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해설] 리베이트는 소비자 몫

입력 2011.12.27 (07:10) 수정 2011.12.27 (09: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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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현순 해설위원]

물건 많이 팔아주는 사람에게 고맙다고 주는 뒷돈이나 금품을 리베이트라고 합니다. 그러나 조제약을 살 때에는 약을 사는 사람이 아닌 약을 처방해주는 의사가 리베이트를 받습니다. 뒷돈이 늘어날수록 약값이 올라갈 수밖에 없습니다. 전 국민이 건강보험에 가입하고 있는 우리나라에서는 국민 모두의 손해로 이어집니다. 그 뒷돈의 규모가 2조원이나 된다고 합니다. 당연히 정부가 나서서 뒷돈을 막을 수밖에 없습니다.

지난해부터는 뒷돈을 주는 제약회사는 물론 뒷돈을 받는 의사들까지 벌을 주는 이른바 리베이트 쌍벌제까지 시행되고 있습니다. 그런데도 성탄절 우리에게 전해진 소식은 뒷돈 거래에 관여한 의료인 2천여 명이 적발됐다는 것이었습니다. 이 가운데 의사가 천 6백여 명이나 됩니다. 의사들은 최근 뒷돈을 안 받겠다는 자정집회에도 리베이트는 당연한 상거래 관행이라며 참석하지 않았습니다. 리베이트 쌍벌제는 위헌소지가 있다고 소송까지 준비한다는 소식도 들립니다.

뒷돈 거래 방법도 다양해지고 있습니다. 그동안은 노골적으로 금품을 제공하거나 여행, 골프 접대 등으로 리베이트를 제공했습니다. 쌍벌제 시행 이후에는 설문조사 방법 등으로 간단한 설문조사에 답한 의사들에게 사례금으로 돈을 주었습니다. 이번에 적발된 의사들에게 제공된 설문조사 비용은 평균 한사람당 150만원 선입니다. 창립기념품 값으로 억대의 뒷돈이 오간 경우도 있습니다.

문제는 의료계의 불감증입니다. 오랫동안 리베이트는 관행이었기 때문에 리베이트를 범죄로 생각하지 않고 있습니다. 오히려 정치력을 키운다고 대표자를 적극적으로 정치판으로 내몰고 있습니다. 협상력이 떨어진다고 판단되는 대표에게는 계란과 액젓세례까지 퍼 붓습니다. 그러나 리베이트는 엄연한 범죄입니다. 지난해 우리나라 건강보험 지출액 43조 7천 억원 가운데 30%인 13조원 정도가 약값입니다. 2조원 대에 이르는 뒷돈만 해결돼도 많은 국민들이 혜택을 볼 수가 있습니다.

우리 주변에는 좋은 의사가 많이 있습니다. 식사조차 거르면서 수술에 매달리는가 하면, 국내는 물론 외국의 어려운 환자들을 모아 남몰래 치료해 주는 의사들이 의외로 많습니다. 이런 의사들이 진정으로 존경받기 위해서는 어두운 뒷돈 장막부터 걷어내야 합니다. 의료계서부터 리베이트라는 단어가 먼저 사라져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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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뉴스해설] 리베이트는 소비자 몫
    • 입력 2011-12-27 07:10:07
    • 수정2011-12-27 09:4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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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현순 해설위원] 물건 많이 팔아주는 사람에게 고맙다고 주는 뒷돈이나 금품을 리베이트라고 합니다. 그러나 조제약을 살 때에는 약을 사는 사람이 아닌 약을 처방해주는 의사가 리베이트를 받습니다. 뒷돈이 늘어날수록 약값이 올라갈 수밖에 없습니다. 전 국민이 건강보험에 가입하고 있는 우리나라에서는 국민 모두의 손해로 이어집니다. 그 뒷돈의 규모가 2조원이나 된다고 합니다. 당연히 정부가 나서서 뒷돈을 막을 수밖에 없습니다. 지난해부터는 뒷돈을 주는 제약회사는 물론 뒷돈을 받는 의사들까지 벌을 주는 이른바 리베이트 쌍벌제까지 시행되고 있습니다. 그런데도 성탄절 우리에게 전해진 소식은 뒷돈 거래에 관여한 의료인 2천여 명이 적발됐다는 것이었습니다. 이 가운데 의사가 천 6백여 명이나 됩니다. 의사들은 최근 뒷돈을 안 받겠다는 자정집회에도 리베이트는 당연한 상거래 관행이라며 참석하지 않았습니다. 리베이트 쌍벌제는 위헌소지가 있다고 소송까지 준비한다는 소식도 들립니다. 뒷돈 거래 방법도 다양해지고 있습니다. 그동안은 노골적으로 금품을 제공하거나 여행, 골프 접대 등으로 리베이트를 제공했습니다. 쌍벌제 시행 이후에는 설문조사 방법 등으로 간단한 설문조사에 답한 의사들에게 사례금으로 돈을 주었습니다. 이번에 적발된 의사들에게 제공된 설문조사 비용은 평균 한사람당 150만원 선입니다. 창립기념품 값으로 억대의 뒷돈이 오간 경우도 있습니다. 문제는 의료계의 불감증입니다. 오랫동안 리베이트는 관행이었기 때문에 리베이트를 범죄로 생각하지 않고 있습니다. 오히려 정치력을 키운다고 대표자를 적극적으로 정치판으로 내몰고 있습니다. 협상력이 떨어진다고 판단되는 대표에게는 계란과 액젓세례까지 퍼 붓습니다. 그러나 리베이트는 엄연한 범죄입니다. 지난해 우리나라 건강보험 지출액 43조 7천 억원 가운데 30%인 13조원 정도가 약값입니다. 2조원 대에 이르는 뒷돈만 해결돼도 많은 국민들이 혜택을 볼 수가 있습니다. 우리 주변에는 좋은 의사가 많이 있습니다. 식사조차 거르면서 수술에 매달리는가 하면, 국내는 물론 외국의 어려운 환자들을 모아 남몰래 치료해 주는 의사들이 의외로 많습니다. 이런 의사들이 진정으로 존경받기 위해서는 어두운 뒷돈 장막부터 걷어내야 합니다. 의료계서부터 리베이트라는 단어가 먼저 사라져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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