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임교사 “더 많이 신경쓰지 못해 미안”

입력 2011.12.29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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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래의 괴롭힘 때문에 스스로 목숨을 끊은 중학생 A(14)군의 담임 김모(33) 교사는 "아이에게 더 많은 관심을 주지 못해 안타깝다"고 말했다.

김 교사는 29일 오전 학교 겨울방학식을 마치고 이같이 심경을 밝혔다.

그에게 A군은 늘 차분하면서 조용하고 학교에도 일찍 나오는, 생활이 바른 학생이었다.

김 교사는 "1년 동안 제가 담임한 학생이고 다른 학생들도 하나하나 형처럼, 부모처럼 지내왔기 때문에 그런 (제) 학생이 생각을 달리했다는 점에서 마음이 무겁다"며 "담임인데 조금만 더 아이에게 관심을 쏟았더라면 뭔가를 털어놓지 않았을까 싶다"며 말끝을 흐렸다.

지난 20일 A군의 비보가 있은 뒤에도 김 교사는 빠지지 않고 출근하며 교단을 지켰다.

김 교사는 "다른 학생들도 다 A군의 친구들인데 갑작스런 일로 흔들릴까 걱정됐다"며 "학생들이 동요하지 않도록 저부터 흔들리지 않게 중심을 잡고 있으려 노력했다"고 말했다.

이날 방학식을 마친뒤 김 교사는 평소 숨진 A군과 친하게 지냈던 학생 3명과 함께 자신의 승용차 편으로 A군이 잠들어있는 팔공산의 한 납골당을 찾았다.

김 교사와 A군의 친구들은 숙연한 모습으로 A군의 영전에 묵념을 했고 때때로 흐느낌이 새어나오기도 했다.

앞서 김 교사는 지난 28일에는 이 학교 교감, 2학년 교사 등과 함께 A군의 집을 찾았다.

그는 "경찰서나 장례식에서 A군의 부모님을 더러 만났지만 따로 찾아뵙는 게 도리라 생각했고 아이의 교과서도 제가 갖고 있어 갖다 드리고 싶었다"며 "부모님이 힘드시지 않도록 모두 눈물을 많이 참았고, 그 와중에도 부모님은 다른 학생에게 이런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당부했다"고 전했다.

이번 일에 대해 김 교사는 "학교도, 가정도, 사회 전체에 문제가 있을 것"이라며 "담임이 학생을 하나하나 돌볼 수 있을 정도의 시간도 없고 행정업무도 많다. 담임은 학생들과 많은 시간을, 맞벌이 부모는 자녀와 대화를 가질 수 있는 분위기가 되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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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담임교사 “더 많이 신경쓰지 못해 미안”
    • 입력 2011-12-29 19:00:15
    연합뉴스
또래의 괴롭힘 때문에 스스로 목숨을 끊은 중학생 A(14)군의 담임 김모(33) 교사는 "아이에게 더 많은 관심을 주지 못해 안타깝다"고 말했다. 김 교사는 29일 오전 학교 겨울방학식을 마치고 이같이 심경을 밝혔다. 그에게 A군은 늘 차분하면서 조용하고 학교에도 일찍 나오는, 생활이 바른 학생이었다. 김 교사는 "1년 동안 제가 담임한 학생이고 다른 학생들도 하나하나 형처럼, 부모처럼 지내왔기 때문에 그런 (제) 학생이 생각을 달리했다는 점에서 마음이 무겁다"며 "담임인데 조금만 더 아이에게 관심을 쏟았더라면 뭔가를 털어놓지 않았을까 싶다"며 말끝을 흐렸다. 지난 20일 A군의 비보가 있은 뒤에도 김 교사는 빠지지 않고 출근하며 교단을 지켰다. 김 교사는 "다른 학생들도 다 A군의 친구들인데 갑작스런 일로 흔들릴까 걱정됐다"며 "학생들이 동요하지 않도록 저부터 흔들리지 않게 중심을 잡고 있으려 노력했다"고 말했다. 이날 방학식을 마친뒤 김 교사는 평소 숨진 A군과 친하게 지냈던 학생 3명과 함께 자신의 승용차 편으로 A군이 잠들어있는 팔공산의 한 납골당을 찾았다. 김 교사와 A군의 친구들은 숙연한 모습으로 A군의 영전에 묵념을 했고 때때로 흐느낌이 새어나오기도 했다. 앞서 김 교사는 지난 28일에는 이 학교 교감, 2학년 교사 등과 함께 A군의 집을 찾았다. 그는 "경찰서나 장례식에서 A군의 부모님을 더러 만났지만 따로 찾아뵙는 게 도리라 생각했고 아이의 교과서도 제가 갖고 있어 갖다 드리고 싶었다"며 "부모님이 힘드시지 않도록 모두 눈물을 많이 참았고, 그 와중에도 부모님은 다른 학생에게 이런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당부했다"고 전했다. 이번 일에 대해 김 교사는 "학교도, 가정도, 사회 전체에 문제가 있을 것"이라며 "담임이 학생을 하나하나 돌볼 수 있을 정도의 시간도 없고 행정업무도 많다. 담임은 학생들과 많은 시간을, 맞벌이 부모는 자녀와 대화를 가질 수 있는 분위기가 되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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