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뉴스] ‘피플파워’…권위주의를 뒤엎다

입력 2011.12.29 (22:12) 수정 2011.12.29 (22: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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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올해 빼놓을 수 없는 국제뉴스가 아랍과 미국 월가, 그리고 러시아 등에서 벌어진 민중 시위였죠.



특히 아랍의 경우, ’피플 파워’, 즉 민중의 힘으로 지금까지 4명의 독재자가 권좌에서 쫓겨났습니다.



먼저, 이영석 특파원이 올 한해 아랍 민주화 투쟁부터 정리해 봤습니다.



<리포트>



한 노점상 청년의 분신은 시민들의 분노에 불을 당겼습니다.



오랜 생활고와 자유에 대한 갈망은 독재에 대한 저항으로 이어졌습니다.



성난 민심에 놀란 벤 알리 대통령이 해외 망명을 택하면서 23년 철권 통치는 무너졌습니다.



<인터뷰> 튀니지 시민



튀니지의 혁명 성공은 이웃 이집트를 자극했습니다.



잔혹한 유혈 진압에도 민주화 열기가 꺾이지 않자, ’현대판 파라오’ 무바라크도 결국 18일 만에 무릎을 꿇었습니다.



리비아로 번진 민주화 열기는 카다피의 강력한 저항에 막혔지만, 오랜 내전 끝에 카다피가 비참한 최후를 맞으면서 42년 독재를 무너뜨렸습니다.



예멘의 33년 살레 정권도 민주화라는 시대 흐름을 거스르지 못했고, 시리아에서는 폭압적인 진압에도 9개월 넘게 반 정부 시위가 계속되고 있습니다.



역사상 유례 없는 민주화 열풍은 올 한 해 중동 전역을 휩쓸며 중동의 정치 지형에도 커다란 지각 변동을 가져 왔습니다.



<앵커 멘트>



중동과 북아프리카의 시위가 잠잠해질 즈음, 거대 금융자본의 탐욕에 항의하는 미국 반월가 시위가 확산 됐고요.



이후, 성격은 조금 다르지만 중국과 러시아에서도 시위가 일었습니다.



지구촌 곳곳에서 왜 이렇게 분노를 표출하고 있는 걸까요?



김영인 기자입니다.



<리포트>



된 튀니지의 모하메드 부아지지.



아르바이트로 등록금 벌어가며 대학까지 졸업했지만, 일자리를 찾을 수 없었습니다.



호구지책으로 시작한 과일 행상일도 경찰이 막았습니다.



<녹취> 마지드 가비(부아지지 친구) : "책임있는 누구도, 관리들, 정부, 그 누구도 우리의 말을 듣지 않았어요. 부아지지는 우리 모두를 위해 분신한 겁니다."



시위대가 외치는 분노의 함성은 미국도 중국도 피해가지 않았습니다.



양극화에 화가 난 미국 시민들은 탐욕의 상징, 미국 월가를 점령하겠다고 나섰습니다.



<녹취> 마이클 킹크(시위자) : "우리 중 대다수가 삭감을 당했죠. 예산, 일자리 등을 말이죠. 그런데 부자들은 세금을 감면 받았어요."



중국 광저우에서는 마을 주민들이 지방 관리의 부정부패에 항의하는 시위를 벌여 중국 정부를 곤혹스럽게 했습니다.



러시아에서는 선거 부정 의혹까지 번지면서 사상 최대 규모인 10만명의 시민이 모이기도 했습니다.



이들 시위는 시민의 자발적 참여로 진행됐다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이 때문에 지구촌 곳곳이 시위대의 물결로 뒤덮였어도, 미국을 비롯해 대부분의 나라에서 시위의 주동자를 찾지 못하는 일이 이어졌습니다.



<앵커 멘트>



주동자가 없고 특별히 조직되지도 않은 대규모 시위, 어떻게 전세계로 전파 됐을 까요?



올해 지구촌에서는 시위대가 모인 곳마다 스마트폰이나 노트북을 들고 시위 소식을 전세계에 전하는 사람들을 쉽게 볼 수 있었는데요.



소셜 미디어가 시위의 원동력이 됐다는 얘기도 나오고 있습니다.



김영인 기자가 디지털 스튜디오에서 전해드립니다.



<기자 멘트>



타임이 올해의 인물로 선정한 ’시위자’,



이들이 주목을 받고, 또, 세상을 뒤엎었다는 평가까지 받게 된 건 페이스 북과 트위터 등 소셜 미디어를 통해 연대할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페이스 북을 통해 시위를 촉구해 이집트 영웅으로 떠올랐던 와엘 고님의 말을 들어보실까요?



<녹취> 와엘 고님(구글 중동·아프리카 지역 매니저) : "텔레비전에 시위 모습이 안 비친다고 해서 아무 일도 안 하는 게 아닙니다. 실제로는 (SNS를 통해) 혁명을 이루기 위해 모두가 목소리를 내고 있는 겁니다."



소셜 미디어 덕분에 사람들은 주체적으로 의견을 표출할 수 있게 됐고, 지배층은 민중들의 요구에 귀 기울일 수 밖에 없는 상황이 된 겁니다.



하지만, 사회 갈등이 풀리지 않는 한,분노한 시위대의 목소리는 내년에도 지구촌 곳곳에서 울려 퍼질 것으로 보입니다.



유지향 기자입니다.



<리포트>



독재자들이 물러난 이후에도 아랍은 여전히 혼돈 속입니다.



이집트에선 무바라크 퇴진 이후 첫 총선이 실시됐지만, 군부를 반대하는 시위가 계속되고 있습니다.



<인터뷰> 이집트 시위대 : "군부가 물러나지 않는 한, 민주주의와 자유 그리고 법의 통치는 없을 것입니다."



카다피가 사라진 리비아도 과도정부가 민심을 얻지 못해 혼란스럽고, 독재정권이 물러나지 않은 시리아는 내전 양상으로 치닫고 있습니다.



미국에서도 반월가 시위의 불씨는 꺼지지 않았습니다.



시위대는 목표를 재정비해 기업의 로비에 휘둘리는 의회를 되찾자며 시위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인터뷰> 반 월가 시위대 : "시위는 이제 매일, 매시간, 모든 곳에서 일어나고 있습니다. 주코티 공원이 아니라 전역에서 일어나고 있습니다."



장기 집권의 폐해가 드러난 러시아나 성장 일변도의 부작용이 나타나는 중국도 마찬가집니다.



더욱이 스마트폰 보급은 계속 늘고 있어 사회적 모순이 해결되지 않는 한, 지구촌의 시위 열기는 지속될 거란 전망입니다.



특히 내년에는 미국을 비롯한 전세계 20여 개 나라에서 대선이 예정돼 있어, 이같은 분위기는 정치권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됩니다.



KBS 뉴스 유지향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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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12-29 22:12:42
    • 수정2011-12-29 22:4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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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올해 빼놓을 수 없는 국제뉴스가 아랍과 미국 월가, 그리고 러시아 등에서 벌어진 민중 시위였죠.

특히 아랍의 경우, ’피플 파워’, 즉 민중의 힘으로 지금까지 4명의 독재자가 권좌에서 쫓겨났습니다.

먼저, 이영석 특파원이 올 한해 아랍 민주화 투쟁부터 정리해 봤습니다.

<리포트>

한 노점상 청년의 분신은 시민들의 분노에 불을 당겼습니다.

오랜 생활고와 자유에 대한 갈망은 독재에 대한 저항으로 이어졌습니다.

성난 민심에 놀란 벤 알리 대통령이 해외 망명을 택하면서 23년 철권 통치는 무너졌습니다.

<인터뷰> 튀니지 시민

튀니지의 혁명 성공은 이웃 이집트를 자극했습니다.

잔혹한 유혈 진압에도 민주화 열기가 꺾이지 않자, ’현대판 파라오’ 무바라크도 결국 18일 만에 무릎을 꿇었습니다.

리비아로 번진 민주화 열기는 카다피의 강력한 저항에 막혔지만, 오랜 내전 끝에 카다피가 비참한 최후를 맞으면서 42년 독재를 무너뜨렸습니다.

예멘의 33년 살레 정권도 민주화라는 시대 흐름을 거스르지 못했고, 시리아에서는 폭압적인 진압에도 9개월 넘게 반 정부 시위가 계속되고 있습니다.

역사상 유례 없는 민주화 열풍은 올 한 해 중동 전역을 휩쓸며 중동의 정치 지형에도 커다란 지각 변동을 가져 왔습니다.

<앵커 멘트>

중동과 북아프리카의 시위가 잠잠해질 즈음, 거대 금융자본의 탐욕에 항의하는 미국 반월가 시위가 확산 됐고요.

이후, 성격은 조금 다르지만 중국과 러시아에서도 시위가 일었습니다.

지구촌 곳곳에서 왜 이렇게 분노를 표출하고 있는 걸까요?

김영인 기자입니다.

<리포트>

된 튀니지의 모하메드 부아지지.

아르바이트로 등록금 벌어가며 대학까지 졸업했지만, 일자리를 찾을 수 없었습니다.

호구지책으로 시작한 과일 행상일도 경찰이 막았습니다.

<녹취> 마지드 가비(부아지지 친구) : "책임있는 누구도, 관리들, 정부, 그 누구도 우리의 말을 듣지 않았어요. 부아지지는 우리 모두를 위해 분신한 겁니다."

시위대가 외치는 분노의 함성은 미국도 중국도 피해가지 않았습니다.

양극화에 화가 난 미국 시민들은 탐욕의 상징, 미국 월가를 점령하겠다고 나섰습니다.

<녹취> 마이클 킹크(시위자) : "우리 중 대다수가 삭감을 당했죠. 예산, 일자리 등을 말이죠. 그런데 부자들은 세금을 감면 받았어요."

중국 광저우에서는 마을 주민들이 지방 관리의 부정부패에 항의하는 시위를 벌여 중국 정부를 곤혹스럽게 했습니다.

러시아에서는 선거 부정 의혹까지 번지면서 사상 최대 규모인 10만명의 시민이 모이기도 했습니다.

이들 시위는 시민의 자발적 참여로 진행됐다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이 때문에 지구촌 곳곳이 시위대의 물결로 뒤덮였어도, 미국을 비롯해 대부분의 나라에서 시위의 주동자를 찾지 못하는 일이 이어졌습니다.

<앵커 멘트>

주동자가 없고 특별히 조직되지도 않은 대규모 시위, 어떻게 전세계로 전파 됐을 까요?

올해 지구촌에서는 시위대가 모인 곳마다 스마트폰이나 노트북을 들고 시위 소식을 전세계에 전하는 사람들을 쉽게 볼 수 있었는데요.

소셜 미디어가 시위의 원동력이 됐다는 얘기도 나오고 있습니다.

김영인 기자가 디지털 스튜디오에서 전해드립니다.

<기자 멘트>

타임이 올해의 인물로 선정한 ’시위자’,

이들이 주목을 받고, 또, 세상을 뒤엎었다는 평가까지 받게 된 건 페이스 북과 트위터 등 소셜 미디어를 통해 연대할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페이스 북을 통해 시위를 촉구해 이집트 영웅으로 떠올랐던 와엘 고님의 말을 들어보실까요?

<녹취> 와엘 고님(구글 중동·아프리카 지역 매니저) : "텔레비전에 시위 모습이 안 비친다고 해서 아무 일도 안 하는 게 아닙니다. 실제로는 (SNS를 통해) 혁명을 이루기 위해 모두가 목소리를 내고 있는 겁니다."

소셜 미디어 덕분에 사람들은 주체적으로 의견을 표출할 수 있게 됐고, 지배층은 민중들의 요구에 귀 기울일 수 밖에 없는 상황이 된 겁니다.

하지만, 사회 갈등이 풀리지 않는 한,분노한 시위대의 목소리는 내년에도 지구촌 곳곳에서 울려 퍼질 것으로 보입니다.

유지향 기자입니다.

<리포트>

독재자들이 물러난 이후에도 아랍은 여전히 혼돈 속입니다.

이집트에선 무바라크 퇴진 이후 첫 총선이 실시됐지만, 군부를 반대하는 시위가 계속되고 있습니다.

<인터뷰> 이집트 시위대 : "군부가 물러나지 않는 한, 민주주의와 자유 그리고 법의 통치는 없을 것입니다."

카다피가 사라진 리비아도 과도정부가 민심을 얻지 못해 혼란스럽고, 독재정권이 물러나지 않은 시리아는 내전 양상으로 치닫고 있습니다.

미국에서도 반월가 시위의 불씨는 꺼지지 않았습니다.

시위대는 목표를 재정비해 기업의 로비에 휘둘리는 의회를 되찾자며 시위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인터뷰> 반 월가 시위대 : "시위는 이제 매일, 매시간, 모든 곳에서 일어나고 있습니다. 주코티 공원이 아니라 전역에서 일어나고 있습니다."

장기 집권의 폐해가 드러난 러시아나 성장 일변도의 부작용이 나타나는 중국도 마찬가집니다.

더욱이 스마트폰 보급은 계속 늘고 있어 사회적 모순이 해결되지 않는 한, 지구촌의 시위 열기는 지속될 거란 전망입니다.

특히 내년에는 미국을 비롯한 전세계 20여 개 나라에서 대선이 예정돼 있어, 이같은 분위기는 정치권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됩니다.

KBS 뉴스 유지향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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