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 K리그] ‘승부조작’ 눈물 닦은 300만 성원

입력 2011.12.05 (10:48) 수정 2011.12.05 (13: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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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1년 프로축구는 승부조작 파문으로 팬들에게 슬픔과 절망을 안겨준 한 해로 기억되게 됐다. 하지만 팬들은 사상 첫 300만 관중 시대를 여는 것으로 K리그를 보듬었다.



올해 K리그는 ’닥치고 공격’을 앞세운 전북 현대가 1·2차 챔피언결정전에서 울산 현대를 꺾고 2년 만에 정상탈환에 성공하면서 9개월 이어온 대장정의 막을 내렸다.



축포가 터지고 꽃송이가 경기장을 뒤덮은 가운데 전북 선수들은 3만3천여 명의 홈 팬들 앞에서 우승 세리머니를 펼쳤다.



하지만 7개월 전만 해도 K리그 소속 선수들의 얼굴에는 웃음기를 찾기 어려웠다.



1983년 K리그 출범 이후 최악의 승부조작 파문이 K리그를 강타하면서 선수들이 서로 믿지 못하는 비극적인 상황까지 연출됐다.



지난 5월 창원지검 특수부는 프로축구 선수들을 매수해 승부를 조작하게 한 뒤 스포츠복권에 거액의 돈을 걸어 부당이득을 챙긴 혐의(국민체육진흥법 위반)로 두 명의 선수를 구속했다.



이후 국가대표 출신 공격수 김동현이 승부조작에 가담한 혐의로 검찰에 소환되는 등 프로선수들의 비리가 속속 드러나면서 사태는 일파만파로 커졌다.



설상가상으로 전직 프로축구 선수였던 정종관이 스스로 목숨을 끊는 사건까지 발생하면서 K리그는 최악의 위기에 빠졌다.



프로축구연맹은 지난 5월 말 전국의 K리그 선수들이 참가하는 워크숍을 열어 승부조작 근절을 다짐하는 것으로 위기 돌파를 시도했다.



그러나 승부조작 파문은 쉽게 가라앉지 않았다.



지난 6월 승부조작 혐의를 강하게 부인하던 축구대표팀 출신의 공격수 최성국은 프로축구연맹에 승부조작에 관련됐다며 자진신고를 해 팬들을 충격에 빠뜨렸다.



그 뒤 이상덕, 염동균 등 국가대표 출신과 각 팀의 간판급 고액연봉 선수들까지 무더기로 가담한 사실까지 드러났다.



선수들은 경기의 승무패를 맞히는 스포츠토토를 이용해 돈을 벌려는 조직폭력배와 브로커들에게 매수되거나 협박을 받아 승부조작에 발을 들여 놓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번 수사를 이끈 창원지검이 승부조작과 관련해 기소한 전·현직 프로축구 선수는 59명에 달했다.



지난 7월 말 프로축구연맹에 등록한 내국인 선수(603명)의 10%에 달할 정도로 광범위하게 승부조작이 K리그에 퍼졌다는 사실에 축구인들은 고개를 들 수 없었다.



승부조작의 여파는 실질적으로 K리그의 위상에도 영향을 끼쳤다.



아시아축구연맹(AFC)은 지난 11월 K리그에 배정됐던 4장의 AFC 챔피언스리그 출전권을 내년부터 3.5장으로 0.5장 줄인다고 발표했다.



승부조작 때문에 건전성 항목에서 과락을 당한 결과였다.



하지만 위상이 추락한 K리그를 사랑으로 끌어안은 것은 축구팬이었다.



지난달 30일 전북-울산의 챔피언결정전 1차전 당시 장대비가 내리는 가운데서도 2만5천여 명이 찾아 올 시즌 총 관중 수를 299만7천32명으로 올려놓았다.



마침내 지난 4일 챔피언결정전 2차전이 열린 전주월드컵경기장에는 3만3천554명이 입장했다.



이로써 올해 프로축구 경기장을 찾은 총 관중이 303만586명을 기록하면서 1983년 프로축구 출범 이후 처음으로 ’300만 관중’ 시대가 활짝 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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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1 K리그] ‘승부조작’ 눈물 닦은 300만 성원
    • 입력 2011-12-05 10:48:34
    • 수정2011-12-05 13:32:19
    연합뉴스
 2011년 프로축구는 승부조작 파문으로 팬들에게 슬픔과 절망을 안겨준 한 해로 기억되게 됐다. 하지만 팬들은 사상 첫 300만 관중 시대를 여는 것으로 K리그를 보듬었다.

올해 K리그는 ’닥치고 공격’을 앞세운 전북 현대가 1·2차 챔피언결정전에서 울산 현대를 꺾고 2년 만에 정상탈환에 성공하면서 9개월 이어온 대장정의 막을 내렸다.

축포가 터지고 꽃송이가 경기장을 뒤덮은 가운데 전북 선수들은 3만3천여 명의 홈 팬들 앞에서 우승 세리머니를 펼쳤다.

하지만 7개월 전만 해도 K리그 소속 선수들의 얼굴에는 웃음기를 찾기 어려웠다.

1983년 K리그 출범 이후 최악의 승부조작 파문이 K리그를 강타하면서 선수들이 서로 믿지 못하는 비극적인 상황까지 연출됐다.

지난 5월 창원지검 특수부는 프로축구 선수들을 매수해 승부를 조작하게 한 뒤 스포츠복권에 거액의 돈을 걸어 부당이득을 챙긴 혐의(국민체육진흥법 위반)로 두 명의 선수를 구속했다.

이후 국가대표 출신 공격수 김동현이 승부조작에 가담한 혐의로 검찰에 소환되는 등 프로선수들의 비리가 속속 드러나면서 사태는 일파만파로 커졌다.

설상가상으로 전직 프로축구 선수였던 정종관이 스스로 목숨을 끊는 사건까지 발생하면서 K리그는 최악의 위기에 빠졌다.

프로축구연맹은 지난 5월 말 전국의 K리그 선수들이 참가하는 워크숍을 열어 승부조작 근절을 다짐하는 것으로 위기 돌파를 시도했다.

그러나 승부조작 파문은 쉽게 가라앉지 않았다.

지난 6월 승부조작 혐의를 강하게 부인하던 축구대표팀 출신의 공격수 최성국은 프로축구연맹에 승부조작에 관련됐다며 자진신고를 해 팬들을 충격에 빠뜨렸다.

그 뒤 이상덕, 염동균 등 국가대표 출신과 각 팀의 간판급 고액연봉 선수들까지 무더기로 가담한 사실까지 드러났다.

선수들은 경기의 승무패를 맞히는 스포츠토토를 이용해 돈을 벌려는 조직폭력배와 브로커들에게 매수되거나 협박을 받아 승부조작에 발을 들여 놓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번 수사를 이끈 창원지검이 승부조작과 관련해 기소한 전·현직 프로축구 선수는 59명에 달했다.

지난 7월 말 프로축구연맹에 등록한 내국인 선수(603명)의 10%에 달할 정도로 광범위하게 승부조작이 K리그에 퍼졌다는 사실에 축구인들은 고개를 들 수 없었다.

승부조작의 여파는 실질적으로 K리그의 위상에도 영향을 끼쳤다.

아시아축구연맹(AFC)은 지난 11월 K리그에 배정됐던 4장의 AFC 챔피언스리그 출전권을 내년부터 3.5장으로 0.5장 줄인다고 발표했다.

승부조작 때문에 건전성 항목에서 과락을 당한 결과였다.

하지만 위상이 추락한 K리그를 사랑으로 끌어안은 것은 축구팬이었다.

지난달 30일 전북-울산의 챔피언결정전 1차전 당시 장대비가 내리는 가운데서도 2만5천여 명이 찾아 올 시즌 총 관중 수를 299만7천32명으로 올려놓았다.

마침내 지난 4일 챔피언결정전 2차전이 열린 전주월드컵경기장에는 3만3천554명이 입장했다.

이로써 올해 프로축구 경기장을 찾은 총 관중이 303만586명을 기록하면서 1983년 프로축구 출범 이후 처음으로 ’300만 관중’ 시대가 활짝 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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