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뉴스] 위안부 할머니, 천번째 ‘눈물의 외침’

입력 2011.12.14 (2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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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매주 수요일, 12시가 되면 어김없이 이곳, 일본대사관 앞에는 일본군 위안부 할머니들이 모입니다.

일본 정부에 사죄를 요구하고 책임을 묻기 위해서 시작한 ‘수요시위’가 어느덧 천번 째를 맞게 됐는데요.

그 세월이 20년, 20년이면 강산도 두 번 변한다는데, 일본 정부의 태도는 요지부동입니다.

할머니들이 오늘도 이렇게 집회에 나서고 있는 이윱니다.

먼저, 천번 째를 맞는 수요집회의 현장 손은혜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리포트>

<녹취> "공식 사죄! 법적 배상!"

할머니들은 오늘도 어김 없이 일본 대사관 앞에 모였습니다.

오늘 수요집회엔 수많은 시민들도 함께 했고 그래서 일본 정부에 위안부 문제 사과를 요구하는 할머니들의 목소리에 더 힘이 실렸습니다.

<녹취> 김복동 할머니 : "이 늙은이들이 다 죽기 전에 하루빨리 사죄하라고. 알겠느냐. (일본)대사."

할머니들이 거리로 나선지도 벌써 20년째.

그사이 2백여명이 넘었던 일본군 위안부 할머니들이 하나 둘 세상을 떠났고, 이제는 63명의 할머니만 남았습니다.

<녹취> "그들이 우리에게 욕하고. 때리고. 피투성이가 되도록 속을 뒤집어 놓고. 소독하고 주사놓고. 또 때리고."

오늘 집회에 참석한 인원은 모두 5백 여명.

오늘 열린 천번째 수요집회에서는 전국에서 온 시민들이 모여 일본의 사죄를 촉구했습니다.

시민들은 모두 한마음으로 할머니를 응원했습니다.

<인터뷰> 허서원(고등학교 3학년) : "일본 정부가 빨리 깨닫고 할머니들에게 진심으로 사과했으면 좋겠습니다. 할머니들 사랑합니다."

오늘 집회에서는 위안부 소녀의 모습을 형상화한 평화비도 세워졌습니다.

젊었을 적 자신들의 모습을 꼭닮은 비석 옆에서 할머니들은 마지막으로 사력을 다해 외쳤습니다.

<녹취> "배상하라 배상하라."

KBS 뉴스 손은혜니다.

<앵커 멘트>

수요 집회는 세계에서 가장 오랜 기간 열리고 있는 집회로 기네스북에 올랐습니다.

20년 가까운 역사만큼 남긴 성과도 적지 않았는데요.

서지영 기자가 디지털 스튜디오에서 수요집회의 발자취를 정리해드립니다.

<기자 멘트>

20년 전 과거로 잠시 시계를 돌려보겠습니다.

1992년 1월 8일, 첫 수요집회 장면입니다.

당시 일본 총리의 방한을 앞두고 일본 정부의 공식 사과와 법적 배상 등을 요구하며 열린 시위는 지금까지 계속되고 있습니다.

만 19년 11개월, 시간으로 환산하면 17만 4천여 시간, 엄청난 기록이죠.

그런만큼 많은 변화도 이끌어냈습니다.

일본 정부의 배상을 요구한 유엔의 '맥두걸 보고서'가 발표됐고, 2000년에는 국제법정에서 전 일본 국왕인 히로히토에게 유죄 판결이 내려지기도 했습니다.

무엇보다 이 문제는 개인의 수치스러운 과거사라는 인식에서 벗어나 '민족적 해결과제'라는 공감대도 형성했습니다.

그러나 세월이 흘러도 변하지 않는 것이 하나 있습니다. 바로 할머니들의 애절한 외침을 외면하는 일본의 태돕니다.

송현정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1965년 한일협정 때 5억 달러의 경제 협력 자금으로 배상 책임은 다 했다"는 게 녹음된 듯 되풀이되는 일본 정부 입장입니다.

그래서 정부가 제안한 양자 협의에 석 달째 응하지 않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양자 협의 거부냐는 데에는 협의는 해 간다는 모호한 답으로 시간만 끌고 있습니다.

그러면서 한편에서는 예전 민간이 돈을 모았던 '아시아여성기금' 방식의 우회적 보상에 나설 수 있다는 뜻을 언뜻언뜻 비칩니다.

<녹취>겐바 외무성(지난 7일) : "아시아여성기금은 해산했지만 이후에도 사업은 할 수 있다. 외교관들이 한 명씩 얘기를 들으려고 (위안부 할머니) 접촉하고 있다."

그러나 위안부 할머니와 접촉은 없었다는 게 정대협 측 반론.

일본 정부가 정부 책임은 회피하면서, 여론 떠보기를 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입니다.

정부는 65년 한일 협정 당시 위안부 문제는 거론조차 안 됐고, 전쟁범죄는 공소 시효 적용을 받지 않는다는 등의 근거를 모으며 중재 절차를 준비 중입니다.

또 관방장관, 주한 일본대사가 나서 평화비 철거를 요구해온 데에는 정부가 관여할 수 있는 일이 아니라는 입장을 내놨습니다.

이런 상황이라 주말 한일 정상회담은 간신히 성사됐지만, 원론적 논의에서 나아가기 힘들어 보입니다.

<앵커 멘트>

이처럼 외면하는 일본 정부에 대해 국제 사회도 경종을 울리고 있습니다

수요시위 천번 째 집회를 기념해 일본 정부의 태도 변화를 촉구하는 국제 연대 시위가 전세계 곳곳에서 열렸습니다.

홍수진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도쿄 외무성 건물이 손을 맞잡은 1300명에 의해 포위됐습니다.

한국 위안부 할머니들에게 정부가 사죄하고 배상해야 한다는 항의의 인간띠입니다.

<인터뷰>쿠누기(日 대학생) : "(위안부 문제는)사실이기 때문에 정부의 사죄를 요구하는게 당연하다고 생각합니다."

90세의 재일동포 위안부 피해자 송신도 할머니는 일본 정부를 향해 풀리지 않는 한을 쏟아냈습니다.

<인터뷰>송신도(재일동포 위안부피해자) : "화가나서 화가나서 참을 수가 없습니다. 일본 정부는 문제를 더 만들기만 하고 끝입니다."

위안부는 거짓이라고 주장하는 일부 우익들의 시위도 동시에 열렸습니다.

서로 껴안고, 어루만지고...

위안부 할머니들과 독일의 유대인 학살 때 살아남은 캐츠 씨는 전쟁범죄에 대한 국제사회의 관심을 함께 호소했습니다.

<인터뷰>캐츠(홀로코스트 생존자) : "이들이 어떻게 살아남았는지 잘알고 있습니다. 너무나 너무나 공감합니다."

꿈쩍않는 일본의 변화를 촉구하는 시위는 세계 9개국 40여곳에서 열렸습니다.

세계적 연대 속에 치러진 1000회 수요집회...

일본정부를 압박하는 국제적 여론도 그만큼 커지고 있습니다.

도쿄에서 KBS 뉴스 홍수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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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슈&뉴스] 위안부 할머니, 천번째 ‘눈물의 외침’
    • 입력 2011-12-14 21:59: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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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매주 수요일, 12시가 되면 어김없이 이곳, 일본대사관 앞에는 일본군 위안부 할머니들이 모입니다. 일본 정부에 사죄를 요구하고 책임을 묻기 위해서 시작한 ‘수요시위’가 어느덧 천번 째를 맞게 됐는데요. 그 세월이 20년, 20년이면 강산도 두 번 변한다는데, 일본 정부의 태도는 요지부동입니다. 할머니들이 오늘도 이렇게 집회에 나서고 있는 이윱니다. 먼저, 천번 째를 맞는 수요집회의 현장 손은혜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리포트> <녹취> "공식 사죄! 법적 배상!" 할머니들은 오늘도 어김 없이 일본 대사관 앞에 모였습니다. 오늘 수요집회엔 수많은 시민들도 함께 했고 그래서 일본 정부에 위안부 문제 사과를 요구하는 할머니들의 목소리에 더 힘이 실렸습니다. <녹취> 김복동 할머니 : "이 늙은이들이 다 죽기 전에 하루빨리 사죄하라고. 알겠느냐. (일본)대사." 할머니들이 거리로 나선지도 벌써 20년째. 그사이 2백여명이 넘었던 일본군 위안부 할머니들이 하나 둘 세상을 떠났고, 이제는 63명의 할머니만 남았습니다. <녹취> "그들이 우리에게 욕하고. 때리고. 피투성이가 되도록 속을 뒤집어 놓고. 소독하고 주사놓고. 또 때리고." 오늘 집회에 참석한 인원은 모두 5백 여명. 오늘 열린 천번째 수요집회에서는 전국에서 온 시민들이 모여 일본의 사죄를 촉구했습니다. 시민들은 모두 한마음으로 할머니를 응원했습니다. <인터뷰> 허서원(고등학교 3학년) : "일본 정부가 빨리 깨닫고 할머니들에게 진심으로 사과했으면 좋겠습니다. 할머니들 사랑합니다." 오늘 집회에서는 위안부 소녀의 모습을 형상화한 평화비도 세워졌습니다. 젊었을 적 자신들의 모습을 꼭닮은 비석 옆에서 할머니들은 마지막으로 사력을 다해 외쳤습니다. <녹취> "배상하라 배상하라." KBS 뉴스 손은혜니다. <앵커 멘트> 수요 집회는 세계에서 가장 오랜 기간 열리고 있는 집회로 기네스북에 올랐습니다. 20년 가까운 역사만큼 남긴 성과도 적지 않았는데요. 서지영 기자가 디지털 스튜디오에서 수요집회의 발자취를 정리해드립니다. <기자 멘트> 20년 전 과거로 잠시 시계를 돌려보겠습니다. 1992년 1월 8일, 첫 수요집회 장면입니다. 당시 일본 총리의 방한을 앞두고 일본 정부의 공식 사과와 법적 배상 등을 요구하며 열린 시위는 지금까지 계속되고 있습니다. 만 19년 11개월, 시간으로 환산하면 17만 4천여 시간, 엄청난 기록이죠. 그런만큼 많은 변화도 이끌어냈습니다. 일본 정부의 배상을 요구한 유엔의 '맥두걸 보고서'가 발표됐고, 2000년에는 국제법정에서 전 일본 국왕인 히로히토에게 유죄 판결이 내려지기도 했습니다. 무엇보다 이 문제는 개인의 수치스러운 과거사라는 인식에서 벗어나 '민족적 해결과제'라는 공감대도 형성했습니다. 그러나 세월이 흘러도 변하지 않는 것이 하나 있습니다. 바로 할머니들의 애절한 외침을 외면하는 일본의 태돕니다. 송현정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1965년 한일협정 때 5억 달러의 경제 협력 자금으로 배상 책임은 다 했다"는 게 녹음된 듯 되풀이되는 일본 정부 입장입니다. 그래서 정부가 제안한 양자 협의에 석 달째 응하지 않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양자 협의 거부냐는 데에는 협의는 해 간다는 모호한 답으로 시간만 끌고 있습니다. 그러면서 한편에서는 예전 민간이 돈을 모았던 '아시아여성기금' 방식의 우회적 보상에 나설 수 있다는 뜻을 언뜻언뜻 비칩니다. <녹취>겐바 외무성(지난 7일) : "아시아여성기금은 해산했지만 이후에도 사업은 할 수 있다. 외교관들이 한 명씩 얘기를 들으려고 (위안부 할머니) 접촉하고 있다." 그러나 위안부 할머니와 접촉은 없었다는 게 정대협 측 반론. 일본 정부가 정부 책임은 회피하면서, 여론 떠보기를 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입니다. 정부는 65년 한일 협정 당시 위안부 문제는 거론조차 안 됐고, 전쟁범죄는 공소 시효 적용을 받지 않는다는 등의 근거를 모으며 중재 절차를 준비 중입니다. 또 관방장관, 주한 일본대사가 나서 평화비 철거를 요구해온 데에는 정부가 관여할 수 있는 일이 아니라는 입장을 내놨습니다. 이런 상황이라 주말 한일 정상회담은 간신히 성사됐지만, 원론적 논의에서 나아가기 힘들어 보입니다. <앵커 멘트> 이처럼 외면하는 일본 정부에 대해 국제 사회도 경종을 울리고 있습니다 수요시위 천번 째 집회를 기념해 일본 정부의 태도 변화를 촉구하는 국제 연대 시위가 전세계 곳곳에서 열렸습니다. 홍수진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도쿄 외무성 건물이 손을 맞잡은 1300명에 의해 포위됐습니다. 한국 위안부 할머니들에게 정부가 사죄하고 배상해야 한다는 항의의 인간띠입니다. <인터뷰>쿠누기(日 대학생) : "(위안부 문제는)사실이기 때문에 정부의 사죄를 요구하는게 당연하다고 생각합니다." 90세의 재일동포 위안부 피해자 송신도 할머니는 일본 정부를 향해 풀리지 않는 한을 쏟아냈습니다. <인터뷰>송신도(재일동포 위안부피해자) : "화가나서 화가나서 참을 수가 없습니다. 일본 정부는 문제를 더 만들기만 하고 끝입니다." 위안부는 거짓이라고 주장하는 일부 우익들의 시위도 동시에 열렸습니다. 서로 껴안고, 어루만지고... 위안부 할머니들과 독일의 유대인 학살 때 살아남은 캐츠 씨는 전쟁범죄에 대한 국제사회의 관심을 함께 호소했습니다. <인터뷰>캐츠(홀로코스트 생존자) : "이들이 어떻게 살아남았는지 잘알고 있습니다. 너무나 너무나 공감합니다." 꿈쩍않는 일본의 변화를 촉구하는 시위는 세계 9개국 40여곳에서 열렸습니다. 세계적 연대 속에 치러진 1000회 수요집회... 일본정부를 압박하는 국제적 여론도 그만큼 커지고 있습니다. 도쿄에서 KBS 뉴스 홍수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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