모두 자기 탓인 것만 같습니다.

<녹취> “못 지켜줘서 정말 미안하다..”

네 살배기 쌍둥이 아들에, 4개월 된 뱃속 아이를 두고 먼저 떠나버린 남편.

더 이상 울 기력도 없어 보이는 한상윤 소방장의 부인은 마지막 가는 아침, 밥도 못 먹여 보냈다며 몇 번이고 가슴을 치고 있었습니다.

<인터뷰> 강영경(故 한상윤 소방장 부인) : " 제가 아침에 밥을 못 차려 줬어요. 그 날 아침에.. 알람을 늦게 해놨더라고요. 전화를 바로 해서 미안하다고... 내가 늦게 일어났네 미안해.. 얘기를 했더니 괜찮다고..더 자라고.. 그게 마지막이었어요..."

15년 경력의 이재만 소방위는 형제 소방관으로 직업 자부심이 대단한 듬직한 아들이었습니다.

<인터뷰> 이달희(故 이재만 소방위 아버지) : "떠나기 전날 밤 두 번이나 전화했더라고요. 몸 건강하고 잘 저기 하라고.. 떠나려고 그랬는지 어떻게 두 번이나 했더라고요..."

나라에 바쳤다고 생각하며 살아 온 아들.

그날 아침 우연히, 화재 현장에 투입되는 아들과 멀리서 마주쳤다는데요, 짧은 눈 맞춤... 그게 마지막이 됐습니다.

<인터뷰> 이달희(故 이재만 소방위 아버지) : "내 자식이라도 들어가서 만질 수 없죠. 국가 자식인데... 국가 아들인데... 그래서 그냥 내가 눈짓만 서로 했죠."

화마가 휩쓸고 간 현장입니다.

당시의 처참함을 짐작할 수 있으시겠죠.

6개 소방서의 소방대원 150여 명이 뛰어 들어서야 간신히 잡힌 불길, 하지만 두 사람은 돌아오지 못했습니다.

<인터뷰> 신계성(송탄소방서 작전 담당관) : "지휘관의 탈출명령을 받고 탈출을 하던 도중에 동료대원을 먼저 내보내고 뒤따라 나오다가 연소 낙하물에 의해서 불상사를 당하게 됐습니다."

두 명의 모범대원을 한꺼번에 잃은 송탄소방서는 비탄에 잠겨 있습니다.

유난히 가정적이었던 한상윤 소방장의 사물함에는 캠핑용품 택배 상자가 들어 있었습니다.

<인터뷰> 안바우(송탄 소방서 동료) : "(울먹이며) 어제 우리 직원들이 화재현장에서 돌아온 후에 택배가 와있더라고요. 주인은 이미 간 데가 없고... 가족들하고 캠핑하는 걸 좋아하긴 했는데..."

어린 쌍둥이들은 아빠가 약속을 지킬 날만을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녹취> 아들 : “아빠 못 봤어...”

<녹취> 엄마 : “아빠 하늘나라 가셨어...”

<인터뷰> 강영경(故 한상윤 소방장 부인) : "아직 (아빠를) 못 본다는 걸 몰라요. 제가 앞에서 울고 해도 잘 모르는 나이에요. 그게 마음이 아프죠. 아빠를 기억 못 한다는 게..."

유족들은 간신히 마음을 가누며 슬픔을 이겨내려 애쓰고 있습니다.

<인터뷰> 이달희(故 이재만 소방위 아버지) : "이미 난 국가에 바친 자식이라 생각 합니다. 태어나서 대한민국을 위해서 드렸다고 생각합니다. 가슴 아파서... 그렇게 생각해야죠. 좋은 것으로 생각해야죠..."

<인터뷰> 신계성(송탄소방서 작전 담당관) : "생사고락을 같이 한 동료가 신체마저도 훼손될 정도로 소사가 된 상태를 구출을 해서 병원으로 이송해 안장시킬 때까지. 가슴에 죽을 때까지 담고 가야 되는 그런 아픔을 어떻게 치유를 해야 될지..."

이들의 바람은 오직 하나입니다.

<인터뷰> 강영경(故 한상윤 소방장 부인) : "또 다른 희생자가 없었으면 그런 바람이.. 저희 신랑은 하늘나라로 갔지만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소방관의 기도’ 신이시여 제가 업무에 부름을 받을 때에는 아무리 강렬한 화염 속에서도 한 생명을 구할 수 있는 힘을 저에게 주소서.

올 한 해 화재현장에서 순직한 공무원은 모두 6명.

현장에서 부상을 당한 이들은 300명이 넘습니다.

이런 소방관들의 한 달 위험수당은 5만 원입니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 [뉴스 따라잡기] “신이시여, 동료가 추락하면 내가 곁에…”
    • 입력 2011-12-05 09:02:36
    • 수정2011-12-05 10:03:09
    아침뉴스타임
<앵커 멘트>

지난 토요일 오전, 평택의 한 가구 전시장에서 대형 화재가 발생했는데요.

현장에서 두 명의 소방관이 순직한 사실이 알려져 안타까움을 주고 있습니다.

순직한 두 대원은 각종 표창까지 받은 베테랑 대원들이었다고 합니다.

류란 기자, 노련했던 두 사람이 현장 지휘관의 퇴각 명령에도 불구하고 빠져나오지 못한 이유가 있다고요.

<기자 멘트>

네, 현장에 진입했던 동료대원들을 먼저 빠져나가게 한 뒤 나오려다 변을 당했다고 합니다.

하루 아침에 가장을 잃은 유족들은 물론이고 믿고 따르던 선배이자 든든한 후배였고 동료였던 이들을 잃은 소방관들은 비탄에 잠겨 있습니다.

온라인상에서는 국가 공무원인 경찰, 군인과 달리 지역 공무원이어서 상대적으로 더 열악할 수밖에 없는 소방공무원들의 ‘처우개선’ 문제가 다시 한 번 불거지고 있는데요.

사고 당시 긴박했던 현장 상황과, 이젠 고인이 돼버린 순직 소방관들의 얘기를 담았습니다.

<리포트>

사건 이튿날인 어제 저녁, 두 소방관의 장례식장을 찾았습니다.

<녹취> “상윤아, 너 거짓말이잖아. 엄마 아빠, 상윤이 좀 살려주세요. 차라리 내가 죽을게.“

돌아가신 아버지를 대신해 든든하게 집안을 돌봐 온 막내 동생의 죽음, 누나는 오열합니다.

<녹취> “아빠 상윤이 좀 살려주면 안돼요? 우리 막내란 말이에요. 살려주세요.. 저렇게 돼서 어떻게 하냐고..”

딸보다 더 살갑던 아들... 어머니는 무너지고 맙니다.

<녹취> “엄마를 불러야지 어떻게 해서 그래.. 어떻게 살아야 하나.. 30분 사이에 저렇게 됐다니 말이 되는지..”

<인터뷰> 故 이재만 소방위 어머니 : "‘엄마만 건강하면 걱정 없어요.’ 그런 말 하던 애가 이렇게 먼저 가다니..."

마흔 살의 베테랑 소방관 이재만 소방위, 서른 둘의 패기 넘쳤던 한상윤 소방장-

동료들은 두 사람을 잃은 것이 모두 자기 탓인 것만 같습니다.

<녹취> “못 지켜줘서 정말 미안하다..”

네 살배기 쌍둥이 아들에, 4개월 된 뱃속 아이를 두고 먼저 떠나버린 남편.

더 이상 울 기력도 없어 보이는 한상윤 소방장의 부인은 마지막 가는 아침, 밥도 못 먹여 보냈다며 몇 번이고 가슴을 치고 있었습니다.

<인터뷰> 강영경(故 한상윤 소방장 부인) : " 제가 아침에 밥을 못 차려 줬어요. 그 날 아침에.. 알람을 늦게 해놨더라고요. 전화를 바로 해서 미안하다고... 내가 늦게 일어났네 미안해.. 얘기를 했더니 괜찮다고..더 자라고.. 그게 마지막이었어요..."

15년 경력의 이재만 소방위는 형제 소방관으로 직업 자부심이 대단한 듬직한 아들이었습니다.

<인터뷰> 이달희(故 이재만 소방위 아버지) : "떠나기 전날 밤 두 번이나 전화했더라고요. 몸 건강하고 잘 저기 하라고.. 떠나려고 그랬는지 어떻게 두 번이나 했더라고요..."

나라에 바쳤다고 생각하며 살아 온 아들.

그날 아침 우연히, 화재 현장에 투입되는 아들과 멀리서 마주쳤다는데요, 짧은 눈 맞춤... 그게 마지막이 됐습니다.

<인터뷰> 이달희(故 이재만 소방위 아버지) : "내 자식이라도 들어가서 만질 수 없죠. 국가 자식인데... 국가 아들인데... 그래서 그냥 내가 눈짓만 서로 했죠."

화마가 휩쓸고 간 현장입니다.

당시의 처참함을 짐작할 수 있으시겠죠.

6개 소방서의 소방대원 150여 명이 뛰어 들어서야 간신히 잡힌 불길, 하지만 두 사람은 돌아오지 못했습니다.

<인터뷰> 신계성(송탄소방서 작전 담당관) : "지휘관의 탈출명령을 받고 탈출을 하던 도중에 동료대원을 먼저 내보내고 뒤따라 나오다가 연소 낙하물에 의해서 불상사를 당하게 됐습니다."

두 명의 모범대원을 한꺼번에 잃은 송탄소방서는 비탄에 잠겨 있습니다.

유난히 가정적이었던 한상윤 소방장의 사물함에는 캠핑용품 택배 상자가 들어 있었습니다.

<인터뷰> 안바우(송탄 소방서 동료) : "(울먹이며) 어제 우리 직원들이 화재현장에서 돌아온 후에 택배가 와있더라고요. 주인은 이미 간 데가 없고... 가족들하고 캠핑하는 걸 좋아하긴 했는데..."

어린 쌍둥이들은 아빠가 약속을 지킬 날만을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녹취> 아들 : “아빠 못 봤어...”

<녹취> 엄마 : “아빠 하늘나라 가셨어...”

<인터뷰> 강영경(故 한상윤 소방장 부인) : "아직 (아빠를) 못 본다는 걸 몰라요. 제가 앞에서 울고 해도 잘 모르는 나이에요. 그게 마음이 아프죠. 아빠를 기억 못 한다는 게..."

유족들은 간신히 마음을 가누며 슬픔을 이겨내려 애쓰고 있습니다.

<인터뷰> 이달희(故 이재만 소방위 아버지) : "이미 난 국가에 바친 자식이라 생각 합니다. 태어나서 대한민국을 위해서 드렸다고 생각합니다. 가슴 아파서... 그렇게 생각해야죠. 좋은 것으로 생각해야죠..."

<인터뷰> 신계성(송탄소방서 작전 담당관) : "생사고락을 같이 한 동료가 신체마저도 훼손될 정도로 소사가 된 상태를 구출을 해서 병원으로 이송해 안장시킬 때까지. 가슴에 죽을 때까지 담고 가야 되는 그런 아픔을 어떻게 치유를 해야 될지..."

이들의 바람은 오직 하나입니다.

<인터뷰> 강영경(故 한상윤 소방장 부인) : "또 다른 희생자가 없었으면 그런 바람이.. 저희 신랑은 하늘나라로 갔지만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소방관의 기도’ 신이시여 제가 업무에 부름을 받을 때에는 아무리 강렬한 화염 속에서도 한 생명을 구할 수 있는 힘을 저에게 주소서.

올 한 해 화재현장에서 순직한 공무원은 모두 6명.

현장에서 부상을 당한 이들은 300명이 넘습니다.

이런 소방관들의 한 달 위험수당은 5만 원입니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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